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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박 승선 체험기
‘현대 포스’호 타고 부산에서 상해로
[535호] 2018년 04월 05일 (목) 10:00:32 신춘희 회장 komares@chol.com

3월 10일-13일 선주협회 주최, 초·중등 교원의 해운산업 이해도 제고사업 참여

 

   

신춘희 한국해양교육연구회 회장

지구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는 생명체의 근원으로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로부터 인류 문명 발달에 기여해 왔으며 일찍이 바다로 진출한 나라들은 영토 확장과 무역을 통해 국가의 부를 창출해 왔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와 세계 각국은 지구의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인 해양을 통해 세계경제를 주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25 전쟁 폐허 속에서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에는 조선·해운산업이 크게 이바지하였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해운산업은 세계 1위와 5위로 수출입 화물의 99.7%가 선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외 무역의존도는 94.5%에 달하고 있어 해운산업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한국선주협회에서는 『2030 세계 3대 해운강국 도약』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해운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초·중등학교 해운교육 확대를 위해 우리 연구회와 공동으로 해운교육 로드맵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승선체험 프로그램은 한국선주협회 주최로 초·중등 교원의 해운과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으로 1차로 현대상선의 협찬으로 저와 서형기 교장이 참석하였으며 선주협회 김호성 차장의 안내로 이루어졌다.

우리가 승선한 선박은 현대상선이 소유한 ‘현대 포스(HYUNDAI FORCE)’ 8,600 TEU 급의 컨테이너선으로 2008년에 건조하였고 축구장 3배 정도 크기(길이 339.6m, 너비 45.6m, 높이 24.6m)의 매우 큰 선박이며 포스호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일렬로 세우면 54km로서 서울과 안성까지의 거리라고 한다. 승선체험 구간은 부산에서 상해까지이고 돌아올 때는 항공편으로 귀국하는 일정이었다.

3월 10일(토요일)
승선에 앞서서 필히 준비할 것은 중국비자와 황열병 예방주사를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하여 순천향 서울병원에서(황열병 예방 접종은 지정된 병원에서만 가능함) 미리 접종을 하고 확인서를 여권과 함께 지참하였다.

우리 일행은 3월 10일 오후 3시 서울역에서 만나 부산행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하여 현대상선 직원의 안내로 부산항 신항에 도착하였다. 우선 신항 사무실에 들러 여권을 제출하고 입항 수속 절차를 밟은 후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는 부두로 이동하였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었지만 부두는 불빛으로 밝혀져 거대한 도시처럼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수많은 컨테이너가 산적해 있고 그 사이를 오가는 차량과 크레인들이 줄지어 있었다.

드디어 십 미터가 넘는 높이와 300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진 거대한 컨테이너선이 도선과정을 거쳐 부두에 정박하기까지 30여분을 기다린 후 선박으로부터 긴 계단으로 된 사다리가 내려지고 도선사가 제일 먼저 하선하였다.

우리 일행은 계단을 따라 올라 승선하여 사무실로 들어가 먼저 이재호 선장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선장님은 바로 입항하였기에 여러 가지 작업을 지시하시느라 분주하셔서 간단히 인사만 드리고 승선생활 안내문과 주의사항을 들은 후 숙소가 있는 deck로 이동하여 짐을 풀었다.

숙소 내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비치되어 있었으며 침대와 옷장, 간이냉장고, 전화기도 비치되어 있어 생각보다 매우 쾌적하였다, 특히 비상시 착용할 구명 재킷과 옷 위에 입을 방수복이 비치되어 있었다. 하역작업은 밤새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피곤이 몰려와 곧바로 잠에 떨어졌다.

3월 11일(일요일)
선적한 컨테이너는 밤새 양하작업이 이루어져 선박 위에 화물이 거의 없었다. 우리는 A deck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필리핀 조리사가 한식으로 제공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Wheelhouse가 있는 맨 윗 deck의 Bridge(선교)를 방문하였다. Bridge는 선박을 운행하는 모든 정보장치와 통신장치가 있고 선장과 항해사들이 선박의 운항을 컨트롤하는 곳으로서 선내 비상사태 발생 시 이곳으로 집결하여 선장의 지시를 받는 곳이다.

