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SK C&C·LG CNS 블록체인 물류기술 연이어 개발

해수부, 관세청, 선사, IT업체, KMI, BPA 등 15곳이 참여하는 국내 첫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지난 5월 31일 삼성SDS 판교캠퍼스에서 발족됐다.
해수부, 관세청, 선사, IT업체, KMI, BPA 등 15곳이 참여하는 국내 첫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지난 5월 31일 삼성SDS 판교캠퍼스에서 발족됐다.

하반기에 정부·선사·관세청 참여 대대적 시범사업 첫 진행

보수적인 해운업계에 ‘블록체인(block chain)’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삼성SDS, SK C&C, LG CNS 등 SI(System Integration) 업계 빅3은 최근 잇달아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해운물류업의 적용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상에서 참여자들의 신뢰를 통해 거래를 검증하고 암호화해 분산된 원장에 보관함으로써 투명성과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해킹 우려가 없어 보안비용도 크게 줄고, 고가의 서버도 필요 없어 여러 산업분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류는 금융 다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활발히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해외에서는 지난 3월 머스크라인이 IBM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해운물류프로세스에 첫 도입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관련기사-해양한국 2017년 4월호 http://www.monthlymaritime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73)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해운물류시장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물류인프라 부문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운물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S,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출범-정부, 연구기관, 선사 IT업체

‘넥스레저’ 플랫폼 개발, 하반기 시범사업 진행

삼성SDS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해운물류업에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5월 31일 삼성SDS 판교캠퍼스에서는 정부, 연구기관, 선사, IT업체 등이 참여하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출범했다. 참여업체 및 기관은 해양수산부와 관세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 남성해운, 케이씨넷, 케이엘넷, KTNET, 싸이버로지텍, 한국IBM, 삼성SDS 15곳이다. 삼성SDS가 타 경쟁 SI업체들보다 앞서 광범위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은 그간 자체적인 물류사업을 진행해온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물류에 적용하게 된다. 이들은 6월부터 올해 말까지로 실제 수출입 화물을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해운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물류 블록체인 적용과 관련해 기술적인 이슈는 물론 법∙제도까지 함께 연구하고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화주, 포워더 등의 참여 확대도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이 물류에 적용되면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으로 제품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의 생산, 가공, 보관, 운송 이력이 투명하게 관리됨으로 유통 과정에서의 원산지 조작, 제조 및 유통기간 변경, 허위광고가 불가능해진다. 아울러 IoT 정보를 블록체인에 등록하여 실시간으로 화물 위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물류의 가시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물류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종이문서 없이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비용절감은 물론 업무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컨소시엄 참여기관인 관세청은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돼 안착되면, 선하증권 등 수출입신고시 세관에 제출하는 첨부서류 제출절차가 생략되는 등 기업의 통관절차 간소화로 인해 물류흐름의 신속성이 높아지고 물류비용의 절감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다. 현대상선 역시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블록체인의 해운물류 분야로의 적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 삼성SDS 김형태 SL사업부장(부사장)은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컨소시엄 참여 업체 및 기관에게 제공하고 블록체인 기술 컨설팅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컨소시엄이 국내 물류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담팀을 운용해왔다. 그 결과 올 4월에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선보였으며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결제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SDS는 블록체인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접목해 공공·제조·물류·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SK C&C, 국내외 선사 위한 '블록체인 물류서비스' 개발

IoT 전용망 ‘로라망’ 활용, 원천데이터 신뢰성 확보 및 실시간 화물관리

SK㈜ C&C는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 공급사슬 디지털화로 선사들의 e-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SK C&C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련 시범 테스트까지 완료했다고 5월 16일 밝혔다. SK C&C가 이번에 개발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물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이다. 국내 육상에서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LoRa)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했으며, 해상에서는 해상 운송중 상태 정보를 수집했다가 항구 도착시 정보를 일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물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해 원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화물의 위치와 상태에 대한 투명한 관리를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 정보는 물론 컨테이너의 온도·습도의 관리 정보가 인위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렇게 되면 화물 운송 수단이 육상에서 해상, 해상에서 육상으로 바뀌더라도 화물 내용과 상태를 확인하고 새롭게 등록할 필요 없이 데이터의 내용이 그대로 유지된다. 물류 업무 효율화에 따른 운송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해운사나 육상 운송 사업자별로 자체 시스템을 사일로(Silo)로 구축 운영하고 있어 중간에 선사나 운송수단이 바뀌면 물류정보 및 물류 관리상태는 모두 새롭게 확인·입력해야 한다. 따라서 화물 이동 중에 누군가 물류정보와 관리상태를 허위 기재해도 적발이 어려워 화물에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화주들이 자신의 화물을 추적하고, 관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운송 중 관리 부실로 발생할 수 있는 과실에 대한 실시간 파악·대처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SK C&C는 선하증권(B/L), 신용장(L/C)과 같은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하여, 원본임을 보장하고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고, 한국발-상해착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의 시범 적용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다.

SK C&C 오세현 DT사업개발부문장은 “SK C&C의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SK의 사물인터넷과 첨단 물류 기술, 공급망 관리 시스템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글로벌 물류 시장의 이해관계자들을 블록체인으로 묶음으로써, 해운사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블록체인 기반 e-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 C&C는 올 3월 발족한 ‘블록체인 오픈포럼’에도 오세현 전무가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블록체인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CNS, 블록체인 물류 적용 본격 추진

스마트계약으로 부품공급 및 대금 지불 프로세스 간소화

LG CNS도 블록체인 서비스의 물류분야 적용에 나서고 있다.

LG CNS는 5월 30일 세계 최대 금융 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블록체인 사업에 나섰다. R3는 월스트리트의 베테랑들이 모여 분산원장 기반의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컨소시엄으로, 2015년 40여개 금융 회원사를 시작으로 현재는 국내 금융회사 5곳을 포함, 전세계 80여개 대형 금융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LG CNS는 이를 계기로 R3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하여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국내 금융사 뿐 아니라 제조·물류분야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물류분야에 적용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이용하면 부품의 공급과 대금 지불의 프로세스가 대폭 간소화되어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 CNS 금융사업담당 김홍근 상무는 “이번 R3와 협업을 통해 검증된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 LG CNS의 풍부한 금융사업과 결합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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