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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해운 시장 – AIS
-선박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위치를 알 수 있다면?-
[539호] 2018년 07월 26일 (목) 11:35:23 이대진 komares@chol.com
   
IHS Markit 이대진 수석 컨설턴트

필자는 한진해운의 해운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현재 IHS Markit Singapore office에서 해양무역부문 수석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 중국 ICBC 은행, 서울, 도쿄, 자카르타, 런던, 코펜하겐 등지에서 열린 다양한 해운 및 조선 시장 세미나의 주요 스피커로 참여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 항만 개발, 발틱 거래소 인덱스 항로 분석(AIS analysis), 한중일 해운 조선 산업 분석, 건화물 해상 운임 전망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였다.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는 ‘빅데이터로 본 해운시장’에서는 IHS Markit이 직접 수집 및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위치 정보(AIS) 데이터 및 화물의 수출입 데이터, 그리고 IHS Markit 경제, 기술, 군사, 에너지, 원자재, 금융 부문의 분석데이터를 활용하여 해운시장의 주요 흐름을 짚어보고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지난번 건화물 시장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로 해운 시장 빅데이터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AIS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AIS란?

AIS란 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의 줄임말로 선박 자동 식별장치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선박의 통항을 관리하여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고 해상 사고 시 식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해상 레이더와 함께 선박 안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국제 항해에 종사하는 300GT(총톤수, Gross Tonnage) 이상의 모든 선박과 여객선에 AIS 장치를 갖추도록 강제하고 있다.

AIS는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데이터로 주목받고 있는데, 단순히 GPS와 같은 선박 위치정보 이외에 선박의 선명, 항로, 차항 정보 및 예상 입항 날짜, 선박 속도 등 선박의 제원과 운항 정보 등 중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해상교통관제센터(VTS)뿐만 아니라 주변 선박 혹은 상업용 육상 수신기 및 위성 등에서도 동시에 수신될 수 있어 데이터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AIS 데이터는 누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북한의 석탄 수출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AIS를 사용하여 선박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 무역량의 90% 이상이 해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세관 자료에는 혹시 나타나지 않는 무역 흐름도 AIS 선박 입출항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정부 기관에서 특정 회사의 국제 무역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보험 회사들도 약관에 명시되어있는 안전한 항로로 선박이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지 혹은 국제 분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는지 모니터하기 위해 AIS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주요 석탄 수출 항구인 원산항에 입항한 건화물 선박이 만선으로 출항할 경우, 북한산 석탄이 실려있음을 짐작할 수 있듯이 몇몇 원자재의 경우 특정 선형의 선박이 특정 수출 항구에 입항하여 어떤 터미널에 접안하였는지를 AIS를 통해 확인하게 되면, 어떤 화물이 어느 정도 실려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착안하여 많은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기존의 통계자료 발표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S를 통해 특정 원자재 수출항구에 입항한 선박의 출항 시간과 차항의 수입항구의 입항 예상 시간을 계산하여 해당 국가의 원자재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있으며, 이것을 트레이딩의 기회로 포착하고 있다.

특히 투자수익과 리스크를 컴퓨터 알고리즘 및 빅데이터 양적 분석(Quantitive Analysis)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퀀트(Quant) 회사에 AIS 데이터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경쟁자보다 더 높은 예측력을 실현하기 위해 좀 더 정확하고 영속적인 AIS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전보다 훨씬 많은 위성과 연안 수신장치가 전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조선 및 기자재 업체들도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자사가 만든 선박 및 자사 기자재를 달고 있는 선박의 동향 및 utilization을 분석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하거나 전 세계 선박별 항로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트렌드에 맞춘 신규 디자인을 개발하거나 신시장 개척의 기회로 삼고 있다.

