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2018년 베트남 항만산업 현황 및 전망’ 보고서

신선화물 수출 증가, 항만간 물동량 격차 심화 예상
 

 
 

베트남 항만산업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4.9%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나 항만시설의 공급과잉 상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3년 845만teu에서 2017년 1,473만teu로 급증했으며 이 같은 고성장세는 앞으로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신선화물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베트남 항만산업의 수익성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항만산업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항만시설의 과잉 공급 △각 항만간 연결 서비스 부족 △부실한 기초 인프라 등이 꼽히면서 향후 베트남 내 항만간의 물동량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트남 주요 항만지역 ‘호치민, 까이맵 티바이, 하이퐁’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베트남 항만산업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항만운영지역으로는 호치민, 까이맵-티바이(남동부), 하이퐁 항만(북부) 3곳이 있다. 이중 호치민시의 3대 항만은 깟라이, 사이공, 히엡푸옥 항만이다.
깟라이항(Cat Lai)은 연간 베트남 전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34.4%를 차지하는 최대 항만으로 160헥타르 규모이며 총 길이는 2,040m에 달한다. 호주의 실시간 컨테이너 처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최신기술로 운영되고 있으며 동나이 빈즈엉성 및 호치민 시내 주요 산업단지와 가까운 이점이 있다.
사이공(Sai Gon)항은 도심지역과 가장 가까운 항만이나 다리 건설로 인해 대형 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에 제약이 따르고, 최근 몇 년간 컨테이너 처리량이 늘지 않고 있다. 히엡프억(Hiep Phu’o’c)항은 베트남 남부의 통관 및 물류집결지로서 준설 프로젝트를 통한 수심 9.5미터를 확보하여 3만dwt급 선박들을 수용할 수 있다.
 

8만dwt급 심해항만, 심각한 과잉설비 초래
바리아-붕따우 지역에 위치한 까이맵-티바이는 8만dwt급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심해항만이지만 부실한 개발계획으로 인해 심각한 과잉설비를 초래하고 있다. 국제항으로 설계됐으나 수준 낮은 물류서비스, 창고 및 기반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본래 수용량의 20% 밖에 운영되지 않고 있다. 6개의 컨테이너 터미널과 5개의 벌크 터미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까이맵 국제 터미널(CMIT), 사이공 뉴포트-까이맵 국제 터미널(TCIT)이 대부분의 물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퐁항은 북부에 위치하여 총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의 26.2%를 차지하는 베트남 내 2위 항만이다. 새로운 항만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몇 년간 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6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남딘부항이 2018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으며 5만dwt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락후옌 심해항은 연간 11만teu 처리를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베트남 주요 항만 운영사-사이공뉴포트, 비나라인, 제마뎁
베트남의 주요 항만 운영사는 사이공뉴포트(Saigon New Port), 국영기업 비나라인(Vinalines), 민간기업 제마뎁(Gemadept) 등이 있다. 사이공뉴포트는  베트남 1위 컨테이너항만 운영사이며, 호치민시의 깟라이, 히엡푸옥과 바리아-붕따우 지역의 까이멥, 하이퐁의 128 등을 운영하고 있다. 비나라인은 대부분의 국가 소유의 항만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항만운영 뿐만 아니라 해상운송서비스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제마뎁은 베트남 전역에 걸쳐 소규모 항만을 소유하고 있으며, 하이퐁의 남하이, 남하이-딘부 항, 꽝응아이의 중꽛항, 까이맵-티바이의 Gemalink, Gemadaopt-Hoa Sen항을 운영하고 있다. 항만운영 외에 물류센터, 항공화물터미널, 해운, 내륙운송, 포워딩 등의 사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제마뎁의 해운 및 물류 자회사 2개를 1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부정적 요인은 항만시설 과잉공급, 고립된 네트워크
베트남의 항만산업은 전략적 위치, 외국인투자의 증가, 교역량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베트남 북부는 한국, 대만, 중국 및 일본을 포함하는 글로벌 제조업 허브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트남 남부는 대조적으로 동남아시아 및 아시아-미국, 아시아-유럽과 같은 국제적 해상 루트와 근접한 전략적인 위치하고 있다.
베트남의 무역은 대부분 외국자본에 의해서 견인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외국인의 베트남투자는 연평균 12.5% 증가했으며 이는 베트남의 교역량과 항만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17년 베트남의 외국인투자법인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71.1% 및 수입 매출액의 59.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베트남의 수출입은 연평균 12% 증가했다. 2017년 베트남 수출총액은 2,140억달러이고, 수입총액은 2,111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베트남 항만산업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항만시설의 과잉 공급, 각 항만간 연결 서비스의 부족, 부실한 기초 인프라 등이 꼽힌다. 2015년 이후 베트남의 항만시설은 전체 운영능력의 60% 가량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WTO 가입에 이어 베트남 정부는 항만개발사업 여러 건을 승인했으나 2007년-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무역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않아 과잉공급 상태로 남았다.

아울러 다수의 소규모 항만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자에게 개발사업 승인을 한 결과 베트남의 항만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고립된 항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도로 및 준설작업 등에 불필요한 투자가 증가했으며 화물이 물류허브에 집중되어 있지 않아 비효율적인 물류서비스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IT기술이 아직 널리 이용되지 않아 다수의 항만 장비들은 여전히 낙후된 기술로 운영되고 있다. 하역은 최적화되지 않고 세관 통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베트남정부 2020년 1,850만teu 처리 항만산업 육성
베트남 항만의 주요 비용은 인건비 및 장비 임차료 등이 있다. 인건비는 전체 비용구조 중 가장 큰 요소로서 33%를 차지하며 서비스 구매 비용(30%), 고정자산 감가상각(2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매출은 하역(72.5%) 및 창고 및 보관(20.2%)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연간 1,740만-1,850만teu(3억 7,500만-4억톤), 2030년까지 2,920만-3,300만teu(6억 3,000만톤-7억 1,500만톤)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항만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10만dwt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심수항 개발을 우선으로 하여 락후옌(하이퐁) 및 까이맵-티바이(바리아-붕따우)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6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내륙컨테이너 기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베트남은 WTO규정에 따라 하역, 통관, 창고, 보관 등을 포함한 항만 산업을 개방하기 위해 법률을 수정했다. 최근 발표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베트남 하역분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해야 하며 외국인 지분은 5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통관분야는 현지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해야 하나 지분제한은 없으며, 창고사업도 합작설립이나 지분제한은 없다.
 

해운시장 위축, 베트남 항만산업 큰 영향 없어
베트남 항만산업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나 각 항만간의 물동량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지리적으로 뛰어난 호치민시 항만(깟라이, 사이공, 히엡프억)들은 수용량 한계에 봉착하여 물동량을 늘리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대형 선박의 입항이 가능하도록 확장공사를 진행 중인 까이맵-티바이 항은 사이공항을 대체하여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하이퐁지역의 기존 낙후된 항만들의 물동량은 최신 설비를 갖춘 락후옌 항만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시장의 위축은 베트남 항만산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공급 과잉으로 인한 비용절감을 위해 해운사들이 해운동맹을 맺어 터미널 비용을 낮추려하고 있으나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및 교역물량 증가로 항만산업에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선화물 수출의 증가는 베트남 항만산업의 수익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화물은 보통화물 보다 4-6배 이상 운임이 높은 고수익 화물이다. 베트남의 신선화물 중에는 해산물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베트남의 해산물 수출액은 83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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