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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裁決 사례(45)
입·출항 항로에서 상대선 진로방향으로 피항하여 충돌한 사건
[551호] 2019년 07월 26일 (금) 10:20:00 황종현 komares@chol.com
   
황종현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이 충돌사건은 시계가 제한된 야간에 인천항 수상구역에서 항로를 따라 출항하던 M호가 경계 소홀로 자선의 전방으로 접근하는 선박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한 동작으로 급히 좌현 변침하여 T호의 진로 전방으로 진입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나, T호가 항로에 접근하는 선박들과의 근접상황 발생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것과 M호의 안전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일부 원인이 된다.

 

<사고 내용>
○사고일시 : 2017. 4. 8. 03:42경
○사고장소 : 북위 37도 25분 38초·동경 126도 34분 27초
(인천항 석탄부두A호등대로부터 진방위 221도 방향, 약 0.9마일 해상)

 

 

 

 

   
 

사고개요
M호는 선장을 포함한 선원 6명을 태우고 선박연료유 275톤을 선적한 상태로, 2017. 4. 8. 03:15경 인천항 북항 지에스(GS)정유 돌핀부두를 출항하여 평택당진항으로 항해를 시작하였고, 이때 시정은 약 3마일이었다. 이 선박 출항 시부터 M호 선장과 M호 1등항해사가 함께 조타실에 있었고, 1등항해사가 중앙에서 항해 장비를 조작하였고 선장은 1등항해사 우측에서 좌·우측 레이더 등을 보면서 항해를 지휘하였다.
M호는 같은 날 03:20경 인천항 제1항로에 진입하였고 이후 10.1∼10.5노트의 속력으로 항해하였다. 이 선박이 월미도 부근 수역을 지날 때인 같은 날 03:25경부터 조타실에서 선수 앞쪽이 조금 보이는 정도(약 100m 이내)로 시정이 나빠졌고 M호 선장은 선수 및 선미에 갑판장과 갑판원을 각각 배치하였으나, 무중신호를 울리거나 속도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03:33경 인천항 제1항로의 가상 중심선 서측 수역에 진입했고, 03시 41분경까지 진침로 194도 방향으로 10.4~10.7노트의 속력을 유지하며 약 1.4마일을 항해하였다.


M호 선장은 같은 날 03:36경 자선 전방 약 2마일 거리에서, 인천대교를 통과하여 인천항 제1항로(제1항로 가상 중심선 동측 수역)를 따라 입항하는 T호를 자선의 레이더 화면 확인과, 인천항해상교통관제센터(이하에서 “인천항 VTS”라고 한다)와 T호 간의 VHF 교신 내용을 듣고 인지하였다.
같은 날 03:40:50경 인천항 VTS에서 VHF로 “M호, 어선 주의하세요”라며,  서측 측경간 항로로부터 인천항 제1항로로 진입하면서 M호의 진로 방향으로 접근하는 선박(어획물운반선 J호임)의 존재를 알렸고, M호 1등항해사는 “예”라고 응답하였다.{[그림 1] 참조}

 

   
[사진1] 인천항 VTS레이더 영상(2017년 4월 8일, 03시 40분 55초)

 

