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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 속의 한반도 어디로 가고 있나’
[537호] 2018년 06월 01일 (금) 14:53:53 한국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showload@chol.com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5월. 수식어가 유난히 많고 각종 행사와 대학가 축제도 몰려 있는 5월의 콤파스에 한국대학신문사 이인원 회장을 강사로 모셨다. 이번으로 세 번째다. 주제는 ‘소용돌이 속의 한반도 어디로 가고 있나’로, 콤파스 회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그 추이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두 번의 강연에서 공감을 주었기에 이번에도 기대 속에 발표가 시작되었다. 발표자의 요청에 의해 자료와 원고도 없이 연사의 평소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언론인으로서의 문제의식과 혜안이 순간순간 번뜩였다. 발표내용을 메모하여 소개한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평가
4월 27일 개최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살펴본다. 불바다, 분노와 화염, 전략자원 총집결, 지도상에서 소멸, 등등. 작금의 한반도 상황이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터라,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과 도보다리 대담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문재인, 김정은 공동주연의 잘 짜진 한편의 드라마였다. 판문점선언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관계자회의를 계속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한다.” “남북교류와 왕래를 시행한다.” “남북공동행사 등 기념행사를 같이한다.” 그러나 흥분을 가라안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판문점선언은 이미 합의했던 7.4남북공동선언을 비롯한 각종 합의사항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한편, 스포츠 분야에서도 향후 모든 국제경기에 공동으로 참가한다며, 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이 준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자,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또한 “이산가족에 관한 제반 문제를 협의하자”고도 되어 있다. 모두 좋은 얘기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이전에도 합의한 것으로, 지금까지 북한이 이들을 모두 중단시켰다. 기자 시절, 북한 기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동족끼리 무슨 회담이냐? 향후 계속 만나면 되지”라고 말하기에, 이렇게 답변했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필요하면 하고, 싫으면 안하는 식이었다.”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를 개설한다고 하는데, 과거에도 시행했으나 이내 중단했다. 아울러 일체 전쟁 및 적대행위를 중단하겠다며 5월 2일부터 확성기 사용과 전단 살포를 중단시켰다. 북한에서는 확성기의 효력이 대단하다. 우리는 북쪽 방식처럼 비방이나 협박을 하지 않고 “여러분은 김일성에게 속고 있습니다. 자유대한의 품으로 돌아오세요”라고 하면 그들의 마음이 흔들린다. 그런데 이것을 노무현 대통령때 중단했다. 이제는 장비마저 모두 뜯어내버려 다시 시작하기도 어려워졌다. 또한 5월쯤에 장성급회담을 하고, 불가침조약을 맺고 다시는 안 싸운다, 단계적으로 군축을 한다며, 복무기간도 2020년까지는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인다고 하는데, 북한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데, 우리만 하겠다고 나섰다.

인구감소로 가뜩이나 병력자원이 부족해지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올해 안에 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는데, 아마 평양에 갈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북 직접통화장치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되기만 한다면 한반도는 놀라운 평화가 정착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보는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이번 발표문에는 통일이라는 용어가 없어졌다. 과거에는 통일이라는 말이 많았었다. 이번에 주로 부른 노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닌 ‘고향의 봄’이다. 이는 결국 한반도의 2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둘째,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꾼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우선 주한 유엔군, 즉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가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지에 이렇게 기고하여 논란을 일으키자, 대통령이 나서 주한미군 철수는 평화협정과 관계가 없다며 급히 진화했다. 문 교수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학자적 입장이라고 해명하지만, 그는 엄연히 대통령의 안보특보이다.

만일 대통령과 견해가 다르다면 벌써 경질되었을 것이다. 셋째, 평화협정 하에서의 미군철수 문제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분명히 쟁점화 할 것이다. 넷째, 비핵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다섯째, 판문점 회담을 위해 상당한 기간 물밑교섭이 있었다고 본다. 과거와 같이 옥신각신하며 타협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동안 무언가 교섭이 있었다는 의심이 든다. 앞으로 핵과 미사일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난 이후 태도가 돌변한 이유가 궁금한데, 시진핑이 북한의 체제와 김정은의 지위를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것 같다. 일종의 훈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사드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북한에도 사드 같은 것으로 설치할 것이다. 이렇듯 중국의 안전보장 아래 김정은은 움직일 것이다. 중국이 돌변한 이유가 무엇일까? 군사적으로 중국은 미국보다 50년 이상 뒤떨어져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만 해도 11척이나 되는데, 항공모함 한척이 세계 5위의 국방력과 맞먹는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을 1척 건조하여 2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항공모함을 미국과 비교하면 장난감 같다. 중국을 의지하는 나라는 모두 후진국이고, 미국을 의지하는 나라는 중진국 이상이다. 이번 중국의 전인대에서 시진핑의 영구집권이 가능해졌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보복이 실현되면 중국경제가 결단날 것이다. 이번 시진핑과 김정은의 비밀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을 지켜줄테니 여러 조건들을 계속 제시하며 시간끌기를 하라고 코치했을 것이다. 중국의 입장으로선 주한미군과 사드문제가 아킬레스건이다.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미국함대가 그곳을 시위하며 지나가도 방관하고 있다. 힘의 차이이다.

