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운항·항로 효율화로 출혈경쟁 막자”

 
 

14곳 합치면 78만 5천teu(256척), 동남아 46개 노선 126척 배선

각사 규모·선복량 천차만별…세계 100위권 선사엔 9개사 포함

한국해운연합(KSP)에 참여하고 있는 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의 선복량을 합치면 총 78만 5,000teu(256척) 규모에 이른다. 국적선사간 출혈경쟁이 가장 심화되고 있는 동남아 항로의 경우 올 4월 기준 46개 노선에 126척의 선박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수부 통계와 업계자료 등을 취합분석해 현재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맺고 있는 KSP 14개 선사의 서비스 및 선대 현황을 알아본다.

현대상선, 고려해운 등 14개 국적선사들의 자발적 협의체인 ‘한국해운연합(KSP, Korea Shipping Partne

rship)’이 8월초 출범했다. KSP는 국적선사의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공급과잉 항로의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해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14개 선사들은 항로 합리화, 선복교환 확대, 신규항로 공동개설, 해외 터미널 공동확보 등에서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KSP에는 한일·한중·동남아 항로에 취항하고 있는 14개 컨테이너 선사가 참여하고 있다.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팬오션, 한성라인, 현대상선, 흥아해운, SM상선(가나다순)이다.

특히 KSP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공급과잉항로의 구조조정작업이라 할 수 있다. KSP는 인트라아시아 항로 취항 선사들을 대상으로 중복항로가 많은 항로에서 항로 합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선사간 공동운항 및 신규항로 공동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치킨게임이 난무하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적어도 국적선사끼리는 출혈경쟁을 막자는 취지다. KSP는 연말까지 운영규정을 마련해 항로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적선사 동남아 46개 노선 126척 배선(해수부 집계)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가장 주목되는 항로는 단연 동남아 항로다. 동남아 항로는 현재 국적선사들의 출혈경쟁이 가장 심한 지역으로 12개 근해선사들 뿐 아니라 현대상선과 SM상선까지 역내 노선을 확대하고 있어 과당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 동남아 항로에는 국적선사들이 46개 노선에 126척의 선박을 직접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베트남 하이퐁에는 12-13개 노선이 운항 중이고, 태국 람차방은 11-12개 노선이 운항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 항로에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운임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외국적 선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KSP 14개 국적선사들의 인트라아시아 항로 선복량을 30만 8,000teu라고 추정하면서, 동 항로 외국선사들(128만teu)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다른 외신에서는 현대상선이 2M과 공동운항하는 선박을 제외하면 14개사의 선복량이 46만teu(240여척)로 인트라아시아 전문 외국선사인 PIL, 완하이라인, MCC트랜스포트 등 보다 규모가 커진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KSP 참여선사들의 노선별 투입 선복량과 선대규모, 운항방식이 각기 다를 뿐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과연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의 항로 합리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100위권 국적선사 ‘9곳’, 오더북은 ‘남성해운’ 유일

해수부 시스템에 등록된 통계에 따르면, KSP 14개 선사의 선복량은 총 78만 5,000teu이고 보유선박 수는 256척이다. 이는 풀 컨테이너선 기준이고 자사선 및 2년 이상 용선 선박만 해당된다. 14개사의 선복량을 단순합산한 수치로는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 기준 6위 선사인 에버그린(104만teu)과 7위 선사 OOCL(65만teu)의 사이로 집계된다. 그러나 현대상선(36만teu)에서 동진상선(7,838teu)에 이르기까지 참여선사의 선복량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또한 KSP의 경우 3년간 효력을 지닌 MOU 체제로서 업체간 인수합병(M&A) 및 해운 얼라이언스(alliance)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므로 실제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발휘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월 25일 기준 알파라이너 TOP 100위에 따르면, 14개 국적선사 중에는 9개 선사(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 흥아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동진상선, 팬오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선복량 순위는 자사선과 용선을 모두 합친 통계이다.

9개의 국적선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현대상선이다. 현대상선은 운항선박 62척, 선복량 35만 9,441teu로 14위에 랭크돼 있다. 그 다음은 고려해운이 운항선박 60척, 선복량 12만 2,908teu로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SM상선이 15척(4만 9,755teu)으로 30위에 랭크돼 있으며 장금상선(39척, 4만 6,275teu)과 흥아해운(37척, 4만 6,212teu)이 각각 32위, 33위에 랭크돼 있다.

남성해운(47위)은 선박 24척(2만 4,136teu)을 운항하고 있고, 천경해운(60위)은 14척(1만 4,275teu)을 운항하고 있다. 이어 동진상선이 8척(7,838teu)으로 85위, 팬오션이 7척(6,452teu)으로 90위에 진입해 있다. 팬오션의 경우 매출액 규모는 크지만 벌크선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컨선 선복량은 미약한 편이다.

알파라이너의 TOP 100위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1위 머스크부터 12위 PIL까지 평균 20척의 신조 오더북을 보유하고 있으나, 9곳의 국적선사 중에서는 남성해운(1,800teu급 1척)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신조선 오더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동남아 항로, 10개사 71개 노선 99척(19만 8,601teu) 투입