인천항 VTS와 교신 직후 M호 선장과 1등항해사는 레이더와  지피에스플로터의 화면으로는 어선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조타실 창문을 통해 전방 약 100m 거리에서 어선의 작업등으로 보이는 불빛을 보았다. M호 선장은 1등항해사에게 “우현전타”를 지시했으나, 1등항해사는 조타명령 복창 등 확인 행위 없이 ‘좌현전타’를 하고 주기관 레버를 중립으로 조작하였다. 이때 1등항해사는 좌현전타 한 사실과 주기관 레버를 조작한 사실을 선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한편 선장은 조타실내 우측 창문을 통해, M호로 접근하는 J호를 향해 서치라이트를 비추고 단음의 기적신호를 연속적으로 울렸다.
M호는 약 10노트 속력으로 계속 좌회두 했고, 같은 날 03:41:30경 이 선박의 선수 앞을 J호의 좌현이 스치듯 지나쳐 갔다. 이후에도 이 선박의 좌회두는 지속되었으나 선장과 1등항해사는 자선이 좌회두 하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고, 인천항 VTS에서 03:41:40경 M호를 호출하여 “M호, 화물선 주의 하세요”하고 03:42:03경에는 “M호, 진로가 이상 합니다”라고 주의를 환기 했음에도 자선의 침로나 속력 등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같은 날 03:42경 M호 선장은 전방에서 홍등을 발견하고 처음에는 인천대교의 불빛으로 생각하다가 선박의 홍등임을 알고 놀라서 전속후진과 우현전타를 지시하였으나, M호가 침로 약 150도, 속력 약 4.4노트로 항행 중이던 2017. 4. 8. 03:42:18경 인천항 석탄부두A호등대로부터 진방위 221도, 약 0.9마일 거리인 북위 37도 25분 38초·동경 126도 34분 27초 지점의 인천항 제1항로상의 수역에서 M호의 정선수부와 T호의 좌현 중앙부가 양 선박의 선수미선 교각 약 066도로 충돌하였다.
사고 당시 해당 수역에는 남서풍이 초속 2∼4m로 불고 파도는 약 0.5m로 일고 있었으며, 짙은 안개로 사고발생 수역 인근의 시정은 100m 이내로 제한되었다. 당시 인천항 해상에는 초속 13m의 조류가 남서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한편 T호는 중국 국적의 선장을 포함한 선원 16명을 태우고 철강제품 2,496톤을 적재한 상태로 2017. 4. 7. 21:30경 평택당진항에서 인천항 북항을 향해 항해를 시작하여 다음 날인 4. 8. 02:55경 인천 팔미도 도선점에 도착하였고, 도선사는 4. 8. 03시경 팔미도 도선점에서 이 선박에 승선하였다.
도선사는 승선 후 T호 선장으로부터 선박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았고, 이후 이 선박은 도선사, T호 선장, T호 2등항해사 및 조타수 등 4명이 조타실에 근무하면서 항해를 재개하였다. 도선사가 승선할 당시 팔미도 인근 수역은 시정이 0.5마일 이내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도선사는 도선을 시작하면서 무중신호 취명 등 시정 제한에 따른 별도의 조치나 지시는 하지 않았다.


같은 날 03:20경 T호 선장은 레이더 화면에서 자선의 좌현 뒤쪽에서 자선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2척의 선박을 발견(2척 중 1척은 S호로 확인되었음)하고, 도선사에게 주의를 요청하였다.
T호는 같은 날 03:36경 진침로 029도, 약 9.4노트의 속력으로 인천대교를 통과하였고, 도선사는 짙은 안개로 인천항 북항까지의 항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항해 당직자에게 자동무중신호의 취명과 전진반속(Half Ahead)을 지시하고 인천항 VTS와 VHF로 교신하여 이 선박을 정박지 W-12에 정박하기로 결정하였다.
같은 시각 도선사는 자선의 레이더와 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해 M호가 자선의 전방 약 2마일 거리에서 약 10.5노트의 속력으로 인천항 제1항로를 따라 내려오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인지하였다.


같은 날 03:41경 도선사는 자선의 좌현으로부터 약 0.25마일 거리에서 S호가 자선 방향으로 우회두 하는 것을 레이더로 확인하고 장음의 기적으로 경고 신호를 보냈고, 이후 S호는 속력을 줄이고 우회두를 멈추었다.
T호는 같은 날 03:41:50경 S호를 자선의 좌현으로부터 약 0.1마일 거리에서 통과하였고, 도선사와 T호 선장은 자선이 S호를 지나친 직후 자선의 좌현 중앙부로 돌진해 오는 M호를 발견하였다. 도선사는 주기관 정지와 우현전타를 지시하였으나, T호가 진침로 036도, 속력 8.0노트로 항행중이던 같은 날 03시 42분 18초경 M호와 전술한 바와 같이 충돌하였다.
이 충돌사고로 M호에는 선수 중앙 상부에 가로 1.5m, 세로 0.5m의 굴곡이 생겼고, T호에는 좌현 중앙 상부 외판에 가로 3.0m, 세로 1.5m, 깊이 0.3m의 함몰이 생겼다. 사고 이후 두 선박은 자력으로 항행하여 정박지에 투묘하였다.

