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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해운항만 ‘변방에서 중심으로’
역내 ‘단일 해운시장’ 실현 목표, 신규항로 및 항만 인프라 확대 추진
[534호] 2018년 03월 02일 (금) 15:29:17 강미주 newtj83@naver.com
   
▲ 말라카 게이트웨이 심수항 조감도

말라카해협 초대형 항만개발 줄이어…물류허브 주도권 경쟁도 ‘치열’

아세안(ASEAN)이 해운항만시장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최근 역내 경제 통합을 강화함과 동시에 증가하는 무역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단일 해운시장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각국의 신규 해상항로 및 항만 인프라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말라카해협 인근에서는 5개의 굵직한 항만개발 프로젝트가 줄이어 가동되면서 물류허브 주도권 잡기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전문>

 

아세안이 최근 해운항만 개발의 중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의 2016년 해운 인프라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9% 증가한 32억 3,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오는 2020년까지는 연평균 8.5%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아세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인 연평균 최대 13%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현재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아세안은 2015년 12월말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하면서 인구 6억명(세계 3위)과 국내 총생산(GDP) 2조 5,000억달러 규모(세계 7위)의 거대 단일 경제권으로 부상했다. AEC는 상품, 서비스, 투자, 노동,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원칙으로 단일시장을 추구하는 이른바 ‘아시아판 EU’라 불린다. 아세안 국가들은 이를 계기로 역내 단일시장과 생산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활성화와 더불어 물류 인프라 확대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2016년 아세안 총 무역규모 2조 2,363억불

아세안의 수출입 무역규모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 통계연보(Asean Statistical Yearbook) 2016/2017’에 따르면, 아세안의 무역규모는 2007년 1조 6,139억달러에서 2016년 2조 2,363억달러로 38% 가량 상승했다. 2016년 기준 수출이 1조 7,203억달러, 수입은 5,160달러를 차지했으며 아세안 핵심 6개국(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태국)이 1조 8,284억달러를, CLMV 4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4,079억달러의 비중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6,299억달러로 가장 큰 무역규모를 보였으며, 이어 태국이 4,099억달러, 말레이시아가 3,578억달러, 베트남이 3,510억달러, 인도네시아가 2,808억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베트남의 무역 성장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베트남의 수출입 규모는 2014년 2,937억달러, 2015년 3,277억달러, 2016년 3,510억달러로 타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 ‘단일해운시장’ 구축 목표로 연계성 강화

아세안이 2010년 채택한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MPAC)’에 따르면, 아세안은 역내 총 47개의 항만을 보유하고 있다. 각 항만들은 인프라 개발 격차 및 비효율적인 해운 네트워크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해운항만 시설 및 서비스는 열악한 수준이다. 대부분이 중국과 홍콩을 연계한 낮은 정기선 지수를 보이고 있으며, 게이트웨이 항만들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역내 단일 해운시장(ASEAN Single Shipping Market, ASSM)을 구축하여 해운의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역내 해운시장 통합을 통해 경쟁력 있고 효율적인 해운서비스를 제공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원활한 흐름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인 해운물류통로(corridor)를 개발함과 동시에 IMO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과 안전한 해운문화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아세안 해운통합을 위한 세부적인 목표와 액션플랜에는 △합의된 전략과 방법 실행을 통한 아세안 단일 해운시장의 실현 △아세안 내 로로(Ro-Ro) 해운 네트워크 운영 △효율적인 통합 내륙수로운송 네트워크 개발 △국제 스탠다드와 연계된 내비게이션 시스템 및 보안 강화 △아세안과 파트너들간의 전략적인 해운물류 개발 정책 이니셔티브 추진 △ 안전운송을 위한 지역적 협력 강화 △아세안 내 수색 및 구조부문 협력 강화 등이 있다. 이에 아세안은 매년 국가별로 돌아가며 ‘아세안 교통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해운 네트워크 단계적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6-2025 아세안 운송전략플랜’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아세안 운송전략플랜 2016-2025(Asean Transport Strategic Plan)’에는 신규 해상항로의 구축과 항만역량 및 내륙수송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가 담겨 있다.

