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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운산업 벤치마킹을 통한 국내 해운산업 발전방안
[533호] 2018년 01월 30일 (화) 13:14:38 김대진 komares@chol.com
   
김대진
산업은행 박사

국내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해운산업 영역의 재설정, 화물적취율 확대를 위한 협의체 구성, 화주-해운-조선 상생을 위한 연계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해운 선진국인 일본해운과 한국해운산업의 선복량, 자국선 적취율, 사업포트폴리오 등 비교를 통해 도출한 시사점에 기반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방안을 제시해본다.
 

<한국 및 일본의 해운산업 비교>
1900년대 초부터 출발한 일본 해운산업은 한국에 비해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해운산업 초기에는 대부분 일본 중고선박을 도입하여 운송을 시작하였다. 한국 전쟁 이후 한국 해운산업은 빠르게 성장하여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면서 일본선사들과 경쟁하기 시작하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해운산업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과의 해운산업 비교·분석을 위해서 선대구조, 수출입 품목, 자국선사 적취율, 선사 포토폴리오 구성 등의 항목을 통해 두 국가간의 해운산업 구조와 형태 등을 살펴보았다.

선대구조에서 세계 선복량 기준 2위인 일본은 한국에 비해 선박수 2.4배, 선복량 2.8배, 선대가치는 4배, 선박당 평균가치 1.6배, DWT당 평균 부가가치 1.3배 등 대부분 항목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를 포함한 상위 5개 국가의 선복량은 세계 선복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국가들의 선복량은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2015년 세계 5위에서 현재는 7위로 순위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컨테이너선과 탱커선(Oil 및 케미컬 포함) 비중이 높고, Ro-Ro선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세계에서 벌크선대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벌크선 선박 비중이 한국에 비해 높으며 탱커선 비중은 한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탱커선(케미컬) 비중이 낮은 이유는 일본 정유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수 감소 및 시장규모 축소,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부재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품목을 살펴보면 한국은 원유, 전자제품, 기계부품 등의 수입이 많고, 전자제품, 자동차, 기계부품 등의 수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입품목 순위는 한국과 유사하나, 수출품 순위는 자동차가 1위로 한국과 달리 Ro-Ro선 비중이 높은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수출입 대부분을 선박으로 운송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나, 한국은 최대 수출품인 전자제품을 항공으로 운송하나, 일본은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를 대부분 선박으로 운송하고 있다는 점 등이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화물적취율을 살펴보면 경기변동에 취약한 해운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적선사는 전략물자인 석유, 석탄, 철광석 등 대량화물 운송을 자국 선사가 운송하는 높은 화물 적취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일본 원양선사인 NYK, K-Line, MOL 등은 정기선보다 많은 부정기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화물 적취율은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3대 화물인 철광석, 석탄, 원유 등의 자국화물 적취율은 80~90%로 해운시황 부진과 상관없이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 수입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국적선사 자국화물 적취율은 원양 컨테이너의 경우는 13%에 불과하며, 한·중·일 등 아시아 역내 및 동남아 노선을 모두 포함할 경우에도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 및 탱커화물을 포함하는 외항화물에 대한 국적선 자국화물 적취율은 2009년 46.1%에 불과하며 이후 국적선사의 자국화물적취율에 대한 통계는 선주협회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국적선사 파산과 일본 벌크선사의 국내 대량화물 운송계약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국적선사 자국화물 적취율은 40~50%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일 주요선사 사업포토 폴리오를 살펴보면 일본 원양선사들은 컨테이너 부문 등 단일 선종에 대한 비중이 전체 사업비중의 50%를 넘지 않는 다변화된 사업 포토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특정 선종에 대한 운임 하락에도 불구하고 벌크선이나 자동차전용선 등 다른 선종의 수익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해운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원양선사의 사업부문을 살펴보면 NYK는 Logistics 및 항공 운송, 부동산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MOL은 벌크선 비중(48%)이 컨테이너(40%) 보다 높고 페리선 등으로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K-Line은 높은 컨테이너선(49%)을 기반으로 해양플랜트 지원(Offshore Energy E&P Support)과 중량물 운송(Heavy Lifter) 사업 확대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전통적인 해운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새로운 틈새시장 확대를 통해 해운시장의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선사인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비중 81%, 팬오션은 벌크 비중 65% 등 특정 선종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컨테이너 및 벌크선 운임이 하락할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취약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1] 한국 선종별 선박보유 현황

