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 스피릿 기름유출사고
한국P&I클럽 박범식 전무가 태안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진행 경과와 현안에 관해 2008년 4월 31일 현재 상황을 요약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사고인 허베이 스피릿 사고는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15분경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약 5마일 해상에서 예인선 삼성T-5호에 의해 예인중이던 해상 크레인 부선(barge)이 투묘 정박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충돌하여 유조선 화물창이 파공되어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원인과 과실에 대해서는 추후 해양안전심판원에서 재결할 예정이므로 개요만을 살펴본다.


사고당일 현지의 기상은 북서풍이 초당 10 내지 18미터의 강풍이 불어 파고가 2 내지 4미터로 풍랑주의보가 발효중이었다. 허베이 스피릿호는 원유를 약 30만2,641킬로리터 적재하였고 유출량은 약 1만2,547킬로리터로 추정된다.


원유 유출시엔 유화제 처리가 방제효과가 크며 유출량의 15 내지 20% 정도는 자연 증발된다. 전체 오염지역이 해안선 167킬로미터에 달해 광범위하고 서해안의 강한 북서풍과 강조류의 영향으로 상륙이 예상외로 빨랐고 많은 유류가 대양으로 떠다니며 소실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김 양식장 밀집지역인 전남 해역까지 타르가 확산되어 전남 3개 군에 대한 재난지역 선포도 요청 중에 있다. 허베이 스피릿호는 홍콩선적으로 14만6,848총톤(약 26만중량톤)이며 용선주는 현대상선, 화주는 현대오일뱅크이다.


이 배는 로이드선급 입급선이며 중국P&I클럽에 40만달러, 초과분은 노르웨이의 Sculd P&I클럽에 들어 있고 이론상 최대 10억달러로 가입되어 있었다. 예인선은 292톤급 삼성T-5호로 삼성물산 소유 삼성중공업 운항자로 되어 있으며, 배상책임보험은 삼성화재에 5백만달러, 선체보험 34억달러 부보하고 있다.

 

또 한척 삼성T-3호는 167총톤급이며 선주는 삼호I&D로서 P&I보험은 해운조합에 700만달러 들어 있다. 부선은 1만1,828총톤급 삼성1호로 3,000톤급 해상크레인을 적재하고 있으며, 선주는 삼성물산이고 운항자는 삼성중공업이며 삼성화재에 선체 부보가액이 360억원 배상책임보험은 삼성화재 500만달러 들어 있다.

 

보상체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도 가입했으며 우리의 유배법과 같은 CLC(유류오염손해를 위한 민사배상책임에 관한 국제협약 1992) 한도 약 1,300억원과 바지와 예인선측의 배상한도 약 34억원이 1차적인 보상한도이며 CLC에 의거한 배상책임은 P&I클럽에서 담보하고 있다. CLC를 초과하는 경우는 IOPC 펀드가 개입하여 전체규모 3,000억원까지 Fund Convention(국제기금협약)에 의거 보상이 가능하다.


IOPC의 추가보상은 약 1,700억원이며 우리나라는 국제기금협약에도 1992년 가입하였다. 이 협약에 미국은 가입하지 않았고 일본, 이탈리아 다음의 3위로 회비납부 면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이 높다. 만약 3,000억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국가에서 보장하는 길 밖에 없다.

 

해양오염 관련 국내법과 국제법을 살펴보면 국내법은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약칭 유배법)이 있는데 이는 CLC Civil Liability Convention 1969 내용을 국내법화한 것으로 2007년 1월 26일 일부 개정한 바 있다.

 

그리고 MARPOL에 근간을 둔 해양오염방지법이 있다. 유배법에 의하면 유조선으로부터 배출된 화물 연료유 유류오염사고에 대해서는 무과실책임주의(Strict Liability)를 적용하고 선주는 과실 유무에 불구하고 배상하여야 하는 엄격책임주의이다. 배타적 경제수역(EEZ 영해 200해리)에 적용된다. 환경손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CLC+Fund에서는 원칙적으로 이를 보상한 적이 없고 현장에서 청소시 복구비용 등은 실비 보상한다.


그러나 미래의 환경오염 복구비용과 미래적인 가치와 공공의 이익이 사라진 부분이 문제될 소지가 있어 IOPC가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배법 제15조에 의하면 피해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해양오염방지법 제48조는 기름 등 폐기물이 배출되는 경우의 방제조치를 위해 해당선박의 선장이나 시설관리자 및 해당 선주, 시설관리자 이외의 그 업무와 관련하여 배출원인이 되는 행위를 한 자는 배출방지, 확산방지 및 제거를 위한 응급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유류오염 피해 보상한도액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매우 민감한 사항이므로 생략한다. 유류오염 피해보상 항목을 보면, 우선 P&I클럽 담보범위는 유류오염으로 인한 배상 또는 손해에 대한 책임, 유류오염을 최소화 하거나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취해진 방제비용, 정부 기타 유류오염을 방지 감소시키는 기관의 명령에 의한 책임 또는 비용, 해난구조자들에 대한 특별보상비용, 기타 유류오염으로 인한 각종 부과금 등이다. 국제기금에서 인정하는 일반적인 기능은 실제로 발생한 것이 분명한 모든 비용 또는 손해,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간주되는 조치에 관련된 비용, 확정 가능한 경제적 손실, 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이다.


