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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판례 연구(26)
외국인 어선원에게 선원최저임금고시규정이 내국인 선원과 차별 없이 적용되는지 여부
[533호] 2018년 01월 30일 (화) 11:49:57 권창영 해사판례 연구(26)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두5821 판결-
 

   
권창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법학박사

Ⅰ. 사안의 개요
(1) A, B는 베트남 국적으로 우리나라의 20톤 이상 어선인 ○○호의 어선원인데, 2010. 6. 1. 위 어선이 침몰되는 사고로 행방불명되어 사망하였다. 원고들은 A, B의 배우자 또는 자녀들이다.
(2) 피고(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선박소유자 단체로서 ‘구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2011. 5. 19. 법률 제106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어선원재해보험법’) 제9조에 의하여 농림수산식품부장관으로부터 어선원재해보상보험급여의 결정 및 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심사청구의 심리·결정 등 위 법률에 따른 보험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기관이다.

(3) 피고가 선원노동단체인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과 사이에 체결한 ‘어선 외국인선원 단체협약’(2009. 6. 12.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톤 이상 연근해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유일한 단체협약으로서 외국인 어선원에게 적용되고(제1조 제1항), 고용주는 외국인 어선원과의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기준을 하회하여서는 안 되며, 하회된 근로계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르고(제2조 제2항), 외국인 어선원의 통상임금은 월 800,000원이다(제3조, 별표 임금표).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은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이나 승선평균임금에 대하여는 달리 정하지 아니하고, 다만 고용주는 외국인 어선원을 피보험자로 하여 어선원재해보험법에 따른 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며 선원의 재해발생 시 동 보험에 의하여 보상처리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제10조).
(4) 원고들은 피고에게 국토해양부장관이 고시한 2010년도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통상임금의 최저액 1,343,000원과 승선평균임금 2,148,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망인들이 재해로 사망함으로 인한 유족급여, 장례비, 행방불명급여 및 소지품 유실급여를 청구하였다.

(5) 피고는 원고들에게, ① 2011. 8. 17. 망인들의 통상임금과 승선평균임금을 각 월 800,000원으로 인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A의 유족인 원고들에게 유족급여 34,665,800원(1일 통상임금 26,666원×1,300일), 장례비 3,199,920원(1일 통상임금 26,666원×120일), 행방불명급여 3,200,000원[월 통상임금 800,000원×1개월 + 2,400,000원(월 승선평균임금 800,000원×3개월)]을 지급하고, B의 유족인 원고들에게도 같은 금액을 지급하였으며, 위 금액을 초과하는 유족급여, 장례비, 행방불명급여 부분의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급여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통지하고, ② 2011. 8. 19. 망인들의 소지품이 유실된 사실을 증빙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소지품 유실급여의 지급을 거부하는 결정을 통지하였다.
 

Ⅱ. 관련 규정  및 재판의 경과
1. 구 선원최저임금고시(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1194호)
2. 원고의 주장

선원법 제54조의 규정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이 고시한 선원최저임금고시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한 선원을 적용대상으로 하는바, ① 임금을 고정급으로 지급받거나 임금에 관련된 자료가 있어 구 어선원재해보험법상의 기준임금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실제 임금 또는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등이 선원최저임금고시에서 정한 최저임금 수준을 하회한다면 선원법 제54조와 선원최저임금고시에 의하여 재해보상 시 최저임금의 보장을 받아야 하고, ② 선원최저임금고시 중 외국인 선원의 경우 해당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는 부분은 최저임금의 결정권한을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에게 재위임하여 모법에 위반되고 헌법 제6조 제2항, 제11조 제1항 후단, 근로기준법 제6조, 선원법 제5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선원최저임금고시에서 정한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의 최저액 월 1,343,000원 및 승선평균임금 월 2,148,000원을 망인들에게 적용하여 유족급여, 장례비, 행방불명급여를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법원의 판단
제1심,2) 항소심,3) 상고심 모두, 선원최저임금고시에서 별도의 특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면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과 승선평균임금을 규정한 선원최저임금고시 규정은 외국인 어선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대법원의 판시사항은 아래 4.항과 같다.

 
4. 판시사항
구 선원최저임금고시(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1194호, 이하 ‘선원최저임금고시’) 제1항, 구 선원법(2011. 8. 4. 법률 제110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호에 의하면 선원최저임금고시가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내국인 어선원뿐만 아니라 월 고정급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외국인 어선원에게도 적용되므로, 선원최저임금고시에서 별도의 특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면 구 어선원재해보험법에 의한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과 승선평균임금을 규정한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은 외국인 어선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Ⅲ. 외국인 선원에 대한 임금제도
1. 문제의 소재

육상근로자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하여도 국내의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이나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의 보장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4) 위 선원최저임금고시에서 제2.나.3)항의 경우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을 내국인 선원보다 낮게 책정하는 규정이나 선원법이 정한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규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5)
 

2. 외국의 사례6)
선원의 임금지급에서 자국민과 외국인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국제해운계의 일반 거래관행이다. 유럽연합 공동선박등록제도에 따르면 회원국 국민이 아닌 개발도상국 저임금선원의 승선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 경우 선원 거주국의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에 근거하여 개별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선원근로조건은 선원 거주국의 임금수준으로 고용이 가능하며, 사회보장 역시 선원 거주국의 법률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마루십제도를 활용하여 자국 선원과 외국인 선원의 근로조건에서 다른 처우를 하고 있다.
 

