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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법·선박건조금융법 이슈진단(13) 
동아탱커 법정관리사태의 법적 쟁점 
[548호] 2019년 05월 02일 (목) 13:51:17 김인현 교수 komares@chol.com
   
김인현 교수
고려대 로스쿨, 
선박건조금융법 연구회 회장

상법의 이념중의 하나는 기업이 쉽게 생성되고 생성된 기업은 쉽게 도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국민경제에 유익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채무자회생법도 이와 같은 상법의 이념과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법이다. 부채가 많아지면 기업은 존속하기 어렵게 된다. 채무자로 하여금 회생절차를 신청하도록 하여 채권자와 협의를 거쳐서 회생의 기회를 주도록 한다. 채권자의 채권은 상당규모로 줄어들게 되고 채무자는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된다. 채무자의 회생이 업계전체로 보아서는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채무자회생법의 이념 중 또 다른 하나는 채권자를 동등하게 취급해주는 것이다.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영업이 지속되도록 해주는 한편, 채무자의 재산은 모든 채권자들을 위해서 존속하도록 한다. 채권자들은 최종적으로 채무자의 잔존재산으로부터 환가하여 비율에 따라 자신의 채권을 회수해 갈 수 있다. 이 때 채권자는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지위에 따른 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지, 모든 채권자가 채권액에 따라 1/n씩 보호를 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채권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그리고 공익채권으로 분류된다. 공익채권은 전혀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 채권이다(제180조). 회생절차가 개시된 다음 영업이 지속되어야 하므로 영업과 관련된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해주어야 할 것이다. 회생절차 개시 후 용선료채권이 대표적이다. 아무런 제한없이 관리인으로부터 전액을 지급받게 된다. 지급이 되지 않을 시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의 용선료채권은 회생채권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회생절차개시 후 용선계약을 해지한 다음 남은 미지급용선료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격하된다. 회생채권은 채권자집회를 통하여 채권액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고 만다. 회생담보권은 담보로 보강된 채권이다(제118조). 은행의 대출금 채권에 대하여 채무자의 재산인 선박이 저당물로 된 경우 은행이 가지는 채권이 그 예이다. 


채무자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못하게 된다(제58조). 채권자들은 가능하면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게 된다. 채권자는 해외에서 선박에 대한 강제집행을 시도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실시되는 회생절차의 효력과 동일한 효력이 외국에 미치지 못한다면 채권자는 성공적으로 채권자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별 채권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채권자는 자신도 회수할 수 있는 채무자의 재산을 놓치는 결과가 된다. 또한 채무자는 영업에 사용될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에 영업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 영국, 미국, 일본과 같은 국가는 다른 국가의 채무자회생절차의 효력을 자국에서도 인정해준다.  따라서, 채무자가 운항하는 선박은 보존되게 된다. 반면, 중국, 파나마, 호주와 같은 국가에서는 다른 국가의 채무자회생절차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실시된 채무자회생절차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아서 채무자의 선박은 압류의 대상이 된다.  

 

<통상의 채무자회생절차의 예>  
우리나라 해상기업의 회생절차 신청의 주목적은 높은 용선료 채무를 탕감받아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만들어 내는 것에 있었다. 2008년 이후 해운경기는 급락하게 되어 용선료는 아주 낮게 떨어졌다. 2008년 이전에 용선계약을 체결할 때의 용선료는 현재시가보다 아주 높은 상태였다. 동일 선박을 재용선 준 경우에 수령하는 용선료가 선주에게 지급되는 용선료보다 낮았다. 그래서, 해상기업은 비용지급의 증가로 급격하게 채무가 늘어나게 되어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견디다 못한 해상기업은 급기야 채무자 회생법을 이용하여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채무자의 최고경영자는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으로 지명되었다. 관리인은 미이행쌍무계약의 일종인 용선계약에 대하여 이행 혹은 해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제119조). 해지를 하고 선박을 반선한 다음 낮은 용선료의 선박을 빌리면 이익이 되었다. 해지를 한 다음 반선 후 미지급용선료채권은 회생채권으로 화하는데(제118조 제3호), 통상 1/10로 감해졌다. 이렇게 되면 채무가 상당부분 줄어든 상태가 되어 해상기업은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동아탱커의 예>
동아탱커는 신조선을 건조하면서 대출을 받아 건조를 하게 되었다. 대출은행은 해외에 SPC를 세워 SPC와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SPC는 선박의 소유권을 갖게 된다. 조선소와 건조계약을 체결한 형식상 당사자는 SPC와 조선소가 된다. SPC는 동아탱커와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계약(BBCHP)을 체결하여 선박을 동아탱커에게 빌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동아탱커가 지급하는 용선료는 선박원리금을 용선기간으로 나눈 것이 되고 일반 용선계약의 용선료보다 상당히 고액이다. 용선기간이 만료시 선박의 소유권은 동아탱커에게 넘어오게 된다. 한편, 동아탱커는 선박을 다른 해상기업에게 정기용선을 주었다. 그런데, 단기의 정기용선계약을 장기로 하면서 입금되는 용선료가 적게 되자, 원리금 상환액도 낮추기 위하여 BBCHP계약의 기간도 장기로 하기를 원했다. 대출계약의 기간도 원래 BBCHP계약과 동일하기 때문에 대출계약기간도 동일하게 장기화할 것을 원했을 것이다. 이러한 BBCHP계약 구조하에서 대출금을 용선료로서 상환받기 위하여 SPC의 동아탱커에 대한 채권은 은행에게 양도되어 은행이 동아탱커에 대한 용선료 채권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 통상이다. 


