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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산업 변화 3순위 과제 : 새로운 차원의 해운비전 설정
[547호] 2019년 04월 03일 (수) 13:27:28 임종관 komares@chol.com
   
임종관
경영학박사
전 KMI 부원장

한국 해운산업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세 번째 과제는 ‘새로운 차원의 해운산업 발전비전’을 설정하는 것이다. 비전 없는 목표는 방향착오를 범할 수도 있다. 개별 해운기업이나 해운관련 정책당국이나 모두 비전을 설정하고, 비전속의 목표를 정하여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원이 다른 비전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비전과 차원이 다른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누적된 환경오염으로 인류의 생활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의 생활패러다임이 ‘무공해비전’의 틀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해운활동도 무공해비전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는 글로벌해운활동의 기본조건을 이미 설정하였다. 전통적 해운강국 노르웨이는 국제해운활동에서 IMO의 새로운 조건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연안해운은 ‘제로 에미션(ZERO-EMISSION)’을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 등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해운활동으로 국민들의 ‘무공해 연안생활’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외 기본질서가 ‘환경오염배격’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해양의 청정도’가 해운 경쟁력의 기본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기업이나 정책당국은 환경오염문제를 단순한 정책수단이나 경쟁수단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미래비전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운비전을 과거 및 현재와 다른 조건에서 고민해야 하는 둘째 이유는 사람과 기업이 활용하는 거의 모든 기술이 신기술로 대체되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생활혁명과 기업의 비즈니스혁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해운활동은 수단과 방법을 모두 바꾸어야 한다. 나아가 고객들(사람과 기업)의 차원이 달라진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해운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글로벌 해운주도국 중 하나인 덴마크는 이미 이러한 상황변화를 반영하여 ‘A global, maritime power hub’를 새로운 해운비전으로 설정하였다. 오랫동안 해운의 개방적 혁신(open innovation)을 추구하면서 글로벌 해운변화 주도국으로 자리잡은 덴마크가 ‘세계해운 변화동력의 중심’을 비전으로 설정한 것이다. 4가지 방향의 구체화된 비전도 설정하였다. 즉 ‘A power hub for digitisation, A power hub with attractive framework conditions, A power hub of knowledge and know-how, A power hub with a global outlook and attractiveness’를 해운발전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인구 700만 명의 국가가 국제해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Maersk Line은 미국의 IBM과 협력하여 ‘global digital framework’을 주도하려는 비전을 설정하였다. 


이처럼 세계해운 주도국들은 해운활동의 기본조건 변화를 새로운 차원의 비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뿐만 아니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도 새로이 설정하는 비전에 이러한 기본조건 변화를 반영시키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활혁명과 비즈니스혁명이 해운비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를 반영하는 친환경선박 확보를 정책의 일부로 반영하거나 경쟁전략의 일부로 반영하고는 있으나 미래 해운비전으로 승화시키지는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나 기업환경변화 관련내용도 전술적 차원에서 단편적으로만 반영되고 있다. 개별 해운기업의 경우엔 그마저도 미흡한 실정이다.  

  
해양수산부가 2001년 이후 4차례 수립하여 추진해온 해운산업 장기발전계획을 보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초우량 해운강국 건설, 해운중심의 물류부국 실현, 해운강국을 통한 국부창출 실현, 글로벌 해운강국 실현’ 등이 해운비전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선주협회는 ‘세계 3대 해운강국 도약 “해운수입 100조원, 선복량 1억 톤” 달성’을 비전으로 추구하고 있다(홈페이지참조). 이처럼 우리나라는 해운기업이나 정책당국 모두 해운강국 건설을 비전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강국의 기본조건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조건들이 반영되는 해운비전’을 설정해야 한다.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다급한 상황에 무슨 미래비전 타령이냐고 불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존의 조건이 변하고 있다. 기존조건을 전제하는 생존전략은 실현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현된다 한들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 


이제 한국해운산업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우리의 눈앞에는 세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중요도 기준이 아니라 시급성 기준으로 볼 때 1순위 과제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전략적 포지션 구축, 2순위 과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 3순위 과제는 새로운 차원의 해운비전 설정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든 경기에서 출발이 늦으면 그만큼 시간, 자본, 노고의 소요량이 커진다. 더구나 패러다임 전환문제에서는 선두그룹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수수료를 계속 지급해야 한다. 실속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변화를 위한 3가지 과제는 2019년에 풀어야 한다. 그래야 본게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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