 

<사고발생 원인>
1. 항법의 적용

이 사건을 정리하면 짙은 안개로 시정이 100m 이내로 제한되 야간에 ① 어획물운반선 J호와 어선 S호가 서측 측경간 항로로부터 제1항로로 진입한 후 ② J호가 인천항 제1항로 상 가상중심선의 서쪽 수역을 따라 출항 중이던 석유제품운반선 M호의 진로 전방으로 접근하였고, ③ J호를 뒤늦게 발견한 M호가 J호와의 충돌을 피하는 동작으로 좌현 변침 및 좌회두 함으로써 ④ 인천항 제1항로 가상중심선의 동쪽 수역을 따라 인천항 방향으로 입항 중이던 산적화물선 T호와 충돌하여 발생한 것으로, 이 충돌사건에서 M호, T호, J호 및 S호는「해사안전법」상 대수속력을 갖고 항행 중인 동력선이다. 그리고「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이하「선박입출항법」이라 한다) 상 M호와 T호는 항로를 항행 중인 선박이고, J호는 항로 밖에서 항로 안으로 들어오는 선박이며 S호는 우선피항선에 해당한다.


 
 2. M호의 사고 기여요인에 대한 검토
사고 당일 03시 15분경 인천항 북항 지에스(GS) 돌핀을 출항한 M호는 같은 날 03시 22분경부터 10~10.5노트의 속력으로 항행하였고, 인천항 제1항로에 진입한 이후인 같은 날 03시 25분경부터 짙은 안개로 시정이 100m 이내로 제한되었음에도 무중신호를 울리지 않고 10.5~10.9노트의 속력을 유지하면서 항해를 계속하였다.


M호의 선장과 1등항해사는 시계가 제한된 상태에서 항해하면서, 레이더 탐지 범위 조정을 포함한 레이더 조작을 적절히 하고 레이더, 지피에스플로터 등의 항해기기로 주변 수역의 상황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하여야 하나, 이를 소홀히 하여 서측 측경간 항로로부터 제1항로에 진입하여 자선의 선수 방향으로 접근하는 J호의 존재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였다. 또한, J호가 자선의 선수 100m 이내로 접근한 시점에 육안으로 J호를 발견하고 M호 선장이 “우현전타”를 지시했으나 1등항해사가 임의로 ‘좌현전타’를 실행하여 이 선박을 좌회두 하게 하였다. 이후 이 선박은 좌회두를 계속하여 인천항 제1항로의 가상중심선 동측 수역으로 진입하였으며, 제1항로를 따라 입항 중이던 T호와 충돌하였다.


M호가 인천항 제1항로를 따라 항해하다가 갑자기 좌현 전타를 하고 이에 따라 이 선박이 좌회두 하게 된 것은 서측 측경간 항로를 따라 인천항 방향으로 항행하던  J호가 10.5~12.0노트의 속력으로 인천항 제1항로에 진입한 후에, 정상적으로 항로를 따라 항행하던 M호의 진행 방향으로 접근함으로써 두 선박 간의 근접상황을 발생시킨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따라서 M호가 인천항 VTS로부터 주의 통보를 받은 이후에 자선 조타실 창문을 통해 어선의 작업등으로 보이는 불빛을 보고 J호의 존재를 인지한 순간은「해사안전법」제9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절박한 위험이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짙은 안개로 시정이 제한된 상황에서 ① 무중신호를 울리지 않고 항해하면서 레이더에 의한 적절한 경계를 하지 아니하여, 자선의 진행방향으로 접근하는 J호의 존재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M호의 부적절한 경계와 ② J호와의 근접상황에서 선장의 “우현전타” 지시에도 불구하고 ‘좌현전타’를 한 1등항해사의 행위 및 ③ 자선의 좌회두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M호 선장의 부적절한 항해 지휘 행위 등은「해사안전법」제96조제1항에서 “선박, 선장, 선박소유자 또는 해원”에게 요구하고 있는 “절박한 위험이 있는 모든 특수한 상황에 합당한 주의” 의무를 다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M호 선장과 M호 1등항해사의 이러한 행위는 이 충돌사건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3. T호의 사고 기여요인에 대한 검토