 
북한의 전략과 향후 추이
역사적으로 해양을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해 왔다. 과거에는 해적행위에 의해 바다를 지배했으나 지금은 해군력으로 지배한다. 우리가 해상무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해군이 수송로를 지켜주기에 가능하다. 김대중 정부 때는 북한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했으나 이제는 공식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인프라는 김정은이 시인하였듯이 매우 열악하다. 얼마전 3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죽은 원인도 도로사정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남북교류는 우리에게 노동력과 내수시장이 확보될 수 있어 유리하다. 단기적으로 북한에 의한 남의 북한화가 진행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북의 남한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다. 북한주민의 95% 이상이 세상 밖을 내다본 적이 없다. 지난날 김일성은 주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 먹고 기와집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게 바로 그들이 목표하는 지상낙원이다. 이런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대학신문의 편집장 출신 신입기자가 있어 북한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북한의 김일성정권은 성공한 정부”라고 대답하여 놀랐다. 앞으로 남한의 주사파가 정권을 잡고 정책을 주도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최근 북한의 태도변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들의 술책은 변화무쌍하다. 미국 당국자들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그렇다면 북한의 술수는 무엇일까? 북한에는 ‘도덕적 수단주의’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국가도 전략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약속 개념과 윤리의식이 없다. 필요하면 이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버린다. 북한에선 무엇보다 이념(ideology)이 우선이다. 좋게 생각하여 김정은은 외국유학을 했고, 세계도 경험했으니 그의 조상들과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다를 게 없다. 오히려 더욱 철저하다. 요즘 사태가 너무 감상적으로 흐르고 있다. 남한이 자기도 모르게 북한 물결에 휩싸여 물들어 가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강한 자는 적이므로 약한 자인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한 결코 약자가 아니다. 북한을 찬양하는 젊은이들에게 그러면 북한에 가서 살라고 했더니 안 가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은 이미 혁명이 끝났으니 아직 안 끝난 남한에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 어려운 시기에 잘 대처하려면 남한의 지식인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만사에 가장 좋은 답이란 없기 때문에 최고가 아닌 최선을 선택해야 한다. 통일을 이룩한 독일은 우리와 여건이 달랐다. 당시의 동독과 서독은 양 진영에서 모두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미국의 태평양 전략은 오바마 정부 이래 지금까지 줄곧 중국을 포위하는 작전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남한을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일본의 핵무장으로, 역사적으로 미국에 선전포고를 한 나라는 독립전쟁 때의 영국을 제외하면 일본이 유일하다. 만약 미군이 철수한다면 우리로선 중국에 붙겠다고 내세우는 것도 전략의 하나이다. 중국 포위망이라는 측면에서 주한미군은 필요하다. 남한이 공산화하면 일본이 위험해지고 바로 일본의 핵무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정해진 순서이다.

 
문명의 충돌과 대응
역사적으로 중국은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조공을 바치도록 강요해 왔는데, 이것이 중화사상이다.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21세기에는 이데올로기를 대신하여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문명의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헌팅턴이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예언했다.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 이은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날 아이젠하워가 한국전쟁 정전을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됐고, 닉슨은 베트남전쟁 종전을 이끌어내며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카터정부때 박정희 대통령도 미군철수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때 핵을 가지려 했으나 포기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나라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선 러시아는 이해당사자가 아니므로 일단 관망하겠지만,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부상은 견제할 것이다.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보면, 향후 미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 중국과 전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일본은 중국의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와 가까워질 것이다. 이는 전략적 제휴이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한반도에서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인 특히 지도층이 깨어 있어야 한다. 냉철한 이성과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으로 잘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세계 5위~10위권 국가이면서도 아무도 우리를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까닭은 바탕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수준과 국민의식이 아직은 미숙하다.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없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선진국민이 되려면 그에 걸맞는 문화수준도 필요하다. 외국여행을 해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준법정신 즉 질서수준에서 선진국 여부가 확연히 드러난다. 남을 배려하고 서로 양보하며, 공공질서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있어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지성인들의 책임이 더욱 크다. 언론계에 투신한 동기도 실은 그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해 그 일을 위해 여생을 보내려고 한다.
 

