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LNG추진선…벙커링 투자·지원 정책 시급

 
 

18년 LNG추진선 223척→‘26년 427척, 2030년 국내 벙커링 수요 136만톤
최인호 의원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발의… LNG벙커링 가격경쟁력 확보해야

 

2020년 IMO 황산화물 배출규제의 대응방안 중 하나로 주목받는 LNG추진선박이 꾸준히 늘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관련 인프라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황함유량 규제와 더불어 IMO의 CO2 감축계획이 강력하게 추진될 경우 기존 연료유 대비 친환경 연료인 LNG의 사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한국 LNG벙커링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최인호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가스공사, LNG벙커링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정부, 학계, 선사, 조선소, 공기업 등 각계 LNG벙커링 전문가들이 참석해 우리나라의 LNG벙커링 경쟁력 확보 및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최 의원은 “IMO는 2020년부터 모든 선박연료유의 황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LNG선박 해외수주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 때문일 것이다. 국제적으로 LNG선박이 늘어나게 되면 LNG연료를 공급하는 LNG벙커링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LNG연료를 싸게 공급하는 등 벙커링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국제 LNG선박을 국내항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현행법상 LNG벙커링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도적 불확실성이 높고, LNG 도매시장을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여 평균가격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경쟁국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한 후 “한국 LNG벙커링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박용 천연가스 사업을 기존의 도시가스 사업과 구분하고 민간 사업자를 시장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를 위해 작년 말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 김영두 사장 직무대리는 “해양환경규제 대응방안의 하나로 LNG추진선박의 선택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싱가포르, 일본 등 세계 각국은 LNG벙커링산업 육성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 조선업 강국, 세계 2위 LNG 도입국가, 물동량 기준 세계 6위 항만을 가지고 있어 세계 LNG벙커링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LNG벙커링 업계의 차질 없는 사업 준비 뿐만 아니라 국회, 정부 등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타국 대비 한국의 LNG벙커링 산업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NG벙커링 산업이 활성화되면 조선, 해운, 기자재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폭 넓게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해양대학교 정영준 기계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 서정규 박사가 ‘한국 LNG벙커링 경쟁력 확보방안’을, 한국법제연구원 이준서 박사가 ‘LNG벙커링 활성화를 위한 법령 개정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황병소 가스산업과장, 해양수산부 김광용 해양정책과장, 한국가스공사 김병식 영업처장, 부산항만공사 민병근 건설계획실장, H-LINE 해운 선영훈 상무, 포스코대우 이상민 이사가 종합토론을 벌였다.

전세계 운항 LNG 추진선 150척, 신조발주 138척

첫 번째 주제발표자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서정규 박사가 발표한 ‘LNG벙커링 경제성 확보 방향’에 따르면, 해외 LNG 추진선박은 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DNV GL의 3월 통계에 따르면 운항 중인 LNG 추진선박은 150척, 신조발주가 확정된 선박은 138척이다. 총 288척의 LNG추진선은 유럽 85척, 노르웨이 81척, 글로벌 74척, 미주 28척, 아시아 15척, 기타 5척으로 구성돼 있다. LNG 연료 전환선박 139척을 포함하면, 2026년까지 최대 427척(운항 150, 발주 138, 전환 139)의 LNG 추진선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선박연료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의 대응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IMO가 지난해 4월 선박에서 배출되는 연간 총 온실가스(GHG) 수준을 2008년 대비 최소 50% 감축하는 계획을 제시함에 따라 기존 연료유 대비 친환경 연료인 LNG의 선택 가능성이 높아졌다. LNG는 황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고, 질소산화물은 유류대비 40-70%, CO2는 유류대비 25% 적게 배출한다.

