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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판례 연구(4)
국제물류주선업자(복합운송주선업자)의 사법(私法)상 지위
[547호] 2019년 04월 03일 (수) 11:25:01 이필복 komares@chol.com

-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5다246186 판결 -
 

   
이필복
울산지방법원 판사

1. 서론
국내 법령상 하나의 영업형태로서 ‘복합운송주선업’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었던 법은 「화물유통촉진법」이었다. 화물유통촉진법은 “복합운송주선업이라 함은 타인의 수요에 응하여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선박·항공기·철도차량 또는 자동차 등 2가지 이상의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화물의 운송을 주선하는 사업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었다(제2조 제6호). 이후 2008년 「화물유통촉진법」이 「물류정책기본법」으로 전부개정되어 시행되면서 화물유통촉진법에 따라 ‘복합운송주선업’을 등록한 자는 물류정책기본법 제43조에 따른 ‘국제물류주선업자’로 간주되었다(법률 제8617호로 개정되어 2008. 2. 3. 시행된 물류정책기본법 부칙 제7조). 물류정책기본법 제2조 제1항 제11호는 “국제물류주선업이란 타인의 수요에 따라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타인의 물류시설*장비 등을 이용하여 수출입화물의 물류를 주선하는 사업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물류정책기본법상 ‘물류’는 재화가 공급자로부터 조달·생산되어 수요자에게 전달되거나 소비자로부터 회수되어 폐기될 때까지 이루어지는 운송·보관·하역荷役 등과 이에 부가되어 가치를 창출하는 가공·조립·분류·수리·포장·상표부착·판매·정보통신 등을 말하는 것으로서(제2조 제1항 제1호), 화물유통촉진법상 ‘화물의 운송·보관·하역을 중심으로 하는 물적 유통’으로 한정되어 있던 ‘물류’의 개념을 ‘재화의 조달에서 생산·전달·소비 및 회수*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하고 이러한 활동에 부가되어 가치를 창출하는 가공·조립·분류 및 포장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한 것이다.1) 


물류정책기본법은 위와 같이 화물유통촉진법상의 ‘복합운송주선업자’와 물류정책기본법상의 새로운 ‘국제물류주선업자’를 동등하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물류주선업자’의 개념은 ‘복합운송주선업자’의 개념에서 “2가지 이상의 운송수단을 이용하여”라는 표지가 삭제되는 한편 “화물의 운송을 주선”하는 것에서 “수출입화물의 물류를 주선”하는 것으로 그 영업활동의 범위 표지도 변경되어, 양자의 정의定義규정 사이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개념적 변천은 복합운송주선인이 담당하는 업무범위의 실질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유통촉진법상 ‘복합운송주선업’의 개념에 관하여, 오늘날의 복합운송 실무상 복합운송주선업자는 운송인과의 운송계약 체결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업무뿐 아니라, 널리 운송에 부수되는 집화集貨·혼재混載·검수檢受·분배分配·통관通關·보관保管등 다양한 부수적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운송주선업’에서의 주선周旋은 이들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였다.2) 즉 화물유통촉진법상의 ‘복합운송주선업’의 개념은 복합운송주선업자가 단순히 화물의 운송뿐만 아니라 하역업자, 보관업자, 검역업자, 터미널운영업자, 통관업자 등 국제운송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업무에 관하여도 일괄一括하여 주선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실제 법현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3) ‘국제물류주선업자’ 개념은 법현상의 실질적 반영을 위해 복합운송주선업자의 실제 ‘업무범위’와 ‘기능’을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법문상의 차이는 상당하지만 ‘국제물류주선업자’와 ‘복합운송주선업자’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대상을 일컫는 것으로 이해된다.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여전히 복합운송주선업자, 또는 이를 일컫는 말인 ‘프레이트 포워더(Freight Forwarder)’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4) 이하에서는 신법新法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제물류주선업자’라는 용어로 위와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하는 상인을 설명하기로 한다. 


한편, 그간 꾸준히 논의되어 오던 주제가 ‘국제물류주선업자(또는 복합운송주선업자, 이하 같다)’의 사법私法상 지위와 그의 영업활동에 따른 법률관계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 상법이 예정하고 있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상행위 내지 상인 개념을 현재의 민·상법상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의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5)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5다246186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고 한다)은 국제물류주선업자의 사법상 지위에 관한 법해석의 단초를 보여준다.    


