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미래가 정치적 협상의 제물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해양수산부 폐지논의가 어떤 사회적 논의과정조차 없이 오로지 정치적 협상으로만 진행되어온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협상대표들은 해양수산부냐, 여성가족부냐 양자택일 식으로 정치협상에 의한 도매금으로 약자택일을 논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양자택일이나 내용적으로는 해양수산부폐지로 몰고 가고 있는 지경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양수산부 폐지반대를 끝까지 주창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와 대다수 의원들의 바다의 미래가치를 헤아리는 혜안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준엄하게 묻습니다. 바다의 미래가치를 이런 식으로 폭파시키는 행위에 대하여 시대의 양심을 걸고 준엄하게 묻고 또 묻습니다. 초기부터 익히 알고 있던 것이었습니다만 정부조직 개편의 실태는 분명해졌습니다. 통일부를 애초부터 ‘미끼상품’처럼 협상용으로 내걸고, 모든 부서 중에서 해양수산부를 와해시킴으로써 대운하건설에 동원하려는 것임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습니다.


오로지 기능만을 화두로 숭고한 미래적 가치를 땅에 묻는 거역의 시대, 어쩌면 광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지식인들의 예감입니다. 시대에 명암이 드리울 때, 이를 사전에 예감하고 경고음을 발하는 것, 지식인들 특유의 예감을 전달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부조직개편의 진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한번도 공청회 조차 한번 없이) 일반국민들에게 여론조사라는 것을 핑계로, 조직축소와 공무원 숫자 감축이라는 미명하에 대운하공사에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고자하는 것에 지나지않습니다. 200해리 영해주권의 국제정세도, 바다환경의 가치도, 항만과 해운의 미래도 모두 대운하공사의 물줄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600년 전통의 숭례문이 불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국가해양력과 바다의 가치를 침몰시키는 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쇠락한 바다의 힘을 다시금 일으켜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입니다. 운하를 파면서 토목바람 일으키고 땅값 올림은 순식간에 해치울 수도 있으나,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며, 600년이 아니라 6천년, 6만년을 뛰어넘는 한반도 대재앙은 아무도 책임질 수 없을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게 묻습니다. 정치협상 운운하며 바다의 미래적 가치를 내팽개치고 대운하시대의 길로 접어들것인가, 진지하게 묻습니다. 그리하고도  이번 총선에서 표를 모을수 있을는지 진심으로 묻습니다. 해수부 폐지는 신정부의 발목을 잡는  일이 아니라, 대운하라는 대재앙을 막는 마지막 수단일수도 있음을 우리는 주목합니다. 통합민주당의 결연한 태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다의 미래가치를 위하여 끝까지 고민하고, 행동할 것을 약속드리며 단연코 해양수산부 폐지 반대의 뜻을 천명합니다. 정치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며, 끝까지 지켜볼 것임을 천명합니다.

 

 

 

해양수산부 폐지를 반대하는 지식인포럼
공동대표  주강현 외
2008.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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