해외 LNG벙커링 인프라 항만 67곳→131곳

해외에 LNG벙커링 인프라를 운영 중인 항만은 67곳이며 향후 구축 계획이 확정된 항만은 26곳이다. 운영 중인 67개 항만은 유럽 26개소, 노르웨이 15개소, 아시아 13개소, 미주 5개소, 오세아니아 4개소, 중동 4개소로 구성됐다. 구축계획이 확정된 26개 항만은 유럽 12개, 노르웨이 2개, 아시아 6개, 미주 6개, 중동 2개로 구성됐다. 대형 터미널의 벙커선박 접안시설 외 다수의 중소 터미널 구축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여기에 논의 중인 38개소까지 더할 경우 LNG벙커링 인프라는 2018년 67개소에서 최대 131개소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LNG벙커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유럽은 친 LNG벙커링 규제·지원정책으로 LNG벙커링 추진선박 및 인프라 투자를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각 EU 회원국들은 최소 1개 이상의 LNG벙커링 항구를 보유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LNG 벙커링 인프라를 갖춘 항구 건설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항구도시는 2025년까지, 내륙항은 2030년까지 최소한의 LNG 선박 충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유럽 해안 및 내륙항의 10% 또는 유럽 전반에 걸쳐 약 139개의 LNG벙커링 항구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 항만청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LNG 벙커링 산업 활성화 계획(2017-2020)을 추진 중이다. 2016년 1월 Pavilion Gas, FueLNG 등에게 LNG 벙커링 사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발급했으며, 세금공제, 항만이용료 할인, 등 LNG벙커링 산업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경우 2016년말 요코하마항을 LNG 벙커링 거점으로 육성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재 수행중인 트럭투십(Truck-to-Ship) 벙커링 운영 최적화를 실현하고 있으며, 2020년 2단계부터는 60억엔을 투입해 Ship-to-Ship 벙커링을 시행할 계획이다. 3단계로 수요가 30만-40만톤 도달한 이후에는 100억엔을 투입해 Ship-to-Ship 벙커링 운영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2030년 세계 LNG벙커링 수요 2,100만-2,760만톤

IHS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세계 LNG벙커링 수요는 2,100만-2,760만톤으로 전망된다. 가장 강력한 수준의 선박 환경규제 시나리오인 IMO의 강력한 황 함유량 규제 및 CO2 감축 계획(2020년 20%, 2030년 40%)이 시행될 경우 LNG벙커링 수요는 가장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망치에 따르면, 국내 LNG 벙커링 수요는 Top-Down방식으로 2030년 136만톤(2,760만톤의 약 5%), 2040년 343만톤이 예상된다. Bottom-Up 방식으로 국내 수요를 전망하면 2030년 184만톤, 2040년 505만톤이 예상된다.

이 같은 LNG벙커링 수요의 실현 가능성은 수요자인 선사관점의 경제성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선사들은 저유황유, 스크러버, LNG 3개 방안에서 각각의 총 연간 비용을 추정 ·비교하여 가장 비용이 낮은 방안을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선사 입장에서 벙커링 비용은 연료 조달비 이외에 선박 건조 및 운영비도 포함된다.

LNG 대안은 오는 2025년 이후 점차 HFO나 MGO 대비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황함유량 규제와 더불어 CO2 감축 계획이 강력하게 추진 시 기존 연료유 대비 친환경 연료인 LNG 선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숙단계의 석유시장에 비해, 초기 형성단계의 LNG벙커링 공급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으며, 수요 증가에 따라 우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초기 시장 형성기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규모의 LNG 터미널을 갖추고 세계 6위의 부산항, 세계 1위 조선산업을 보유하는 등 LNG 벙커링 산업을 발전시키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상황이나, LNG 벙커링 사업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초기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친환경 차량 지원 사례) △ 적정 설비 구축과 효율적 이용(벙커선 포함) △안정적이고 저렴한 연료 조달 환경 조성 △장기발전을 위한 연간 산업 R&D 지원 및 인력 양성 △국내외 주요 항만간 연계 사업 추진 등이 요구된다.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LNG벙커링 별도 구분

한국법제연구원 이준서 박사는 ‘LNG벙커링 활성화를 위한 법령 개정 방향’의 주제발표에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동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LNG 벙커링 사업 영역을 기존 도시가스사업과는 별도의 사업 영역을 구분했다. 현행 도시가스사업 체계는 유지한 채 LNG 벙커링 영역을 설정했다. 도시가스사업법 하위법령에서 천연가스를 선박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예외적, 보충적 조문의 LNG 벙커링 영역으로 통합이 필요하다.

