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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 정부의 해운정책 방향에 제언한다
해사법원 설치에 대하여
[526호] 2017년 06월 30일 (금) 11:25:33 김인현 komares@chol.com
   
김 인 현
고려대학교 교수
(한국해법학회 회장)

문제 제기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3대 대형선사들의 용선계약관련 건수 중 200건은 영국의 해사중재에서 처리되고 있다. 법률 및 부대비용이 약 12억으로 추산되므로 약 2,400억원의 비용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선사들의 사건도 포함하면 연간 약 400건은 족히 외국에서 처리된다고 보인다. 이중에서 1/2에 해당하는 200건만 우리나라에서 처리된다고 하면 양측이 있으므로 약 4,800억원에 달하는 법률비용은 우리나라의 국부창출이 된다. 외국의 사건들까지도 우리나라에서 해결된다면 연간 1조원의 법률비용관련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어떻게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전문성을 갖추고 신속하고 신뢰받는 해사법원제도를 갖는 것이다. 경쟁하는 국가인 영국은 오래전부터 해사법원이 있었고, 싱가포르와 홍콩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해사법원을 10개 설치하였고 지원 24개를 포함하여 현재 34개의 해사법원에서 해사판사 500명이 연간 2만건의 해사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사법원이 없고 해사사건은 모든 지방법원에서 처리하는데, 일반적으로 경쟁국가에 비하여 전문성이 없고 판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우리 수요자들에게 크게 신뢰를 받지 못하여왔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 당사자들 사이의 사건조차도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며 영국에서 처리되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왔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해사사건의 대부분이 중국해사법원으로 갈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해사법원 설치운동이 일어났다.

2015년 한국해법학회, 선주협회, 그리고 고려대 해상법연구센터는 한국해사법정중재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그해 9월 국제세미나를 11월 국회 공청회를 개최하여 해사법원이 설치되는 듯했으나 국회회기의 마감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16년 서울과 부산에 해사전담부가 설치되는 것으로 1차 목표는 달성되었다. 그 후 부산 및 인천에서도 해사법원을 설치하자는 운동이 일어났고, 2017년 들어서는 부산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자는 안 그리고 인천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해법학회는 서울, 부산 그리고 광주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합의안을 제출하였다.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해사법원설치는 정치권과도 연결되어 세간의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고에서는 (1) 해사법원 설치의 당위성 (2) 설치 지역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해사법원 설치의 당위성
해사법원은 우리나라 해사, 조선 및 물류산업의 경쟁력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해상기업은 영리활동 중 다양한 법률문제에 처하게 될 때, 신속하고 전문성 있게 법률관계를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해상기업이 법률관계의 처리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도 영리활동을 안정적으로 행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해상기업들은 우리나라 법이나 우리 법정을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높은 법률비용을 외국에 지출하면서 외국변호사나 외국의 분쟁절차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법률서비스의 제공을 받게 되면 법률서비스 비용과 시간이 절약되어 운송분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2010년대 초반에 있었던 RG파동과 2016년 한진해운 사태는 법률 서비스의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었다.
해사법원은 우리나라에 국부창출의 도구로서 사용된다. 자료에 따르면, 3대 대형선사는 연간 200건의 사건을 외국에서 처리하였다. 이 사건을 모두 우리나라에서 처리한 다면 약 4,800억원의 법률서비스비용은 우리나라의 수입이 된다. 더 나아가서 외국사건 자체를 우리나라에서 처리할 수 있다면 법률비용 수입액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최대 1조원을 생각한다면 이는 대단한 국부창출이 되는 것이다.
 

발의된 법안
(1) 법원행정처안

2015년 11월 한국해사법정활성화 추진위원회에서 국회 공청회를 할 당시에 법원행정처에서 법안을 잠정적으로 제시한 것이 있다. 이에 따르면 해사사건이 너무 적기 때문에 서울과 부산에 각각 해사지원을 두는 것이었다. 경기, 충남북, 강원은 서울해사지원이, 영남, 호남, 제주는 부산해사지원이 담당하는 것이다. 이 안은 국회회기의 만료로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였다. 
 

(2) 부산과 인천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자는 법안
부산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자는 안으로는 김영춘 의원 대표발의안과 유기준 의원 대표발의안이 있다. 그리고 인천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자는 안으로는 정유섭 의원 대표발의안이 있다.
이들 법안은 모두 부산과 인천에만 해사법원을 두고, 해사사건은 모두 이들 법원에서만 처리되어야한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서울 혹은 부산에 주소지를 둔 해상기업이 피고가 되는 사건이라도 부산 혹은 인천 해사법원이 전속관할을 가지게 되므로 부산이나 인천에서 소송을 진행하여야 한다. 해사법원은 전문법원이므로 해사사건은 모두 해사법원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지리적으로 원거리에 있는 소송당사자들이 불편함과 비용추가가 된다는 점이 단점이다. 
 

(3) 한국해법학회안
한국해법학회는 안상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으로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지역적으로도 수요자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하여 사건이 많은 서울에 해사법원을 두고, 부산과 광주에 해사지원을 두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인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피고는 서울 해사법원에서 소송을 하고, 부산의 경우는 부산에서 소송을 하므로 한 곳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경우보다 지역적으로 편리함이 보장된다.
 