크레인은 오전부터 출항할 때까지 컨테이너를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을 하루 종일 하고 있었다, 선적 작업은 예정된 하역 순서에 따라 가장 먼 곳에 가는 것을 아래쪽에 쌓고 가까이 가는 것은 위쪽에 쌓아 하역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는 움직이지 않도록 모서리가 연결되어 있으며 하층부 컨테이너는 선박 바닥과 연결시켜 운항 시 움직이지 않도록 쇠파이프와 같은 막대기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일은 비바람과 추위, 더위와 싸우며 갑판에서 하는 일이라 매우 힘든 일임을 작업하시는 분의 말씀에서 느낄 수 있었으며, 의외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나 자신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드디어 출항 준비를 마친 후 컨테이너선은 오후 6시가 되어 도선사가 승선하여 선박을 출항시켰으며, 선박이 부두에서 빠져나갈 때까지는 예인선이라는 작은 선박 여러 척이 붙어 선박을 밀어내면서 선박의 출항을 도와주었다. 선박의 입항과 출항은 도선사가 운항의 키를 잡고 지휘를 하는데 도선사는 선박의 선장으로서 오랫동안 운항경험을 쌓은 베테랑 선장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입항과 출항 시에는 선장과 항해사가 시분을 다투며 긴장한 상태에서 분주하게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정박하고 있을 때는 기관장과 기관사들이 선박 운행을 위한 기관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고장이 난 경우 수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실제로 보니 해기사님들이나 선장님 기관장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저녁 식사 후 선박이 어느 정도 항만을 빠져 나와 대양에서 운항하고 있을 때 비로소 여유를 찾으신 선장님께서 우리를 Bridge로 부르셔서 계기판에 나타난 항로와 주변 선박들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 및 선박 간의 통신 등 항해방법에 관해 설명해 주시고 밤바다와 밤하늘에 보석같이 수놓은 별을 감상하는 시간도 주셨다. Bridge는 계기판에 나타난 항해 정보를 잘 관찰하도록 밤에는 소등을 하여 깜깜하였다. Bridge에 있는 갑판으로 나와 밤하늘에 있는 오리온 별자리와 북두칠성과 은하수와 이름 모를 별들을 보며 선박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소리와 훈훈한 바람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마치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된 듯 한 편안한 행복감에 잠시 빠져 있기도 하였다.

밤에는 선박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선박 간의 정보를 식별하기 때문에 특히 숙소에서는 빛이 새나가지 않도록 절대로 커튼을 열지 말라는 주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며 숙소로 향했다.

저녁 10시가 되자 안내 방송으로 예고 된 대로 선 내의 모든 시계가 자동으로1시간 뒤로 가서 중국 시간인 9시로 맞춰지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3월 12일(월요일)
조식 후 갑판으로 나가보니 날씨가 화창하여 저 멀리 이어도 과학기지가 보였다. 밤 새 운항하였는데도 아직도 제주 해역을 못 벗어났다고 한다.

오늘은 기관실과 갑판 안내가 있었다, 기관실과 외부 갑판으로 나갈 때는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미끄럼방지 신발로 갈아 신은 후 안내를 받았다.

젊고 패기에 찬 김은수 기관장님의 안내로 기관실제어시스템이 있는 기관실로 들어갔다. 이곳은 제어시스템만 있어 비교적 소음이 적었다. 한쪽은 전기발생장치를 체크하는 설비로 선박 내에 필요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자동 발생시키는 제어시스템이고 다른 한쪽은 기관동력제어장치로 운항에 필요한 터빈을 가동시키는 제어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밖에 선박 내에 필요한 물을 만들어주는 해수담수화 시설,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조절 탱크, 냉·난방시스템, 온수제조시스템, 화장실 배수 시스템 등 선박 운항에 필요한 동력 장치뿐만 아니라 선 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기관실에서 작동하고 제어해 주고 있었다.