선박용천연가스사업을 신설했다. ‘선박용천연가스사업’이란 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거나 가스도매사업자 및 제9호의5에 따른 선박용천연가스사업자로부터 공급방나 ‘선박안전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선박(건조 또는 수리중인 선박 포함)에 선박연료 등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선박용천연가스사업을 하려는 자는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LNG벙커링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법제 개편 고려사항으로는, 우선 선박연료 공급 관련 법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LNG 벙커링은 공급의 유형, 연료 충전장소 등에 따라 △Truck-to-Ship △Terminal/Pipeline to Ship △Ship to Ship 방식으로 구분된다. Terminal to Ship의 경우 항만에서의 선박연료 공급에 관한 법제를 보완해야 한다. 대량충전이 가능한 Ship-to-Ship 벙커링 활성화 정책도 수립해야 하고, 도시가스사업법의 선박용천연가스사업을 다른 유형의 벙커링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LNG 벙커링 인프라구축과 함께 LNG 벙커링 운용 사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 선박급유업과 내항화물운송사업의 구분이 필요하며, 현행 항만관련 사업분야 중에서 LNG 벙커링을 적용할 수 있는 유형 분석이 요구된다.

도시가스사업 개정안은 국내 LNG 벙커링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천연가스 공급체계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LNG 벙커링을 위한 별도의 수입, 공급체계를 설정하는 것이며, 또한 처분제한의 예외를 통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LNG벙커링 산업 관련사간 협력도 중요”

종합토론에서 한국가스공사 김병식 영업처장은 “경쟁력 있는 LNG 벙커링 시장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유럽, 일본, 싱가포르의 사례와 같이 기존 LNG 터미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LNG 벙커링 주요 방법이 될 Ship-to-Ship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배출규제지역(ECA), 친환경 연료선박 발주 의무화, LNG추진선박 보조금 지원제도가 조기에 정착돼 확대되어야 하며,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보조금 지급, LNG 제세공과금 면제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LNG벙커링산업 관련사간의 협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처장은 “사업초기 LNG벙커링 관련사간 역할 분담과 협력이 중요하다. 공기업은 LNG선적설비, LNG벙커링선 발주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선도적 투자를 하고, 대형화주와 해운사 등은 LNG 전용 벌크선 등 LNG추진선박을 발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민병근 건설계획실장은 부산항의 LNG벙커링 진행사항 및 추진계획을 밝혔다. 민 실장에 따르면, LNG벙커링 기지 구축사업은 약 1조원의 대규모 사업비와 5-7년의 건설기간이 소요되므로 목표연도인 2020년을 기준으로 한 장단기 대응이 요구된다.

부산항은 기존 LNG 공급체계(통영기지)를 활용한 LNG벙커링 네트워크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벙커링 셔틀 또는 해상기지 시스템을 검토 중이며, 육상구역 내 LNG 벙커링 터미널 구축을 통한 서비스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 및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BPA, 한국가스공사 협력을 추진 중이다.

적극적 제도개편과 투자로 플랫폼 구축 필수

H-LINE해운 선영훈 상무는 “LNG벙커링 및 추진선 사업은 적극적인 제도적인 개편과 투자를 통해 친환경 해운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선 상무에 따르면, H-LINE해운은 세계 최초 외항벌크선 18만톤급 LNG추진선(광탄선) 2척을 발주했으며, 국내외 LNG추진선박 사업 개발 진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선 상무는 LNG벙커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에너지기업(Shell, Total)사와 같이 항만 인근에 기존 LNG인프라를 이용한 LNG벙커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등 해외 경쟁항만은 공격적인 면세제도를 수립하고 가격인하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내 LNG벙커링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세제개편과 사업초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보조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항만 내, 선박대선박(Ship-to-Ship) 벙커링을 위한 규제 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 상무는 “실질적 수요자 입장에서 운용 필요성이 가장 높은 항만에서 LNG추진선박 대 벙커링 선박의 LNG연료 공급 진행이 필수적”이라며 “LNG벙커링 전용선박 조기 발주와 서해권 LNG벙커링 인프라 확충 등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포스코대우 이상민 이사는 “LNG벙커링 사업은 대규모 투자로 사업 초기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경쟁력 확보는 손쉬운 LNG 조달과 일정 수요 확보가 관건”이라면서 “LNG 구매시 경쟁력 있게 조달하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스코대우는 광양LNG터미널을 통해 사업 초기 진입이 용이한 편이다. 약 40척의 전용 광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LNG추진 광탄선도 발주했다. 또한 국내 최대 종합상사를 보유하여 해운사 접근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에 따르면, 시장 초기에 소량의 LNG 고가 구매 및 저장시설 고가임대 등으로 LNG벙커링의 가격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 이에 LNG공급 유연성을 확보하고 경제성 제고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해5도와 강원산간지역에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LNG용 ISO 탱크 컨테이너 사용을 허가해야 Truck-to-Ship 벙커링, 해외 수출 등 사업 다각화로 초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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