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선령 1년 ‘오리엔탈펄8’호(2만 4,748톤)’ 운항

 
 

해운사업본부 확대 계획, 탈락업체 불공정 선정 ‘잡음’

인천-제주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 신규 사업자로 대저건설이 선정돼 내년 하반기부터 운항에 들어간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총 7개의 업체 가운데 대저건설이 재무건전성 및 사업계획 수립 등에서 높은 점수를 확보해 4월 30일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대저건설은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로 지난 2014년 자회사 대저해운이 포항-울릉 항로 영업권을 대아고속해운으로부터 인수하면서 해운사업에 진출했다. 2016년에는 해운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포항-울릉 항로에 투자를 확대했으며 현재 서울지사에 해운사업부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인천-제주항로 여객선은 세월호(6,825톤)와 오하마나호(6,322톤)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이 2014년 5월 면허 취소를 당한 이후 4년째 뱃길이 끊긴 상태이며 현재 5,901톤급 화물선 1척만 인천과 제주를 주 3차례 운항하고 있다.

정원 1,500명, 컨테이너 214teu 대형 여객선

대저건설이 인천-제주항로에 투입예정인 선박은 선령 1년의 ‘오리엔탈펄8'호로 총톤수는 2만 4,748톤으로 기존 세월호(6,825톤)의 3.6배에 달한다. 속도 22.3노트, 정원은 1,500명, 컨테이너 적재량은 214teu이다.

‘오리엔탈펄8’호는 원래 한중간 카페리 노선에 투입된 ‘동방명주8’호였다. 단둥국제항운이 지난해 평택-중국 연운항 노선에서 운항했으며 대저건설은 올초 이 배를 국적취득부 나용선으로 들여와 영문으로 번역한 ‘오리엔탈펄8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5년간 운항한 뒤 잔액을 한꺼번에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받는다는 계획이다.

‘오리엔탈펄8’호는 대형 선박으로 기존 연안부두에는 접안하기 불가능하다. 현재 인천 제1국제여객부두 접안시설을 이용해야 하므로 한중 카페리여객선이 2019년 6월 이후 新국제여객 터미널로 이전한 이후에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저건설은 내년 하반기 취항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운사업본부 관계자는 “내항면허 신청이 허가난 후 계류시설이 확보되면 내년 6월 이전이라도 취항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저건설은 앞으로 해운사업본부를 확대하여 별도 대표 체제로 승격시킨다는 계획이다. 부산-대마도 노선, 중국-제주-일본 크루즈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해운사업본부의 대표이사는 주성호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한 때 맡았으나 사임하여 현재 공석이며, 전무이사는 전 연운항훼리 이영우 사장이 맡고 있다.

탈락업체 6곳, 대저건설 불공정 선정 국민청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제주 여객선 사업제안자들은 선박의 안전성 확보 및 높은 평가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선박을 신조하거나 저선령(1년) 선박 투입계획을 수립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의 경우 재무건전성(신용도) 분야 및 사업계획 수립 등에서 다소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한다. 특히 포항-울릉(저동항) 간 항로의 여객선 운항 경험을 토대로 선박안전관리, 인력투입계획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이 선정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6개 업체들을 중심으로 불공정 심사의혹이 제기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코스트마린, 두손건설, 현성MCT, 하이덱스 스토리지, 필로스, 제인페리 등 탈락 6개 업체들은 “사업자 선정에 문제가 있는 불공정한 심사”라며 정부의 조사와 해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제목은 ‘세월호 사고로 운항 중단된 인천-제주간 여객선 항로 사업자 선정 심사 불공정에 대해 청원한다’이며 5월 11일 청원을 시작해서 6월 10일 마감될 예정이다. 5월 24일 기준 참여인원은 871명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글 작성 후 30일 내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하게 돼 있다.

탈락업체들은 “제주항의 부두길이는 180m이지만 대저건설이 내년 하반기부터 운항할 선박의 길이는 185m로 접안·계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대저건설이 사업자 공모전에 선정될 것을 어떻게 미리 알고, 중국에서 투입선박을 5개월전부터 임차해 도색작업을 할 수 있었는지 가장 큰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저건설의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서 외항 여객선으로 건조한 배로, 한국 내항 부두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며 “대저건설 해운사업부의 전 대표가 국토해양부 차관과 해운조합 이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라며 심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천해수청 “문제될 것 없다, 예정대로 취항 준비”

그러나 이에 대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탈락업체들의 의혹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해수청은 이번 사업자 선정은 심사위원 전원을 외부위원으로 선정하고 공무원은 평가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등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음을 강조했다. 또 평가시점 기준 선정업체 선박의 선령이 1년 9개월로 신조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제주항 부두길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목포-제주, 여수-제주 여객선의 선박길이가 각각 189m이지만 현재 운항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올해 2월 해당 입장을 업체 측에 통보하는 등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업자가 취항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업자가 30일 이내 면허신청을 하면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이후 2019년 6월 예정된 계류시설 완비후 조건 충족 시 최종 면허를 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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