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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 정부의 해운정책 방향에 제언한다
해양선박금융공사의 성공적인 설립 방안
[526호] 2017년 06월 30일 (금) 11:34:07 이기환 komares@chol.com
   
이 기 환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부 교수

해양산업의 국가경제에서의 위상
1960년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우리경제의 발전전략은 다른 나라와 교역을 통해 성장을 꾀하는 전형적인 대외 개방형 경제정책이었으며 이러한 접근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어 오늘의 경제적 위상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외 지향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의 경우 교역품의 수송을 95% 이상 담당하는 해운업의 육성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정책당국의 정책판단 잘못으로 세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글로벌 해운계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한진해운을 파산에 이르게 하여 결국 우리의 해운에 큰 손실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발생했다. 

 2016년 OECD가 발간한 해양경제(The Ocean Economy in 2030)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해양경제규모는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2010년 기준으로 미화 1조 5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세계총부가가치(world gross value added)의 2.5%에 상당하며, 세계적으로 해양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의 수는 2010년 기준으로 3,10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OECD는 2030년에 가서는 2010년에 비해 해양산업의 부가가치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종사자도 4,000만명에 다다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규모는 2011년 기준으로 약 144조원에 달하고 부가가치 창출규모는 약 76조원으로 전산업의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를 다소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MI, 2014 한중 해양경제 국제포럼). 특히 우리 조선과 해운 등 해양관련 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적 위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 해운기업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한진해운의 도산으로 해운업은 큰 타격을 받아 우리 해운이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수주량이 적어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은 최근 수주가 점차 증가하면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선박수출규모는 약 350억 달러를 기록했고 해운기업의 외화가득규모도 약 239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해운과 조선만을 고려할 경우도 우리 수출에서 해양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짚어야 할 점은 해운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선에 대한 금융지원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에만 국책은행을 통해 지원된 자금이 총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조선일보, 2017.3.23.). 한진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단과 경영진 사이에 필요한 자금규모가 1조원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 해운금융의 현황과 과제
한나라의 금융제도가 그 나라의 경제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밝혀져 왔다. 우리가 익히 아는 경제학자 슘페터도 금융이 경제발전을 이끈다는 주장을 펼쳤고 그 외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이 주장에 동의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실물경제의 발전이 금융의 발전을 유도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학자도 많지는 않으나 일부 있다. 특히 금융제도의 선택에서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하느냐 아니면 은행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산업발전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주로 이루어지는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전통적 제조업은 크게 발달하였으나 IT 등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은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이루어지는 미국의 경우 첨단산업이 발달되어 최근 세계의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 산업의 발전에 있어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아는 우리 해운계와 정책당국은 원활한 자금이 제공되는 시스템의 확보가 시급함을 인식해 오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2014년 이후 부산에 해양금융종합센터의 설치,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설립, 그리고 한국선박해양의 설립을 통해 원활한 해양금융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활한 금융의 제공이 한 산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침을 앞서 잠시 기술했는데 차제에 우리 해양계도 지혜를 모아 좋은 금융시스템을 구축하여 해양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했으면 한다.