보수주의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어진 질의응답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이다. 그러나 이를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지도자가 우리에게 필요한가? 이승만 대통령은 말년에 과오도 있었으나 어려운 시기에 국익을 위해 소신과 고집으로 미국을 적절히 이용한 훌륭한 지도자였다. 그의 치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편향된 교과서 문제도 심각하다. 자유민주주주의라는 말 대신에 민주주의라고 표현하는데,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국가들도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왜곡될 수 있다.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요즘 KBS와 MBC도 해방구화 되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이 미군철수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으로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미군주둔이 필요했으나 이제는 군사강국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일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양육강식 원리가 지배하는 세계질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가 역사적 교훈이다. 스위스가 강대국 틈에서도 영세 중립국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전쟁준비가 가장 잘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무장화 되어 사격훈련을 수시로 하며, 도처에 핵전쟁을 대비한 방공호도 잘 갖추어져 있다.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미군철수가 뒤따라야 하나? 효순이 사건, 미국쇠고기 수입파동, 평택기지 이전 등과 때마다 벌어지는 촛불시위를 감안할 때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드설치도 더 이상 어렵고, 제주해군기지도 마찬가지다. 다시 쟁점화 하고 있는 4.3 제주사건은 급진 좌파의 준동이다. 당시의 남로당계열의 좌익세력이 선동하여 5.10 선거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벌인 소요인데도 항쟁으로 표현하고 대통령이 사과했다. 억울하게 희생당한 양민들에 대해서는 깊이 애도하지만, 정작 주모자들은 월북하여 처벌도 받지 않았다. 주한미군 주둔 지원비가 1조원쯤 되는데, 이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위비로서 뿐만 아니라 안전으로 인한 심리적,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보수주의의 위기라고 말한다. 해결방법은 없는가? 보수주의가 변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말해 희생정신이다. 남을 배려하고 소외층을 보살피며 공공이익과 사회질서를 위해 앞장서서 행동하는 보수주의가 요청된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냄새를 피우며 고구마와 김치를 먹는 것을 보고 탄식했는데, 이를 나무라는 어느 아주머니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선상세미나와 ‘중국인 이야기’
84명의 해운가족들이 바다의 날 기념 23차 선상세미나로 홍콩, 마카오, 심천에 다녀왔다. 지금까지는 주로 카페리를 타고 일본과 중국을 다녔는데, 올해는 다른 곳에도 가보자는 참가자들의 요청이 있어 출입국의 불편을 감수하고 이들 세 나라를 찾았다. 선상세미나의 목적은 배를 타고, 항만을 둘러보고, 선상에서 세미나도 하며 외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땅한 선편이 없어 비행기를 이용했고, 항만견학을 생략했으며, 강연도 자료로 대신하여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홍콩~마카오~심천으로 가는 페리를 타고 2시간여 이동했고, 홍콩항 터미널에서 한국적선과 컨테이너들을 차창으로 내다보고, 발표자료 ‘해양력과 국가흥망’을 각자 읽고 느낌을 나눈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세계최강의 해양강국이던 중국이 근세에 들어 해양력을 등한히 하여 서구열강에게 침탈당하고 국권이 유린되는 치욕을 경험했다. 중국의 해군사령관 장연충 제독은 “중국은 지난 1세기동안 외국의 침략을 7차례나 당했는데, 모두가 바다를 통해 이루어졌다”며, 해군력 강화를 역설했다. 중국은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최근 해양강국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소국경 분쟁이 해소되는 것을 기화로 육군을 줄이는 대신 해군을 대폭 증강시켰다. 이러한 중국의 해군과 해양력의 급속한 팽창은 결국 인접국가들과 이해가 얽혀 영토 및 자원개발에 따른 분쟁이 야기되고 있다. 중국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우리나라도 자원보호와 해로안전 차원에서 해군력 증강과 해양력 확장이 필요하며, 실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융성하는 길은 바다로 나가는 것이요, 해운을 위시한 해양력을 발전시켜 해양강국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해양력과 국가흥망’을 실제로 경험한 중국 해양사에서 배울 교훈이다.

선상세미나 발표준비를 하며 중국인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 성공회대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에서 일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탐독하며 받았던 감동을 다시 느꼈다. 저자는 40년 동안 중국 전역을 두루 다니며 책, 잡지, 영화, 노래, 경극, 새벽시장, 크고 작은 음식점들을 찾아 중국인들의 생활을 옅보고 그들과 수없이 나눈 이야기들을 썼다고 한다. 그는 그곳을 놀이터라고 불렀다. 20여년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 중국의 ’문화노인‘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나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 어딜 가도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없기에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영혼과의 대화가 되었고 역사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만난 수많은 중국인들을 떠올리며 중국인의 실체를 짐작해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다양하여 좀체 파악할 수 없는 중국인의 정체성, 어쩌면 중국인들 스스로도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역사는 성실과 교양을 겸비한 황당한 사람들의 열정에 의해 탄생한다.”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사람들의 끝없는 이야기는 모두 6권으로 되어 있는데, 부제가 요지를 설명한다. 1권-천하를 놓고 싸울 때는 한 몸과 같지만 천하에 군림하자 남은 건 결별이다. 2권-붓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총은 붓 역할을 못한다. 3권-원수진 집안이 아니면 머리 맞대고 의논할 일도 없다. 원래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 4권-사람이 떠났다. 차도 식었다. 5권-음흉하고 거짓말 잘해야 대사를 이룰 수 있다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슬프다. 6권-고개를 들어라.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면 그때는 고개를 숙여라. 이 책을 덮으며 생각에 잠긴다. 중국인은 과연 누구인가? 선상세미나 기간 계속 품고 다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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