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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클레임 예방 가이드(62)
선박 방문자의 안전사고에 대한 선주의 책임과 예방
[544호] 2018년 12월 28일 (금) 10:19:36 한국선주상보험 komares@chol.com

1. 서론

선박이 목적항에 도착하여 화물작업 또는 기타 관련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직종의 인원이 선박에 승선하게 된다. 통상 빠듯하게 짜인 정박기간으로 인해서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사고의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선박에 방문한 사람이 선박 내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거나, 심한 경우 갑판에서 선창 안으로 추락하는 등의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와 같이 선박에 방문한 외부인의 선박 내 사고 사례 및 그 책임관계를 알아봄으로 관련자들에게 사고예방의 중요성을 안내하고자 한다.

2. 사고사례

(1) 컨테이너 고박 작업인부 낙상 건

해당 선박은 컨테이너 선박으로 국내 기항 시 하루 사이에 화물작업을 마치고 출항하는 일정을 유지하였다. 해당 항차에서도 선박이 입항하자 하역업체 소속 고박 작업인부가 선박에 승선하여 컨테이너 라싱바(컨테이너 고정장치)해체 작업을 진행하였다. 해당 작업인부는 선창의 라싱브리지 사이를 이동하며 해체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전체적으로 라싱브리지의 발판이 볼트로 고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일정 지점의 발판이 기존 틀에서 이탈되어 있던 상태에서 해당 작업자가 그 지점의 발판을 딛자 발판이 빠지며 그 틈 사이로 작업자도 추락하여 약4.5미터 아래 철판 바닥에 부딪히며 부상을 입게 되었다. 해당 라싱맨은 심한 허리부상으로 약1년 이상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이후에도 완치되지 않고 몸에 장애가 남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해경과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재판을 통해 선박의1항사와 육상에 근무하는 공무감독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6개월의 금고 판결을 받았으나 집행유예 처리되었다. 한편, 해당 작업인부의 보상과 관련하여 작업인부는 우선적으로 소속 하역회사의 산업재해보상보험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보상을 받았으며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선주를 상대로 구상청구소송을 진행하였다. 특히 선박 시설물 하자에 대한1항사와 공무감독의 유죄판결이 존재하는 상황으로 선주의 법적 방어가능성이 낮아 조기에 근로복지공단과 합의 종결하게 되었다.

(2) 지게차 운전사(하역사)의 선창 내 추락 건

해당 선박은 외국에서 비료를 산적화물로 선적 및 운송하여 국내에서 양하를 하게 되었는데 양하 작업이 끝나가는 시점에 지게차가 선창으로 동원되어 바닥에 남은 비료를 모으는 작업을 하였다. 그러던 중 휴일이 되었고 휴일에는 항만에서 작업을 진행하지 않아서 선박에서도 조용한 휴일을 보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창에 놓여진 지게차의 운전사(하역사)는 전날 작업 중 발생한 지게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휴일 아침 홀로 승선하기로 작정하였고 관련 상황을 현문당직자에게 설명하고 출입을 허락 받게 되었다. 선창으로 내려가서 지게차의 수리작업을 시작한 하역사는 추가적인 수리부품을 가져오기 위해 육상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승용차에서 부품을 들고 다시 선박의 갑판으로 올라왔다. 이후 선창으로 내려가는 통로로 수리부품을 든 채로 내려가다가 추락하여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해당 작업자의 출입을 허락한 현문당직자는 현문당직의 위치에 있었으며 선원들 역시 작업이 없어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상황에서 선창 내 추락한 운전사를 바로 발견하지 못하고 약간의 지연 후에119 및 해경에 신고가 되어 구조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해당 사고에서 별도 시설물 하자는 없었으며 특별히 형사처벌이 될만한 선장 및 선원의 과실은 없었던 상황으로 형사 사건으로 진행은 없었으나 선주는 약1년 후 사고를 당한 지게차 운전사의 대리인으로부터 수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선주는 해당 운송계약 상 화주가 하역작업을 책임지는FREE OUT 조건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를 통해 하역작업을 진행하는지 자신은 알지 못하고 하역사의 필요에 의한 요청에 따라 선박 내 출입을 허락했을 뿐인데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면 매우 억울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변호사의 자문을 확인한 결과 전반적으로 선주의 과실비율은 낮을 것이나 그래도 여전히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하역사의 출입을 허락하고 선박 내 추락의 위험이 높은 선창의 사다리를 내려가는 동안 사고방지를 위한 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 선장 및 선원의 과실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조기에 협상을 진행하여 낮은 금액이지만 일정 수준 합의를 진행하였다.

(3) 중국 화물검정인(Pre-Loading Surveyor)의 선창 내 추락 건

해당 선박은 중국에서 철재 선적작업을 위하여 검정인을 선임하여 선적 전 화물상태를 조사하였는데 해당 검정업무의 진행 중 검정인이 갑판에서 선창으로 추락하여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선박의 시설물에 하자가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검정인의 가족은 즉시 선주를 상대로 미화 약15만불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며 선박가압류를 위협하였다. 이에 현지의P&I 코레스를 통해 가족을 설득하여 법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대금지급을 하겠다는 내용의 보증장을 제공하고 선박을 출항시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시간 선박의 출항지연이 발생하였고 이후 현지 소송 대응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관계와 관련하여 선박의 시설물에 특별한 하자가 없었으므로 선주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으나 현지법 상 선박에 승선한 검정인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감독하였어야 했다는 선장 및 선원의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 책임관계