선박금융을 많이 제공하는 상위 40대 은행에서 제공하고 있는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이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3,978억 달러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Petrofin Research, 2016). 선박금융을 많이 제공하는 은행은 주로 독일, 프랑스,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 중국계 은행이 많다. 우리나라 은행으로 상위 40개 은행에 올라 있는 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2015년 말 현재 각각 180억 달러와 60억 달러의 대출잔액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계은행이 해운에 대한 대출규모를 축소하면서 중국과 일본의 은행들이 선박금융을 많이 제공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의 해운금융규모를 보면, 중국은행 200억 달러, 중국공상은행 190억달러, 중국수출입은행이 185억 달러를 각각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발전은행도 120억 달러를 대출하고 있다. 그리고 BTMU, SMBC, 일본국제협력은행 등 일본은행도 많은 해운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계 은행의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다. 2008년 이전에는 유럽이 선박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훨씬 상회하고 있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그 비중이 줄어들어 2015년에 이르러서는 6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아시아 및 호주 지역의 선박금융시장에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시아의 선박금융시장에서의 비중이 2010년 15%이던 것이 2015년에는 17%포인트 증가한 32%를 보여주고 있다(Petrofin Research, 2016).
Marine Money의 보고에 의하면 선박금융은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다. 해운기업의 선박금융조달이 이러한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자본비용 측면만을 고려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기업재무정책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자기자본보다는 타인자본을 많이 사용할 경우 재무위험이 증가하여 결국 재무적 곤경비용을 부담하게 되어 상당히 위험한 재무정책으로 생각된다. 물론 항공회사나 해운기업의 경우 비행기와 선박의 가격이 너무 고가여서 자기자금으로만 구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자본비용과 재무위험 등을 함께 고려하여 해운기업의 자금조달원을 현재의 차입이나 채권발행 위주에서 자기자본을 보다 더 확보할 수 있는 자본조달 정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해운시장이 침체국면에 들면서 은행권의 대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 전세계적 추이이며, 우리나라도 산은, 수은, 무보, 캠코 등에서 선박금융을 취급할 뿐 시중은행은은 선박금융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실정이다. 제1금융권이 선박금융을 취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사이 선박펀드가 비교적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선박금융시장에서의 문제점으로는 무엇보다도 해운과 조선 그리고 금융을 함께 잘 아는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선박금융을 특화하여 취급하는 전문기관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선사와 화주간에도 협력이 부족하여 선박금융의 조달이 원활하지 못하고 화물확보도 경쟁국가에 비해 어렵다고 논의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선박의 투자에 있어 경기역행적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해운시장이 다소 침체국면에 있을 때 저렴한 가격으로 선박을 확보하여 호황기에 높은 용선료 등을 받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설 해양금융공사의 성공적 설립의 방향과 역할
작년에 우리나라 최대 정기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고 아직도 많은 해운기업이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여 위기에 처한 해운산업을 도우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19대 대통령선거 공약에서 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제시하였고 최근 정부의 100대 과제로도 채택되었다고 하니 해운계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지난 정부도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를 하였으나 결국 산은, 수은, 무보의 선박금융부서를 모아 2014년 11월에 부산에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치하는 것으로 머물고 공사의 설립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해양보증보험이 2015년 8월에 설립되었으며 올 해 1월에는 현대상선의 유동성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선박해양이 설립되기도 하였다. 2013년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검토할 때 가장 큰 쟁점이 되었던 것이 WTO보조금 규정 위배 가능성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정부는 특정 산업을 지원하는 금융공사의 설립은 어렵다고 판단한 후 해운을 지원하는 기관을 설립하였고 또한 캠코를 통해 일부 해운기업의 유동성 위기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을 통해 지원되는 금액이 4~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소규모의 자본금으로 설립되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해운금융을 본격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새 정부가 구상하는 해양선박금융공사의 성공적인 설립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이 공사의 역할을 해운기업의 진흥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역량을 모았으면 한다. 현재 한국해양보증보험, 캠코와 캠코선박운용, 그리고 한국선박해양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새 기구의 기능이 정해졌으면 한다. 그러면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이나 중국의 공상은행 등이 시행하고 있는 금융선주(tonnage bank)의 역할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될 수 있어 현재 큰 경영위기에 직면한 선사들의 새로운 선박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WTO보조금 규정의 준수를 위해서는 가장 바람직한 것이 새 기구의 지배구조라 생각된다. 1961년 출범한 덴마크의 덴마크선박금융회사(Danish Ship Finance, DSF)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선박금융만을 취급하는 선박금융전문기관으로 최근 통계에 의하면 60억 달러의 대출이 이루어져 총 521척의 배를 확보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은행은 덴마크정부의 지분은 높지 않고 해운계 등에서 자금을 출자하여 자본금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덴마크 선사에 한해 자금을 제공하였으나 1997년 이후 해외선사에도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규모가 가장 큰 머스크선사를 보유하고 있는 해운강국이 된 것은 금융적 지원이 원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SF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선박금융만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만들되 정부재정을 민간자금보다 낮은 비중으로 하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셋째, WTO보조금 규제는 당초 제조업 지원에 대한 규제가 주목적인 것으로 해운과 같은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은 이 규정을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새롭게 만들어질 기관이 조선업에 대한 지원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독일,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해운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재정을 투입한 사례가 다수 있기도 한 것을 고려할 때 우리 해운기업의 선박화보에 주력하되 DSF처럼 외국의 해운기업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면 보조금제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새로이 설립되는 공사를 통해 해운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계기로 시중은행도 해운금융에 대한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운금융을 제공하였으면 한다. 또한 해운금융의 조달원을 현재의 차입 및 부채자본 위주에서 신규공모주발행, 유상증자, 사모펀드 등을 통해서도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자금원의 다양화도 꾀하였으면 한다. 그리하여 해운기업의 자본구조의 건실화에도 도움이 되는 자금조달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끝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해운금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확보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은과 수은 등 몇몇 금융기관에서 해운금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력이 다수 있다. 문제는 이들 기관에서는 순환보직제도로 인해 3~4년만에 다른 부서로 옮기다 보니 실질적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해운금융은 해운과 조선, 그리고 금융을 잘 이해하고 자금제공의 시기 등을 적절히 조절할 때 경기역행적 투자를 통해 해운기업이 경기변동에 따른 투자대응을 잘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맺는 말
2016년 여름 작고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해양기술(MT)은 IT, BT, ST 등과 함께 미래의 4대 핵심과제로 제시하였으며, 미국 예일대 교수인 폴 케네디는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로 해양자원이 국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는 등 해양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분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16세기 후반 들어 해양세력의 강자로서 부상한 영국의 탐험가 월터 롤리 경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무역을 지배하고, 세계의 무역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부를 지배하며, 마침내 세계 그 자체를 지배한다’ 고 하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는 경제는 대외 지향적이라 교역통로인 해로를 잘 개척하고 활용해야만이 우리나라가 성장·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위기에 직면한 해운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계적 자금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먼 미래를 내다보며 해운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이 바다를 기반으로 발전을 하였고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의 국가발전도 바다를 통해 성취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반도 국가인 우리는 바다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바다와 관련된 분야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한 산업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융시스템의 구축이 긴요함을 인식하고 이번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든든한 기틀을 마련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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