이런 은행과의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동아탱커는 회생절차를 4.2. 신청하게 되었다(4.16. 개시결정). 회생절차에서 BBCHP계약하의 원리금상환기간을 늘리려는 합의를 이끌어낼 목적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동아탱커의 회생절차에서 은행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면 관리인은 용선계약의 이행선택을 하면 용선료는 공익채권이 되므로 모두 지급이 된다. 해지를 선택하면 남은 용선료는 손해배상채권으로 화하여 회생채권이 된다. 해지를 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은행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 3-4일 전에 원리금 상환을 동아탱커가 하지 못하자 EOD(Event of Default)를 선언하고 용선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의 상황이므로 해지는 일응 유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은행은 선박을 회수하여 반선받아야 하지만, 점유는 용선자인 동아탱커가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척의 선박에 대한 운항을 하지 못하게 될 위기에 처하자 동아탱커는 SPC선박에 대한 채권자의 지위에서 12척의 SPC선박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면서 동시에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을 하였다. 회생법원은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은행은 SPC선박에 대한 처분금지명령에 따라 선박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다. 

 

<SPC에 대한 회생절차> 
해외에 치적된 SPC에 대한 회생절차가 우리나라에서 실시될 수 있는가? 즉, 우리 회생법원이 해외에 치적된 SPC를 우리 법원의 관할에 복종을 요구할 힘을 가지고 있는가? SPC는 실질적으로 파나마 등 해외에 실체가 있어서 영업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SPC는 자본금도 명목상의 것이고 은행 혹은 용선자의 임원이나 직원이 이사로 등재되는 종이상의 회사이다. 이 거래에서 은행, 용선자가 모두 한국기업이고, 한국에서 실제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실질적인 관련성이 한국에만 있는 경우가 되고 우리 법원이 관할을 가지게 된다(국제사법 제2조 제1항). 본 사안은 이것이 긍정되어 법원은 4.17.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동아탱커는 SPC에 대한 채권자로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BBCHP계약거래에서 은행은 SPC에 대한 대출금의 회수를 위해서 담보를 필요로 했고, 동아탱커가 보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동아탱커가 대출금의 원리금에 해당하는 용선료를 상환하지 못하면 SPC도 은행에게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보증인으로서 동아탱커가 대출금을 변제해야한다. 그런 다음 동아탱커는 SPC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채권자가 될 수 있다. 채무자회생법은 이러한 채권자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상으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34조 제2항). 


포괄적 금지명령은 내려진 상태이고 과연 회생법원이 SPC에 대해서도 각각의 선박 12척에 대하여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BBCHP계약하에서 SPC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도산절연의 효과를 노리고 SPC를 만든 은행권은 담보실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여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이런 위기상황은 BBCHP계약을 회생담보권으로 이론 구성을 할 때의 상황과 동일하다. 즉, BBCHP선박의 용선자가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개시되면, 은행은 담보권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격하되어 회생절차에 구속되게 된다. 자신은 담보권자로서만 보호받게 된다. 반대로 미이행쌍무계약설하에서는 선박의 소유권은 SPC가 가지는 것으로 되어 선박은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고 은행도 도산해지조항 혹은 EOD조항을 통하여 선박을 회수할 여지가 있게 된다(창원지방법원). SPC에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은행은 SPC에 대출채권을 가지고 SPC의 선박의 저당권자의 지위에 놓인다. 그 채권은 회생담보권에 지나지 않아 불리하게 된다. 한편, 채무자인 용선자는 용선선박을 계속하여 사용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 척의 선단(10척)으로 구성된 경우 전체 선박에 대한 원리금 상환금액에 해당하는 척수(예컨대 5척)만큼은 용선자인 채무자의 재산임을 인정하여 은행이 환수하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활용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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