  
2. 사실관계
가. 복합화물운송주선사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2013. 3. 25. 피고와 화물에 대한 손해 등으로 발생하는 원고의 법률상 배상책임을 보상하는 화물배상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주식회사 A(이하 ‘A 회사’라고 한다) 및 주식회사 B(이하 ‘B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중국 항구에서부터 인천항까지의 해상운송,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고, 이 사건 화물들에 관한 하우스 선하증권들을 자신의 명의로 발행하였다.
다. 원고는 인천항에 도착한 이 사건 화물들을 원고가 거래하던 주식회사 C(이하 ‘C 회사’라고 한다) 운영의 보세창고(이하 ‘이 사건 보세창고’라고 한다)에 입고시킨 다음 관세와 통관수수료, 국내운송료, 창고료 등 항목이 포함된 운임청구서를 A 회사 및 B 회사에 보내 운임청구서 기재 금액을 기준으로 송금받으며 통관절차를 진행하였다.


라. 위와 같이 통관절차가 마쳐지고, A 회사 및 B 회사의 요청에 따라 국내 배송을 위하여 이 사건 보세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이 사건 화물들은 2013. 7. 25. 이 사건 보세창고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화재로 모두 전소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A 회사 및 B 회사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각 화물의 물품가액, 관세, 통관수수료, 국내운송료, 선박운임 상당액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3. 사건의 경과 
가.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C 회사를 창고업자로 선택함에 있어서 또는 그 사용인인 C 회사가 이 사건 화물들을 보관함에 있어서 그에 관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는 상법 제115조에 의하여 A 회사와 B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화물들의 멸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해 A 회사와 B 회사가 입은 손해액에 상당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는 운송주선인으로서 위탁받은 화물들의 운송에 적합한 운송인과 창고업자를 선택하는 등 운송주선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② 화주들의 요청으로 출고가 지연된 이상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화물들은 화주들에게 인도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다투었다. 


나. 제1심 법원은 ① 원고가 운송주선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② 원고가 이 사건 화물들에 관한 통관뿐만 아니라 그 후 국내운송까지 주선을 의뢰받은 이상, 원고가 화주들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화물들의 출고를 늦춘 사정만으로 이 사건 화물들이 화주들에게 인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위 보험금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6) 


