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환원철을 운송하던 중 발생한 폭발사건

 
 

이 폭발사건은 화물창 내에서 직접환원철이 재산화(Re-oxidizing)하면서 발생한 열과 수소가스가 공기와 접촉하여 발생한 것이며, 화주가 화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것과 선박소유자와 선박이 화물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원인이다.
 

사고내용
○사고일시 :  2012. 10. 26. 13:10경
○사고장소 : 북위 38도 23분 00초·동경 121도 40분 00초
(중국 대련항으로부터 남서방향 약 10마일 거리 해상)
 

○사고개요
K호는 총톤수 11,789.00톤(길이 140.00×너비 22.80×깊이 12.00 m), 출력 4,410㎾ 디젤기관 1대를 주기관으로 설치한 제주시 선적의 강조 일반화물선으로 1980. 11. 18. 일본국 삼중조선(주)에서 건조·진수되었으며, (사)한국선급으로부터 2012. 10. 19. 제1종 중간검사를 받고 2013. 12. 9.까지 유효한 선박검사증서를 가지고 있는 선박이다.
이 선박은 선미선교형으로 상갑판 아래에는 선수로부터 선수창, 제1~4번 화물창, 기관실, 타기실의 순으로 구획되어 있으며, 제1, 2번 화물창은 제1번 화물창덮개(Hatch cover)를, 제3, 4번 화물창은 제2번 화물창덮개를 함께 사용하는 구조이고, 기관실 상부에 선원실과 조타실이 있다.
K호는 2012. 10. 4. 선사로부터 포항신항에 직접환원철(C) 14,500톤(DRIect Reduced Ironⓒ By Product Fines Min 14,500MT)을 싣고 중국 신강(Xingang)으로 항해하라는 항해지침서(Sailing Instruction)를 받았으나 선적예정 화물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전달받지 못하였다.
 

 
 

이 화물을 실어본 경험이 없는 선장은 2012. 10. 15. 새로 승선한 1등항해사와 함께 이 선박의 IMSBC Code 적합증서를 확인하여 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화물인지 확인하지 아니한 채, IMSBC Code 책자에 의하여 이 화물이 위험한 화물이라는 것을 알고 선사에 IMSBC Code 책자의 내용을 송부하고 위험화물인 이 화물을 어떻게 선적할 것인지를 문의하였으나, 선사에서는 구두로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부두에 야적된 쇳가루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싣고 가라고 해서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이때, 선장이 선사로부터 전달받은 주의사항은 ①적재 후 질소를 각 화물창에 70㎏ 주입 예정이고 ②별도의 화물관련 증서는 없으며 ③항해 중 화물창에 통풍을 절대 금하고 ④중국 도착하여 외항에서 화물창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진 후 입항이 가능하며 ⑤입항 및 접안 후 가스검침이 끝나기 전까지는 화물창덮개를 절대로 개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선박은 2012. 10. 19.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포항신항에서 부두에 야적되어 있던 직접환원철 14,630톤을 선박의 선수미 경사를 고려하여 제1번 화물창에 2,500톤, 제2번 화물창에 3,618톤, 제3번 화물창에 4,512톤 그리고  제4번 화물창에 4,000톤씩 적재한 후 각 화물창에 불활성가스인 질소를 70㎏씩 충전하였다.
직접환원철의 선적을 마친 이 선박은 2012. 10. 23. 09:00경 선장을 포함한 선원 19명을 태우고 포항신항에서 중국 신강항을 향하여 출항하였다.
중국 신강항으로 가기 위해 발해만으로 진입하려던 이 선박은 중국 대련해상교통관제센타로부터 군사작전훈련 관계로 발해만에 진입할 수 없으니 현 위치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2012. 10. 26. 06:30경 중국 대련항으로부터 남서방향 약 10마일 거리의 해상에 정박하였다.
1등항해사는 같은 날 오전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갑판부원 2명과 함께 제1번 화물창덮개의 롤러에 윤활유를 주입하였으며, 점심 식사를 한 후 같은 날 13:00경 갑판부원 2명에게 제2번 화물창덮개의 롤러에 구리스를 주입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1등항해사는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같은 날 13:10경 중국 대련항으로부터 남서방향 약 10마일 거리인 북위 38도 23분 00초·동경 121도 40분 00초 해상에서 “펑”하는 폭발소리를 듣고 조타실로 뛰어 올라갔으며, 조타실 전방에 있는 제1번 화물창덮개가 휘어진 것을 보았다.
이 폭발사고로 K호는 제1번 화물창 덮개가 휘어지고 화물창으로부터 빠져나온 열기에 의해 제2번 화물창덮게에 윤활유 주입 작업을 하던 갑판부원 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해상은 맑은 날씨에 남동풍이 초속 1m로 불었고, 시정은 약 4마일, 파도는 거의 없었다.
폭발사고 이후 선장과 1등항해사는 (사)한국선급에서 발행된 K호 IMSBC Code 적합증서에 기재된 선적 가능한 화물목록을 찾아보았으며, 화물목록에 직접환원철(C)[DRIECT REDUCED IRON (C)]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
이 선박은 폭발현장에서 선체의 이상유무를 확인한 후 항해가 가능하다고 판단되자 선사의 지시에 따라 부산항으로 회항하여 손상된 화물창덮개를 수리하고 포항항으로 가서 이 화물을 양하하였다.
 

