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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裁決 사례(35)
양 선박이 횡단하는 상태 항법 위반으로 충돌
[540호] 2018년 08월 31일 (금) 13:27:22 정대율 komares@chol.com

 

   
정대율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이 출동사건은 양 선박이 서로 횡단하는 상태에서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B호가 피항선으로 A호의 진로를 피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나, 유지선인 B호가 경계소홀로 적절한 피항협력동작을 취하지 않은 것도 일인이 되어 발생했다.

 

사고내용
○ 사고일시 : 2016. 10. 21. 11:52경
○ 사고장소 : 경상북도 울릉군 소재 울릉등대로부터 031도 방향, 약 18.6마일 해상
 

○ 사고개요
어선 A호는 2016. 10. 14. 03:00경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항을 출항하여 다음 날인 15일 14:00경 조업장소인 대화퇴에 도착한 후 야간에 조업하고 주간에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6박 7일 동안 장소를 이동해가며 조업을 하였다. A호는 대화퇴에서 어황이 좋지 않자 같은 달 21일 07:00경 약 20여척의 다른 어선들과 함께 죽변항 앞바다로 향하였다. A호 선장은 A호가 20여척의 어선들과 함께 항해하므로 레이더 2대 중 ARPA 레이더는 꺼 놓고 조타실 뒤쪽에 설치된 일반 레이더를 작동하여 탐지거리 3마일에 설정해 사용하였다. A호 선장은 A호에 자동식별장치(AIS)가 설치되어 있으나, 조업 중 안개가 낀 경우를 제외하고 조업장소가 알려지는 것을 꺼려 켜지 않았고, VHF 채널을 속초어업무선통신국과 교신을 위해 항상 73번에 두었다. A호 선장은 조타실 뒤쪽에 설치된 위성전화기를 사용할 경우 뒤로 돌아서서 통화하여야 하며 VHF 음량(Volume)을 줄여 놓았다.
A호 선장은 A호가 죽변항 앞바다로 항해 중 어황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 척의 어선 선장들과 중단파무선전화(SSB) 교신을 하였고, 같은 날 11:25경 A호가 침로 약 240도, 속력 약 10노트로 항해 중  자선自船의 전방 약 4~5마일에 있는 B호를 육안으로 보았으나, B호가 정류 중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항해하는 선박이라 충분히 지나갈 것으로 판단하였다.
 

   
 

A호 선장은 같은 날 11:32경 부인에게 죽변항에서 선적할 주부식과 연료유 양에 대해서 위성전화기로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연결이 잘 되지 않아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A호는 B호에 약 10m까지 근접하였고, 이에 A호 선장은 A호의 주기관을 전속 후진으로 사용하며 충돌을 피하고자 하였으나, 상기 일시 및 장소에서 A호의 선수부와 B호의 우현 선수부가 양 선박의 선수미선 교각 약 75도를 이루며 충돌하였다.
한편 B호는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화물을 적재하여 극동 아시아에서 양하하는 형태로 운항되고 있었으나, 사고 항차는 러시아 코즈미노항에서 화물을 적재하여 중국에서 양하할 예정이었다. B호는 2016. 10. 16. 10:45경 일본 사카이항에서 러시아 코즈미노항을 향하여 공선상태로 출항하였다. B호는 예정된 항로를 따라 항해하였고, 목적항의 도착시간 조정과 선박평형수 교체를 위해 같은 달 19일 10:30경부터 울릉도 부근 해상에서 주기관을 정지한 후 정류를 시작하였다.

B호는 정류 중 30분 전에 기관실에 통보하면 기관을 사용할 수 있고, 긴급한 경우 기관실 통보 10~15분이면 기관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B호 선장은 A호의 정류 중 형상물(2개의 흑구)을 선교 상부의 마스트에 표시하고 자동식별장치(AIS)상에 조종불능선에 해당하는 “not under command”로 표시하였다. B호 선장은 B호가 외력에 떠밀려 울릉도로부터 약 12마일 거리의 해상까지 접근하자 같은 달 20일 B호가 영해 안으로 진입하지 않도록 기관을 사용하여 울릉도 북쪽 약 30마일 해상까지 이동하였다.
B호 선장은 같은 달 21일 08:00경 선교에 올라와 보니 자선이 다시 울릉도 근처 약 15마일까지 접근하였으나 날씨도 좋고, 같은 날 오후에 항해를 재개할 예정이라 정류를 계속하기로 결정하였고, 선교 뒤의 통신실에서 서류작업을 하였다. B호 3등항해사는 같은 날 11:20경 조류 방향이 북서로 약 0.5노트 흐르는 상태에서 레이더로 약 6마일 거리에 접근하고 있는 A호를 탐지하였고, A호가 최단근접거리(CPA) 약 0.5마일로 지나갈 것임을 알았다. [사진 1]~[사진 4]는 B호의 항해기록장치(VDR) 중 레이더 영상에서 캡처한 자료이고, 여기서 A호는 흰색의 원으로 표시된 선박이다. B호는 사고 발생 30분부터 충돌 때까지 선수방위가 충돌당시(344.7도)를 제외하면 348.5~352.1도, 대지속력이 0.6~0.8노트이었다.