다. 피고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우선 C 회사가 원고의 ‘사용인’ 또는 ‘이행보조자’인지에 관하여, ① 운송주선인을 위하여 운송주선계약의 이행을 보조하거나 대행하고 있더라도 운송인으로부터 직접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면 그러한 자를 운송주선인의 사용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독립한 창고업자인 C 회사는 원고의 사용인에 해당하지 않고,7) ② 원고가 운송주선인으로서 운송주선을 의뢰한 후 A 회사, B 회사를 위하여 자기 명의로 창고업자인 C 회사와 임치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C 회사는 A 회사와 B 회사를 위한 임치계약의 상대방이지 원고를 위한 운송주선계약의 이행을 보조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C 회사가 원고의 사용인 내지 이행보조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위 ②의 판단 과정에서, C 회사는 원고와 체결한 임치계약에 따라 이 사건 화물들을 보관하다가 원고 또는 원고가 지정한 자에게 이를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경우에 따라 ‘운송인’의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을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39820 판결 참조),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항소심 법원은 원고가 C 회사를 창고업자로 선택함에 있어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C 회사가 이 사건 화물들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창고업자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C 회사를 창고업자로 선택한 데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요컨대 항소심 법원은 C가 운송주선업자인 원고의 사용인 또는 이행보조자에 해당하지 않고(따라서 설령 C 회사가 보관상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이 원고에게 귀속되지 않고), 원고가 C를 창고업자로 선택함에 있어서도 과실이 없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8)  
라. 원고는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C 회사의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보관은 원고의 의사 관여 아래 이루어진 원고의 채무 이행행위에 속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C 회사는 원고의 이행보조자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에는 복합운송주선계약, 운송주선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4. 대법원의 판시사항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창고업자인 C 회사가 원고의 ‘사용인(이행보조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고, 그에 대한 판단은 원고가 의뢰받은 사무의 범위를 확정함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대법원은 국제물류주선업자의 사법상 지위나 그 사무의 범위에 관하여 일반적 법리를 설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핵심적인 판단은,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주선계약에서 원고가 스스로를 ‘운송주선인’으로 자처했다고 해서 원고가 의뢰받은 사무의 범위가 운송인의 선택 및 운송계약 체결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판시사항]
가. 운송주선인은 위탁자를 위하여 물건운송계약을 체결할 것 등의 위탁을 인수하는 것을 본래적인 영업 목적으로 하나, 이러한 운송주선인이 다른 사람의 운송목적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부수적 업무를 담당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상품의 통관절차, 운송물의 검수, 보관, 부보, 운송물의 수령인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상례이다(대법원 1987. 10. 13. 선고 85다카1080 판결 참조).
나. 원고는 소 제기 당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원고가 A 회사 및 B 회사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중국 항구에서부터 인천항까지의 해상운송,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다고 밝혔다. 원심도 원고가 의뢰받은 사무의 범위를 위와 같이 인정하였다. 
다. 게다가 원고가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한 사정과 원고의 운임청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스스로를 ‘운송주선인’으로 자처했다고 해서 원고가 의뢰받은 사무의 범위가 운송인의 선택 및 운송계약 체결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화물들 운송과정에서 운송인의 선택과 운송계약 체결뿐만 아니라 인천항 보세창고 보관, 통관절차 진행, 국내 배송(또는 그 운송계약 체결)까지 위임받았고, 위임받은 사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마. C 회사의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보관은 원고의 의사 관여 아래 원고의 채무 이행행위에 속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C 회사는 원고의 이행보조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5. 검토
가. 국제물류주선업자와 상법상 운송주선인
화물유통촉진법상 복합운송주선업에 관하여 다룬 문헌들에 의하면, 복합운송주선업은 그 사업자가 화주로부터 위탁받는 사무가 복합적인 운송주선업을 말한다. 최근 각종 운송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운송주선인은 상품거래와 관련된 여러 가지 편익을 도모하는 업무를 겸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는 운송주선업무만 수행한다기보다는 운송인으로서의 역할,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러한 사업자를 복합운송주선업자라고 칭한다는 것이다.9) 이러한 점에서 화물유통촉진법의 정의 규정상 ‘2가지 이상의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화물의 운송을 주선하는 사업’이라는 표지는 불필요하고, 개념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다. ‘복합운송’은 ‘운송인이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운송수단에 의하여 물건을 운송할 것을 인수한다’는 운송수단 자체의 복합성을 핵심 징표로 하지만,10) ‘복합운송주선’에서 나타나는 운송수단의 복합성은 사업의 한 태양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그 핵심 징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복합운송주선업’은 사업자가 화주로부터 위탁받아 인수하는 사무의 복합성이 핵심 징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운송수단의 복합성 표지를 제거한 물류정책기본법상 ‘국제물류주선업’의 개념 정의는 타당한 것으로 수긍된다.   


국제물류주선업자는 상법상 ‘운송주선인’에 해당하는가? 이는 기본적으로 국제물류주선업자와 화주 사이에 체결되는 계약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문제이다.11) 물류정책기본법상의 국제물류주선업자의 정의는 사법私法체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엄밀한 법적개념으로서의 정의가 아니라 일종의 경영학적 개념으로서의 정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12) 국제물류주선업자는 상법상 운송주선인의 법적 형태로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무상 행해지는 운송주선의 주류는, ① 국제물류주선업자가 화주로부터 확정적인 운임을 지급받고 운송인을 수배하여 자기 명의와 계산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화주에게 하우스 선하증권(House B/L)을 혹은 하우스 항공화물운송장(House Airway Bill)을 발행ㆍ교부하고 운송인으로서의 권리의무까지 취득하는 것이고, ② 더 나아가 화물의 집화集貨·혼재混載·검수檢受·분배分配·통관通關·보관保管·부보付保 등의 업무까지 위탁받는 경우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대상판결의 사안이 그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위 ①의 경우에는 국제물류주선업자가 단지 상법상 운송주선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합운송인의 지위를 겸하게 되는 것이고,13) 위 ②의 경우에는 국제물류주선업자가 복합운송인의 지위뿐만 아니라 위탁받은 운송 관련 업무에 대하여 그 업무위탁의 태양에 따라 준위탁매매인(상법 제113조), 대리인, 중개인으로서의 지위까지도 취득하게 된다.14) 이러한 점에서 국제물류주선업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운송주선인의 법적 형태로 영업을 할 수도 있고, 운송인으로서의 권리의무까지 인수한 복합운송인의 법적 형태로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상인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15) 


