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2017 부산 해양금융 컨벤션’

 
 

금융감독원·부산시 6월 1일 개최, 해양금융전문가 260여명 참석

‘글로벌 선박시장 동향’, ‘4차 산업혁명과 해양산업 변화’ 등 논의

글로벌 해양산업 및 금융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선박시장의 동향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이 조선·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국제협력 방안에 이르기까지 해양금융의 현안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장이 6월초 부산에서 열렸다.

금융감독원과 부산시는 6월 1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7 부산 해양금융 컨벤션(2017 Busan Financial Hub Convention on International Marine Finance)’을 개최했다. ‘해양금융,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서병수 부산시장,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해 외국계·국내 금융회사 임직원, 주요 조선·해운회사, 금융중심지 유관기관, 학계 등 해양금융 전문가와 실무자 26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해양금융 컨벤션은 2013년 6월 이후 다섯 번째로 열린 행사다.

“부산 일류 해양금융 중심지로 적극 지원“

이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개회사에서 “정부와 금융회사, 지역사회를 망라한 각계는 부산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해양·파생 특화형 금융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이미 설립된 해양금융지원 트로이카(해양금융종합센터(2014.11), 한국해양보증보험(2015.8), 한국선박해양(2017.4) 외에도 최근 한국형 해운거래소의 설립도 가시화되는 등 부산의 해양금융 기반은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진 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중심지 정책 목표를 기존의 ‘외국계 금융회사 유치’와 더불어 ‘국경간 금융거래 활성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해 나가고 있다”면서 “부산은 이미 항만·물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으며, 세계 교역증가 전망과 지난 4월 우리 조선사의 세계 수주 1위 탈환 등으로 조선·해운 업종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예상되어 해양금융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좋은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바다의 날’ 기념사에서 보듯이 공약사항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의 설립 등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금융당국도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조선·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부산이 일류 금융중심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신조발주 억제 및 노후선 해체 시급”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해양산업 및 금융전문가 4명의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이 이루어졌다. 오전 세션에서는 SSY리서치 존 커시(John Kearsey) 센터장이 ‘글로벌 선박시장, 어디로 가고 있나’에 대해, IHS마킷 스튜어트 스트라찬(Stuart Strachan) 수석부대표가 ‘4차 산업혁명이 해양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으며, 오후 세션에서는 독일조선해양기술협회 르인하드 루켄(Reinhard Lueken) 사무총장이 ‘해양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차원의 협력방안’을, 한국선박해양 나성대 대표이사가 ‘한국해운산업의 현황과 한국선박해양의 역할’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부산대 김창수 교수가 좌장을 맡고 KfW IPEX(독일 재건은행 해양선박금융부문) Holger Apel 해양금융 총괄이사, 이동해 해양금융종합센터장 등이 토론을 벌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SSY 존 커시 센터장은 경제성장 규모 및 글로벌 무역 동향, 새로운 환경규제 등이 조선·해운업 경기순환 사이클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SSY리서치는 150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해운중개 및 해양산업관련 컨설팅 제공업체이다. 특히 존 커시 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선박시장의 공급과잉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과도하고 불필요한 신조선 발주를 줄이고, 노후선을 해체하는 것이 해운시장 회복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신해양 비즈니스 모델 구축해야”

이어 발표에 나선 IHS마킷(Markit) 스튜어트 스트라켄 수석부대표는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드론 등 신기술의 출현 등으로 해양산업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세계 1위의 해운사 머스크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해양산업의 변화에 대비한 신해양 비즈니스모델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HS마킷은 각 산업별 전문가를 통해 산업 및 시장에 대한 폭넓은 정보,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이다.

스튜어트 수석부대표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해운항만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적용되면서 전통적인 물류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해운분야는 통합 데이터를 사용해서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상 IoT,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화 등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을 목적으로 한 새로운 해양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이를 위해 기술 및 법적 장벽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특효약(silver bullet)이 아니라 산업계의 특정한 수요와 프로세스에 맞춤화되어야 한다”면서 “해운 SCM에서 필요한 것은 효과적인 데이터 관리와 지속적인 정보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운에서 기술혁신이 진행 중인 분야로는 드론 및 무인선박, IoT, 디지털 포워딩, 프레이트 마켓플레이스, 예측과 분석 등을 꼽았다.

“국가간 국제협정으로 장기적 시장 안정화 추진”

세 번째 연사로 나선 독일 조선해양기술협회 레인하드 루켄(Reinhard Lueken) 사무총장은 해양산업의 침체기 일수록 관련 업계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조선해양기술협회는 독일의 조선해양기술산업 기술의 확보 및 공유, 수출증대 등의 발전도모를 위한 회원단체이다.

레인하드 사무총장은 주제발표에서 현재 해양산업의 침체 상황을 설명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방안을 2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정책적으로 해양산업의 침체를 초래한 선박의 대량 발주 관행을 막을 수 있는 글로벌 차원의 구속력 있는 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덤핑, 반보조금을 주 목적으로 하는 국가간 글로벌 룰(rules)을 추진하여 해양산업 회복과 장기적인 시장 안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레인하드 사무총장은 “현재 글로벌 룰이 결여돼 있는 상황에서 대량 신조발주 및 선복량 과잉은 해운시장에 더욱 타격을 입히고 있다”면서 “정부간 중재협약 등은 미래 해운시장의 회복을 빠르게 도와줄 것이며 업체들의 채무축적문제도 도와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독일의 ‘GeMaX’ 사례를 소개하며 선박금융과의 협업이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eMaX(German Maritime Export Initiative)는 독일 조선해양기술협회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조선기자재업체의 수출지원 파이낸싱 프로젝트이다.

GeMaX는 독일 내 선박금융은행과 협업해 독일산 장비 구매자에 한해 융자 서비스(Equipment-based finance)를 제공한다. 참여 중인 독일 업체들은 AERIUS, SAACKE, SIEMENS, WARTSILA, VOITH 등이 있다. GeMaX는 국제 선주 및 오프쇼어 프로젝트 계약자를 대상으로 독일산 장비 및 서비스 패키지에 대해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한국선박해양의 나성대 대표이사는 ‘한국해운산업의 현황과 한국선박해양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선박해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해운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및 영업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신조선 발주, 해양인프라 및 선박 기자재 등에 투자하는 등 사업을 다변화하여 명실상부한 한국형 선박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선박해양은 중고선에 대하여 ‘세일즈앤리스백(매각후 재임차)’ 방식으로 해운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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