 B호 3등항해사는 A호가 계속해서 접근하자 충돌의 위험을 느끼고 같은 날 11:50:27경부터 11:51:12경까지 장음 5회의 기적을 울렸고, 선교의 통신실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선장은 이 기적 소리를 들었다.
B호 3등항해사는 기적을 울린 후 즉시 선장에게 “선장님, 저 배 이상합니다.”, “침로를 변침 안하고 계속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데요”라고 보고하였고, 이에 B호 선장은 선교 앞으로 나왔으나, 피항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상기 일시 및 장소에서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양 선박이 충돌하였다.
 

   
 

원인의 고찰
○ 항법의 적용

1) 수역 및 시계상태: 이 충돌사건은 시계가 10마일로 양호한 울릉도 북동쪽 공해상의 넓은 수역에서 발생하였다.
2) 양 선박의 법적 지위
가) A호의 법적 지위 : A호는 속력 약 10노트로 항행 중이었으므로 “대수속력을 가지고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한다.
나) B호의 법적 지위 : B호는 목적항 도착시간 조정과 선박평형수 교체를 목적으로 충돌장소 부근 수역에서 기관을 정지한 후 기관 사용 30분 전에 통보하면 기관을 사용할 수 있고, 급한 경우 10~15분 정도면 기관 사용이 가능하였다. B호는 충돌 30분 전부터 충돌할 때까지 이동을 살펴보면 충돌 당시의 선수방위 약 344.7도를 제외하고 약 350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약 2도씩 348.5∼352.1도를 유지하였으므로 선수방위 약 350도로 정침하였다고 할 수 있고, 이 상태에서 B호는 대지침로(對地針路, Course of Ground) 약 292.5∼304.8도, 대지속력(對地速力, Speed of Ground) 약 0.6~0.8노트로 이동하고 있었다.

따라서 B호는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류停留2)”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항법 상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한다.
한편, 선박은 조종성능을 제한하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조종을 할 수 없게 되어 다른 선박의 진로를 피할 수 없을 때 “조종불능선”에 해당하고, “조종불능선”임을 나타내기 위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수직으로 주간에 둥근꼴의 형상물 2개를, 야간에 붉은색 전주등 2개를 표시하여야 한다(「해사안전법」제2조 및 제85조 참조).
B호는 사고 당시 조종성능을 제한하는 고장이 발생하지 않아 “조종불능선”에 해당하지 않았음에도 선교 상부의 마스트에 흑구 2개의 형상물을 표시하고, 자동식별장치에 “not under command”로 표시하여 “조종불능선”임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B호는 형상물과 자동식별장치에 조종불능선을 표시하고 있었으나, 실제 조종불능선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법 상 “조종불능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항법의 적용
이 충돌사건은 시계가 10마일로 양호한 울릉도 북동쪽 공해상에서 침로 약 240도 및 속력 약 10노트로 항행 중이던 A호와 선수방위 약 350도 및 대지속력 0.6~0.8노트로 정류 중이던 B호가 충돌 30분 전부터 충돌의 위험을 가지고 횡단하는 상태로 접근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해사안전법」제73조(횡단하는 상태)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이 충돌사건에서 B호는 A호를 자선의 우현 쪽에 두고 있기 때문에 피항선에 해당하므로 A호의 진로를 피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이외에는 A호의 선수 방향을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또한 양 선박은 모든 시계상태에서의 항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해사안전법」제63조(경계), 제64조(안전한 속력), 제65조(충돌 위험) 및 제66조(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의 규정에 따라 항상 적절한 경계를 하여야 하고, 안전한 속력으로 항행하여야 하며, 충돌의 위험이 있을 경우 될 수 있으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적극적으로 조치하여 선박을 적절하게 운용하는 관행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해사안전법」제74조(피항선의 동작) 및 제75조(유지선의 동작)의 규정이 적용된다.
 

