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선대 재구축 시기 놓치지 말아야”

 6월 26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70여명 참석
“적극적 공급조절 노력과 자사 이기주의 탈피해 협력방향 모색해야”
 

 
 

정기선해운업계의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국적선사의 선대 재구축을 통해 한국해운의 선대 및 항로합리화를 도모해야 하는 시기이며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6월 26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10층에서 7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KMI의 ‘2017 상반기 해운시황 이슈 세미나’에서 좌장으로 참여한 임종관 교수가 정부와 관련업계를 향해 지적한 일성이다.  

세미나에서 양창호 원장은 수요부문의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되는 상황인 가운데 북미지역이  유럽보다는 개선 여지가 있다며 북미항로의 시황 개선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또한 양 원장은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6대 거대선사의 점유율(70%이상) 과점화의 확대로 인해 국적선사는 규모면에서 이들 선사와의 경쟁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고 “현재 불황을 벗어나지 못해 선대규모 확대가 힘든 것은 분명하나 현대상선을 글로벌 거대선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선사들이 시황 호전에 안심하지 말고 스스로 적극적인 공급조절 노력을 통해 해운시황의 상승세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하며 “선사들이 자사 이기주의에서 탈피해 협력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파나마운하 확장 1년, 변화와 전략-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컨테이너선 시장동향과 전망-고병욱 KMI 전문연구원> <건화물선 시장동향과 전망-윤희성 KMI> <유조선 시장동향과 전망-윤재웅 KMI 전문연구원> 등 4개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날 정기선 분야의 좌장으로 사회를 본 임종관 해양대학교 교수는 2개 주제발표이후 이어진 자유토론 시간에 올해 컨테이너시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수급도 개선되고 있어 운임이 치킨게임 이전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제자의 전망에 동의하며 “금융위기 이후 9년간 해운사상 초유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는 해운업계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정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수요와 공급 상황에서 해운업계의 장기불황이 지속된 배경과 정책제언을 했다.
 

“기업 재무위기 조정, 선대합리화,
항로합리화 동시 진행이 장기불황의 요인”

임 교수는 “수요 측면에서 오랜 해운불황은 금융위기와 함께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일부국가의 재무적 위기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현재는 이러한 2가지 요인의 쇼크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의 배경으로 해상물동량을 발생시키는 국가나 기업이 재무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미국 금리인상 등)을 예로 들고 앞으로는 혁신을 통해 해운경영환경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주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임 교수는 또한 중국의 경제가 안정적인 추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 등 포스트 차이나 신흥국이 세계 경제에서 상당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글로벌항로에 포스트 차이나시장을 포함시키는 변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향후 2-3년간 컨테이너물동량이 4-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 교수는 공급측면에서 장기 불황은 해운계의 구조조정과 선대합리화, 항로합리화가 동시에 진행돼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사가 재무적 위기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을 하며 노후선을 폐기하고 친환경선박을 확보하는 등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부실기업이 퇴출되고 인수합병이 잇따르는 구조조정기를 거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양대선사의 합병, 일본 3대선사의 통합, 한진해운의 퇴출 등이 그 예이며, 기업의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판단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선대합리화는 환경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신 선박이 필요했고 저운임시대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저원가의 친환경 선박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행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얼라이언스의 재편이 대표적인 시그널인 항로합리화는 그 마지막단계가 치킨게임이라며, 저원가 친환경선박의 확보가 글로벌 얼라이언스 선사들은 70-80%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여 마무리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에 반해 국적선사들은 기업의 재무구조 극복에 실패함으로써 우리선사들이 타격을 입었고, 미래를 위한 친환경 저원가선박의 확보 기반도 확보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적선사들은 선대합리화와 선대 재구축이 되어있지 않아 항로 합리화를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임 교수는 정부에 대해 “언제 시황이 회복되는가?”라고 묻지 말고 “미래를 위한 국적선사의 선대 재구축과 선대합리화가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킨게임기간이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시기임을 인식해야 하며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한국해운업계의 선대 재구축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는 “지금이 선대 합리화시기다. 시간을 놓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형진- 파나마운하 확장 1주년, 변화와 전략
통과선박과 화물량 감소, 구파나막스 컨선 70척 해체, 아시아역내시장 유입 생각보다 적어

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이 발표한 파나마운하 확장 1년, 변화와 전략에서는 파나마운하 확장에도 불구하고 통과선박과 화물량은 감소했으며, 이는 선박 대형화의 영향으로 기항횟수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파나마운하 통과화물중 아-미동안 항로 물동량은 2016년 1억 650만톤으로 통과화물 전체의 51.2%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대항로 물동량의 경우 통과화물량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같은 기간 미국 물동량이 1억 6,550만톤으로 통과화물 전체의 68.8%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페루를 제외한 5개국은 작년대비 통과화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나마운하 통과화물중 컨테이너화물은 올해 229만teu로 전년대비 5.1% 증가가 예상됐다. 올해 미동안 물동량은 북미항로의 36.2%가 예상됐다.

