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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목적인 해양사고 조사 및 대응방안 고찰
[531호] 2017년 11월 30일 (목) 15:20:40 한국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showload@chol.com

온 나라를 뒤흔든 세월호 사고는 3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채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국민이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더구나 바다에 대한 공포심과 함께 해운에 대한 부정적 인식 나아가 해사산업에 대한 기피현상까지 생겨 안타깝다. 그나마 해난사고 즉 해양안전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이에 콤파스는 우리나라의 해양사고 조사와 대응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보코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 이은방 교수를 초청하여 합리적인 해양사고 조사와 대응방안을 들었다. 이은방 교수는 한국해대 항해과를 나와 도쿄과기대(Tokyo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전자시스템을 공부하였고, 그후 한국해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로서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 Academy) 교환교수, 해양경찰청 규제심사위원장, 국민안전처 규제개혁위원과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해양환경안전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해양경찰학, 전파전자항해학, 항해기기론, 해양안전시스템 등이 있다. 발표에 나선 이 교수는 우리말에 담긴 여자가 집에 있고安, 임금이 궁 안에 있어야全 안전安全하다는 인식부터 바꾸어야 하고, 사고事故가 나기 전에 깊은 사고思考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로부터 말문을 열었다. 이번 발표 이전에 ‘합목적인 해양사고 조사 및 대응방안 고찰’을 연구한 목적은 해양사고 조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해상교통사고에 대한 안전도 향상방안 모색과 함께 해양사고 대응에서 민간차원의 과제와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자료를 중심으로 기술한다.
 

1, 해양사고 조사 대응 시스템 고도화
지금까지의 해양사고를 살펴보면, 사고조사시스템이 복잡하여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고, 해양산업의 신뢰도 추락으로 국제경쟁력이 저하되었다. 해양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대응할 전문인력도 양적 질적으로 부족하여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등 컨트롤 타워가 혼란스러웠다. 안전관리체제의 활동과 기능이 한계에 부딪쳐 민간차원의 실효성 높은 대응마저 제약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해양사고 이후 정상상태로의 복구가 지연되어 피해자의 고통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국민정서의 악화 및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향후 국가해양정책을 수립할 동력확보마저 어려운 실정이었다. 해양사고에 대한 교훈 체득과 환류를 통한 순기능은 미미하고 원인분석보다는 책임자 처벌 위주의 사고대응에 급급하였다.
 

2. 해양사고 조사 및 대응과제 분석
해양사고 종류로는 충돌, 좌초, 침몰, 화재, 인명사상 등이 있다. 해양안전심판원은 충돌, 접촉, 좌초, 전복, 화재폭발, 침몰, 기관손상, 인명사상, 안전운항 저해, 기타로 분류하고, 해양경찰청은 침몰, 조난, 좌초, 충돌, 전복, 침수, 화재, 접촉, 침몰, 키손상, 속구손상, 추진기 손상, 시설물 손상, 안전저해, 운항저해, 인명사상, 해양오염, 기타로 구분한다. 해상교통공학적인 구분은 교통관련 사고는 충돌, 좌초, 접촉이며 기술관련 사고는 화재, 폭발, 침몰, 전복, 침수, 악천후 손상이다. 해상교통의 특성은 광활성, 자연의존성, 고립성, 고위험성, 대용량성, 국제성인데, 관리결함, 기초원인, 직접원인, 사고, 상해로 이어지는 해양사고 특성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해상교통사고의 패러다임도 미비하다. 우선 선종별로 상이한 안전관리체계가 문제인데, 여객선은 해운법에 의해 해양경찰청과 한국해운조합이 관리하고, 화물선은 해상교통안전법에 의해 해양수산부와 선박소유자가, 유도선은 유선및도선사업법에 의해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 어선은 선박안전조업규칙에 의해 자치단체와 수협중앙회, 낚시어선은 낚시어선법에 의해 자치단체로 분산되어 있다. 우리는 사고accident와 사건incident을 혼동하여 해양사고 조사와 해양사건 조사에 혼란을 빚는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추구형인 What-Why-How-Action으로 진행되고, 책임지향형은 What-Who-처벌-사건종결로 마무리된다. 지금까지의 해양사고들은 사고원인에 대한 무분별한 유추로 인해 혼란한 상황이 전개되어 왔다. 사고원인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시간 및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양사고의 원인해석 기법은 크게 통계적 기법과 사례적 기법이 있는데, 통계적 기법은 도수분포, 구성비용, 교차집계, 경향식을 이용하고 사례적 기법은 결함가지 분석인 FTA(Fault Tree Analysis), FMEA, ETA, ESA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위험과 위기는 예방과 준비가 부족하면 취약성이 드러나 발생한다. 이때 위기를 극복하면 정상상태로 회복되지만, 실패하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된다. 위험(위기) 관리 사이클을 살펴보면, 현장에 비상대응 권한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것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대처가 늦어지고 책임관계도 혼란스러워진다. 우리나라는 민간차원의 해양사고 대응과 협력 범위가 불명확하다. 현행 지휘보고체계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지역사고수습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대통령으로 되어 있고, 협조지원과 상황전파를 유관부처기관과 국가안보실(대통령비서실)이 하고 있다. 대응순서는 상황관리단계-초동조치 및 상황판단단계-수색구조 및 구조본부 비상단계-상황종료단계이다.
 

