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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에 놓인 해운부대업 관련협회들
업계 외면과 정부 무관심 속 ‘침몰 중’, 재정 적자에 호소문까지
[542호] 2018년 10월 31일 (수) 10:24:07 강미주 newtj83@naver.com
   
 

한 때 해운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왔던 해운부대업종의 관련 단체들이 업계의 외면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30여년전 해운부대업에 대한 등록규제가 완화된 이후 영세한 업체들이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며 과당경쟁이 촉발되고 업계의 수익성에 청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관련협회가 담당했던 등록 관련 업무도 사라졌다. 해운불황이 장기화되고 외국 대형업체들의 한국진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해운대리점업체들과 해운중개업체들의 수수료 출혈경쟁과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연스레 관련 협회의 신규 회원사는 점점 줄어들고 회비를 장기간 미납하며 탈퇴하는 업체들도 급증했다. 이렇다 보니 업계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의 위상은 점점 추락하고 말았다.

관련협회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협회가 업체들을 위한 지원사업이나 정책개선 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 협회에 가입해서 얻는 메리트가 무엇이냐”는 불신의 목소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해양수산부에 등록돼 있는 해운부대업체들 대부분은 관련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략적으로 해운대리점업체들은 약 10%, 해운중개업체들은 6% 정도가 관련협회에 가입하고 있다.

이에 관련협회들은 업계의 단합을 촉구하면서 비회원사의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동시에 협회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몇 년전부터 지속적으로 건의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만한 대책과 정부지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해운부대업종에 대한 인식 부족과 담당 공무원들의 잦은 자리변동, 형식적인 대응 등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협회들이 요구하는 활성화 방안과 지원책에 대해서 정부는 ‘노력하겠다.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해운부대업종의 등록갱신제가 도입됐으나 협회 중심의 업무대행 사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실질적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운중개업협회, 마이너스 재정·이렇게 문 닫나?

회원사 60여곳, 회비 미납사가 훨씬 많아

27년의 역사를 가진 해운중개업협협회가 존폐 위기의 최악의 상황에 몰려있다. 해운중개업은 1999년 등록 요건이 완화되면서 자본금 및 각종 등록기준 폐지 등으로 등록업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17년말 기준 국내 해운중개업체는 919개사에 달한다.

1991년 협회 설립 당시 100여개였던 회원사는 2018년 현재 60여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월 5만원의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사는 20여곳에 그치는 실정이다. 신규 가입비는 300만으로, 과거에는 연 2-3회 업체들의 가입신청에 잇따랐으나 요즘은 그마저도 끊긴 상황이다. 잇따른 회원사의 탈퇴와 회비 장기미납이 급증하고 있으며 협회의 유일한 교육사업인 해운중개업 종사자 실무교육 마저 수강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사무국 재정이 마이너스 상태에 이르러 현재 1인체재로 운영되고 있는 사무국 직원의 급여마저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협회의 존폐를 심각하게 논해야 할 정도로 악화일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운중개업협회는 10월 22일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를 방문해 협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협회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회는 활성화 지원방안으로 등록 갱신제 업무 위탁, 해운인력 양성교육 지원, 해운중개인 국가자격증제도 도입 등을 요청했다. 이중 해운중개인 자격증 제도는 올 1월 KMI와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최종보고회를 가졌으나, 일부 업체들의 반대와 정부 보류 등으로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 때 협회가 추진해왔던 해운거래정보센터의 회원사 패널참여와 지원에 관한 협의도 현재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이럴 때 일수록 업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업계가 다들 먹고 살기 힘들고 협회 일에도 관심이 없다. 정부도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협회가 문을 이대로 닫아도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국내 해운중개업계는 주요 업체 몇 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영세한 실정이다. 해운중개업 관계자는 “업체 간 수수료 경쟁이 심하고 실적 격차가 큰 편이다. 브로커들은 폐쇄적이라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다 보니 업체간 협조가 어렵다. 대형선사는 중개업체를 두지 않고 해외지점을 사용하고, 국내 전문인력들은 해외 브로커로 취업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해운중개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에로우, 클락슨, 깁슨 등이 국내 영업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해운중개업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클락슨의 경우 지난 2012년 부산저축은행 부실에 따른 예금보험공사의 선박 10척과 수출입은행 8척 그리고 2016년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선박 16척에 대해 산업은행의 매각자문사 등의 역할을 한 바 있다.