해운 회사 및 대형 화주들의 경우, AIS를 통해 선박의 입출항 스케줄을 분석하여 화물 공급 및 선박 배선 결정에 오래전부터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높은 운임 변동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AIS 공급량 분석에 기반한 시황 예측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 IHS Markit은 2007년 업계 최초로 상업용 안테나를 설치하여 AIS 정보를 저장 및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약 10만 척 이상의 선박에서 매일 20억 개 이상의 AIS 메시지를 2,200여 개의 연안 안테나와 60개 이상의 위성을 통해 전달받고 있다.

**IHS Markit의 경우, 세계 경제, 에너지, 원자재 및 무역 데이터 그리고 선박의 제원과 운항 정보가 담긴 AIS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기반의 Baltic Index 운임 예측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AIS 분석 활용법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필자는 올해 5월 세계 최대 원자재 포럼 중 하나인 Singapore Iron Ore Forum에서 소개한 AIS를 활용한 Iron Ore Freight 예측분석법과 6월에 서울과 도쿄에서 열린 해운 조선 시황 설명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IMO 2020 황산화물 규제 관련 스크러버 설치 선박의 항로 분석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스크러버 설치 선박 분석>

데이터 1. 스크러버 설치 선박 상세 구성

필자는 국제해사기구가 시행하는 2020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에 대비하여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연구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실제로 데이터는 현재 해운선사들의 대응 현황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6월 기준 공식 스크러버 설치 완료 선박은 500척 수준으로 구제가 발효되는 2020년이 되어도 2,000척이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치된 선박의 구성과 운항 항로를 보면 전 세계 스크러버 설치 선박의 40%가 크루즈선이고 22%가 카캐리어 선박인 것으로 나왔다. 재미있는 것은 3대 메이저 선종인 컨테이너, 드라이벌크, 탱커는 합쳐도 20%가 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AIS를 데이터를 통해 스크러버 장착 선박의 운항기록을 추적해보면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데이터 2. 스크러 설치 선박의 운항 기록 지도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들이 사실 미국과 유럽 같은 저유황 배출규제지역(ECA)을 주로 오가는 선박들임을 알 수 있다. 즉, 정박할 때에도 연료 소비가 많은 크루즈선이 미국동안-유럽 구간에 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스크러버 설치가 경제적으로 타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과 유럽 간 자동차 무역 역시 활발하기 때문에 카캐리어도 스크러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 세계를 운항하는 대형 외항 선박의 경우 대부분 관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 및 선박 공급량 분석>

또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AIS는 무역량 및 선박 공급량 예측을 통해 운임 예측 모델의 중요한 기초 데이터로도 쓰인다. 특히 브라질산 철광석 수출량의 경우, 긴 톤마일(물동량x운송거리)로 운임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기 때문에 많은 해운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시장 분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 3. 월간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과 케이프사이즈 출항 선박 총 DWT의 상관관계

선박 수송 수요의 경우, 무역량 통계를 통해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식 세관 데이터가 1~2개월 후에 나오는 반면, 선박 출항량은 바로 알 수 있어서 훨씬 더 빠르게 수요 분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입항한 대형 드라이벌크 선박 대부분은 철광석을 싣고 출항하므로 브라질 철광석 수출 세관 데이터와 AIS Capesize 출항 선박 총 재화 중량(DWT)은 거의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이터 4. 브라질행 케이프사이즈 발라스터 선박 숫자와 철광석 운임의 상관관계

또한, 공급 측면에서도 AIS를 통해 브라질로 향하는 케이프사이즈 공선선박 숫자와 운임을 비교해보면, 상당히 많은 구간에서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라는 일반적인 경제법칙을 따르고 있는데, AIS 정보를 통해 싱가포르 서남쪽으로 향하는 선박의 숫자를 계산하면, 한 달 뒤 실제로 몇 척의 선박이 브라질에 도착하게 되는지 상당히 유사한 근접한 수치를 미리 알 수 있다.

끝으로 AIS는 해운 빅데이터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은 상당한 시행착오와 다양한 활용 사례 및 경험을 통해서만 축적 가능하다. 전체적인 해운시황이 바닥을 벗어나려 하는 지금이 하드웨어적 성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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