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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군산 중고차 전쟁(2) - 상생 해법 찾아라
단순유통·매매 모델은 인천, 군산 모두 경쟁력 없어
[546호] 2019년 03월 04일 (월) 10:57:01 이정희 zip0080@gmail.com
   
 

군산은 지금의 중고차 수출 시스템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선진화된 새로운 수출 모델을 구축해야 하고, 자동차 관련 산업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군산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인천 또한 지금 시장 구조로는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꼭 새로운 장소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해 인천 중심의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양쪽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할 방안이 있을까? 양쪽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은 무엇일까?

“중고 건설기계·농기계 포함된종합 수출복합단지가 적합”

한편 군산대학교는 군산지역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의 새로운 조성 모델을 제시한다. 인천항과의 경쟁을 최소화하면서, 군산과 전북 지역이 가진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

군산대학교 LINC+ 사업단은 2월 12일 '군산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계획안 보고,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사업 관련 토론회 등을 진행했다.

군산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과 더불어 산학연관 실무자 협의체에서 도출된 중장기 신산업 발굴 결과를 공유하고, 외부기관에서의 객관적인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군산대학교 LINC+ 사업단 김동익 단장은 중고차 수출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승용차뿐만 아니라 중고건설기계와 농기계 판매를 병행 추진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승용차 중심의 수출단지를 조성해 이미 인프라를 갖추고 수도권과 경쟁하는 대신 군산과 전북이 가진 경쟁력인 중고건설기계나 농기계를 포함한 종합수출복합단지를 제안한 것.

김동익 단장은 “군산지역의 특성을 보면 우수한 항만이 있고, 건설기계와 농기계에 대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며 “승용차 중심의 수출단지 조성을 통한 수도권과의 경쟁보다는 군산과 전북이 가지고 있는 건설기계나 농기계 중심의 종합 수출단지가 적합하다”라고 분석했다.

김 단장은 “정부에서 이미 예산을 확정해 군산에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를 구성하는 것은 이미 결정이 된 상황이고,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라며, “연구를 계속하면서 승용차 중심의 단순 수출복합단지 대신 중고건설기계, 농기계를 중심으로 군산지역에 집적화하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고 정리가 되었다”고 밝혔다.

군산항 국가 산업단지에는 대우타타상용차와 두산인프라코어가 입주해 있고, 현대상용차도 인접한 전주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국책연구기관인 건설기계부품연구원 등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농기계 제조 대형 업체들도 전북에 위치해있는 만큼 중고건설기계나 농기계 관련해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것.

“단순 매매 및 유통 경쟁력 없어, 품 대체품 산업 연계되어야”

김 단장은 중고승용차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히 중고승용차를 매매하고 유통하는 기능이라면 사업성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련 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며, 그 대안이 바로 자동차부품 생산을 연계하는 방안이다.

무엇보다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군산지역 퇴직자를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고, 군산지역에 중고차 수출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승용차를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면 대체품 제조와 연계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것.

“외국 바이어들의 경우 한국 중고차 품질에 대한 신뢰가 없고, 그래서 실제보다 저평가된 가격으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것이 중고차 인증시스템이고, 인증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정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자동차 OEM 부품의 경우 중고차 수리에 사용하기에 단가가 맞지 않고, 결국 수익을 내기 어렵다.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OEM뿐만 아니라 대채품도 인정을 해주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대체품 인정을 시작했다. 즉 대체품 제조 인프라를 구축할 때, GM 사태로 타격을 입은 군산 1차 벤더들이 대체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고, 퇴직자 고용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김 단장은 밝혔다.

김 단장은 “중고차 수출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유통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오히려 부품제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추진한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둘 수 있고, 상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인천과 군산이 서로 소통이 없이 본인들만의 주장을 하고있는 상황이다. 서로 대화를 통해 협의해 가면서 차별화된 방향으로 나간다면 양쪽이 다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얼마든지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밝혔다.

“40만대 수출하던 군산항, 중고차 들어오면 7만대?”

