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해운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보고서

 
 

글로벌 해운업 동향·이슈 분석, 국내선사 5개 시사점 제시

국내 해운선사들이 글로벌 환경규제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잡고, 발 빠르게 친환경 대형선을 중심으로 사업 개편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포함한 정부의 금융적 지원과 정책적 지원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기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정KPMG가 최근 발간한 ‘해운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글로벌 해운업의 동향과 주요 이슈를 분석하며 국내 해운사들에게 이 같은 시사점을 제시했다. 2019년 해운업계는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 보고서는 “오랜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바닥을 다진 해운업계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해운사들도 추후 증가할 수요에 대비하여 고객층을 확대하고 신규 서비스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IMO의 환경규제,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편 등 해운업계를 뒤흔들 이슈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의 해운선사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며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친환경, 선택이 아닌 필수 △디지털과 접목한 신성장 발판 마련 △정부와 손잡고 돌파구 함께 모색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 등 5개의 시사점을 제시했다.

친환경,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동 보고서에 따르면, 점차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국제환경규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선박은 2020년 이후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될 수 있다.
2020년부터 황산화물 규제에 들어가면 모든 선박들은 공해상에서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의 3.5%에서 0.5% 이하로 대폭 낮춰야 한다. 친환경 선박이 아닌 기존 선박이라면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달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엔진으로 교체하거나, 혹은 오염원 배출이 많은 벙커 C유 대신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급작스런 변화로 인한 위기가 어쩌면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머스크, COSCO와 같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대형선박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국내 해운사들은 대부분의 선박을 렌트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을 당시, 오히려 덴마크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해운사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초대형 선박을 늘려 경쟁력을 키웠다. 반면 당시 부채비율이 높은 국내 해운사들은 대형 선박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선박을 렌트해 사용해 왔다. 결국 대형 선박 확보 경쟁에서 밀렸던 국내 해운사들이 전화위복이 되어 비용적 부담을 덜게 된 상황이다.

친환경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 시점에서 선기를 잡은 한국 해운사들은 발 빠르게 친환경 대형선을 중심으로 사업 개편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특히 개발단계에 있는 수소 연료 전지를 활용한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 선박에 대한 운용방안을 모색하여 미래 친환경 경쟁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손을 잡고 돌파구를 함께 모색하라
최근 세계 교역량 증가와 선박공급량 감소 속에 국내 해운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2018년 4월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해운업과 조선업의 재건을 위해 국적선사와 화주 간의 연계, 신조발주 투자, 경영안정 지원으로 요약되는 3대 전략적 과제를 제시했다.

나아가 2018년 7월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여 선박 터미널에 대한 투자, 보증 등의 금융업무 뿐만 아니라, 해운거래 관리ㆍ지원, 친환경선박 대체 지원 등 해운정책 지원과 각종 정부 위탁사업 수행을 망라하는 종합적인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해운사들도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포함한 정부의 금융적 지원과 정책적 지원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라
정부의 해운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산업 전반적으로 부채규모와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등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되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100대 해운사의 27% 이상이 부채비율 400%를 넘고 있어 다수 선사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400% 이상인 기업은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되어 금융권을 통한 자금차입이나 회사채발행 등 어려움이 있다.

부채에 대한 문제는 비단 국내 해운사만의 고민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ZIM의 경우 용선료 인하와 선주사 및 채권자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를 감소시켰으며, 모나코의 스콜피오 탱커스는 부채비율을 200%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경영으로 선박 금융을 파격적으로 받아 미국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국내 해운사들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글로벌 해운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해운사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2019년 1월 1일부터 국제 회계기준인 ‘IFRS16’이 시행됨에 따라 그 동안 포함되지 않았던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돼 부채비율이 급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해양금융공사를 비롯한 선박금융 기관들 또한 해운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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