해사법원 설치시 고려해야할 사항
(1)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 함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주목적은 순수한 우리나라 해사사건이나 일방이 우리나라 국민이 해사사건을 우리나라에서 처리하도록 하여 국부유출을 막고 나아가 국부창출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코 해사법원을 가진 중국, 영국, 홍콩, 싱가폴과 경쟁울 하게 되는데, 수요자들로부터 우리 해사법원의 우수성과 편의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서울 및 경인지역에는 대법원, 서울고등법원에 해사전담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개의 합의부 및 1개의 해사전담부가 이미 설치되어있는 점, 법원도서관, 해상법을 교수하는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경희대, 인하대, 명지대 등이 있는 점, 인천송도에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가 설치되어 있고, 서울국제중재센터 등이 존재하는 점, 서울과 동경, 북경 등을 연결하는 항공편이 김포에 있는 점, 인천국제공항도 1시간 거리인 점, 해운회사, 보험회사, 물류회사들의 본점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피고의 주소지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건이 집중되는 점, 서울은 영국 런던과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2) 지역적인 균형을 갖추어야 함
해사법원의 설치목적이 전문성을 가진 법원의 판사로부터 신속하고 전문적인 법적 판단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사사건은 모두 해사법원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이제는 해사법원이 해사사건에 대한 전속관할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한곳에만 설치하면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은 이동에 따른 비용의 지출과 불편함을 겪게 된다. 
만약, 부산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한다면, 우리나라 경인지역의 사건이 연간 400건이므로 시간당 추가되는 변호사 비용이 40만원이다. 계산을 하면 약 1000억 정도의 추가비용이 현재보다 더 들게 된다. 인천에만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경우도, 영호남 지역의 사건이 100건으로 본다면 약 25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된다.
현재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면, 해사사건의 당사자들은 오히려 홍콩이나 싱가포르 혹은 중국에서 소송을 처리하길 원하게 되거나 아니면 영국의 런던해사중재로 분쟁해결을 시도하게 된다.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나라 사건이 줄어들고 외국으로 사건이 더 나가게 되는 구축효과가 발생하게 되어 해사법원 설치목적에 반한다.

2016년 사법연감에 의하면, 2015년 국제거래전담부에서 처리된 사건(해사사건포함)이 경인지역 1,025건(서울중앙 866건) 및 영남지역 83건인 점, 대한상사중재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 본원과 부산지원의 사건 수는 각각 79건(76%)과 25건(24%)인 점, 해운조합의 경우 경인지역과 부산경남지역 및 호남지역 사건수의 비율은 52건(60%), 29건(33%) 및 11건(12%)인 점, 그러나 소가 기준으로 하면 서울이 94%를 점하여 대형사건은 서울에 집중되는 점, 대부분의 해운, 물류기업들의 본사가 서울에 있는 점, 해상변호사가 서울에 약 100명 부산에 약 20명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우리나라 해사사건의 수는 약 550건인데 서울경인충청지역에 400건, 부산경남북지역에 100건, 호남제주지역에 약 50건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나마 사건수가 많은 서울에 해사법원 본원을 설치하여 해사사건의 약 70%를 처리하고 부산해사지원이 약 20%, 그리고 광주해사지원이 해사사건의 약 10%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천은 서울과 지리적으로 1시간 이내로 동일 지역권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3) 분쟁해결수단은 당사자의 선택에 따른다는 점 
행정기관이나 연구기관을 특정지역으로 이전하는 것과 해사법원을 특정지역에 유치하는 것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전자의 경우 수요자인 국민들은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분쟁해결의 수단은 당사자의 선택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자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요자들이 생각할 때 영국의 해사중재가 우리나라 해사법원이나 대한상사중재보다도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아 계약에 그러한 약정을 하면 우리 해사법원이 이를 구속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해사법원을 설치할 때에는 어느 지역에 설치하면 수요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편의성이 인정될 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4) 해사전문판사의 운용에는 복수의 해사법원이 좋다는 점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은 모두 순환보직을 하게 된다. 해사법원의 판사들은 해사법원에만 근무를 하면서 전문성을 익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순환보직의 대상이 된다면 하나의 해사법원만 있다면 전혀 다른 법원으로 배속될 것이지만, 2개 혹은 3개의 해사법원이 있다면 교대로 배속이 가능할 것이므로 순환보직의 충족도 가능하다. 따라서 하나의 해사법원보다는 2-3개의 해사법원이 법원의 입장에서 해사전문판사의 양성과 배출에도 유리할 것이다.
 

결 론
이상 살펴본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 우리나라 해사관련 분쟁해결이 영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와 연간 4,800억원 정도 법률비용유출이 있는데, 우리도 경쟁력을 갖춘 해사법원을 설치하여 국부창출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나라 법률 수요자들에게 신속하고 전문성을 갖춘 해사판사들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여 한다.
(2) 우리나라 해사사건은 연간 550여건으로 경인서울지역에 70%, 부산경남지역에 20% 호남제주지역에 10%가 처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경쟁력의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추어지고 국제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사건수도 충분한 서울에 해사법원 본원을 설치하고, 수요자의 지리적인 편의성을 고려해서 부산과 광주에 해사지원을 설치하고 이들 지원들은 사건수가 늘어나면 본원으로 승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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