파나마운하의 확대 개장에 따른 구 파나막스급 컨선의 아시아역내 항로로의 전배는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파나마운하 확장 통항이후 구 파나막스 컨선의 해체는 실제 70척이 진행됐으며 나머지는 선박은 아시아역내(37척가량)항로와 아프리카 항로에 전배됐다. 1년전에는 파나막스급 컨선 100여척이 아시아역내 항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생각보다 많이 선박이 유입되지 않아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음이 확인됐다.

전형진 센터장은 “파나마운하 확장이후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올해 관련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은 2016년 기준인 만큼 정확한 현황은 내년에나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파나마운하 확장의 영향은 2-3년뒤에야 보다 명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고병욱- 컨테이너선 시장동향과 전망
북미항로 수급 견조세, 운임 치킨게임이전 수준 회복 예상, 유럽항로 물동량 소폭 증가,
공급조절 운임 경쟁자제로 소폭 상승, 아시아역내항로 지난해 파멸적 운임양상에서 빠져나오는 양상

이어서 고병욱 KMI 전문연구원이 컨테이너선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올해들어 정기선해운시장은 선사들의 공급조절및 운임경쟁의 자제 등 자구노력과 수급상황의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전반적인 회복세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 연구원은 전략적 산업으로서 해운업은 현재 “공멸의 균형과 선사들간 규율이 작동하고 있다”며 “운임의 정상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은 하시라도 운임덤핑이 가능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또한 각국이 해운산업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작은 지원을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산업”이라고 지적하고 세계 각국이 무역전쟁 차원에서 전략적 산업으로 해운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급요인만으로는 시황이 좋지만 치킨게임에 의한 파멸적 운임경쟁으로 지난해 최악의 시황을 경험했다”면서 올해 4월 글로벌선사들의 얼라이언스 재편을 전후로 대형선의 용선료가 상승했고 재편 후에는 중고선도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8,000-1만 2,000teu급 컨선의 중고선 매매동향과 1만 2,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 발주가 2016년 9척이후 전무한 상황과 그 위험성에 주목했다. 오히려 조선소 측에서 모멘텀을 발휘해 신조발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예측했다. 얼라이언스와 네트워크 차원에서 필요시 초대형선 신조발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인도 선박량은 32척이며, 오션얼라이언스의 발주잔량이 많다. 이는 중국선사의 자국 조선을 이용한 발주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상승한 연료유가는 선사들의 경영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되기도 했다.

항로별 동향과 전망은 아시아-북미항로는 연초 운임이 2,000달러로 시작했으나 현재 1,500달러이하로 하락해 있다. 한진사태 여파로 운임은 상승했다가 다시 하향조정 중이다. 북미항로의 수급은 미국 경제의 회복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보호주의가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운임은 선사들의 공급조절과 파멸적 운임전략 회피로 치킨게임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 전망됐다.
아시아-유럽간 유럽항로는 물동량이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운임도 선사들의 파멸적 운임전략 회피로 소폭 회복했다. 향후에도 이러한 운임전략과 공급조절의 노력으로 치킨게임 이전 수준의 운임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역내항로 역시 지난해 파멸적인 운임경쟁 양상에서는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동 항로의 수급은 물동량 증가율은 양호한 상태이지만 캐스케이딩 등 경쟁심화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운임은 신흥시장으로 경쟁강도가 강해지고 있으나 운임경쟁은 자제될 것으로 전망됐다. 발표에 따르면, 동 항로의 운임은 지난해 5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2단계에 걸쳐 상승해 200달러선까지 올라 있다.
 

근해선사 협력체 하나보다 다양한 채널 제안
해운시장의 환경변화와 이슈에 대한 국내 해운업계의 대응방향으로는 선화주간 협력과 선대확충, 컨선 산업 맞춤형 금융구조, 환경규제 공동대응, 선사간 협력이 제시됐다.

