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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해사판례 소개
[537호] 2018년 06월 01일 (금) 14:50:08 해양한국 komares@chol.com

(1)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4다41469 판결
[판결요지]

[1] 국제계약에서 준거법 지정이 허용되는 것은 당사자자치(party autonomy)의 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선하증권에 일반적인 준거법에 대한 규정이 있음에도 운송인의 책임범위에 관하여 국제협약이나 그 국제협약을 입법화한 특정 국가의 법을 우선 적용하기로 하는 이른바 ‘지상약관(Clause Paramount)’이 준거법의 부분지정(분할)인지 해당 국제협약이나 외국 법률규정의 계약 내용으로의 편입인지는 기본적으로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의 문제이다. 일반적 준거법 조항이 있음에도 운송인의 책임범위에 관하여 국제협약을 입법화한 특정 국가의 법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그것이 해당 국가 법률의 적용요건을 구비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인의 책임제한에는 그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

[2] 갑 주식회사가 을 외국법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국내로 수입한 화물이 운송 중 상품성이 없을 정도로 사양이 이탈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위 화물에 관하여 갑 회사와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병 보험회사 등이 갑 회사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갑 회사가 소지하고 있던 선하증권을 교부받아 화물을 운송한 정 외국법인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구한 사안에서, 선하증권 소지인인 병 회사 등과 운송인인 정 법인 사이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선하증권의 준거법에 의하여야 하고, 그 법률관계가 정 법인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침해된 경우에 적용할 준거법 역시 국제사법 제32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선하증권의 준거법이라고 한 사례.
 

[판결전문]
대법원
제1민사부
판결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D 주식회사
원고보조참가인  KM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E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4. 5. 22. 선고 2012나1075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상고인 각자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4점에 대하여

1) 국제계약에서 준거법 지정이 허용되는 것은 당사자자치(party autonomy)의 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선하증권에 일반적인 준거법에 대한 규정이 있음에도 운송인의 책임범위에 관하여 국제협약이나 그 국제협약을 입법화한 특정 국가의 법을 우선 적용하기로 하는 이른바 ‘지상약관(Clause Paramount)’이 준거법의 부분지정(분할)인지 해당 국제협약이나 외국 법률규정의 계약 내용으로의 편입인지는 기본적으로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의 문제이다. 일반적 준거법 조항이 있음에도 운송인의 책임범위에 관하여 국제협약을 입법화한 특정 국가의 법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그것이 해당 국가 법률의 적용요건을 구비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인의 책임제한에는 그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선하증권 전문(전문)에 따라 이 사건 해상운송계약상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규정한 조항이 이 사건 선하증권에 편입되었으므로, 이 사건 선하증권의 일반적·전체적 준거법은 영국법이다.
나) 이 사건 선하증권 후문(후문)은 명시적으로 운송인인 피고의 책임범위를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 준거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운송인의 책임제한에 관하여 특정 국가의 법으로 정하도록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의사는 운송인의 책임제한에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선하증권 후문의 해석상 이 사건 화물의 선적항이 미국 프리포트항이고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은 ‘선적항이나 양륙항이 미국 내에 있는 모든 국제해상화물운송계약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선하증권에 기한 피고의 책임제한에 관한 준거법은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이다.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할 경우에 앞서 본 적용요건 이외에는 법정지 국가의 법에서 선적항 소재지 법률을 준거법으로 적용하여야 하는 등의 다른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상 책임제한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요건도 충족되지 아니하였다.

라) 이 사건 선하증권에 기한 운송인의 계약상 책임에 관하여 영국 해상화물운송법의 법리를 적용하면, 이 사건 화물은 송하인으로부터 운송인에게 화물이 하자 없이 인도된 후 운송인의 해상운송 과정에서 사양이 이탈되어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선하증권 소지인인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마)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제한에 관한 준거법인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에 따라 피고의 책임은 톤당 500달러로 제한된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준거법, 선하증권 약관 해석, 처분문서의 문리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당사자 합의에 관한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선하증권에 기재된 책임제한 조항을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하기로 하는 별도의 명시적·묵시적 합의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당연히 불법행위책임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보았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하증권 발행인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상고이유 제1점 중 운송인의 계약상 책임발생 여부에 관하여 채증법칙 위반이 있다는 주장은 실질적으로는 원심의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1점 중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선하증권에 기한 운송인의 계약상 책임에 관한 준거법인 영국법을 적용하면서 영국법상 지연이율은 판결 선고일까지는 법원의 재량으로 정하고, 판결 선고일 이후에도 영국 통화가 아닌 통화로 이행을 명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재량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이율을 재량으로 정하였다.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영국법상 지연손해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국제사법 제32조 제1항, 제3항은 불법행위는 그 행위가 행하여진 곳의 법에 의하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존재하는 법률관계가 불법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관계의 준거법에 의한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 선하증권 소지자인 원고들과 운송인인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선하증권의 준거법에 의하여야 하고, 그 법률관계가 피고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침해된 경우에 적용할 준거법 역시 이 사건 선하증권의 준거법이 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선하증권의 일반적·전체적 준거법은 영국법이고 운송인의 책임제한에 관한 준거법은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이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에서도 이와 같다.

