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KP&I 박영안 회장 5월 17일 기자간담회 "전문성 강화"

2019년 보험갱신 245개사·1,009척 가입·2,838만불 실적
 

 
 

한국선주상호보험(Korea P&I Club)이 현대상선의 초대형 VLCC 신조선을 신규로 유치하면서 앞으로 대형선 가입 확대에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한 달이 지난 KP&I 박영안 회장(태영상선 사장, 사진)은 5월 17일 해운기자단과 첫 간담회를 갖고 KP&I의 2018년 사업실적과 2019년 보험 갱신결과 및 주요 추진 사업 등에 대해서 상세히 밝혔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국 선주들의 큰 중심이 되는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면서 “해운업무를 40년간 해왔지만, 보험은 전문분야로서 앞으로 업무적인 면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KP&I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특히 KP&I는 이날 현대상선의 초대형 VLCC 신조선의 가입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국내외 유수 금융기관과 로펌이 선박금융계약서상에 KP&I를 최초로 인정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상선의 30만톤급 유조선 ‘유니버설 파트너(Universal Partner)’호는 정부의 선박신조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했으며, 현대상선이 신조 중인 VLCC 5척 중 1척이다. 일반적인 선박금융계약서와는 달리 이번 현대상선 VLCC의 금융계약서에는 초대형선 신조금융계약상 최초로 IG 클럽 이외에도 KP&I 가입이 가능한 내용이 도입돼 주목된다.

이번 금융계약에서는 현대상선과 KDB산업은행의 주도하에 한국해양진흥공사, 시티뱅크, 스탠다드앤차터드,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무역보험공사, KIAMCO, 하이자산운용, 수출입은행, 캠코, 산은캐피탈 등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 11개사가 참여했으며, 로펌에서는 노턴 로즈 풀브라이트, 김앤장, 세종, 광장, 율촌 5개사가 참여했다.

박 회장은 “국내외 선박금융 전문가들이 KP&I를 IG클럽과 동등하게 안정적인 클럽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대형선박 유치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신조 VLCC는 KSC 프로그램을 통해 KP&I에 가입했다.

“이사진의 KP&I 운영 적극 참여 당부”

박 회장은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이사회를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사진들이 KP&I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이사진들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KP&I 운영에 좀 더 깊숙이 다가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희는 지금 이사회 소위로 상임이사 및 사외 전문가를 포함하는 ‘전산 차세대화관리위원회’ 및 ‘투자관리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여기에 비상임 이사님들께서 위원장 혹은 위원으로 참여하여 관련 사업을 검토, 평가, 권고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5월 17일 현대상선의 VLCC 신조선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이사분들께서 우리 클럽에 더욱 많은 선박을 가입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박 회장은 사고이력 데이터를 분석하여 선사와 함께 공유하고 연구하여 사고예방의 효과도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사의 입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후 사고처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늘 느껴왔다. 예를 들어 선장이 특정 선박으로 특정항구에 1년에 4번 이상 기항 경험이 있으면 파일럿 없이 자력도선을 인정하고 있는데, 사실은 실질적인 훈련을 받지 않고, 자력 도선하다가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회장은 “해양수산연수원이나 해양대 등과 협력해서 시뮬레이터 훈련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선원손해의 경우에도 어떤 질병이나 사고가 많은지, 어떤 직책이나 국적이 많은지 등 실증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예방대책을 선사와 함께 연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KP&I 임직원들의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IG 클럽과 동일한 P&I 자격시험을 전 직원이 패스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현재 시행 중인 스탠다드 클럽과의 교환 근무제를 더욱 내실화하고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동시에 방선교육을 확대하고 선종별 각종사고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이론과 경험을 나누는 워크샵도 검토 중이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모든 선종에 대한 전문성을 증대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원수 20개사 늘고 연간보험료 3.7% 감소

KP&I의 2019년 보험 갱신결과 조합원(선사) 수는 245개, 선박 척수는 1,009척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조합원수는 20개사가 늘었으나 선박 척수는 1척이 줄었다. 연간보험료는 2,838만달러로 3.7%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은 KSC 제휴 프로그램 및 해외선단의 안정적인 성장에 따른 것이며, 동시에 P&I 보험시장의 소프트 마켓(Soft Market) 상황에 따른 요율인하 및 고선령 선단의 대체로 인해 보험료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KP&I의 2018년 사업실적에서는 보험료수익 321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 자산총액 1,210억원으로 나타났다. 보험료수익은 전년대비 13억원 줄어든 반면 순익과 자산총액은 각각 23억원과 180억원이 증가했다. 프리 리저브(Free Reserve)는 전년도 533억원에서 40억원이 늘었다. KP&I 측은 “프리 리저브가 연보험료(321억원)의 179%로 우수하다”면서 “IG클럽들은 80%-150%일 때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KP&I 가입선박인 ‘MV솔로몬 트레이더(7만 3,592dwt급)’호의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현재 해상방제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동 선박은 지난 2월 5일 솔로몬 군도에서 기름유출사고를 냈다. 5월 11일 인양과 언더독 패치작업을 거쳐 이르면 6월초 출항한다.

KP&I측은 솔로몬 정부가 매우 만족하는 수준으로 해상방제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선박은 방글라데시 등에서 폐선될 예정이며 현재 업체를 비딩 중이다. 현재까지 투입비용은 1,400만-1,500만달러 수준이며 향후 시뮬레이션 예상금액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부정책 수혜선단 가입, 전략화물선 인수확대 추진

KP&I는 올해 성장기반 강화사업과 지속가능한 경영인프라 구축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해운재건정책을 활용하여 정부 정책 수혜선단의 가입을 유도하고, 전략화물 운송선박의 인수확대를 추진한다. 또한 거래질서 합리화를 위해 보험업 감독규정에 부합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관공선 입찰조건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해외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며 조합법상 P&I 재보험 사업 허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직의 전문성을 높여 역량을 강화하고, ‘우리 클럽(Our Club)’ 인식 제고에 나선다. 조합 창립 20주년 기념사업 준비와 동시에 선사별 맞춤형 및 찾아가는 ‘로스 프리벤션 서비스(Loss Prevention Service)’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온라인 서비스 고도화, 차세대 업무시스템 도입 등 IT시스템 차세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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