선화주간 협력부분에서는 하역보장기금 설립을 통한 국적선사 신뢰도 제고(보험보다 기금이 선사부담 적음), 선화주 조선 상생펀드(3SW펀드) 설립을 통한 국내화물 집화력 제고, 해운코리아 설립및 해외진출 국적 포워더와의 협력강화, IT투자지원, 시장질서 확립, 제3자물류 활성화를 통한 선화주 협력 강화 등의 필요성을 주창했다. 특히 최근 선화주 세미나에서 수렴된 화주들의 의견으로 국적선의 선복부족과 상대적 고운임, 낮은 서비스 커버력 등에 대한 대안으로 설립예정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통한 선대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 연구원은 시황 연계형 원리금 상환과 같은 컨선 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구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다양한 환경규제에 공동대응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선사간 협력강화 대목에서 근해선사의 협력에서 하나의 협력체보다 다채널의  협력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기존 HMM+K2, 이와별개의 협력체 구성, 중국과 대만 등 해외선사와 협력방안 등 다양한 방안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협력단계도 강화하고 이에 따른 정부의 금융 및 세제지원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윤희성- 건화물선 시장동향과 전망
주요이슈 선박의 환경규제, 중국 일대일로정책, VLOC, 펀더멘탈 내년말까지 양호, 전반적인 시황 개선 기대
KMI의 윤희성 씨는 건화물선 시황 발표를 통해 벌크시장에 대한 기술적 접근을 통한 이해를 다양한 분석방식으로 보여주었다. 건화물선시장의 주요이슈로는 선박의 환경규제와 중국의 일대일로정책, VLOC(초대형선화물선)가 지목됐다.

환경규제는 2020년 SOx 규제강화가 공급측면에서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면서 중국이 환경보호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해나갈 것이 주목할만한 변화로 지적됐다. 중국 5대항만에서 시행 중인 배출규제 강화 가능성과 노후선에 scrubber 설치가 선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판단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세계화 전략인 중국 ‘일대일로’는 교역량 증가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단기효과보다는 중장기적인 효과가 예상됐다. 물동량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정도로 전망됐다. 일대일로를 통한 북극항로의 선점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VLOC는 240k이상 광석선의 신조발주잔량 56척이 시황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되는 한편 50척의 개조 VLOC에 대한 퇴출 우려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음이 전달됐다. 개조 VLOC는 브라질-중국간 철광석의 1/4을 수송하고 있고 장기계약에 묶여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체를 서두를 경제적 동기가 미약함도 지적됐다.

건화물선 분야는 경제성장률과 물동량 공히 견조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 올내년의 증가율 둔화가 예상됐다. 또한 내년말까지 펀더멘털은 전년대비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급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결과, 건화물선 시장은 2018년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기대됐다. 내년에는 2016년과 올해 상반기 평균대비 상당폭의 개선이 예상됐다.
 

윤재웅- 유조선 시장동향과 전망
VLCC 운임하락 용선료도 동반 하락, 신조발주 여력은 여전

이어진 유조선 시장동향과 전망발표에서 윤재웅 KMI 전문연구원은 VLCC(초대형유조선)의 시장여건 변화로 지속되는 OPEC 감산합의, 셰일자원의 생산성 향상, 중국의 비축석유 수입증가 전망, Chaters Market 지속 등을 꼽았다.

VLCC의 올해 1분기 중동-일본 운임은 전년동기대비 51% 하락했으며 서아프리카-중국간 운임도 같은기간 54% 떨어졌다. 운임은 VLCC의 누적 성약건수는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매월 성약건수가 3년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VLCC의 올해 용선료도 시황하락에 따라 동반 하락했다. 31만톤 VLCC의 1년 용선료는 월평균 2016년 1월 고점대비 올해 5월 51%가 하락했다. 유가의 상승도 VLCC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유가는 지난해 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VLCC의 해상물동량은 작년과 올해 2-3%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고 이후에는 1% 수준의 성장이 전망됐다. 공급측면에서는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대규모 선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VLCC 발주잔량은 104척으로 올해 40척, 18년 42척, 19년 22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올해 VLCC 발주량은 27척, 845만 7,300dwt로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낮은 선가로 발주여력이 생긴데다가 고령선이 100여척에 달해 여전히 발주여력이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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