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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클레임 예방가이드(65)
2020년 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의 시행(2) 
[547호] 2019년 04월 03일 (수) 11:17:16 한국선주상호보험 komares@chol.com

- 개방형 스크러버를 둘러싼 논란 -
 

서론
2020년 1월 1일부터 IMO 황산화물 배출가스 규제(이하 “IMO 2020”)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국내외의 대형선사들이 배출가스 저감장치(이하 “스크러버”) 설치를 결정하였다는 소식들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기존 선박이 IMO 2020 규정을 준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연료를 사용하되 스크러버를 설치하여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황함유량을 0.5%m/m으로 낮추거나, 처음부터 황함유량이 낮은 새로운 연료유를 사용하여 배기가스 배출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다.


현재 선박에 설치되는 스크러버들은 주로 개방형 스크러버(open-loop Scrubber)로서, 개방형은 폐쇄형(closed-loop) 및 하이브리드형에 비하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공간은 적게 차지하여 많은 선주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한국선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조선의 경우 2018년 3분기 스크러버 설치 비율은 86%에 달했고 이들 대부분은 개방형 스크러버였다고 한다. 또한 노르웨이-독일 선급(DNV GL)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 말까지 2,693척의 선박에 스크러버가 장착될 예정이고 이중 80% 이상에 개방형 스크러버가 탑재되고, 15%에 하이브리드형이, 2%에 폐쇄형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관련 규정 준수를 위한 방안이 개방형 스크버러를 설치하는 것과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것 두 가지 방식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관련 규제 시행이 불과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방형 스크러버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논란이 제도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어 선주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차단하고 선주들의 협약 이행을 촉진하고자, 2019년 2월에 열린 제 6차 IMO 해양방지대응전문위원회(Pollution Prevention and Response, 이하 PPR)에서 IMO는 기존 요건을 충족하는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들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예외를 인정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개방형 스크러버의 안정성에 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방형 스크러버를 둘러싼 이슈
개방형 스크러버는 배출가스에 해수를 분사시켜 황산화물(SOx)과 반응하여 황산(sulphuric acid)을 만들고, 이 황산이 높은 알카리성의 해수에 의해 중화되어 해양으로 배출된다. 이 때 배출되는 세정수가 개방형 스크러버 논란의 핵심에 있다. 스크러버 사용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스크러버 반대론자들이 이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다고 비판한다. 즉 반대론자들은 스크러버가 대기오염을 해양오염으로 전환시킬뿐이고, 배출된 세정수가 해양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음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스크러버 옹호론자들은 해수로 배출된 세정수는 IMO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하게 규율되고 있음으로 안전하다고 반박한다. 마치 유전자 변형식품(GMO)의 안전성 논란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1) 환경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
작년 말 독일의 연방 환경청(German Federal Environment Agency)은 스크러버 배출 세정수에서 중금속의 농도가 증가한 징후가 포착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매우 중대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피해의 위협이 있을 경우 위협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사전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소위 ‘사전예방 원칙(precaution
ary principle)’에 따라 추가 연구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파마나가 2019년 2월 19일 영국 IMO본부에서 진행된 제6차 PPR에 제출한 미국 매사츄세츠 공과대학의 보고서에서도 개방형 스크러버에서 배출되는 세정수에는 독성이 있어 해양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미국 등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스크러버가 황산화물 처리에는 효과적이지만, 신체 건강에 유해한 미립자(small particle)를 제거하는 대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며 추가적인 연구를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 국토교통성은 자국의 연구 자료를 토대로 개방형 스크러버가 해양 환경에 받아들일 수 없는(unacceptable) 영향을 끼지지 않기 때문에 개방형 스크러버의 사용을 금지하여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였다. 제6차 PPR에서 일본은 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computational fluid dynamics) 모델을 활용하여 도쿄만, 세토해(Seto Sea), 이세해(ISE Sea)에서 해양 생물에 대한 독성 테스트를 실시하여, 개방형 스크러버가 해양생물에 장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cannot)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하였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모든 선박이 10년간 스크러버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산도(PH), 질산염(nitrate), 화학적 산소요구량과 같은 지표들의 변화는 크기 않았고, 개방형 스크러버를 사용하여 발생한 세정수의 중금속 양도 일본 육상 허용치의 1/100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독일과 파나마의 주장과는 달리 일본은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기존의 연료를 스크러버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과감한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대형 크루즈선사인 카니발(Carnival)사가 DNV-GL과 3년간의 데이터를 통하여 실시한 연구도 일본과 유사한 결론을 시사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53척의 선박에서 281개의 샘플을 독일, EU, 세계보건기구의 54개 여러 기준치와 비교한 결과, 스크러버 세정수의 수치가 이들 비교군의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유해한 화학 성분인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이하 PAH)와 질산염(nitrate)의 평균 수치도 IMO 요건보다 훨씬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AH와 금속 수치가 EU 및 세계보건기구 기준 대비 최소 13% 낮게 나왔으며, 대다수의 수치들이 EU 및 세계보건기구 최대 기준치의 50% 이하로 나타났다고 한다.
IMO는 결국 현재의 연구가 불충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국 및 관련 기관들에게 연구 결과를 제출하도록 독려하면서, 스크러버와 관련된 논의를 2020년에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 각국의 대응
IMO가 각 회원국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규칙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협약의 이행은 각 회원국의 주권사항으로 개별 국가가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개방형 스크러버를 둘러싼 논란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개별 국가들은 자국 사정에 맞게 스크러버 세정수의 영내 및 항내 배출 허용 여부를 현재 아래와 같이 결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영해 및 항내에서 세정수의 배출이 허용된 국가라 하더라도, 이러한 정책은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음으로 관련 국가를 기항하는 선박들이나 선주들은 사전에 관련 정보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호주, 인도, 파나마와 같은 국가들은 현재 세정수 배출 규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용선계약과 스크러버
선주는 선박의 감항성 및 유지보수에 관하여 책임을 진다. 따라서 스크러버를 본선에 설치하고자 한다면, 관련 부담은 선주가 지는 것이 통상적일 것이다. 개별 용선계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및 시간 손실 또한 선주가 책임지게 된다. 
그렇다면, 정기용선자는 선주에게 스크러버 설치를 강요할 수 있는가? 선주가 본선을 물리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운항하는 데 문제없이 유지하여야 하지만, 이러한 의무는 스크러버를 설치하여야할 의무로까지 확대되지는 않는다. 스크러버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저유황유를 사용하여 IMO 2020을 준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선이 어떠한 사정에 의하여 저유황유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본선은 법적 측면에서 운항할 준비를 갖추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선주는 스크러버 장착을 포함하여 본선이 IMO 2020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선주 책임으로 강구하여야 한다. 