한편 물류정책기본법상 국제물류주선업자에 관한 정의규정은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라는 개념 표지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의 의미는 위탁자로부터 수출입화물의 물류를 위탁받은 국제물류주선업자와 제3자 간의 거래로 인한 손익이 국제물류주선업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16) 예컨대 국제물류주선업자가 자기의 명의로 운송인과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송하인으로서의 법률상 지위를 갖고, 자기의 계산으로 그 운임을 지급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이는 상법이 상정하고 있는 ‘운송주선인’의 활동범위보다는 더 광범위한, 적어도 위 ①의 경우와 같은 거래형태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17)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러한 개념 정의는 사업의 현상적 측면(경영학적 측면)에 주목한 것이고, 법적인 관점에서 국제물류주선업자가 화주에 대한 관계에서 ‘자기의 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영업하는 상법상 ‘운송주선인’의 지위에 서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의 운송주선인은 집화ㆍ복합운송연계 등 화주와 실제 운송인 사이에서 총체적인 운송의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고, 다른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자기책임 하에 복합운송을 행하는 운송업자로서의 변모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18) ‘국제물류주선업자’ 개념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국제물류주선업자는 상법상 운송주선인의 지위뿐만 아니라 운송인으로서의 권리의무까지 취득하여 복합운송인의 지위를 겸하고 있거나 더 나아가 그에 부수한 다양한 업무(여기서의 업무는 광범위하여 ‘가치창출’ 행위까지 포함한다)의 주선을 위탁받은 상인을 예정하고 있다고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물류정책기본법상 국제물류주선업자의 개념 정의는 국제물류주선업자들의 업무형태가 일반적으로 그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정의될 것에 불과하고, 결국 국제물류주선업자의 거래활동에 뒤따르는 사법상의 권리의무관계는 역시 화주와의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나. 업무범위에 따른 운송주선인의 유형
전통적으로 운송주선인은 그 업무범위에 따라 아래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되어 왔다.19) 첫째, 운송주선인이 순수한 운송주선인으로서 기능하는 경우. 이 경우에는 상법상 운송주선의 법리에 따르면 되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 둘째, 운송주선인이 화주(송하인) 또는 운송인의 대리인인 경우. 우리 판례는 운송주선인은 자기의 이름으로 주선행위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 주선행위를 하였다면 화주나 운송인의 대리인, 위탁자의 이름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운송주선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하고,20) 운송주선인이 상법 제116조 또는 같은 법 제119조 제2항에 따라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지 않는 한, 운송인의 대리인으로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운송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운송주선인의 지위에 있다고 한다.21) 셋째, 운송주선인이 계약운송인이 되는 경우. 운송주선인이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였는지 여부는 실무상 빈번하게 문제되는 쟁점이다. 우선 우리 대법원은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관련 업무를 의뢰받았다고 하더라도 운송을 의뢰받은 것인지, 운송주선만을 의뢰받은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였는지 여부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하우스 선하증권의 발행자 명의, 운임의 지급형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을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여야 한다.”는 확립된 기준을 제시한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다4943 판결 외 다수). 기본적으로는 당사자들의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선언하고, 그 의사해석의 가장 핵심적인 잣대로 ‘하우스 선하증권의 발행자 명의’와 ‘운임의 지급형태’를 제시하는 것이다.

 