3. 학설 및 검토
가. 긍정설

외항상선과 원양어선에 승무하는 외국인 선원은 우리나라에 입국하지 않고 승선생활 종료 후 바로 자국으로 귀국하므로 우리나라에 생활의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내항상선과 연근해어선의 경우도 우리나라에 입국하나 그들은 선박에서 선박소유자가 제공하는 숙식을 제공받아 생활하고 있고, 임금은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하므로 우리나라에 생활의 근거를 가진다기보다는 자국에 생활의 근거를 가진다는 견해가 있다.7)
 

나. 부정설
외국인 선원의 경우에 국적 노동자와 비교해 낮은 최저임금을 규정하는 국토해양부장관 고시는 선원법 제59조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고,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무효이다.8)
 

다. 검토
(1) 국제연합UN의 ‘인권에 관한 세계선언’,9)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10) 외국인 근로자 보호에 관한 선언·협약,11) 국제노동기구ILO의 여러 외국인 근로자 관련 협약12) 등에서 이주근로자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2) 선원법이 적용되는 국적선과 준국적선에 승선한 외국인 선원에게도 생활의 근거가 외국인 선원의 본국이든 대한민국이든 관계 없이 선원법이 제한 없이 적용되므로, 선원법에 정한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규정한 선원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13)
(3) 한국어 지식의 결여, 승무경력이나 숙련도에 따른 직무능력의 저하 등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을 내국인 선원보다 낮게 책정하는 규정은,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6조, 선원법 제5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14) 그러므로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외국인 선원에 관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경우에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15)

 
Ⅳ. 대상사안의 검토
1. 선원법의 적용범위

선원최저임금고시 제1항은 고시의 적용대상으로 선원법 제3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선원’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선원법 제3조 제1호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선원’이라 함은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선박 안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된 자로서, 선장ㆍ해원 및 예비원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국적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에 외국인 선원에 대한 적용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어 선원최저임금고시 조항 중 그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은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적용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선원최저임금고시는 그 적용의 특례를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내국인 선원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2. 근로기준법 제6조에 의한 차별금지의무
구 어선원재해보험법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구 어선원재해보험법을 적용받는 어선의 소유자는 당연히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고, 근로기준법 제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므로,16) 어선의 소유자는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의 가입 등과 관련하여 외국인 선원과 내국인 선원을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3. 선원최저임금고시의 내용
(1)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2.가.1)항의 ‘선원최저임금’은 선원에게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임금의 최저액을 의미하고, 이는 어선원을 포함한 ‘모든 선원’에게 적용되고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에서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2.가.2)항의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의 최저액 및 승선평균임금’과는 구별된다.

(2) 이 사건 단체협약은 ‘외국인 어선원’에게 실제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의 최저액을 정하고 있는 점에서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에 따라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가.1)항의 선원최저임금을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만, 그 적용대상이 ‘외국인 어선원’에 한정되고 그 금액이 적은 점에서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2.가.1)항의 특례를 정한 것이다.

(3) 이 사건 단체협약상의 ‘통상임금’의 개념은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을 의미하는 반면,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2.가.2)항이 말하는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또는 승선평균임금’은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임금이 아니라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의 보험급여를 결정하는 기준을 의미하는 점에서 서로 개념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통상임금’은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2.가.2)항의 특례를 정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 선원최저임금고시의 제3.나항에 의하면 어선의 소유자는 선원최저임금고시에 따라 최저액 이상의 승선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은 외국인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을 내국인과 달리 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어선의 소유자는 외국인 어선원의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산정하여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

(5) 승선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승선기간에 그 선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승선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하고, 통상임금은 “선원에게 정기적ㆍ일률적으로 소정의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시간급금액 등”을 의미할 뿐 선원이 실제로 지급받는 모든 임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6)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외국인 선원의 통상임금 최저액을 800,000원으로 정하였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으로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까지 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외국인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과 승선평균임금’을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과 달리 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외국인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과 승선평균임금은 내국인 어선원과 마찬가지로 선원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정한 월 1,343,000원과 월 2,148,000원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Ⅴ.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어선원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최저액과 승선평균임금을 규정한 선원최저임금고시의 규정은 외국인 어선원에게도 내국인 선원과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명확히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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