「인천항·경인항 선박통항규칙」에서는 인천대교에서 영종대교 사이의 해역을 항행하는 선박의 항행최고속력을 12노트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동 규칙 제6조 및 별표 3), 안개 등으로 시계가 제한될 경우 모든 선박은 “다른 선박의 항해에 위험을 미치지 아니할 정도의 저속으로 항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 규칙 제7조제1항제3호)
또한「해사안전법」에서는 제한된 시계에서 모든 선박은 “시계가 제한된 당시의 사정과 조건에 적합한 안전한 속력으로 항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 법 제77조제2항)
T호와 M호는 충돌 약 6분전인 사고 당일 03시 36분경 상대선박의 존재와 진행방향 및 속력 등의 정보를 처음으로 인지하였다.


이 때 M호는 T호의 선수로부터 013도 방향, 약 2마일 전방에서 약 10.5노트 속력으로 인천항 제1항로를 따라 항행 중이었으며, 침로 029도 속력 약 9.4노트로 인천항 제1항로를 따라 입항하던 T호는 인천항 정박지 W-12에 정박할 것을 결정하고 도선사는 자선에 대해 전진반속과 자동무중신호의 취명을 조치하였다.
이후 T호는 M호의 좌현 전타로 양 선박간에 절박한 충돌위험이 발생한 같은 날 03시 41분 이전까지 8.7~8.9노트로 인천항 제1항를 따라 항해를 계속하였다. 또한 T호 도선사는 서측 측경간 항로로부터 자선의 진로로 접근하는 S호를 지속적으로 경계하면서 기적 취명 등 충돌위험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하였고, 같은 날 03시 41분 50초경 T호와 S호 사이의 충돌의 위험은 해소되었다.


이때 T호의 운항 상황이 M호를 포함한 주변의 다른 선박에 위험을 미치거나 근접상황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T호 속력이「해사안전법」제77조제2항에서 규정하는 “시계가 제한된 그 당시의 사정과 조건에 적합한”「안전한 속력」또는 같은 법 제64조제1항에서 규정하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동작을 취하거나 당시의 상황에 알맞은 거리에서 선박을 멈출 수” 있는「안전한 속력」의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인정할 근거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T호 도선사는 S호 및 J호가 서측 측경간 항로를 따라 항행하며 충돌위험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것을 레이더 관측을 통해 알고 있었고, 인천항에서 오랜 기간 도선 업무에 종사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사고 발생 수역 부근에서  J호와 M호 간의 근접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인천항 제1항로로 진입하여 M호의 진행 방향으로 접근하는 J호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M호와 J호 간의 근접상황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평가하고 대비하지 못한 것은 T호의 경계 및 운항과 관련하여 일부 과실로 인정된다.

 

<시사점>     
1. 제한된 시계에서 항해하는 선박의 항해당직자는 항상 레이더 등에 의한 경계를 철저히 하여 다른 선박과의 충돌위험 등에 대비하여야 한다.
2. 선박의 안전관리 책임자와 선장을 비롯한 모든 선원은 적절하게 설계된 안전관리체계가 실제 선박 운항 시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항상 점검하여야 한다.
3. 지정된 항로 이외의 수역에서 지정된 항로로 진입하는 선박은 관련 법규 등으로 지정된 항로를 따라 항해하는 선박의 진로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관련 기관에서는 항로로 진입하는 선박이 항법을 준수하도록 감독 및 단속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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