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TAD ‘2018년 해운 리뷰’ 보고서

UNCTAD 2018 해운리뷰 보고서
UNCTAD 2018 해운리뷰 보고서

‘보호무역주의’, ‘디지털화’, ‘통합’, ‘기후변화’ 등…“무역전쟁 위협” 우려도

전 세계 해운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은 보호무역주의와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의 통합, 기술적인 진보, 기후변화 정책 등으로 나타났다.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18년 해운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7가지 핵심 키워드로 △보호무역주의 △디지털화 △신규 선복량 과잉 △통합 △컨테이너 선사와 항만과의 관계 △규모 △기후변화를 꼽았다.

UNCTAD가 10월 발표한 ‘2018 해상운송 리뷰(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18)’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해상 물동량은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성장율인 4% 대의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 드라이벌크 부문은 올해도 물동량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탱커 부문은 하락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해운시장의 긍정적인 전망과 대조적으로 최근 발발된 무역전쟁과 각국의 강화된 보호무역기조, 보복 관세전쟁 등은 잠재적인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UNCTAD는 분석했다.

2023년 연평균 물동량 증가율 3.8% 전망

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탱커시장을 제외하고는 강력한 글로벌 무역수요에 의해 프레이트 해상운임 수준이 상당부분 개선됐다. 컨테이너와 드라이벌크 부문에서 수급 균형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2018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3년까지 전 세계 연평균 물동량 증가율은 3.8%로 예측된다.

다만 공급측면에서 선복량 관리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5년간의 감속 성장 이후 지난해 전 세계 선대 증가율은 3.3%로 나타났다. 총 4,200만gt가 전세계 선대 톤수에 추가됐다.

전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복량 보유국은 독일로 나타났다. 2018년초 독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였으나 2017년보다는 다소 줄어든 비중이다. 반대로 그리스, 중국, 캐나다의 선주들은 컨테이너 선박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마샬 아일랜드는 리베리아를 제치고 파나마에 이은 세계 2번째 기국으로 떠올랐다. 2017년 조선업 90% 이상은 중국, 한국, 일본에서 활동이 이루어졌고, 선박 해체의 79%는 남아시아(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에서 진행됐다.

보호주의 불확실성, 해운 수요 부정적 영향

올해 글로벌 해운시장의 변화를 주도한 핵심요인(key driver)들 7가지 가운데 첫 번째로는 보호무역주의가 꼽혔다. 보호주의로 인한 광범위한 지정학적, 경제적, 무역정책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해운 물동량 수요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각국의 자국 우선 정책과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킬 뿐 아니라 무역흐름을 억제하고 무역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

두 번째로, 디지털화 가속화와 전자상거래(e-commerce),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해운 및 무역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록체인, 화물 및 선박 트랙킹, 무인선박, IoT 등의 진보적인 기술이 글로벌 해운업계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안전 리스크, 보안, 사이버공격, 개발도상국 해기사들의 실직문제 등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다음은 신규 선복량 과잉에 관한 것이다. 향후 공급측면에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대형선사들은 신조선을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해운시황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급 불균형과 프레이트 운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운송비용과 수익성에도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탑 10개 선사 세계 선복량 70% 점유

네 번째는 정기선 해운 통합이다. 최근 몇 년째 인수합병과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조정를 통한 선사간 통합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사들은 낮은 수요 및 초과 공급 선복량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컨선사들에 의해 해운시장 지배력이 남용되고 있으며, 소형 플레이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UNCTAD 같은 단체 뿐 아니라 전 세계 경쟁 및 규제당국의 감시 및 견제역할이 중요하다.

2018년 1월부로 전 세계 탑 15개 해운선사들이 글로벌 시장 선복량의 70.3%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적인 인수합병 작업이 완료된 이후 2018년 6월 기준 탑 10개 선사들이 전 세계 선복량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의 글로벌 정기선 얼라이언스는 동서 기간항로 투입 선복량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지속적인 가격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높은 운영 효율성과 선복능력 활용률을 통해 낮은 운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얼라이언스를 통해 힘을 합치고 항만 및 터미널과의 협상에서 바게인 파워(bargain power, 협상력)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한 잠재적으로 공급 하락과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운임 상승을 이끌 수 있다.

UNCTAD는 “해운업계의 수직적인 통합과 합병 및 얼라이언스 실행에 따른 잠재적인 부정적 효과를 다루기 위해서는 경쟁 당국, 컨테이너 선사, 화주 및 항만 등 관련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선사-항만 관계, 복잡성·역동성 높아져

이에 따라 컨테이너 선사와 항만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재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초대형 선박의 투입 증가와 얼라이언스 재조정을 통해 선사들이 강력한 협상력과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선사와 항만과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동시에 새로운 역동성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항만의 물동량은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에서 7억 5,200만teu가 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항만들의 처리량은 앞으로도 무역 성장세와 항만 인프라 개발 계획에 따라 여전히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이 정기선 해운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확보하여 수혜를 입고 있는 것처럼 글로벌 항만들과 터미널도 이 같은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항만의 성과를 검토하고 측정해야 한다. 항만 계획·투자·의사결정에서 항만 성과지표가 유용하고 전략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만운영에 관여했던 선사들에 의해 향후 터미널 운영은 새로운 형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 번째로, 해운업의 가치는 더 이상 규모(scale)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관련된 진보적인 기술을 레버리지 하는 능력이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 최우선 의제는 ‘기후변화’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는 이제 글로벌 해운업계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하는 의제가 되었다.

해운업계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 올해 4월 IMO는 오는 2050년까지 선박의 연간 탄소배출을 2008년 대비 최소 절반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내부 전략을 채택했다. IMO의 전략은 단기 및 중장기 계획으로 구분하여 실행될 예정이다.

또한 대기오염과 관련해서 오는 2020년 1월부로 선박들은 0.5% 황함유량을 가진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글로벌 황산화물 규제의 실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선주들과 오퍼레이터들이 스크러버, LNG 및 저황연료 전환 등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고 채택해야 한다.

IMO의 기후변화 규제는 각국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특히 소형섬 국가 및 개발도상국 등의 요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선사와 화주들의 무역비용, 오퍼레이팅 및 운송비용, 관련된 잠재적인 영향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규제를 기회로 수익을 확보하는 방안도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향후 개발도상국에서 해운시장 기반 도구를 통해 해운과 물류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를 어떻게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