(1) 관련자의 형사처벌의 위험성

상기 사고사례들과 관련하여 선장, 선원 및 선박의 공무감독이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으로 선박 방문자의 부상 및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관련자의 과실 수준에 따라서 형사처벌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형법266조, 267조 및268조에서“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각각 구류 또는2년이하의 금고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중과실5년). 또한, 다른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형법이 존재할 것이므로 선장 및 선원은 방문자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과실의 여부에 따라 외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항시 선박 내 사고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상기 첫 번째 사건에서1항사와 선박의 공무감독이 형사처벌(집행유예)를 받게 되었는데 컨테이너선박 라싱브리지의 철판(망) 바닥이 볼트로 조여져 있지 않고 이탈된 철판을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였다는 사실에 근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일견 라싱브리지의 철판 바닥이 볼트로 조여져 있지 않더라도 통상 기본 틀 안에서 고정되어 있는 상황이고 해당 철판이 이탈되어 있는지 매 순간 점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그럼에도 해당 사건에서는 철판의 이탈상태를 미리 점검했더라면 사고를 방지했을 것이고 그러한 점검 상의 과실이 있었다고 법원은 판단하였다. 따라서, 선장, 선원 및 공무감독은 항시 방문자의 안전과 관련이 있는 선박의 시설물에 하자가 없도록 미리 찾아보고 조치하여야 한다. 특히, 선박에 방문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선내 순찰 시스템을 유지하고 해당 시스템에 따른 순찰을 실시함으로써 선장 및 선원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2) 선주의 민사상 배상책임

선박의 방문자들은 선주와의 직접적 계약에 따라 방문하는 경우도 있으나 용선자나 화주측 대리점과 같이 제3자와의 계약에 따라 방문하는 경우가 보다 빈번하다. 또한, 선주와 직접적인 계약이 있는 경우에도 계약의 내용 상 선박 내 부상 시 어떻게 처리된다고 언급되지 않은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선박 방문자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 불법행위 법리에 따라 청구가 제기된다. 불법행위는 과실 또는 부주의로 인해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그에 상응하게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리이다(민법 제750조). 해당 법리와 관련하여 선박의 시설물에 하자가 있거나 방문자의 접근이 예상되는 지역에 물기가 묻어 미끄러운 상태로 방치가 된다면 그 자체가 과실로 인정될 수 있다. 영미법의 점유자책임 법리에 따르면 점유자의 허락이 없이 입장한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지만 점유자의 허락을 받고 입장한 사람과 관련해서는 점유자가 점유지역 내에 위험요소가 없는지 먼저 살피고 그러한 위험요소가 있다면 제거 조치를 취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한편, 선주의 방어법리와 관련하여 선박에 방문하는 방문자는 선박 내 작업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 선박 내 작업에 대한 전문가로써 해당 작업의 위험성을 수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assumption of risk). 또한, 어느 항만이나 항만 내 안전규칙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안전규칙을 준수 해야 할 의무는 모든 작업자 개인에게 있다는 논리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작업자 부상의 원인이 개별 작업 고유의 위험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러한 방어논리가 유효할 것이나 그 원인이 선박 내 시설물 하자와 같은 선박 측 과실에 기인한 것이면 그러한 방어법리가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관련 사건이 선주를 상대로 한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 법원이 피해를 입은 개인에게 좀더 유리하게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3) 고용주 책임(산업재해보상보험)

하역사, 검정인, 수리업자 등과 같이 선박에 방문하는 개인의 경우 대부분 관련 업체에 소속된 피고용인 신분이다. 그러한 경우 부상을 당하는 개인은 선주를 상대로 한 불법행위 청구도 가능할 수 있지만 자신의 고용주를 상대로 한 청구도 가능하다. 고용주는 피고용인에게 적절한 보호장비를 제공해야 하고 안전한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부상 및 인명사고와 관련하여 안전장비 미제공 등 고용주의 과실도 있는 경우 청구를 받은 선주는 재해자의 고용주를 상대로 과실비율에 따른 구상을 요구할 수 있다. 별도로 재해자는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위해 가입한 재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부상 및 인명사고가 항시 제3자의 과실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고용주의 보험은 업무상 재해를 대비하여 가입한 보험으로 우선적으로 치료비 및 일실수익에 대해서 보상 받기가 용이하다. 우리나라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설립된 근로복지공단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해당 보험제도에 의해서 재해자를 보상한 근로복지공단은 이후 선주와 같이 제3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 구상청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지게차 운전사와 같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산업재해보험에 의무적 가입대상이 아니므로 해당 보험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선주가 직접적으로 업체와 하역계약 또는 수리계약 등을 체결하는 경우 하도급업자가 재해에 대비한 충분한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도 미리 확인하여 관련한 보험가입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4. 사고예방

상기와 같이 선박 내 방문자의 안전사고의 발생 시 선장, 선원 및 선박의 공무감독은 형사처벌의 위험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방문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선박의 시설물에 위험요소가 없는지 항시 살펴보고 위험요소가 존재하면 즉시 개선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또한, 방문자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 선주의 민사책임 위험성을 고려하여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하역사나 인부의 출입은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 개별 항만의 안전규정에 따라 안전장비를 갖추어야 할 의무가 개개인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방문자의 출입을 허락하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고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선주를 상대로 클레임이 제기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박에 출입하여 전문가로써 자신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진행하는 검정인 또는 수리업자 등과 관련해서는 실제적으로 본선의 감독 및 통제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출입 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이 선박에 없음을 별도 서명 받음으로써 시설물 하자나 선박 내 위험 요소에 근거한 사고가 아닌 경우 선주의 책임이 면제 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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