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리나시설 취약, 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작년 12월 7일 서울마리나, 국내외 마리나시설 현황 소개와 국내인프라 발전 모색

 
 

‘마리나를 통한 지역사회의 경제 및 문화 성장방안’을 주제로 한 ‘제6회 국제마리나컨퍼런스’가 지난해 12월 7일 오후 1시 여의도 서울마리나 컨벤션홀에서 국내외 마리나산업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마리나협회가 주관한 이번 컨퍼런스는 마리나 개발을 통한 경제적 이점과 지역경제 활성화, 마리나 운영방안 등에 대한 전략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으로 성황을 이뤘다.

강석주 한국마리나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개회사를 통해 “이제 국내 마리나산업은 마리나 시설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운영·규칙·규정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히면서 “동 컨퍼런스는 실증적인 운영방안이 논의되는 자리로 마리나 산업 관계자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정우 해수부 해양레저과장은 축사에서 “정부는 마리나 산업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 등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대한민국 마리나산업의 발전전략 △마리나 개발의 경제적 가치 △동남아시아의 마리나 이벤트 △아라마리나 운영사례 △마리나 운영기법 순으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오정우, “국내 마리나시설, 레저기술력 등선진국 대비 취약”
‘대한민국 마리나산업의 발전전략’ 주제를 맡은 오정우 과장은 우선 마리나산업에 대한 소개와 국내외 마리나산업의 현황을 짚고 정부의 마리나 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주요내용을 밝혔다. 그는 발표 서두에서 “마리나 산업을 육성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와 일자리 창출 때문이다”고 언급하며 마리나산업 체계와 관련한 일자리 요소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마리나산업은 ‘생산단계-유통단계-소비이용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별로 공급, 유통, 소비 등의 산업이 순환구조를 이뤄 서로 독립되지 않고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생산단계는 요트제조업을 중심으로 소재, 의장품, 제조설비 등의 관련 산업이 있으며, 유통단계에서는 요트판매 및 소비관련 금융, 보험, 무역, 도소매업과 같은 서비스업이 주를 이룬다. 소비이용단계는 요트임대, 유지보수 등 이용 서비스업과 관련한 산업이 존재한다. 마리나관련 서비스업은 다시 △선석임대·보관 계류업 △요·보트 대여·판매, 교육 △요·보트 수리·정비 △이벤트, 금융·보험으로 나눌 수 있고 제조업은 △선체 △추진 △인테리어 △리깅류 / 부품 △전기 항해통신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오 과장은 “마리나산업의 핵심은 바로 ‘서비스업’이다”고 강조하면서 “일자리 창출요소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제조업’에 대해서는 “선진국 대비 레저기술력이 60-70% 수준밖에 못미친다”고 밝히면서 제조업 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고도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오정우 과장은 글로벌 해양레저 시장현황에 대해 발표를 계속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해양레저기구 시장규모는 총 44만대, 117억 달러, 고용규모는 약 61만명으로 파악된다. 세계해양레저산업협회ICOMIA가 발표한 2015년도 전 세계 해양레저 장비 생산현황을 살펴보면 연간 300만대 이상의 해양레저기구가 생산되고 있으며,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레저기구 생산량은 감소세를 접어들었으나, 최근 중국시장이 급부상하면서 향후 해양레저에 대한 시황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경우 ’16년 기준 약 1만 8,000여명이 레저선박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까지 약 91개사가 해양레저 서비스업을 개시한 반면, 해양레저 건조 산업은 부족한 실정이다.

