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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실의 경제학(4)-해운항만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 방향
[536호] 2018년 05월 02일 (수) 09:58:04 고병욱 komares@chol.com
   
▲ 고병욱 경제학 박사(블로그 http://blog.daum.net/valiance)한국해양수산개발원

4차 산업혁명은 과거의 산업혁명과는 달리 매우 빠른 속도와 매우 큰 범위로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해운․항만․물류산업에서도 자율운항선박, 자동화터미널, 무역․물류에 블록체인의 도입 등으로 산업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 같은 산업혁신은 서비스 생산과정에서 일어나는 인명손실, 안전문제, 환경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경제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와 정책당국은 이 같은 산업혁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해운․항만․물류산업의 혁신의 종류와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방향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의 ‘해운․항만․물류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 방향’을 도식화하여 제시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혁신은 크게 제품 혁신(product innovation, 이 글에서는 서비스 혁신에 해당)과 공정 혁신(process innovation)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 혁신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거나, 서비스의 질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정 혁신은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법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경제학 문헌에서는 이 두 가지 혁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정 혁신은 주로 투입/산출을 효율화하여 보다 저렴하게 생산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이는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서비스 혁신은 새로운 수요를 찾아내 시장에 들어오게 하기 때문에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구분은 해운․항만․물류산업에도 적용된다.

먼저 공정 혁신을 살펴보자. 자율운항선박, 자동화터미널 도입과 같은 혁신이 이에 해당된다. 공정 혁신을 통해 국제물류 효율성과 안정성이 제고되면, 이는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 경쟁력을 제고하여 많은 화주들이 편익을 누리게 된다. 또한 이 같은 공정 혁신에 필요한 자본재 생산을 확대하면서 일자리, 투자, 소득이 창출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선원이나 하역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 따라서 긍정적 효과는 확대하면서 부정적 효과는 해소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긍정적 효과는 이 같은 혁신적 자본재의 개발을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금융․세제․인력공급 상의 지원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한편 부정적 효과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혁신 기업들이 기업 내에서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유휴인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경영자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 내 재배치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산업 내 전환 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이종 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보다 같은 산업 내에서 이직하는 경우가 다양한 이직 비용이 덜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경제 내 전환 배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상의 노력은 모두 혁신으로 새롭게 생겨나는 직종․직무에 기존의 노동자들이 옮겨 갈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마찰적 실업을 해소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다. 이 같은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혁신에 따른 일자리 대체 민감 직종․직무를 분석하고, 이들 부문에 속한 노동자들이 옮겨 갈 수 있는 전환배치 가능 직종․직무를 분석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와 공공기관 등은 이 같은 전환배치를 위해 필요한 연결(matching) 기능과 직업 재교육 등을 원활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운․항만․물류산업계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및 그 유관기관들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음으로 서비스 혁신은 부정적 효과 보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 항만배후단지 부가가치 물류활동 확대, 아세안 등 신흥 물류시장 서비스 확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는 새로운 물류 수요를 창출해 내는 것으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일자리와 투자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언급한 공정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서비스 혁신을 통해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 증가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강조되어야 할 사실은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신흥 물류시장 확대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해운항만물류 산업의 특성 상 신흥시장에 대한 물류서비스 확대는 막대한 제품의 수출입으로 이어진다. 이는 수요창출 혁신(demand-creating innovation)으로 국제무역을 통한 시장의 확대와 소득․고용의 획기적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하여 KMI가 발표한 「해외 진출 무역업체의 한국인 포워더 수요 추정 연구」(신수용․김은수․김동환, 2017)는 우리나라 수출확대를 위한 물류전문인력 수요 추정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제교역의 증대 및 해운항만물류 산업의 발전을 위해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이다.

보다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류가 있는 한 혁신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펼쳐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매우 빠르고 크게 우리 삶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기술적 실업에 대해 사회는 포용성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혁신에 따른 물질적 혜택을 사회 구성원이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의 각 영역에서 노력할 때 우리 사회는 혁신과 포용이 넘쳐 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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