특히 2017년 4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로로(roll-on roll-off) 페리 네트워크가 공식 개통됐다. 이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간 증가하는 무역량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필리핀 다바오항·제너럴산토스항과 인도네시아 비퉁(Bitung) 간에 500teu급 로로 페리선 ‘M/V 슈퍼셔틀’호가 운항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두마이(Dumai)와 말레이시아 말라카(Melaka) 간의 로로 네트워크는 2019년 개통될 예정으로 있다. 필리핀은 현재 다바오항 현대화작업 및 제너럴산토스항 확장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세안 해운 연계성 강화를 통해 역내 항만수용능력이 향상되고 물류비 감소 등으로 역내 교역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OTRA 관계자는 “아세안 항만시설이 개선되고 해운통관절차 등이 간소화되면서 우리 기업의 대아세안 수출도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일본기업들의 진출로 아세안 교통 인프라 시장의 경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들도 아세안 연계성 사업에 깊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기선연계성지수 싱가포르 1위, 말레이 2위

아세안의 정기선연계성지수 역시 2004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정기선연계성지수(Liner Shipipng Connectivity Index)’는 세계 해운네트워크에 대한 한 국가의 접근성을 말해주는 지수로, 각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수, 컨테이너 선복량, 정기노설 개설 수 및 운항선사 수, 최대 선박 크기 등 5가지 요소에 기반해 평가된다.

아세안의 2017년 정기선연계성 지수를 살펴보면, 싱가포르가 1위(115.1)를 차지했다. 2위는 말레이시아(98.1), 3위는 베트남(60.5), 4위는 태국(41.0), 5위는 인도네시아(40.9) 순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UNCTAD의 정기선연계성 지수가 100이 넘는 국가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중국(158.8), 홍콩(105.4), 한국(109.9) 4곳에 불과하다. 유럽과 미국의 국가들은 70-80점대의 높은 지수를 골고루 확보하고 있는 반면 아세안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아직은 평균 약 28점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통해 해외 항만을 연결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이 아세안 대표 신흥국으로 해운연계성이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환적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양 항만은 아시아-유럽 서비스 최대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환적허브항으로 꼽힌다. 최근 출범한 대형 선사 얼라이언스를 유치하고 대응하려면 규모가 큰 대형 환적항만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규모가 작은 항만들의 환적물량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보이며 향후에는 피더 비즈니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계 컨 40위 항만에 아세안 7곳 포함

UNCTAD의 2016년 기준 세계 컨테이너 40대 항만에 포함된 아세안 국가 항만은 총 7곳이다. 싱가포르항(2위),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항(11위)·탄중펠레파스항(19위), 베트남 깟라이항(20위), 태국 람차방항(21위), 인도네시아 탄중프리옥항(26위), 필리핀 마닐라항(34위)이다. 싱가포르항은 2017년 컨처리량 3,367만teu로 중국 상해항(4,020만teu) 이어 세계 2위의 항만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물동량은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싱가포르항과 탄중펠레파스항만 각각 0.1%, 8.8% 줄었고, 포트클랑항 10.7%, 깟라이항 10.0%, 람차방항 6%, 탄중프리옥항 6%, 마닐라항은 7.1% 증가세를 보였다.

UNCTAD의 국가별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 통계에서는 2016년 싱가포르가 3,168만teu로 1위를 차지했고, 말레이시아가 2,457만teu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네시아가 1,243만teu로 3위, 베트남이 849만teu로 4위, 태국이 823만teu로 5위 순으로 나타났다.

말라카해협, 5개 대형 항만 프로젝트 가동

아세안 항만들이 현재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시설 확장’이다. 초대형선의 캐스케이딩 현상과 대형 얼라이언스 유치 및 선박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은 항만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말라카해협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항만개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말라카해협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등이 추진하는 5개의 대형 항만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우선 싱가포르에서는 초대형 환적항만인 ‘투아스(Tuas)’ 신항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 20개 선석을 갖춘 터미널의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며 기존의 신항과 구항을 투아스 단일 환적항으로 통합하여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항만공사(MPA)에 따르면, 투아스 항만 건설계획은 2030년대까지 총 4단계로 추진되며 2040년에는 투아스 터미널의 전체 통합운영이 시작된다. 전체 항만의 규모는 1,339헥타르이고 연 4,000만teu의 싱가포르 처리 물동량은 6,500만teu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투아스 신항의 65개 선석은 완전무인자동화터미널로 건설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말레이 탄중펠레파스 및 포트클랑 확장 추진