우리는 기관장님의 안내로 기관실 아래층에 배치된 각종 기관 설비를 둘러보았다. 여기는 실제로 모터가 작동하는 곳이므로 귀마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할 정도로 소음이 매우 컸고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 또한 대단하였다. 기관실을 나오면서 거대한 선박이 움직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오후에는 갑판으로 나가 컨테이너와 갑판 시설을 둘러보았다. 컨테이너의 크기는 TEU(Twenty foot Equivalent Unit)로 나타내며 1TEU는 길이가 20ft (6.1m), 폭 8ft (2.44m), 높이 8.5ft (2.6m)크기의 용량을 가진 컨테이너를 말하며 2TEU는 길이 40ft (12.2m), 폭 8ft (2.44m), 높이 8.5ft (2.6 m) 크기의 컨테이너를 모든 컨테이너는 폭과 높이는 같되 크기에 따라 길이가 다르며 컨테이너에 20, 40, 45 등과 같이 쓰인 숫자는 길이를 나타내는 숫자임을 실제로 보고 알았다. 또 컨테이너를 선적할 때도 규정에 따라 선적한다고 한다. 화학약품이나 인화물질이 들어 있는 것은 바깥쪽으로 선적하고 액체로 된 화학약품의 경우는 별도의 둥근 모양으로 된 컨테이너에 싣는 것도 알았다.

갑판을 지나다 보면 곳곳에서 선박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시는 선원들도 눈에 띄었다. 운항 중에도 선체에 녹이 슬거나 페인트가 벗겨진 부분이 있으면 수시로 보완하며 이런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작업을 지시하는 것도 선장이 하는 일이라고 하여 선장은 선박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임을 다시 한 번 느꼈고 그래서 선장들이 ‘CAPTAIN’이라는 용어를 얼마나 명예롭고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또한 갑판에는 위험에 처했을 때 사용하는 구명정과 구명보트가 있고 점검한 날짜도 찍혀 있어 안전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선박은 좋은 날씨 덕분에 흔들림 없이 망망대해를 빠른 속력으로 경괘하게 운항하고 있었으며 오늘 밤을 지나 새벽 3시경에 상해에 입항을 하고 8시경에 접안을 한다고 한다.

3월 13일(화요일)
드디어 새벽 동이 트고 주변에 다른 선박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저 멀리 상해항의 불빛도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하였고 선장님을 비롯한 기관장님 항해사, 기관사 등 선원 모두가 입항 준비로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아침에 BRIDGE에 올라가보니 3항사께서 깃발을 올리고 계셨다. 붉은색과 흰색이 반씩 있는 깃발은 도선사가 승선했다는 표시이고 노란색 깃발은 검역중임을 나타내는 깃발이라고 한다.

얼마 후 예인선이 오더니 선미를 밀어 선박의 방향을 틀고 부두 쪽으로 예인하여 접안을 하고 부두에서는 밧줄을 부두에 고정시키려는 인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선박이 안전하게 정박한 후 우리는 10시경 하선하여 입국수속을 밟은 후 곧바로 푸동 공항으로 가서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두 시간 만에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였다.

필자는 이번 승선 기회를 통해 수출입 상품이 어떻게 운반되는지, 그리고 해운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선박의 구조, 운항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생생히 체험하고 이해하였다. 또한 해운산업은 국가 경제의 생명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조선, 철강, 금융, 항만 등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많은 고용 인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는 군수품과 병력을 운송하는 국가의 제4군으로써의 안보역할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기간산업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주신 선주협회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귀중한 체험장소를 제공해주신 현대상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함께 동행하여 안내해주신 선주협회 김호성 차장님을 통해 선주협회가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더구나 해운산업 인재양성을 위해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해운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해양교육연구회를 이끄는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우리도 해운산업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선장님과 기관장님 항해사 기관사님들과의 면담에서 다른 직종과 달리 장기간의 출항에 따른 지상과의 고립문제, 선원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점차 지원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쌓아 선장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선장 수급에도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이런 문제에 관해 관계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방안을 강구함으로써 해운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도 해운인재양성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또한 국민 모두가 해운의 발전이 국가 경제 발전에 직결됨을 인식하여 『2030 세계 3위의 해양강국 실현』을 위해 해운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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