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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해운과 그리스 신화
[543호] 2018년 11월 30일 (금) 11:19:53 김동현 komares@chol.com
   

김동현

코모스검정손해사정(주)대표이사

그리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해운강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가 최고의 해운국이 된 요인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스는 섬이 6000개가 넘는 전형적인 해양국가로 해양 문화에 익숙한 그리스 선주는 선박을 잘 알며 신기술을 익히며 선장/선원과도 친숙하게 지낸다고 한다. 가족 경영을 하여서 의사 결정이 빠르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으며 또한 해운 사이클을 연구한다. 다른 그리스 선주들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 2차세계대전 후 경제붐을 타면서 그리스 해운은 벌크선 위주로 해운업을 시작하여 1947년에 세계 해운의 1퍼센트를 차지한다 [1, 2]. 선대를 탱커, 컨테이너 그리고 이제는 LNG선에까지 확대하여 2017년 그리스 해운은 세계 선복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1].
수많은 섬 나라와 바다에 접해 있는 해양 국가들이 존재하지만 모두 그리스같은 해운 강국을 이룬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소위 그리스해운인은 타고난 DNA가 있다고들 한다. 필자는 지난 봄에 그리스를 처음으로 방문하면서 그리스 해운에 대하여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해운강국을 이루는 DNA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였고 그리스 신화에서 그 답을 찾아 보고자 하였다.

 
그리스 신화에 대하여
그리스 신화를 해운업에 끼워 맞추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리스 해운인의 DNA를 그리스 신화에서 찾고 싶었다. 신화는 그들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4].
잠깐 문화의 영향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호세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온세계의 기술을 리드하고 창출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이 밤을 새워가며 열심으로 일하는 엔지니어를 연상한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이곳은 기술보다는 문화가 90%를 지배하는 곳이다 [5]. 막연히 열심히 일하고 재물을 추구하는 일벌레가 모여있는 곳이라기보다는 호기심과 창의력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그런 문화의 힘이 지배하는 곳이라는 말이다. 가령, 시스코 시스템즈라는 세계적인 IT회사는 스탠포드대학을 다니던 두 연인이 항상 쉽게 메시지를 주고 받고자 개발한 셋탑박스에서 시작이 되었다. 로맨스가 기술을 낳은 것이다.
 

   

그림 1. 로이드 리스트 표지:

그리스 LNG해운의 큰 걸음[3]

그리스 신화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6].
제우스는 신중의 왕으로 가장 강한 신이다. 제우스는 손에 쥔 번개를 던져서 상대를 제압한다. 그리스에서는 제우스식이라고 이야기하면 힘의 논리를 뜻한다. 대부분의 그리스 선주의 문화가 제우스식이라고 한다 [2].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하늘의 신인 아버지 우라노스를 몰아내고 왕이 되었다. 자신과 같이 아들이 아버지를 배반하는 것이 두려워서 부인 레아가 낳는 자식들을 태어나자마자 바로 잡아 먹었다. 그러나 다섯째 자식인 제우스는 어머니 레아의 보호로 섬으로 숨겨지고, 크로노스는 제우스로 위장된 돌을 대신 삼킨다. 제우스는 성장하여 아버지와 싸워 신들의 왕좌에 오르게 된다. 제우스는 부인 헤라와 결혼하였고 때로는 바람을 피우기도 하였다.

다음은 인류에 불을 전수한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와 호형호제하며 사냥을 즐기던 사이였다. 어느 날 제우스는 세상이 풍성하고 아름답지만 외롭다고 느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에게 흙으로 사람을 만들어 보라고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만들고 숨을 불어 넣어 활동하게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사람을 보면서 기뻐한다. 그는 사람이 번성하도록 여성을 만들어 무리를 형성하게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도우려 한다. 그는 사람에게 공구를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제우스는 사람이 신에게 도전할 것이 두려워서 불의 전수만은 금지한다. 그러나 사람을 사랑한 프로메테우스는 몰래 불을 훔쳐 내어서 사람에게 전수한다. 불의 사용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신을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번성하게 되었다. 이를 안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큰 벌을 내린다. 독수리가 그를 쪼아 먹으며 고통을 주지만 죽지 않고 영원히 고생을 겪도록 한 것이다.