<국내 해운산업 발전방안 제언>
첫째로 국내 해운산업에 대한 영역 재설정이 필요하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해운 및 조선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부는 산업경쟁력 장관회의 등을 통해 해운과 조선업 구조조정 및 지원방안 등을 발표하였다. 특히 해운업과 조선업은 주무부처가 달라 독립적인 산업으로 정책이 추진되어 왔으며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주무부처가 아닌 금융위 주도로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된 바 있다. 해운 및 조선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해운업 부진은 조선업 부진으로 이어지게 되고 해운업 구조조정이 장기화 되고 국적선사 감소시 조선 및 선용품산업도 축소되고 장기적으로는 화주의 운송비용이 상승하면서 제조업 가격경쟁력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국내 해운산업도 일본을 벤치마킹하여 해운업과 조선업 그리고 선용품 업체와 화주 등을 포함한 광의의 해운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영역의 확대가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정책의 범위와 주체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운법을 비롯한 다양한 법적검토와 함께 관련 부처간의 협의, 일본과 다른 국내 기업문화 등 넘어야할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으나, 화주-선주-조선소-금융 등 관련 산업의 협력 없이는 향후에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른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더 이상 늦지 않도록 국내 해운 및 관련 산업의 범위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협력관계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국적선사 화물적취율 확대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적선사의 화물적취율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화주들이 국적선사를 이용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해외 선사 대비 국내 선사의 운송비 수준, 화주들이 원하는 항로 및 항차 제공 여부,  Service Quality 등  정확한 원인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적선사의 화물적취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 조차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적취율을 몇 %까지 확대할 것인지를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화물적취율 확대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산자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수부, 감사원 등)를 망라하는 협의체 구성이 대통령 직속 혹은 총리실 산하에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동 협의체는 일본과 같은 대량화물(원유, 석탄, 철광석 등)의 국적 선사 운송을 위해 화물우선적취권제도(Cargo Preference) 부활 및 자국선사 이용시 세제혜택이나 인센티브 제공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대량화물 우선적취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대량화물을 운송하는 정부 공공기관과 관련 부처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정부기관을 총괄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나 총리실 산하 위원회를 설립하여 이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 설립시에는 반드시 부처별 담당자외에도 외부 전문가 및 업계 실무자 들이 함께 참여하여 업계의 의견과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셋째로 화주-해운-조선 상생을 위한 연계방안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 화주-해운-조선의 상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연구로는 프랑스 Pierre Bauchet의 해사산업군 이론이 있다. 이는 해운산업과 조선산업, 그리고 화주인 철강산업의 상호 필요성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 선사의 경우 일본 조선소 발주 비율이 79%, 조선소의 선박건조에 필요한 철강제품 90~100%를 일본 철강회사에서 조달하고 철강회사는 수입하는 철광석 물량의 90%를 일본선사에 맡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적 선사의 국내 조선소 발주 비중은 건조 척수의 5.6%, 건조량의 5.2%, 국내 조선소의 철강제품 국내 철강사 조달 비중은 약 60~70%1), 국적선사의 철광석 운송비중도 50~60%에 불과하여 화주-해운-조선의 선순환 구조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주-해운-조선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화주의 대량화물 운송을 국적선사가 맡도록 유도하고, 대량화주인 발전사와 석유공사 등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화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해운사는 국내 대량화주와  장기운송계약 등을 바탕으로 금융조달 및 신조 발주 등을 추진하면서 선박발주는 국내 조선소로 발주하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지원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조선소도 국적 해운사의 선박 건조시에는 국내 철강회사의 제품을 일정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권고 및 유도함으로써 화주-해운-조선의 선순환 구조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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