스크러버를 설치하기 위하여 선박은 불가피하게 드라이독(dry-dock)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만약 선주와 정기용선자가 스크러버 설치에 관하여 사전에 합의하였다면, 관련 규정이 적용되어 본선에 스크러버가 장착될 수 있다. 만약 그러한 합의가 없다면, 체결된 정기용선계약의 관련 규정이 적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NYPE 1993 19조에 따르면 선박은 용선기간 동안 “선저 청소와 페인팅 혹은 선급의 요구나 상황에 따른 수리를 위하여(for bottom cleaning and painting and/or repair as required by class or dictated by circumstances)” 혹은 “긴급한 상황(in case of emergency)”에 한하여 드라이 독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선주는 용선기간 동안 관련 조항을 원용하여 스크러버를 설치할 수 없다. 그러나 Shelltime 4 22조(a)는 선주에게 일정 기간을 두고 드라이독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owners have the right and obligation to drydock the vessel at regular intervals of..)하고 있을 뿐 그 목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아, 선주는 해당 조항을 원용하여 스크러버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IMO 2020의 시행을 불과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개방형 스크러버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수록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아져 선주들도 어떠한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관련 협약을 실제 현장에서 집행하게 될 연안국들이 협약의 범위를 벗어나는(강화하는) 제도 혹은 규정을 도입할수록 선주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개방형 스크러버가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면 이는 분명 개선되고 관련 내용이 협약에 반영되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주들이 관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하루 빨리 그리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결과들이 지역의 차이 혹은 스크러버 장비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인지, 혹은 실험 방법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점은 그 때까지는 선주들이 선박의 운항구간과 관련 연안국의 정책도 고려하여, 스크러버를 탑재할지 혹은 저유황유를 사용할지 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불확실성에서 오는 선주들의 비용 또한 높아짐으로, 하루 빨리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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