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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에는 해운산업의 변화를 추구해야
[544호] 2018년 12월 28일 (금) 10:04:17 임종관 komares@chol.com

새 해에는 4차 산업혁명이 각 론에서 뜨겁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 chain)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변수들이 각 산업의 구석구석으로 파고들 것이다. 해운산업도 이 혁명변수들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새로운 변수들은 해운산업도 과감하에 변화시킬 것이다. 해운산업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또 얼마나 변화될 것인가? 이 변화의 과정과 변화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면 그 해운세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가 될 것이다. 산업변화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패러다임은 짧게는 200년 길게는 3-4백년 지속된다. 따라서 패러다임 선도자는 장기간 정착되는 변화의 구조적 수익을 획득하게 된다.

문제는 혁명초기의 현시점에서 해운산업의 변화과정, 그리고 변화의 양과 질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의 변수가 초래할 변화도 파악하기 어려운데 여러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 그것도 변수들의 개별공격이 아닌 융합공격인 경우엔 변화과정도 파악하기 어려울 뿐더러 그 변화의 양과 질은 상상하기도 어려워진다. 

여기서 과거의 패러다임 변화사례를 되돌아보면 변화과정은 전망하기 어려울지라도 변화의 정도를 상상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해운산업의 변화역사에서 가장 혁명적이었던 변수는 증기기관이었다.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증기선 그레이트 웨스턴(Greate Western)호는 1838년 3월 31일 준공되었고, 동년 4월 8일 영국의 브리스톨(Bristol)항을 출발하여 미국의 뉴욕(New York)항에 무사히 입항하였다. 이 증기선이 대서양항로를 개척한 것이다. 그리고 1776년 독립했던 신생국가 미국과 유럽간의 인적 물적 교류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미국과 유럽간에 증기선 운항체제가 열렸고, 이 증기선체제는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항로체제로 확장되었다. 이 글로벌 운항체제는 증기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증기선항로 덕분에 1840년 2,000만 톤 정도의 세계교역이 1950년에는 5억 5,000만 톤으로 27배 이상 확대되었다.  

그레이트 웨스턴호는 당초부터 대서양항로 개척을 목적으로 건조되었다. 그리고 이 패러다임변화는 브레멘 상인들의 과감한 기획과 투자로 시작되었다. 브레멘해운세력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은 자금을 모아 선단을 구성하고 조선소 및 수리조선소를 건설하였으며, 증기선에 적합한 항만을 건설하고 내륙 연계운송망도 구축하였다. 증기선패러다임의 구조적수익을 거두면서 거대한 해운세력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혁명적 변화사례는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컨테이너박스의 이용이다. 미국의 트럭운송업자 말콤 맥린(Malcom Mclean)은 극심한 트럭운송업의 불황을 극복하고자 1955년 유조선을 컨테이너선으로 개조하여 1956년 4월 뉴웍(Newark)항에서 휴스턴(Houston)항까지 컨테이너운송에 성공한다. 이후 컨테이너선항로는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연결하는 글로벌물류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세계 무역증대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1950년 5억 5000만 톤 수준이던 세계 교역량이 2017년 107억 200만 톤으로 19배 이상 증대되는데 컨테이너항로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순차적으로 나타난 두 개의 혁명적 변수가 해운산업을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면서 형성된 발틱해 주변 해운세력은 아직도 시들지 않고 건재하며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변화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과거사례는 적어도 두 가지 점을 명확하게 시사한다. 우선 패러다임 변수는 그 파급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이다. 선박의 안전성, 크기, 속력도 상상 이상이지만, 그 변화내용을 이용하는 비즈니스활동의 양과 질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패러다임변화를 선도하는 세력의 지속가능성이다. 즉, 패러다임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은 머지않아 소멸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 속에 뛰어들 용기를 어떻게 내느냐이다. 무모하지 않고서야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러 변수들이 결합하여 융합작용을 하는데 무슨 수를 내느냐이다. 어떻게 해운산업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나 너무 세밀하게 파악하려 하면 용기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상황과 미래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굳건하게 인식하고 변화의 의미를 자기만의 것으로 새겨야 용기가 날 수 있다. 이러한 시간과 자본의 투자는 일종의 의미투자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새 해는 우리 해운업계도 우리만의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큰 변화를 설계하든 작은 변화를 설계하든 자기만의 해석과 의미가 깃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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