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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해운산업재건을 위해서 조선업은 무엇을 할 것인가?
-조선소의 선박소유전문 자회사 설립을 촉구한다-
[545호] 2019년 01월 30일 (수) 14:20:35 해양한국 komares@chol.com
   
한종길
성결대학교 교수

지금까지 우리 선사들은 필요한 선박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는 우리 조선소들을 젖혀두고 외국조선소에서 건조하였고 우리 조선소에서 차지하는 국내선사의 비율은 약 10%에 지나지 않았다. 경쟁국인 일본 조선소의 자국선주 의존비율이 70%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해운과 조선은 근본적으로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산업연관성이 매우 큰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발전해 온 산업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해운조선 상생발전이 해운산업재건의 기본 방안으로 주장 된지는 오래되었다.

해운산업 5개년 계획에서는 향후 3년간 중소선사의 벌크선을 포함한 200여 척의 신조를 지원하여 저비용 고효율 선박을 확충하겠다고 하였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우리 해운이 잃어버린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무역운송을 지탱하고 해운조선 상생발전을 꾀하려는 정부의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선박을 정부가 정책금융으로 지원하고 우리 조선소에서 건조하여 우리 선사가 소유, 운항하게 함으로써 해운조선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은 해운업의 희생에 기반하여 조선업을 살리자는 구상으로 조선업은 어떠한 희생이나 노력도 없이 해운산업 재건정책의 과실을 향유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정부의 재건방안은 재정상황이 어려운 현대상선이나 중소해운사를 대신하여 해양진흥공사가 발주하고 이를 국내선사에 대선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중대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어려운 조선업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통로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정부가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하여 결과적으로는 한국조선소를 돕고 있다는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주장에 대하여 중국이나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궁벽한 논리로 대응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는 말이다. 또 선사의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해운경기의 장기불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해양진흥공사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위험분산방안이 강구되어 있지 않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산업을 위해 아끼고 키워나가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해운과 조선이 상생하며 같이 위기를 극복할 뿐 만 아니라 외국의 주장에 대응논리를 만들어 내고 향후 해운시장의 프라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조선소가 토니지프로바이더 역할을 수행하는 선박소유전문자회사 설립을 제안한다. 조선소는 자기책임하에 생산한 선박을 소유하고 이를 국내외선사에 일정기간 대선 후 매도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미 일본의 이마바리조선今治造船이 선박소유전문자회사를 통하여 불황기에도 계획 생산한 선박을 자기 책임하에 소유하고 국내외 선사에 대선 후 매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이마바리조선의 100퍼센트 자회사인 쇼에이기선正榮汽船은 1962년 설립된 이래, 선박소유전문회사로 다양한 선종의 155척, 990만 총 톤에 달하는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선종도 매우 다양하여 벌크선이 155척(케이프사이즈 23척, 핸디사이즈 20척, 수프라막스 20척, 포스트파나막스 13척, 파나막스 4척), 컨테이너 33척(1577~20,000teu), 자동차전용선 18척, 원유탱커 및 프로덕트 탱커가 4척, 칩 전용선 1척, LNG전용선 3척에 달한다. 동사가 대선하는 선사는 주로 일본의 대형3사이었지만 점차 1990년대 이후 외국선사에게도 영역을 확대하여 BOCIMAR, EVERGREEN, YANG MING, OOCL 등도 주요 고객으로 획득하였다.

이마바리조선 보다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대형조선소들도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만을 일방적으로 탐하기 보다는 이마바리조선의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로 하여 자사의 자회사로 선박소유전문회사의 설립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중소조선소의 경우, 중소조선업협동조합이 주체가 되어 벌크선을 비롯한 다양한 선종의 선박을 보유하는 자회사설립을 정책적으로 검토해야만 한다.
선박소유전문회사는 경기변동을 고려하면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노사문제로 인한 갈등도 일정부분 완화시켜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선사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가로 선박 확보가 가능하게 해주고 경기역행적인 선박투자가 가능해져 추가적인 수익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선박의 소유와 운항이 분리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운항선사 재무제표의 악화를 방지하고 국내의 선주산업을 육성하는데도 기여하여 해운조선 생태계의 다양화에 기여한다.
조선소의 자구노력이 동반된 선박소유전문자회사가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선사에 해양진흥공사나 캠코와 같은 국책기관의 보증하에 선박을 대선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이를 매각하는 형태를 취한다면 해운과 조선이 상생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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