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경쟁력 높여 일감 확보를” 위기극복 총력

 
 

‘빅3’ 조선사, ‘안전문화 구축, 친환경·스마트십 기술개발, 경영정상화’ 중점 추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 3’ 조선사들은 원가경쟁력 향상과 일감확보를 새해 최우선 경영방향으로 삼고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사상 최악의 수주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업계는 올해도 수주물량이 감소해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실경영과 함께 안전문화를 새롭게 구축하고, 친환경 및 스마트선박 기술개발 등에 매진하여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각사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조선업계의 경영방향과 중점추진과제를 살펴본다.

현대중 - “현대정신, 위기 돌파”

매출 7조 9,870억원 목표, 다양한 선종 LNG연료 추진선 개발

현대중공업은 올해 슬로건을 ‘현대정신, 위기 돌파’로 정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 △원가 경쟁력 확보 △기술과 품질 고도화 △신뢰와 협력의 조직문화 구축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든 7조 9,870억원으로 세웠다.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해서는 ‘통합안전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안전관리체계 내실화를 통해 ‘중대재해 없는 원년’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통합안전교육센터에 개설될 70여개의 안전교육 과정의 대부분을 관련 자격 취득과정으로 운영하고, 실습을 통한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해 안전교육의 일대혁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원가경쟁력 확보에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현대중 강환구 사장은 “당면한 일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주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지난해 우리의 텃밭으로 생각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마저 중국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했다. 해운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가격 격차가 예전보다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중은 △조선 생산조직의 공정별 운영 및 도크별 선종 전문화 △엔진 주요 기능품 국산화 △전략적 기자재 구매 △설계 품질 향상 등을 적극 추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자재비 절감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모든 불요불급한 경비를 축소하는 긴축 경영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친환경 기술에 대한 R&D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중은 올해 한층 다양한 선종의 LNG연료 추진선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미래시장에 대비해 CNG(압축천연가스)선, CO2운반선, 수소운반선 등 신선종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오는 2020년부터 발효되는 IMO 환경규제가 임박함에 따라 최근 선박시장에서는 ‘친환경’이 가장 중요한 화두”라면서 “본격 수요에 앞서 친환경 선박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시장의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선박 경제, 안전운항시스템 개발과 선박기자재 연계 스마트서비스 도출 등 통합 스마트 선박 솔루션의 고도화를 진행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야드 구축을 위한 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첨단 조선소 구축 기반 조성, 수익과 품질 내실경영 중점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파괴와 창조를 통한 미래 준비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경영체계 구축 △수익과 품질 중심의 내실경영 △자부심 넘치는 DSME 만들기 등 4가지 경영방향을 세우고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 한 해는 우리에게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가는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며 “영업을 위한 시장환경은 만만치 않지만 지난해 실적보다 도전적인 목표를 가져갈 것이고 매출과 수익 또한 최적화된 회사의 규모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은 첨단 조선소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생산성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 구축했던 시스템을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업무프로세스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회사 위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관리체계 부실을 꼽고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춰 놓아도 실무자가 제대로 입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무용지물이 된다“면서 “표준과 절차에 기반을 둔 업무프로세스를 정착하고 이와 관련한 전략과제의 끈질긴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과 품질 중심의 내실경영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채권금융기관의 도움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지만 이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병든 부위를 도려냈다는 얘기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일시적으로 회복된 건강마저도 다시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회사는 먼저 고객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을 확보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프로젝트의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이렇게 확보된 수익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회사가 채권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사장은 “외부와 약속한 자구계획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를 믿고 회생의 기회를 준 국민 여러분께 ‘그때 대우조선해양을 살린 결정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라는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 “일감 확보가 최우선”

성공적인 유상증자, 새 안전문화 정착에 노력

삼성중공업은 올해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위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우선을 두기로 했다.

신임 남준우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금 일감이 부족하나 수주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일감을 제때 확보하려면 기술개발, 낭비 요소 및 비효율 제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생산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물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는 ENI Coral, BP MAD DOG2 등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을 철저히 준수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현장의 모든 임직원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개선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설계는 설계 개정률을 최소화하고 물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추가비용을 줄여나가고, 연구분야는 첨단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스마트십 및 친환경 선박 개발, 생산 자동화 방안을 조기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상증자를 성공하는 것도 핵심 과제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6일 2017-18년 적자 전망을 공시하고, 1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남 사장은 “계획된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향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서 “재작년에 한 마음 한 뜻으로 유상증자를 해 낸 것처럼, 이번에도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의 진심어린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안전문화 정착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 한층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한 안전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남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이라며 “안전은 실천임을 인식하고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면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회사 조직을 저비용 고효율을 중심으로 대폭 정비했다. 전체 조직 수(팀 단위 이상)는 89개에서 67개로 축소됐으며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종전의 72명에서 50명으로 22명 감소했다. 남 사장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걱정한다고 들었다. 걱정만 하는 것도 문제이고, 근거 없이 낙관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제는 혹독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이겨 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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