따라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따른 청구인용금액은 계약상 책임과 같게 된다.
2) 원심은 피고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준거법이 불법행위지인 대한민국법이라고 보았으나,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도 미국 해상화물운송법에 따른 책임제한이 인정되고,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한민국법을 적용하더라도 계약상 책임이 인정되는 지연손해금과 같다는 이유로 별도로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준거법에 관한 이유 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청구인용금액이 선택적 청구인 계약상 책임과 같다고 판단한 점에서 결과적으로 정당하므로 원심의 앞서 본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상고인 각자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신(주심), 박상옥, 박정화-
 

(2) 울산지방법원 2018. 5. 17. 선고 2016가합20028 판결
[판결요지]

해양환경관리법 제63조 제1항 및 제64조 제1항에 의하면, 배출되거나 배출될 우려가 있는 오염물질이 적재된 선박의 선장 또는 해양시설의 관리자 및 오염물질의 배출원인이 되는 행위를 한 자는 방제의무자로서 배출된 오염물질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배출된 오염물질의 확산방지 및 제거, 수거 및 처리 등의 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 유출사고는 피고가 용선한 우이산호가 피고가 관리하는 원유2부두에 충돌하여 발생한 사실, 원고는 해경의 요청을 받고 위 유출사고로 인한 방제작업을 수행한 사실, 원고는 방제작업을 수행하면서 방제일보를 작성하여 S에 보냈고, 방제일보 등에 따라 피고에게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및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로 합계 4,193,146,148원을 청구한 사실, 피고는 S의 사정을 거쳐 원고에게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 등으로 합계 2,350,693,309원을 지급한 사실 등에 의하면, 원고는 방제의무자인 피고의 사무에 해당하는 방제작업에 관하여 법률상 의무 없이 피고를 위하여 방제작업을 수행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사무관리에 의한 법정채권관계가 성립하였다.
 

[판결전문]
울산지방법원
제12민사부
판결
사건 2016가합20028  용역비
원고 주식회사 D
피고 G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8. 4. 26.
판결선고 2018. 5. 17.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716,5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4. 21.부터 2018. 5. 1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4. 21.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해양환경관리업(유창청소업, 해양오염방제업) 등을, 피고는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제조 및 수출입 등을 각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유 등의 유출사고 발생
싱가포르 국적의 원유운반선인 우이산호는 피고가 구매한 원유를 적재하고 피고가 지배·관리하는 예인선을 통해 여수에 있는 피고의 원유2부두에 접안을 시도하던 중 2014. 1. 31. 09:35경 과속과 안전조치 미흡 등으로 원유2부두의 시설물과 송유관을 들이받아 시설물과 송유관 등이 파손되면서 원유, 납, 유성혼합물 등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유출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다. 방제작업 수행
원고는 해양경찰청(이하 ‘해경’이라고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유출사고로 인한 방제작업의 요청을 받고, 2014. 2. 3.부터 2014. 4. 18.까지 원고에게 할당된 방제구역(구미, 덕월, 대마도, 평산, 유구 및 사촌 등)에서 해안방제와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 등의 작업(이하 ‘이 사건 방제작업’이라고 한다)을 수행하였다.
 

라. 방제비용 지급
1) 원고는 피고에게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및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 합계 4,193,146,148원[= 주민 방제비 1,076,534,384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 + 원고 방제비 3,033,019,852원 + 방제장비 수리비 83,591,912원]을 청구하였다.

2) 피고는 주식회사 S(이하 ‘S’라고 한다)의 사정을 거쳐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합계 2,350,693,309원(= 주민 방제비 1,031,951,241원 + 원고 방제비 1,318,742,068원)을 지급하고, 2015. 10. 21. 울산지방법원 2015금4158호로 방제장비 수리비와 관련하여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36,158,485원을 공탁하는 등 원고에게 합계 2,386,851,794원(= 2,350,693,309원 + 36,158,485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1) 원고는 피고와 사단법인 한국해양방제협회(이하 ‘방제협회’라고 한다)의 요율표에 따라 방제비용을 지급받기로 하는 등 이 사건 방제작업에 관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방제작업을 수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비 합계 4,193,146,148원1)에서 이미 지급받은 2,350,693,309원을 뺀 나머지 용역비 합계 1,842,452,83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우선 그중 30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며, 한편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는 2014. 2. 9. S의 주재하에 해양환경관리공단(이하 ‘공단’이라고 한다), 방제협회, 방제업체 등 관련 기관 및 방제업체들과 방재작업 관리에 관한 회의를 하였다. 방제협회는 원고, 피고 등 회의 참석자들에게 ‘① 방제일보를 작성하여 S에 통보한다, ② 방제비용은 1개월 단위로 분할하여 청구한다, ③ 방제작업 완료 시 S에 통보하여 현장확인을 받는다’는 취지의 회의결과를 통지하였다.