여기에는 방제정 운항비와 오일펜스 구입 설치비 같은 방제비용, 오염에 따른 물적 손해, 환경복구 비용이 해당된다.


환경복구 비용은 사고로 인한 직접 복구비용에 한하고 장래 피해보상 등은 배제되어 왔는데, 앞으로 쟁점화가 예상된다. 박전무는 전문가답게 방제명령, 예인선단의 유한책임, 삼성의 입장, 방제작업, 본선 압류조치 등을 사안별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였으나 이 사고가 종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중국항만 참관과 쓰촨 대지진
제13회 바다의 날 기념 중국항만 참관 및 중국문화 행사가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심천, 홍콩, 마카오에서 열렸다.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에 반환되었다고 하지만 국방과 외교 외에는 반환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 이들 지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출입국신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국경을 통과할 때마다 여권을 챙기고 소지품을 확인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그 나라 통화로 환전해야 했기에 아직은 독립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정부는 홍콩과 마카오의 흡수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50년간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또한 그 완충역할을 홍콩과 접경하고 있는 심천경제특구가 맡고 있었다. 심천은 중국에서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중국의 현재를 보려면 홍콩으로 가고 과거를 보려면 마카오로, 미래는 심천이라는 말이 있다. 심천의 얀티안 항의 항만물류유한공사와 국제컨테이너 터미널을 둘러보았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경제의 중심에 심천이 있었다.


항만물동량 처리실적이 이미 부산항을 추월하고 홍콩에 접근하고 있는 심천항. 부산하게 움직이는 갠트리 크레인과 트레일러들을 가까이서 보니 가히 성장의 맥박이 들리는 듯했다.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마카오로 건너갔다. 마카오의 까몽에스 공원에선 김대건 신부 동상을 보았고 성바울 성당에선 그의 흔적을 더듬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들어가 있는 유럽풍의 세나도 광장에서는 포르투갈 인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해사박물관에서는 한때 세계를 지배한 포르투갈인의 바다경영의 역사를 읽을 수 있었다. 사람과 간판이 홍수를 이루는 침사추이와 나탄 로드가 홍콩경제를 뒷받침 한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홍콩의 빌딩숲을 레이저 쇼로 관광상품화 하는 홍콩인들에게서 관광자원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12일 중국 쓰촨성 원촨 지역에 강도 8.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이 발생한 시각은 우리 연구소의 중국항만 시찰단이 중국에 도착한 시각과 거의 일치한다. 만일 심천이 아닌 청두 지역으로 행선지를 정했더라면 지진의 한 가운데서 피해를 받았거나 발이 묶여 동동 굴어야 할 뻔했다. 인명피해만 해도 7만명이 넘고 이재민이 1,300백여만명에 달하는 대재앙이다. 가족과 재산을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면 안타깝다.


특히 평일 오후수업이 시작된 시간이라 학생들의 피해가 컸던 것이 더욱 마음 아프다.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최강으로 도약하려던 야심찬 중국인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재난구조대가 현지에서 활약하고 성금도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마음으로 위로하고 힘써 돕는 것이 이웃 친구에 대한 도리이다.


귀국한 후 심천항만국 대표에게 초청에 대한 감사와 함께 지진피해에 대한 위로의 글을 이메일로 보냈다. 엄청난 고통을 당한 중국인들이 하루속히 시련을 극복하고 회복되기를 바란다. 이런 일을 계기로 한중간의 우의가 더욱 다져져 좋은 이웃(善隣)이 되기를 희망한다.


콤파스 회원 정영훈 의원의 희수기념 회고집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정치는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회고집에는 산간벽지의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불효를 감수하고 가출하여 고학으로 공부하고 공직자가 되어 빙공영사(憑公營私)하는 공직자는 나라를 망친다는 생각으로 성실과 봉사를 실천한 정의원의 76년 생애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어렸을 때 임금님 다음으로 높다고 생각한 장관이 되려 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으나 장관 보다 더 많은 일을 하였고 두 번의 국회의원 생활을 통해 지역주민 편에 서서 각종 숙원사업을 처리한 정의원. 이러한 정치인이 있었음에도 우리사회가 정치인을 불신하고 폄하하는 이유는 많은 정치인들이 빙공영사하며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챙기기 때문이 아닐까? “정치는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책 제목이 참 특이하다.


정치인에게 딸을 주지 않겠다는 처가 사람들에게 정의원이 부득이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란 인간이 만든 사회와 국가를 경영하기 위한 행위인데도 이토록 불신을 당하게 됐는지 이제 정치인이 답변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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