이들 9개의 국적선사들은 홈페이지에 동남아, 한일, 한중, 한중일 혹은 인트라아시아 항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네트워크 현황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동남아 항로의 경우 현대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8월 25일 기준 각사의 공개자료에는 현대상선이 인트라아시아에서 피더서비스 포함 53개의 노선을 개설하고 있으며, 이어 고려해운 34개, 흥아해운 23개, 장금상선 14개 노선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경해운(11개), 동진상선(9개), SM상선(8개), 팬오션(8개), 남성해운(7개)도 공동운항 등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일항로에서는 흥아해운(40개), 고려해운(28개), 남성해운·천경해운(13개) 등이 노선을 많이 개설하고 있으며, 한중항로에서는 장금상선(23개), 동진상선(13개), 흥아해운(11개), 남성해운(11개) 등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의 최신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한국-동남아 항로에는 10개사가 71개 노선을 개설(공동운항 포함)해 99척(19만 8,601teu)의 선박을 투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통계 및 업체별 공개자료와 다소 수치상 차이가 있기는 하나 역시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현대상선 4개사의 서비스 네트워크 다양화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고려해운은 20개 동남아 서비스 중 단독운항 2개(KMSK, KVX) 노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타 선사와 공동운항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투입선박은 33척, 선복량은 7만 4,377teu이다. 현대상선, 장금상선과 공동운항하는 ‘KI1’ 서비스의 경우 동남아 항로 최대 규모 선박인 5,000teu급 1척이 배선돼 광양-울산-부산-부산신-홍콩-싱가포르-자카르타-수라바야-홍콩-상해-광양 순으로 운항 중이다.

장금상선은 14개 서비스에 16척(3만 300teu)을 배선하고 있으며, 이중 단독운항은 ‘KHP2’ 1개 노선이다. 흥아해운은 14개 서비스에 19척(2만 6,997teu)을 투입하고 있으며, 4개 노선(BHS, HPS1, HPS2, PMX)을 제외한 나머지는 공동운항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7개 노선에 12척(3만 8,296teu)을 투입하고 있고, 단독운항 3개 노선(HP3, KVX, KVS)을 운항 중이다. 이중 우리나라와 필리핀 마닐라를 잇는 TTP서비스에서는 역시 최대 크기인 5,400teu급 2척을 배선했다.

천경해운과 남성해운은 각각 5개 노선에 1,000-2,000teu급 5척을 투입하고 있으며 모두 공동운항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진상선이 2개 노선에서 2,750teu급 2척을, 범주해운이 1개 서비스에 1,891teu 1척을, 팬오션이 1개 서비스에 720teu급 1척을 투입하고 있으며 역시 공동운항 방식이다.

5개 국적선사 ‘한-태국-베트남 노선’ 공동운항 주목

SM상선의 경우 올 3월부터 동남아에 2개 노선(VTX, KHX)을 개설해 1,000-1,300teu급 5척을 투입, 단독운항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8월 17일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잇는 VIX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600teu급 선박 4척을 단독배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적선사들의 동남아 공동운항 서비스가 점점 강화되는 추세로 보인다. 8월 16일부터 남성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팬오션, 천경해운 5개사는 우리나라와 태국·베트남을 연결하는 ‘TVX’ 정기컨 서비스를 개설하고 1,800teu급 각 1척씩 배선해 공동운항에 들어갔다.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3사도 지난 2014년 8월부터 한국과 베트남-태국을 연결하는 'KHS1(Korea Hochiminh Thailand Service 1)'를 공동운항해왔다. 2016년 6월 1,800teu급 3척을 배선한 ‘KHS2’ 서비스를 추가 개설했으며 올 3월부터는 포항을 신규로 기항하고 있다. 또한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지난 5월 평택항과 홍콩-베트남-중국을 기항하는 ‘IHS1’ 신규 서비스에 1,000teu급 선박 2척을 투입했다.

한일항로, 11개사 95개 노선 80척(5만 5천teu) 투입

관련업계에서 취합한 한일항로 컨테이너 운항선대 현황자료(2016년말)에 따르면, 한일항로에는 국적선사 11개사에서 공동운항을 포함하여 95개 노선에서 80척(5만 5천teu)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한중일 펜듈럼 서비스에는 27척이 투입되고 있다. 올해부터 한일항로에 신규노선을 개설한 현대상선과 SM상선을 포함하면 취항선사는 13개사, 노선은 97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고려해운 16척(1만 868teu), 흥아해운 15척(1만 201teu), 남성해운 13척(1만 562teu), 장금상선 13척(8,413teu), 천경해운 6척(3,975teu), 동진상선 5척(3,135teu), 범주해운 4척(3,431teu), 동영해운 2척(1,970teu), 팬오션 1척(962teu), 태영상선 1척(672teu) 순이었으며 KSP 비참여 선사로는 팬스타라인이 4척(818teu)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항로에서도 근해선사들 간 공동운항을 통한 협력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중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4개사는 올 4월부터 일본 서안서비스의 공동운항에 들어갔다. 각사가 기존에 운항해오던 아키타, 사카타, 니가타, 나오에쓰, 후시키 토야마 등과 우리나라 부산을 잇는 일본 서안서비스에서 2개 항로를 신설, 재편하여 공동운항하기로 한 것이다. 계약기간은 4년이며, 6개월 마다 900-1,000teu급 선박을 교체투입한다. 4사는 이를 통해 운항비용절감, 선복수급 불균형 시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중항로, 13개사 37개 노선 50척(11만 7천teu) 투입

관련업계가 취합한 2016년 기준 국적선사의 한중항로 컨서비스 개설현황을 살펴보면, 총 13개사에서 공동운항 또는 단독운항 방식으로 37개 노선에서 50척의 선박을 투입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입 선복량은 약 11만 7,000teu으로 파악됐다. 올해 SM상선이 부산-신강-청도를 기항하는 ‘KCX(Korea China Express)’ 노선을 개설함에 따라 총 서비스 선사는 14개사로 늘어나게 된다. 이중 천경해운은 올 6월말부터 중국선사 SIFCO와 공동으로 인천-장가항-태창(TIS, Taicang Incheon Service) 직기항 서비스를 개설했다. 한중카페리 항로에서는 14개사의 15척의 선박(32만GT/3,916teu)이 운항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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