나) 원고 등 방제업체는 2014. 3. 17. 피고와 S에게 이 사건 유출사고로 지출한 방제비용의 정산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방제협회는 2014. 3. 19. 원고 등 방제업체들과 회의를 한 다음 피고에게 ‘방제업체의 방제비 사정 시 방제협회의 방제비요율표를 적용하고, 방제비의 청구단가를 사정단가로 강요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다) 방제협회는 2014. 4. 2. 피고 및 방제업체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다음 방제업체들에게 ‘방제비 사정요율은 허베이스피리트 해양오염사고 때의 방제요율 적용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해양방제협회의 방제요율표 내용을 참조하여 현실적으로 합리적이고 적정한 요율을 정하여 사정하기로 하되, 인건비는 물가상승을 감안하여 적용하기로 하였다’는 간담회 개최결과를 통보하였다.

라) 피고는 2014. 5. 16. 원고 등 방제업체들에게 ‘유출사고로 발생한 방제비용 일부로서 방제업무에 동원된 주민의 4대 보험료 중 피고에게 법적으로 지급의무가 있는 부분에 관하여 해당 주민을 지도·감독하고 해당 보험료를 지급한 방제업체의 입증 가능한 자료에 기반한 적법한 청구가 있는 경우 해당 금액을 방제업체에 직접 지급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3)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9, 10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 사실과 갑 제11호증의 기재만으로 이 사건 방제작업에 관한 용역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방제작업에 관한 용역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용역계약의 중요 사항에 해당하는 방제비 요율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② 방제작업을 수행한 유한회사 피케이엘의 팀장인 서○○는 ‘S는 2014. 2. 9.자 회의에서 방제업체들과 방제비를 1개월 단위로 분할하여 청구하면 방제협회의 방제비요율표에 따라 산정한 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방재협회가 2014. 2. 9.자 회의결과에 대해 관련 기관 등에게 보낸 공문에는 S가 방제협회의 방제비요율표에 따라 방제비를 산정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이 없는 점, 유한회사 피케이엘은 S의 사정을 거쳐 산정된 방제비에 관하여 이의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서준이가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기재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③ 방제협회가 2014. 3. 19. 피고에게 방제협회의 방제비 요율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2014. 4. 2. 피고 등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방제비 요율 적용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는 점만으로 피고와 원고 등 방제업체 사이에 방제비 요율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이나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④ 한편 피고의 2014. 5. 16.자 공문은 ‘주민들의 보험료 중 법적으로 지급의무가 있는 경우에 방제업체의 적법한 청구를 받아 지급하겠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피고 또는 S가 2014. 2. 6.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원고를 포함한 방제업체들 및 해경 등 관련 기관과 총 16회에 걸쳐 방제대책회의를 하였는데, 회의 과정에서 방제비 요율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피고와 원고 등 방제업체들 사이에 방제작업에 관한 용역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사무관리의 성립

1)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우선 사무가 타인의 사무이고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의사, 즉 관리의 사실상의 이익을 타인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함은 물론 나아가 사무의 처리가 본인에게 불리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명백하지 아니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다41072, 41089 판결,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25124 판결 등 참조).

