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K, MOL, K라인, 유코카 등 10곳 시정명령, 8곳은 검찰고발

출처 : 공정위
출처 : 공정위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자 10개사에게 담합에 대한 시정명령을 부과하면서 이중 9개사에게 총 4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8개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8월 21일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NYK 등 다수 국적의 9개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자들은 최소 2002년 8월 26일부터 2012년 9월 5일까지 GM 등 자동차 제조사가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자 선정을 위한 글로벌 입찰 등에서 해상운송노선 별로 기존의 계약선사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당해 선사를 존중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9개사는 NYK, MOL, K라인, NMCC, ECL, WWL, CSAV, 유코카, Zim 이며 시장분할 담합가담자인 HOEGH는 기존 계약선사 존중합의로 인한 이득이 확인되지 않아 시정명령만 부과됐다.

기존 계약선사를 ‘존중’하는 방법으로는 각 해상운송 노선별 기존 계약 선사를 위해 입찰에 참가하지 않거나(일명 ‘no service’), 고가의 운임으로 투찰(일명 ‘high ball’)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해상운송서비스 시장은 과거부터 해운동맹이 존재했고, 선박공간을 상호활용하는 등 선사들 간에 접촉이 빈번했다. 이런 여건하에서 최소한 2000년대 이전부터 해운선사들 간에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지 말고 기존 계약선사를 존중함으로써 각자 서로가 기존 해상운송 노선에서 계속 운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2002년 선사 고위급모임서 기존 계약선사 존중 합의

2002년 8월 26일 해운선사 고위임원들의 모임인 고위급모임(Summit meeting)에서 주요선사들은 ‘타사 계약 화물을 존중하고Respect 침범하지invade 않는다’는 기존 계약선사 존중 원칙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의 실행은 주로 해상운송 노선별로 자동차 제조사의 글로벌 입찰이 실시되는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으며, 상대방의 기존계약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계약에 대해 존중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여러 노선에서 유사한 합의가 동시 다발적으로 실행됐다.

또한 NYK와 Zim 등 2개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자들은 한국발 이스라엘행 노선에서 2008년 3월 3일부터 2011년 10월 31일까지 현대자동차 차량에 대한 해상운송서비스 운임수준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스라엘 노선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에 한 번이라도 기항한 배는 아랍국가에 입항할 수 없는 소위 ‘아랍보이콧’ 원칙이 있었고 이에 따라 NYK와 ZIM 양사만이 해당 노선에서 운항함에 따라 다른 노선보다는 합의가 형성되기 용이한 구조였다. 아랍보이콧 때문에 해운선사들도 이스라엘 노선에 한번 투입한 선박은 다른 중동·지중해행 노선으로 전환하여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 이스라엘 노선은 별도의 노선으로 취급됐다.

NYK, Zim 한국발 이스라엘행 노선 운임 합의

1990년대 초반까지는 이스라엘 국적선사인 ZIM만이 동 노선에서 자동차 해상운송서비스를 제공해 왔고, 1993년경 NYK가 이스라엘 노선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NYK와 ZIM 양사만이 해당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다. 한국발 이스라엘 노선에서 현대자동차 수출차량 운송업무를 위탁받은 유코EUKOR가 운송선사인 NYK, ZIM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실행되었다.

2008년 NYK와 ZIM은 차량 1대당 약 100불씩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2009년 와이에프 소나타(YF sonata) 출시 및 2011년 뉴 그랜저 HG 출시에 따른 해상운송서비스 운임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공정위 측은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수출입 관련 시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행한 국제 담합 행위를 엄중히 제재하여 소비자 후생 및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공정위는 우리나라의 기업과 소비자에 피해를 주는 국제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사업자 국적과 담합이 이루어진 장소를 불문하고 철저히 감시하여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해상운송 서비스 시장은 일본 주요 3사(NYK, MOL, K라인)가 시장을 주도하며 동 사건 피심인들이 약 80% 이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0조 5,000억원, 국내시장 규모는 수출차량기준으로 약 2조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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