다음은 사랑이야기이다. 에로스는 날개가 달린 사랑의 신이다. 그리스인은 예전부터 사랑을 네 종류로 분류하였는데 에로스는 그중 성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의 신이다. 제물로 바쳐진 프시케는 어느날 바람에 실려 웅장하고 화려한 성으로 들어가게 된다. 프시케는 보석으로 치장되고 화려하게 살아간다. 에로스는 밤마다 프시케의 침실로 찾아와 사랑을 속삭인다. 프시케를 시기한 자매들은 에로스를 괴물이라고 이간질을 한다. 프시케는 결국 에로스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 순간 에로스는 날아가 버리고 프시케는 홀로 남게 되며 화려한 성은 순식간에 삭막한 장소로 변한다. 슬픔에 빠진 프시케는 자매들에게 잔인한 복수를 하고 자살하려 한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와 에로스를 재회하게 한다.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는 이 신화와 매우 흡사하다.

스타벅스의 로고는 그리스 신화의 사이렌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귀향하는 영웅 오디세우스는 항해를 하면서 많은 시련을 겪는다. 고향에 가기 위해서는 사이렌이 지키고 있는 바다를 지나야 한다. 사이렌의 노래를 들으면 선원들이 유혹을 버티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내려 죽는다고 한다.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 싶지만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고 바다를 지났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유혹의 신을 로고로 사용하는 것은 커피애호가에게 도발적이다.
이외에도 많은 신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르시스의 이야기, 자신의 꿀을 지키기 위하여 제우스에게 부탁하여 벌침이 생긴 꿀벌 이야기, 장사 헤라클레스의 이야기 등. 태양의 신 아폴로의 아들 파에톤은 아버지를 졸라 태양을 끌고 달리는 마차를 운전한다. 그러나 운전 미숙으로 지구에 너무 근접하여서 오늘날의 사하라사막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림 1. 괴물에게 번개를 던지는 제우스 (왼쪽)

그리스 고대의 신은 참 인간적이다. 분노하고 사랑도 하며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 일상에서 겪는 갈등과 분노, 사랑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나 인간적인 신들로부터 휴머니즘, 즉 인간다움을 느낀다. 그리스 신화는 풀지 못한 자연현상과 세상만사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의 탐구심과 상상력이느껴진다. 그리스 신화는 로맨틱하고 낭만적이다.
서두에서 그리스 선주의 강점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해양문화에 익숙한 그리스 선주는 선원과 선장과 친숙하고 해양컴뮤니티와 친화력을 갖으며 가업을 대대로 잇는 가족 경영을 하고 신기술과 해운사이클을 연구하며 불경기를 잘 버텨낸다고 말이다. 그리스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으로도 충분히 그리스 해운업의 성공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그리스 해운인에게는 무언가 또다른 성공의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리스 신화속에 뿌리를 둔 그리스인의 문화의 힘이 아닐까? 
그리스인만이 지혜롭고 훌륭한 신화와 문화의 유산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신화는 휴머니즘과 궁금증과 호기심에 찬 고대 그리스인의 탐구정신과 상상력, 그리고 로맨스와 낭만을 가득 안고 있다. 제우스신과 같이 강하고 다스리는 신이 존재하고 신들은 서로 사랑을 하여 가족을 이루고 계보를 만들어 간다. 필자에게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해운인의 DNA를 연상시킨다.
해운 경제가 어렵다. 해운업을 이야기하며 낭만적 신화를 연상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운인에게는 낭만이 필요하다. 낭만은 상상력이고 꿈으로 연결된다. 꿈은 불경기를 뛰어 넘을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시인 콜리지(Coleridge) 는 신화와 낭만의 위대한 힘을 노래하였다 [9].

 
옛 시인들이 그린 단아한 모습,
고대 종교가 낳은 그 아름다운 인간의 속성,
힘의 신, 미의 신, 주권의 신.
어떤 것은 깊은 골짜기에, 어떤 것은 소나무 울창한 산에,
또 어떤 것은 숲속에, 또 흐르는 강가에, 조약돌 많은 샘가에,
혹은 대지의 틈 사이에, 그리고 깊은 바닷속으로 신들은 모두 사라져 갔다.
그들은 더 이상 이성적인 믿음 안에 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말을 필요로 하며,
지금도 역시 오래된 본능이 옛일을 찾아낸다.
인간과 친구처럼 다정히 대지에 살던 요정이나 신들을.
그리고 오늘도 진실로 위대한 것은 하늘의 목성(제우스)이며,
아름다운 것은 하늘의 금성(아프로디테)이다.  
 


참고
- 해양한국 2018년 10월호, pp90-95.
- I. Theotokas and G. Harlaftis, Leadership in World Shipping, Palgrave Macmillan, 2009.
- Lloyd’s List June/July 2018.
- 이윤기, 길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 작가정신, 2014.
- 매일경제 2011년 3월 12-13일자.
- Stephen Fry, Mythos, Penguin book, 2017
- 디자인프레스, 2017.4.4.
- 아시아경제 2012.05.28.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혜원출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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