○ B호의 부적절한 형상물 표시
선박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조종성능을 제한하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조종을 할 수 없게 되어 다른 선박의 진로를 피할 수 없을 때 “조종불능선”에 해당하고, 선박이 이에 해당하는 상태일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수직으로 주간에 둥근꼴의 형상물 2개를, 야간에 붉은색 전주등 2개를 표시하여야 한다. B호는 사고 당시 기관의 고장없이 목적항의 도착시간 조정 등을 목적으로 기관을 정지한 채 정류 중이었기 때문에 항법 상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하므로 “조종불능선”을 나타내는 형상물 등을 표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B호는 둥근꼴의 형상물 2개를 선교 상부에 수직으로 설치하고 자동식별장치(AIS)에 “not under command”로 입력하여 B호가 “조종불능선”임을 표시하여 B호에 접근하는 다른 선박들로 하여금 피해가도록 하였다. B호의 이러한 행위는 항법 상 부적절한 조치에 해당한다.
 

○ B호의 경계소홀 및 부적절한 피항동작
B호는 정류 중이라도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하므로 주변 경계를 철저히 하여야 하고, 만약 서로 시계안에서 다른 선박이 자선의 오른쪽으로부터 충돌의 위험을 안고 횡단하는 상태로 접근할 경우 피항선으로서 적절한 피항동작을 취하여야 한다.
B호 당직항해사는 사고 당시 B호의 주기관이 30분 전에 기관실에 연락하면 사용할 수 있었고, 긴급한 경우 좀 더 빠르게 기관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직항해사는 충돌 30분 전부터 A호가 충돌의 위험을 안고 횡단하는 상태로 접근하고 있었으므로 자선이 피항선으로서 적절한 피항조치를 하여야 하므로 즉시 주기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관실에 연락을 하여야 하나, A호가 피해갈 것이라고 생각한 채 기다렸고, 선교 통신실에서 다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선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 이후 당직항해사는 충돌 약 2분 전 A호가 약 0.3마일까지 접근하자 충돌의 위험을 느껴 A호로 하여금 피해가도록 장음 5회를 울리고 선장에게 보고하였으나 이건 충돌을 피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B호 당직항해사는 충돌 30분 전 상대선박이 접근하고 있을 때 충돌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적절한 피항동작을 취하지 않았고, 이러한 B호 당직 항해사의 행위가 이 충돌사건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 A호의 경계소홀과 피항협력동작 불이행
A호 선장은 항해하는 동안 선박의 안전한 운항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항상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고, 서로 시계안에서 다른 선박이 자선의 좌현 쪽에서 횡단하는 상태로 접근할 경우 유지선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A호 선장은 A호를 혼자서 조선하며 조업장소를 대화퇴에서 죽변항 앞바다로 이동하던 중 A호의 전방에 위치한 B호를 충돌 약 27분경 육안으로 확인하였으나, 항해 중인 상선으로서 충분히 지나갈 것으로 생각한 채 자동식별장치(AIS)를 꺼 놓아 B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으며, VHF를 채널 73에 맞춰 두고 음량을 줄여 듣지 못한 상태로 두었으며, 조타실 뒤쪽에 설치된 위성전화로 통화를 시도하며 경계를 소홀히 하였다. 그 결과 A호 선장은 충돌 직전에 상대선박을 발견함으로써 피항협력동작 등을 취하지도 못한 채 양 선박이 충돌에 이르게 되었다.
 

시사점
○ 고장없이 정류 중인 동력선은 항법 상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한다.
기관 등의 고장없이 정류 중인 동력선은 항법 상 “대수속력 없이 항행 중인 동력선”에 해당한다. 따라서 시계 상태와 충돌의 위험을 안고 접근하는 상대선박과의 조우 상태에 따라 항법을 적용하여 상황에 맡게 적절한 피항동작 또는 피항협력동작을 취하여야 한다.
 

○ 선박은 고장 등으로 항법 상 조종불능선에 해당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등화·형상물을 표시해야 한다.
“조종불능선”을 나타내는 등화 및 형상물은 선박이 고장 등으로 항법 상 “조종불능선”에 해당할 경우에만 표시하여야 한다.
 

○ 선교의 항해장비는 최적의 상태 유지하고, VHF는 채널 16번을 유지할 것
선박은 항해 중 선교에 있는 모든 항해 장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특히 초단파무선전화(VHF)는 비상 주파수 채널 16번을 항상 청취하도록 유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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