항만물류업계 입장에서도 단순 매매 유통은 메리트 없다

군산항만에서는 어떠한 입장일까? 군산항만 업계에서는 최근 침체상태에 빠진 군산항이 수출 중고차복합단지 조성을 통해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단순히 중고차 유통의 기능만을 위한 단지 조성은 물동량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전북서부항운노동조합 고봉기 위원장은 최근 군산항의 자동차 수출물동량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고 위원장은 “한때 연간 최대 40만대까지 자동차 수출물동량을 처리했다. 그러나 지금 자동차 물동량은 거의 없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타타대우와 전주 현대상용차에 수출물량이 없다”고 전했다.

고 위원장은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가 조성된다면 항만에 물동량에 기여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조금 회의적으로 본다.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복합단지가 조성되었다고 해서 군산으로 내려올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군산시에서 연간 7만대를 잡은 것으로 아는데, 7만대라고 해봤자 한두 달 물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스템 선진화 필요

“단순 중고차 유통·수출은 의미가 없다”

고 위원장은 중고차 수출복합단지가 항만물동량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중고차뿐만 아니라 건설장비, 농기계를 아우르는 복합단지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군산에서 수출되는 중고차를 보고 있으면 품질이 아주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중고차를 모아 수출한다고 해도 물동량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인증시스템, 수리와 튜닝을 포함한 부가 인프라 산업, 그리고 군산지역에 경쟁력이 모두 결합했을 때, 군산항의 물동량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고 위원장은 말했다.

한편 인천도 지금과 같은 중고차 수출 시스템으로는 더이상 파이를 키울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한국보다 4.5배 더 큰 중고차 수출시장 규모를 보이는 일본의 경우 매집 시스템을 이용한 대량 매집, 현지 매장 및 중고차 전자상거래를 통한 대량 판매, 객관적인 차량품질 제도 인증 등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인천연구원의 김운수 연구원은 중고차 산업 선진화를 위해 협동조합 모델을 제시했다. 개별 및 중소기업체 간 협동조합화를 통해 업체 간 과당경쟁을 줄이고, 정보공유 모델을 활용해 규모와 수익성 확대를 이룩해야 한다는 것, 특히 수출단지의 경우 가격 및 품질과 관련, 신뢰성 확인이 가장 중요한 만큼 산자부와 공단에서 중고차 수출 안전 검사 인증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인천시와 인천항만청, 인천항만공사, 업계, 시민단체 및 전문가로 구성된 ‘인천중고차수출단지 조성 협의체’ 구성을 통해 서로 합의된 장기적 발전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고차가 지역경제와 항만물동량 창출에 이바지하는지 깊이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항이 위치한 중구 주민들의 경우 내항 4부두를 활용한 중고차 수출을 필사적으로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인천 내항 재개발을 두고 의견을 달리한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인천 중구 주민이라고 밝힌 시민들은 이날 토론회 말미에 방청객 토론에서 인천 내항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던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인천항만업계와 인천항운노조가 계속 인천 내항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중고차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간 이 날 토론회에서 일부 시민들은 인천항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고 내항에서 처리하는 것이 인천 시민 전체의 합의된 의견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고차 수출 관련 산업이 단순한 유통과 매매에 그친다면 지역사회나 항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인천과 더불어 수도권 항만 역할을 하는 평택에 몇몇 중고차 수출업체가 평택시와 평택항을 이용한 수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제안을 했지만, 검토 단계에서 제안이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평택항 관계자는 평택시에서 중고차 수출단지 관련 제안을 받고 실사를 진행했고, 지역사회나 항만물동량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 되어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안을 받고 시청 관계자들이 인천에 중고차수출업체를 방문하면서 현황파악에 나섰는데, 산업 자체가 열악했고, 무엇보다 환경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됐다”며 “평택항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기간 항로를 가지고 있고, 평택항이 자동차 수출 특화항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리비아 등 중동을 주요 수출 지역으로 한정하는 국내 중고차 수출이 항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중고차 수출 시스템으로는 단순 물동량에 그칠 뿐, 지역사회와 항만물동량 창출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의견에는 인천과 군산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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