○ 직접환원철(DRI, DRIect Reduced Iron)
직접환원철이란 용광로를 통한 제련과정을 거치지 않고 철광석(Iron ore)을 금속화된 철로 변환하여 생성된 물질이며 이러한 과정을 철광석의 탈산(De-oxidizing)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용광로를 통한 일반적인 제철방법에 의하면 고로高爐를 통하여 액체상태의 철이 생산되나, 직접환원철 공정을 거치게 될 경우 고체상태의 철이 만들어지게 되며 직접환원법은 천연가스를 태우면 발생하는 90%의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철광석이 들어있는 환원로에 주입하여 산화철(철광석)을 철로 환원시키는 방법이다.
직접환원철은 크기에 따라 큰 덩어리(Briquette, DRI(A)), 작은 덩어리(Lumps, DRI(B))로 생산되며, 큰 덩어리와 작은덩어리의 제조 및 처리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다공성의 흑색 또는 회색의 작은 가루(Fines, DRI(C))가 생산된다.

직접환원철은 그 제조법 자체가 안정된 상태의 철광석으로부터 억지로 산소를 빼앗은 불안정한 상태의 물질이므로 제조 이후 대기에 노출됨에 따라 천천히 산소와 반응하여 재산화(Re-oxidizing)하면서 열(heat)을 발생시키며, 물과 접촉하게 되면 수소가스를 발생시키게 된다.
이러한 반응들은 주로 물질의 표면에서 발생하게 되므로 덩어리(Lumps)의 형태보다 작은 입자로 인해 공기와 접촉할 수 있는 표면적이 크고 크기가 작은 가루(Fines) 형태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현저히 발생하게 된다.

직접환원철이 선박의 화물창과 같이 제한된 구역에 적재된 경우에는 조건에 따라 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화물창 내에서 물이나 습기와 접촉할 경우 수소를 발생시키게 되고, 화물창 내에 발생한 수소의 양이 폭발한계인 약 4.1% 이상이고 화물창 내의 공기와 혼합되면 화물창 내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폭발 뿐만 아니라 직접환원철이 재산화하면서 화물창 내의 산소 농도를 감소시키므로 이러한 화물이 적재되어 있는 화물창 내로 사람이 들어가야 할 경우에는 화물창을 충분히 환기시키고 내부의 산소농도를 확인한 후 화물창 내로 들어가야 한다.

직접환원철 중 기존의 산적고체화물의 안전한 운송을 위한 실무지침(BC Code, Code of Safe Practice for Solid Bulk Cargoes)에 위험화물로 등재되어 있던 큰덩어리[Briquette, DRI(A)], 덩어리[Lumps, DRI(B)]뿐만 아니라 작은 가루[Fines, DRI(C)]도 “BC Code”를 개정하여 2011. 1. 1.부터 강제화된 국제해상고체산적화물 코드(IMSBC Code, International Maritime Solid Bulk Cargoes Code)에 의해 선박에서 위험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는 화학적 위험성을 가진 “B”군(Group-B)에 포함되어 있고, 산적 상태로 운송될 때 화학적 위험성을 가질수 있는 물질(MHB, Materrials Hazardous only in Bulk)로 분류되어 있다.

○사고발생 원인
1) 폭발의 원인

폭발 당시 케이9호가 적재하고 있던 직접환원철(C)(DRIect Reduced Iron C By Product Fines)은 철광석의 탈산(De-oxidizing)과정을 통해 생산되며 그 제조법 자체가 안정된 상태의 철광석으로부터 억지로 산소를 빼앗은 불안정한 상태의 물질이므로 제조 이후 대기에 노출됨에 따라 천천히 산소와 반응하여 재산화(Re-oxidizin
g)하면서 열(heat)을 발생시키며, 물과 접촉하게 되면 수소가스를 발생시키게 되며 이러한 과정은 주로 물질의 표면에서 발생하게 되므로 이 선박이 적재하고 있던 표면적이 크고 크기가 작은 가루(Fines) 형태의 직접환원철(C)[DRIect Reduced Iron (C)]에서 더욱 현저히 발생하게 된다.