운송주선과 관련한 계약운송인으로는 일반적으로 ① 위탁자로부터 운송을 인수한 자, ② 하우스선하증권의 발행인, ③ 운송인으로서 개입권을 행사하거나, 확정운임 약정을 한 자를 든다.22) 일단 운송주선인의 명의로 하우스선하증권이 발행되었다면 그는 계약운송인으로 사실상 추정된다.23) 운송주선인이 위탁자의 청구에 의하여 화물상환증을 작성한 때에는 개입권을 행사하여 화물을 직접운송하는 것으로 보는바(상법 제116조 제2항), 비록 운송주선인이 당초 운송까지 인수하지 않았더라도 화주의 청구에 의하여 하우스선하증권을 발행하였다면 그때부터는 운송주선인의 지위에 운송인의 지위를 겸하게 된다. 또한 운송주선계약으로 운임의 액을 정하는 이른바 ‘확정운임 운송주선계약’의 경우에는 위탁자와 운송주선인 사이에 운송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는 것이 국내의 다수설이다.24) 한편 판례 중에는 “운송주선계약으로 운임의 액이 정해진 경우라도 그것을 확정운임운송주선계약으로 볼 수 있으려면 주선인에게 해상운송인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재산적 바탕이 있어야 하고, 그 정해진 운임의 액이 순수한 운송수단의 대가 즉 운송부분의 대가만이 아니고 운송품이 위탁자로부터 수하인에게 도달되기까지의 액수가 정해진 경우라야만 한다.”고 하여 일정한 ‘재산적 바탕’을 요구하는 것이 있는데,25) 현재도 이러한 판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는 검토를 요한다.26) 운송을 의뢰받은 자가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위 판례 법리는 종래의 학설과 판례 논의를 종합한 것으로서, 운송주선인의 업무범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판단자료로 쓰일 수 있다.27)  

 

다. 대상판결의 검토
1) 대상판결의 실질적 쟁점은 과연 원고가 운송인의 지위 또는 그 이상의 법률관계를 위탁받은 지위를 취득하였는가 하는 점이었다. 항소심 판결은 원고가 상법상 순수한 ‘운송주선인’으로서의 지위만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판단하였고, 이와 달리 대상판결은 원고가 ‘인천항 보세창고 보관, 통관절차 진행, 국내 배송(또는 그 운송계약 체결)’까지 위임받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이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대상판결의 사실관계에 따르면 원고는 운송인의 지위까지 취득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① A 회사 및 B 회사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중국 항구에서부터 인천항까지의 해상운송,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고, ② A 회사 및 B 회사에 하우스선하증권을 발행하여 주었으며, ③ 관세와 통관수수료, 국내운송료, 창고료 등 항목이 포함된 ‘운임청구서’를 A 회사 및 B 회사에 보내 운임청구서 기재 금액을 기준으로 송금받았고, ④ 자신과 거래관계에 있던 C 회사를 창고업자로 선택하고 임치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화물들을 이 사건 창고에 보관하였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A 회사 및 B 회사로부터 단순한 운송주선을 위탁받은 것을 넘어서 운송인의 지위를 겸하고, 그 밖의 부수적인 업무까지 위탁받았다는 것이 비교적 분명히 드러난다.