마리나 항만 등 인프라 운영현황에서도 국내 마리나산업의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 내 마리나 항만은 98개, 일본은 560개인 반면, 한국은 33개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 레저선박을 계류시킬 수 있는 선석은 약 2,331개로 국내 레저선박의 약 14% 정도만 수용할 수 있다. 더불어 33개의 마리나 시설도 대부분 소규모이며, 편의·기능 시설이 부족할 뿐 더러 레저선박 상하가 시설, 급유 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오정우 과장은 “단순히 시설의 수만 늘리는 양적 측면보다 지역, 수요자 특성에 맞게 마리나 시설을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마리나산업 육성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정부는 마리나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리나 인프라 확충 △마리나 관광 대중화 △레저선박 제조업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전략을 세웠다. 인프라 확충을 위해 거점 마리나, 어촌마리나역 등 인프라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관련 규제를 차츰 줄여나갈 계획이며, 서비스업을 활성화해 마리나 관광 대중화에 나선다. 또한 메가요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제조업 육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19년까지 레저선박 R&D에 투자하고 ’20년까지 마리나 비즈센터를 조성해 제조, 유통, 수리·정비등의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앤드류 채프만, “마리나 시설의 기반, 정부의 지원 필요”
스캇 핀스턴, 동남아 각 국 마리나 이벤트 소개
호주마리나산업협회장인 앤드류 채프만씨는 ‘마리나 개발의 경제적 가치’라는 주제로 마리나산업이 호주 지역사회에 미친 경제적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 마리나시설은은 지역 수변부지에 구축되며, 요·보트 등의 계류시설 자체만 갖춘 시설이 아니라 교육시설, 결혼식장, 까페 등 타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호주 내 마리나 시설은 총 342개 정도로 추산되며, 대부분의 시설은 계류시설만 갖춘 것이 아니라 수리, 정비, 판매, 급유, 하수처리, 회의실, 회의실, 웨딩홀 등 10개 이상의 복합시설을 갖춰 지역주민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한국과 달리 호주 마리나시설에는 용선업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앤드류 채프만씨는 “타 용도에 비해 비중은 낮으나, 마리나 용선업도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는 마리나시설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 및 고용창출 통계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마리나 산업으로 인한 세수는 호주달러로 약 7억원이며, 마리나에 입주한 식당, 바, 정비 시설 등으로 인한 부가 매출까지 합하면 연간 14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또한 호주 전 지역의 마리나에서 종사하는 인원은 총 1만 9,500명이며, 마리나 시설 한 개당 평균 57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그는 마리나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호주 마리나 시설의 85%가 일반인에게 공개됐으며, 51%는 일반인이 이벤트나 레크레이션 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앤드류 채프만씨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직접 보게끔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리나 시설의 기반을 닦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마리나 사업은 자본집약적 형태의 사업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나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은 큰 비용은 들어가는 곳은 정부가 지원하고 기반시설이 마련되면 다양한 영역의 부대시설이 들어와 정부에서도 세수혜택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한편 오션마리나요트클럽 대표인 스캇 핀스턴씨는 동남아시아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마리나 이벤트에 대해 소개하고 각 행사의 특색들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대표적인 보트 이벤트는 △싱가폴 요트쇼 △오션마리나 파타야 보트쇼 △푸켓 랑데부 △태국 요트쇼 △필리핀 SEA-EX 등이 있다. 싱가폴 요트쇼는 주로 고가인 요트를 전시하고, 오션마리나는 주로 관람객 중심으로 진행돼 요트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특히 SEA-EX는 타 행사와 달리 실내전시장에서 요트를 옮길 수 있는 트레일러나 소형선박 등을 전시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행사로 알려졌다.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리갓타(Regattas) 대회는 약 17개가량 있으며, 거의 매 달 동남아 국가 등지에서 개최된다. 주요 리갓타 대회로는 △Multihull Solution △Cape Panwa hotel Phuket Raceweek △RSYC △SMU-RM Western Circuit Sailing 등이 있다. Multihull Solution은 태국 푸켓에서 7월에 시작돼 3일간 레이스를 펼치며, 특히 바람조건이 유리하지 않는 비수기이지만 오히려 이를 특징으로 해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싱가폴의 RSYC는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SMU-RM은 싱가폴경영대학 학생이 주축이돼 기관의 후원 없이 레이스를 진행한다.

김창호, “아라마리나, 항만과 내수 동시에 마리나 인프라 구축 가능”
한편 김창호 워터웨이플러스 신성장사업단장은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라마리나’에 대한 소개와 운영현황 등을 발표했다. 아라마리나에서 운영하는 아라뱃길 구간은 인천 경인항에서 김포 한강까지 총 18km 구간이며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에 갑문이 설치돼있다. 횡단 교량은 총 13개소이며, 경관 도로는 총 15.6km이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아라뱃길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항만과 내수 동시에 마리나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에 위치한 아라마리나는 현재 196개의 선석과 클럽하우스, 선박수리소, 주유소 등 마리나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현재 요트체험과 수상레저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이어 아라마니라 운영 사례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아라마니라는 ‘해양레저 거점형 선진마리나’를 구현하기 위해 해양레저교육, 다양한 해양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레저교육은 △수상레저체험교육 △요트조종면허면제교육 △요트스쿨 △SUP 체험교실 △요트연수전문교육 △전문인력양성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올 5월 4만 5,000여명의 참관객이 참여하고 27개국 387개 업체가 참여한 아시아 제3대 보트쇼인 ‘경기국제보트쇼’를 아라마리나에서 개최했으며 그밖에도 김포 마린페스티벌, 요트대회 등 해양레저이벤트 유치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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