직접환원철(C)이 선박의 화물창과 같이 제한된 구역에 적재된 경우에는 조건에 따라 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화물창 내에서 물이나 습기와 접촉할 경우 수소를 발생시키게 되고, 화물창 내에 발생한 수소의 양이 폭발한계인 약 4.1% 이상이고 화물창 내의 공기와 혼합되면 화물창 내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화물로 국제해상고체산적화물 코드(IMSBC Code, International Maritime Solid Bulk Cargoes Code)에 의해 선박에서 위험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는 화학적 위험성을 가진 “B”군(Group-B)에 포함되어 있고, 산적 상태로 운송될 때 화학적 위험성을 가질수 있는 물질(MHB, Materrials Hazardous only in Bulk)로 분류되어 있다.

이 화물의 특성과 해양사고관련자들이 심판정에서 케이9호가 포항신항에서 직접환원철(C)을 적재하기 전, 이 화물이 부두에 야적되어 있었고 수분함유량 등을 검사하지 아니하였으며 출항 전 화물량 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각 화물창에 동일하게 70㎏의 질소를 주입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부두에 야적되어 있던 중 강우 등의 영향으로 수분함유량이 많아진 직접환원철(C)이 화물창 내에서 재산화(Re-oxidizing)하면서 열과 수소가스를 발생시켰으며, 이 수소가 화물량에 비해 질소가 적게 충전된 제1번 및 제2번 화물창 내부의 공기와 접촉하며 폭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2) 화주 및 선박소유자의 부적절한 화물 정보 제공
국제해상고체산적화물 코드(IMSBC Code, International Maritime Solid Bulk Cargoes Code) 제4.2.1항에 의하면, 화주는 화물의 안전한 운송과 적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해당 화물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선장이나 그 대리인에게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이 화물의 화주는 화주의 대리인이 운항선사인 선박소유자 창덕해운(주)과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화물정보를 알리지 아니하였으며, 창덕해운(주)은 이 화물의 위험성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선박에 항해지침서를 전달하였다.
국제해상고체산적화물 코드에 의해 해당 화물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이 화물의 화주는 중국에 소재한 회사로 해양사고관련자로 지정되지 아니하여 조사와 심판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나 이건 폭발사건의 주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매우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케이9호에서 IMSBC Code 책자에 의해 직접환원철(C)이 위험한 화물이라는 것을 알고 IMSBC Code 책자의 내용과 위험화물인 이 화물을 어떻게 선적할 것인지를 문의하였으나,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구두로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부두에 야적된 쇳가루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싣고 가라고 지시한 창덕해운(주)의 행위는 매우 비난받아야 한다.
 

3) 선박의 IMSBC Code 이해 부족
통상 선박은 고체산적화물을 선적하기 전에 본선의 IMSBC Code 적합증서에 기재된 선적 가능한 화물인지를 확인하고, IMSBC Code 책자를 통해 위험화물인지, 위험화물이라면 적재와 운송 중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확인하여 그에 알맞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직접환원철(C)에 대한 IMSBC Code 책자의 내용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폭발의 위험성과 선박은 선장과 선적항의 관할 당국이 인정한 자격을 갖춘 자가 ①선적된 모든 화물구역은 정확하게 봉인되고 불활성 가스가 주입되었는가 ②화물의 온도는 모든 측정지점에서 안정되었으며, 온도가 65?를 초과하지 않는가 ③불활성 가스 주입 후, 화물창의 여유 공간의 수소 농도가 안정되었으며, 체적비 0.2%를 초과하지 않는가를 만족하기 전에는 출항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는 등 선박으로 운송하기 위해 매우 엄격한 조건을 유지하는 위험한 화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케이9호는 항해지침서를 통해 선적될 화물명을 받은 후 본선의 IMSBC Code 적합증서에 기재된 선적 가능한 화물인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IMSBC Code 책자를 통해 위험한 화물이라는 것을 알고 창덕해운(주)에 위험화물인 이 화물을 어떻게 선적할 것인지를 문의하였으나, 창덕해운(주)에서 구두로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부두에 야적된 쇳가루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싣고 가라고 지시하자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화물을 선적하고 항해하다가 폭발에 이르게 한 행위는 비난받아야 한다.
 

○시사점
1) 선박운항자는 화물운송계약시 화주에게 화물의 세부 정보를 요구하여 선박에 전달하여 선박이 화물이 선적되기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전에 필요한 예방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 선박은 화물 정보를 전달받은 후 본선의 IMSBC Code 적합증서에 기재된 선적 가능한 화물인지를 확인하여야 하며, IMSBC Code 적합증서의 화물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화물일 경우 화물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한 후 IMSBC Code 적합증서를 재발급 받지 아니하였으면 이 화물을 선적하여서는 안 된다.
3) 선박의 안전관리업무 담당자는 선박이 화물 선적 전 그 화물의 상태에 관한 세부 정보를 받아 필요한 안전예방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이 절차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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