협회 염정호 회장은 올초 열린 정기총회에서 “수년간 계속된 해운시장 침체의 악순환으로 현재 협회는 존폐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어렵다. 정부당국과 긴밀한 협조 하에 중개업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운대리점 등록 규제완화 내용 

한국해운대리점협회, 업체 가입 촉구 ‘호소문’ 발표

회원사 35개사 그쳐, 울산항 수수료 덤핑 심각

국내 해운대리점업 관련 단체들도 녹록치 않은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말 기준 전국에는 945개의 해운대리점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는 126곳의 외국선박 대리점들, 한국해운대리점협회는 35곳의 지방 대리점들이 가입해 있다.

협회와 업계의 위기를 알리는 호소문을 내놓은 곳은 한국해운대리점협회다. 1984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한국해운대리점협회는 1999년까지 회원수가 120여개 업체를 유지하며 해양수산부 산하 주요 민간단체로서 당시 해운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며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IMF 이후 국내 시장의 규제철폐와 개방화 과정에서 1999년 12월 개정된 ‘해운법’에 따라 총대리점과 지방대리점의 구분이 없어졌고 해운대리점업 허가는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었다. 이에 협회를 가입하지 않아도 신규로 해운대리점업을 할 수 있게 됐고, 업체 수가 난립하며 과다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 현재 한국해운대리점협회의 회원사 수는 35개 업체로 전체 지방해운대리점 280여 업체의 15% 수준에 그친다. 협회는 사무국장 1명을 두고 있다.

이에 협회는 10월 12일 호소문을 내고 비회원사 대리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협회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호소문에서 “내부적으로 총대리점의 무리한 요구사항 증대와 우리가 자초한 요율 덤핑 과당경쟁 등으로 우리 업계는 향후 생존을 기약할 수 없는 위험한 지경에 도래해 있다. 실제로 현재도 수많은 대리점들이 문을 닫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고 우리 해운대리점 업계가 스스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협회는 물론 우리 해운대리점 업계 모두가 힘을 모아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는 그동안 협회가 해운대리점업계를 대변하고 조정해야 할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평가를 내렸다. 협회는 호소문에서 “대외적으로도 협회의 위상이 회원수 급감과 함께 급속도로 쇠퇴되어 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그에 회원사들의 불신을 초래해왔던 점도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은 우리 업계의 약 85%에 가까운 비회원사들의 외면과 비협조 때문이었다. 해운대리점업체의 참여 없이는 협회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 김기웅 회장은 해운대리점 업체들의 협회 참여를 간곡히 요청했다. 김 회장은 “협회 회원사가 예전처럼 100여개 업체가 넘어 명실상부하게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협회가 된다면 우리 협회는 지방해운대리점업계를 대변하는 유일한 창구로서, 회원사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성실한 협회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올해 안으로 해운대리점 업계의 새로운 도약과 내실을 위해 해양수산부 장관 등 해운관계 공무원들과 국회 해양수산분과위원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을 만나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법령개정 등을 통해 영세한 해운대리점업이 어려운 국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 자립하여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과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해운대리점업 관련 프로그램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회원사들에게 무상 공급하며, 요율덤핑을 막기 위한 ‘표준요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업계를 조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근 울산항 대리점업계에 만연한 수수료 요율 덤핑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울산항에서는 울산지방해양수산청 등록 기준 47개사와 총대리점 지역사무소 등이 울산항을 기반으로 해운대리점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약 10여개 업체만이 정상적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업체가 폐업 또는 명목상 대리점업 등록 후 미영업 상태이다.

이에 10월 22일에는 울산항만공사 회의실에서 ‘해운대리점업 살리기 방안’을 주제로 하여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앙대학교 박근식 교수가 ‘해운선사대리점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해운대리점 서비스 등급 또는 인증제 도입 △요율 인가제 도입 △해운대리점 자격증 제도 △업계의 하나된 목소리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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