2) 판례에 따르면, 해상운송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는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해상운송화물에 관하여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한다. 따라서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과의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한편 운송인은 보세창고업자를 통하여 화물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보세창고업자는 해상운송화물에 대한 통관절차가 끝날 때까지 화물을 보관하고 적법한 수령인에게 화물을 인도하여야 하는 운송인 또는 그 국내 선박대리점의 의무이행을 보조하는 지위에 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39820 판결 등 참조). 즉 설령 명시적인 계약이 없더라도 보세창고업자와 운송인 사이에는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하고,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의 화물의 보관 및 인도 의무에 관한 이행보조자가 된다. 항소심 법원은 창고업자인 C 회사가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위 판례가 대상판결의 사안에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단순히 운송주선인에 그친 것이 아니라 운송인의 지위까지 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판례의 적용 가부可否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적용 가능한 사안이었다. 물론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법리를 원용할 필요까지도 없었다. 원고는 A 회사 및 B 회사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로 위임받아 그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었고, 그러한 의무 이행을 위하여 직접 C 회사와 임치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이다(위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39820 판결 등은, 보세창고업자가 수입업자 또는 수하인과의 사이에서 임치계약을 체결하여 운송인과는 명시적인 임치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사안들에 관한 것이다). 앞으로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주선계약이 늘어난다면, 위 판례들의 실무상 의미가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3) 원고는 ‘복합화물운송주선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가 화물유통촉진법상의 복합운송주선업자 또는 물류정책기본법상의 국제물류주선업자로 등록하였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위 사실인정으로부터 그러한 사실을 추정해 볼 수는 있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오늘날 보편적으로 벌어지는 국제물류주선거래의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원고는 화주들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의 해상운송,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는데,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은 운송주선이나 화물의 운송과는 별도로 위탁을 받은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미묘한 문제가 발생한다. 원고는 운송을 제외한 ‘보세창고보관’, ‘통관작업’, ‘국내 배송’에 관하여 주선을 위탁받은 것인가 아니면 그 책임 아래 위 업무수행을 할 것을 위임받은 것인가. 위 업무들에 관하여도 ‘주선’을 의뢰받은 것이라면 원고로서는 적합한 창고업자, 관세사 등 통관작업 수행자, 국내 배송업자를 선택하여 계약을 체결하면 족하고, 이들이 원고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원고의 책임 아래 위 업무수행을 할 것을 위임받은 것이라면, 이들은 원고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당사자들의 의사해석에 따를 문제이기는 하나, 일반적인 거래 현실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출발지에서부터 도착지까지 책임을 지고 안전하게 이 사건 화물들을 운송하여 A 회사와 B 회사에 인도한다’는 의사 아래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은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결국 이들 업무에 대해서는 원고의 책임 아래 업무수행이 이루어질 것이 당사자 사이에 전제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보세창고에 이 사건 화물들을 보관한 행위는 정확하게는 A, B 회사와 원고 사이의 ‘보세창고보관’에 관한 위임 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대상판결도 이렇게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본 것처럼, 국제물류주선업자가 어떠한 사법상의 지위를 가지는가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계약관계에서 당사자들의 의사해석에 따라야 하며, 대상판결은 그러한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4) 항소심 판결의 판시와 관련하여 한 가지 분명히 할 점은, 상법 제115조의 ‘사용인’은 민법 제756조의 ‘피용자’와는 다르게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법 제115조의 ‘사용인’은 ‘이행보조자履行補助者’를 말한다는 것이 국내의 통설이다. 즉 이행보조자의 고의ㆍ과실은 채무자의 고의ㆍ과실로 간주하고(민법 제391조), 불법행위책임과 달리 채권자가 채무자의 과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가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하므로 증명책임이 전환된다는 민법의 일반원칙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28)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는 사회적 복종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는 반면, 민법 제391조의 이행보조자는 반드시 채무자에 대하여 사회적 복종관계에 있을 필요가 없다.29) 따라서 상법 제115조의 ‘사용인’은 반드시 운송주선인과 고용관계가 있을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예컨대 운송주선인이 운송주선에 관한 의무 이행을 위하여 사용한 포장업자 등도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30) 따라서 항소심 판결이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에 관한 판례를 원용하여 C 회사가 원고의 지휘ㆍ감독 없이 독립하여 창고업을 영위하는 상법 제155조에 정한 창고업자이므로 원고의 사용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대상판결에서 창고업자인 C 회사는 원고가 위임받은 ‘보세창고보관’ 업무의 이행을 위하여 원고가 사용한 자로서, 원고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한다. 위 ‘보세창고보관’ 업무는 순수한 의미의 ‘운송주선’의 업무 범위 밖에 있으므로, 원고의 A 회사 및 B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규정은 상법 제115조가 아니라 민법 제391조라고 할 것이다. 한편 수임인이 위임인의 승낙에 기하여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채무자 대신 독립적으로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는 이른바 ‘이행대행자履行代行者’를 선임하여 자기에 갈음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한 경우에, 수임인은 이행대행자의 선임 및 감독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민법 제121조, 제682조 제2항).31) 만약 원고가 운송주선 등 일련의 행위들을 자신이 아닌 제3자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고자 한다면, A 회사와 B 회사의 승낙을 받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원고가 창고업자인 C 회사를 통하여 이 사건 보세창고에 이 사건 화물들을 보관하게 한다거나, 관세사 등에게 의뢰하여 통관절차를 밟도록 하는 행위는, 원고의 행위를 ‘갈음하여’ 행하는 이행대행자를 선임하는 행위가 아니라 이행보조자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6. 결론
대상판결의 사안과 유사한 사안들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문제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국제운송에서 운송주선인은 운송의 설계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역할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물류정책기본법상 국제물류주선인이 취급하는 ‘물류’의 범위는, 운송·보관·하역荷役 등과 이에 부가되어 가치를 창출하는 가공·조립·분류·수리·포장·상표부착·판매·정보통신 등을 통틀어 이른다. 이처럼 광범위한 업무들은 ‘운송주선인’이 화주로부터 인수하게 될 잠재적 대상에 해당한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운송주선인이 이러한 업무들을 인수하였을 때, 그에 따른 책임과 권리의무의 범위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관하여, 대상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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