싱가포르의 신항만개발에 대응하여 말레이시아는 탄중펠레파스(Tanjung Peleapas)와 포트클랑(Port Klang) 항만의 확장 프로젝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중펠레파스에는 2억 2,580만달러가 투입돼 항만하역능력의 확대가 추진 중이며 완공 후 처리능력은 1,050만teu에서 1350만teu로 증가할 예정이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포트클랑항의 경우 말라카 해협과 인근 포트클랑 항만 사이에 있는 캐리섬에 제3의 항만 컨터미널을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포트클랑은 말레이시아 최대항만으로 2016년 1,316만teu를 처리해 전년대비 10.7%의 증가세를 보였다. 포트클랑 신규 터미널은 중국과의 합자방식으로 진행되며 개발부지 규모는 100 평방킬로미터 이상이다. 여기에는 항만 인프라 뿐 아니라 산업단지·자유무역지대·​상업 및 주거용 건물 건설도 포함되며 신규 항만의 연간 처리량은 3,000만teu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말라카해협에 위치한 지정학적 강점을 내세우며 아세안 해운시장에 선도주자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16년 아세안 국가의 컨테이너 환적 물동량의 25% 이상을 처리했다. 말레이 정부는 최근 ‘말레이시아 해운마스터플랜’을 도입하여 해운업 지원에 들어갔으며, 여기에 더해 콴탄(Kuantan)항과 Sapangar Bay Container Port(SBCP)의 확장사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와 해운 얼라이언스 변동 등으로 인한 탄중펠레파스항의 환적허브 변동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中, 말라카 게이트웨이항 및 인니 바탐섬 항만 개발

중국은 말레이시아와 합작으로 말라카해협의 게이트웨이 심수항만 개발을 추진 중이다. 말라카 도시 해안가를 매립한 지역에 건설되는 신항의 수심은 25-30미터이며 크루즈 터미널과 워터프론트 시설 등이 함께 건립된다. 19억달러가 투입되는 동 항만 건설 프로젝트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KAJD와 중국 엔지니어링회사 ‘PowerChina International’과 항만운영사선전연태항만그룹 및 리조항그룹 등이 공동 참여한다.

말라카 게이트웨이 심수항은 중국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컨테이너 수송로의 안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신항을 통해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10만척의 벌크선이 기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 바탐섬의 탄중사오항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바탐섬에 400만teu까지 처리 가능한 탄중사우(Tanjung Sauh) 항만 터미널 1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인근 싱가포르항 및 탄중펠레파스항과 경쟁하는 환적 컨터미널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태국, 람차방항 ‘아세안의 로테르담항’으로 개발

태국도 앞으로 해운분야가 자국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항만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태국은 최대 항만인 람차방항을 아세안의 로테르담항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람차방항은 2016년 전년대비 6% 증가한 722만teu를 처리했으며, 6,300여척의 선박이 기항한 세계 21위의 컨항만이다.

현재 람차방 3단계 개발공사가 핵심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며,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으로 오가는 수출입 화물들의 환적허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국제입찰로 건설 및 운영사를 선정할 예정이며, 내년초 공사에 착수하여 오는 2025년 3단계 개발이 마무리되면 람차방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2배 이상 증가하여 연간 1,800만teu의 처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2020년 항만 현대화 마스터플랜

베트남은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 항만인프라의 현대화와 선진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베트남 전역을 8개 항만구역으로 종합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남부 호치민시에 위치한 깟라이(Cat Lai)항은 베트남 최대 항만으로, 호치민에 입항되는 물동량의 97%를 담당하고 있다. 2016년 처리물량은 754만teu로 전년대비 10% 증가세를 보였으나 항만 포화상태로 연중 정체현상이 심각해 물류비용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약 320여개의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소형항만으로, 대형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까이멥(Cai Mep)항은 8만dwt선박과 1만 8,000teu급 컨선이 기항할 수 있는 유일한 심수항이지만 내륙 운송네트워크가 부족해 선사과 화주들이 기항을 꺼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해외 투자활성화를 통해 까이멥항을 아시아 주요 국제 허브항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얀마도 아세안 지역을 넘어선 아시아 해운허브를 목표로 항만 및 해운인프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이점을 바탕으로 역내 및 국제협력을 통한 운송인프라 개선을 추진 중이다. 미얀마는 현재 9개의 원양 및 연안항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투자 유치로 씨트웨이항 신항만을 비롯한 항만 터미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수출입의 95%를 처리하는 양곤항의 경우 아세안 10개국을 직기항하며 20곳의 컨테이너 선사들이 46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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