2) 해양환경관리법 제63조 제1항 및 제64조 제1항에 의하면, 배출되거나 배출될 우려가 있는 오염물질이 적재된 선박의 선장 또는 해양시설의 관리자 및 오염물질의 배출원인이 되는 행위를 한 자는 방제의무자로서 배출된 오염물질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배출된 오염물질의 확산방지 및 제거, 수거 및 처리 등의 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 사건 유출사고는 피고가 용선한 우이산호가 피고가 관리하는 원유2부두에 충돌하여 발생한 사실, 원고는 해경의 요청을 받고 위 유출사고로 인한 방제작업을 수행한 사실, 원고는 방제작업을 수행하면서 방제일보를 작성하여 S에 보냈고, 방제일보 등에 따라 피고에게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및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로 합계 4,193,146,148원을 청구한 사실, 피고는 S의 사정을 거쳐 원고에게 주민과 원고의 방제비,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 등으로 합계 2,350,693,309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방제의무자인 피고의 사무에 해당하는 방제작업에 관하여 법률상 의무 없이 피고를 위하여 방제작업을 수행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사무관리에 의한 법정채권관계가 성립하였다.
4)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39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방제작업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지출한 필요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방제비의 범위
1) 감정인 김○○의 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방제작업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 중 합계 2,389,568,373원2)[= 주민 방제비 1,031,951
,241원 + 원고 방제비 1,316,917,814원(= 인건비 319,110
,000원 + 차량 및 장비사용료 347,081,460원 + 자재비 346,375,975원 + 기타비용 90,198,900원 + 보험료 등 40,161,179원 + 영업이익 173,990,300원) + 방제장비 수리비 40,699,318원]을 필요비로 상환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방제비 명목으로 합계 2,386,851,794원을 이미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방제비 2,716,579원(= 2,389,568,373원 - 2,386,851,7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감정인이 ① 초과근무나 주말근무를 포함한 작업일수, 일일인건비 등을 방제일보에 따라 산정하지 않고, 인건비를 임의로 조정한 점, ② 원고는 공단이 아닌 다른 업체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였음에도 공단이 장비를 장기임대할 때 적용하는 요율을 적용하여 장비사용료를 임의로 감액한 점, ③ 피고가 공단에게 일당 90,000원의 숙식비를 지급하였음에도, 원고의 숙식비는 일당 40,000원만 인정한 점, ④ 방제협회와 공단의 방제요율 산정기준 및 요율표에는 일반관리비 5%, 이윤 10%를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일반관리비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윤을 8%만 인정한 점, ⑤ 원고는 피고(또는 S)와 원고가 방제업체, 공단 및 해경의 고장 난 방제장비를 받아 수리업체에 전달하고, 수리가 완료된 방제장비를 다시 방제업체 등에 전달하되, 수리비는 방제작업이 끝난 뒤에 정산받기로 합의하였는데, 해경의 방제장비 수리비만 방제비에 포함되었을 뿐, 공단과 다른 방제업체들의 방제장비 수리비를 방제비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감정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살피건대, 감정은 법원이 어떤 사항을 판단하면서 특별한 지식과 경험칙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판단의 보조수단으로서 그러한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법관이 감정 결과에 따라 사실을 인정한 경우에 그것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을 제2 내지 5, 7, 11, 12호증의 각 기재와 감정인의 감정결과 및 감정보완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갑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 감정인의 감정 방법에 있어서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유류오염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유류오염배상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7호, 제9호에 의하면, 유류오염손해는 ‘유출 또는 배출된 장소에 관계 없이 선박으로부터 유류가 유출 또는 배출되어 발생된 오염에 의하여 선박 외부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손해(이 경우 환경손상으로 인한 이익상실 외의 환경손상에 대한 손실 또는 손해는 그 회복을 위하여 취하였거나 취하여야 할 적절한 조치에 따르는 비용으로 한정한다), 방제조치 비용 및 방제조치로 인한 추가적 손실 또는 손해’를, 방제조치는 ‘사고가 발생한 후에 유류오염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기 위하여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취한 모든 합리적 조치’를 의미한다. 이처럼 유류오염배상법은 유류오염손해를 방제를 위한 ‘합리적인 조치’에 든 비용으로 한정함으로써 선박소유자가 배상하여야 할 방제조치비용을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지출한 모든 비용이 아니라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지출한 방제비용 중 방제를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 내의 비용으로 제한하고 있다.

② 또한 민법 제739조 제1항 소정의 필요비는 물건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하므로, 어떠한 비용이 필요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타인이 동일한 지출을 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관리자인 원고가 사무관리를 수행하면서 지출한 비용 전부를 필요비라고 할 수는 없다.
③ 감정인은 원고가 수행한 방제작업에 관한 각종 청구서, 작업일보 및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한 후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판단되는 방제비용을 산출하였는데, 그와 같은 판단에 이르게 된 근거가 현저히 불공정하다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④ S는 해경, 관련 지방자치단체, 피고 등에서 작성한 자료 및 방제업체로부터 받은 방제작업 일일보고서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방제업체가 제출한 방제비 청구 관련 자료 및 서류, S 검정인이 현장을 실사하고 감독한 결과 및 기록, S의 요율표 등을 근거로 사정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S의 사정결과는 감정인의 감정결과와 서로 비슷하고, 피고의 보험사인 LIG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검토 요청을 받은 ○○손해사정 주식회사도 S의 사정결과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다.
⑤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방제업체들은 피고와 방제비를 S가 사정한 비용으로 합의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서○○가 작성한 사실확인서(갑 제2호증) 기재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상 이를 근거로 다른 방제업체들이 피고와 어쩔 수 없이 방제비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방제비는 방제업체 청구의 적정 여부, 근거자료의 존부, 방제작업의 내용이나 난이도 등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므로, 감정인의 감정결과나 S의 사정결과에 따른 원고의 방제비 감액비율이 공단보다 크다는 사정만으로 감정인의 감정방법에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관리비용으로 나머지 방제비 2,716,57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위 비용을 지출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4. 4. 2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5. 1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중남(재판장), 송명철, 김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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