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동향분석 90호 ‘빅데이터 분석 해운에서 어떻게 활용되나?’

 
 

글로벌 리딩해운기업들이 해운의 리스크 관리 도구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방법론 활용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해운경기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그간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운시황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드러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분석방법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간한 동향분석 90호 ‘빅데이터 분석은 해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리포트 내용에 따르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분석은 기존에 이용하지 않았던 데이터 이용과 신 방법론 도입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확보되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산업의 분석방법에 이용되는데 해운에서는 자동식별시스템(AIS)으로 확보되는 자료가 대표적이다. 인공신경망 방법론과 텍스트 마이닝 등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분석도 시도되고 있다.

실제 해외의 유수 해운기업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황분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Maersk는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본부’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IBM과 블록체인 연구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the DOCK사와 해운 빅데이터 연구를 위한 스타트업 육성 협약을 체결했다. 머스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항선박의 효율성을 최대 7-8% 증가시키는 등 운영 리스크의 최소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해운 NYK, MOL, K-Line 3사도 공동으로 IHS 마킷에 의뢰해 기계학습 기반의 시황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하이국제항운중심(SISI)은 대학과 IT 전문가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해운시황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다.

Seatrade-Maritime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해운을 포함한 해양분야 기업의 12%가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의 효율성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비해 국내 해운업계는 전반적으로 빅데이터를 담당하는 전담부서는 물론 전문인력 등에서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본지 4월호 특집 ‘한국해운항만업계의 디지털화 현주소’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본지 독자진행)에서도 국내 외항해운업계는 4차산업혁명 기술중 빅데이터와 Iot에 대한 인식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관련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 중이라고 답한 선사는 10개사내에 불과했다. 특히 빅데이터를 이용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답변한 선사는 2개사에 불과했고 구축예정인 선사는 3개사였다. 그러나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선사가 답변선사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빅데이터를 경영시스템에 이용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빅데이터 도입시 활용분야는 영업 및 운항, 시스템 관리 등이 꼽혔고 빅데이터 관련 전담부서와 인력이 있다고 답변한 선사는 5개사로 드러나 인식하고 있는 현실에 비해 대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한국 4월호 특집 참조>

KMI의 동 보고서는 “해운에서 빅데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수요와 공급 등 자료 이외에 운임선물시장, 유가, 환율 등 기존 운임시장 예측에 활용된 자료를 인공지능 분석 방법을 이용해 해운시황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최근 인공지능방법론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계량 경제모델과 인공지능방법론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해 예측 정확도의 제고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자동식별시스템(AIS) 자료를 통해 특정 지리적 공간에 위치하거나 통과한 선박을 실시간으로 분석, 시장에서 선박공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선박의 운영 효율성 향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선박에너지 효율 모니터링 시스템은 풍향과 조류 등 선박 운항의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와 에너지 효율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최적의 운항경로나 속도를 도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사는 보유선대의 운영을 최적화해 운영비용의 최소화로 수익향상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선박충돌 예방과 사이버 보안, 자율운항선박 등 해운에서 빅데이터의 활용범위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자율운항선박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집약체로 머스크는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Sea Machines Robotics사와 함께 컨테이너선에 상황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선사들도 선박의 충돌방지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동 보고서는 “해운시장 예측에서 변수를 활용해 시황국면을 판단하고 이에따른 해운기업의 영향을 분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료를 정부와 선박금융기관이 사전조정기능과 정책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운업의 위험관리 도구로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방법론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또한 동 보고서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올해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를 개선, 운영하며 관련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산업정보와 빅데이터분석 기술을 접목한 시황예측 모델을 개발중”이라며 벌크선 일별수익 예측모형을 중점협력연구실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의 현장정보와 대학의 기술지식 융합을 목적으로 지난해에는 빅데이터 관련 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실을 KMI 중점협력연구실로 지정해 운영 중이며, 주요선사들을 연구에 참여시켜 연구의 효과를 올리고 성과를 신속하게 확산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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