3. 국내외 재난적 해상교통사고 조사 및 시스템
해양사고의 조사절차는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이해관계인이 사실조사를 요구하고, 언론기관이 인지하여 보도하고, 해양수산관서와 해경, 시장, 군수에게 통보하고, 외국에서 발생하면 현지 영사를 통해 송달받으며 해양안전심판원의 지방조사관이 이를 접수하고 중앙수석조사관이 특별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치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여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보고하고 장관이 이를 공표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즉, 국내는 사고접수-담당조사관 지정-조사의 착수-심판의 청구-심판부 구성 및 소환장 발부-심판 개정-조사관 의견진술 및 최후변론-재결고지이며, 국외는 사건사고의 발생-사고결과의 심각성 파악-사고조사자의 지명-현장의 사실확인조사-조사보고서 초안작성-위원회 심의 및 토론-최종보고서 작성 및 발간-관련부처 제출 및 유관기관 배포 순이다. 국내외 대형 교통사고 조사기관의 조사영역은 미국의 NTSB는 해양 항공 철도 도로를 망라하고, 호주 ATSB와 캐나다의 TSB 및 일본 JTSB는 그 가운데 도로가 제외되며, 우리나라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항공과 철도를 조사하고 해양안전심판원이 해양분야를 조사한다.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의 조사기관은 모두 독립기관이나 우리나라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국토교통부, 해양안전심판원은 해양수산부 산하로 되어 있다. 독립기관의 특징은 조사결과에 대한 책임추궁이 없으며 모든 법정은 조사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사고조사에 대한 권한행사 및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상위 행정부처를 비롯한 누구의 지휘도 받지 않는 독립성을 법률로 보장받고 있다. 해양사고를 조사하는 목적은 해양사고의 원인을 규명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해양안전에 이바지하는 것인데, 징계를 전제하여 조사한다면 당사자들은 불리한 요소는 가급적 노출시키려 하지 않으므로 근본적인 원인규명과 재발방지가 어렵기 때문에 외국의 조사기관들은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4. 해양사고 조사의 시스템 구축방향
해양사고 조사의 시스템 구축방향은 독립성, 전문성, 신뢰성, 객관성, 공정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독립성은 법적, 내외적 조직, 예산 및 인력 그리고 목적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전문성을 갖추려면 전문인력 확보, 전문시설과 장비 구축, 연구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명성, 안전권고 신뢰, 정보전달 소통에서 인정받아야 하고, 객관성은 사고원인이 명확하고 사실기반에 철저한 조사로써 뒷받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