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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故 김태인 삼부해운 회장을 떠나보내며
[413호] 2008년 01월 29일 (화) 14:35:21 해양한국 komares@chol.com

 

이 글은 1월 17일 별세한 삼부해운 고 김태인 회장의 영결식(21일)에서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의 마상곤 회장이 해운업계를 대표해 올린 추모의 글입니다. 평소 검소와 절약, 이타적(利他的) 삶을 실천해 ‘자랑스런 해운인’의 표본이었던, 故人을 떠나보내는 후배의 절절한 아쉬움이 녹아 있습니다.    - 편집자 주

 

▲ 故 김태인 삼부해운 회장
嗚呼라!
金泰麟 선배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슬퍼 가슴이 미어져오는 아픔을 느끼며 할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

 

선배님이 오래 전부터 병고에 시달려 오시던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온화한 성품으로 병까지 달래시며 잘 견뎌내시어 언젠가는 병석에서 다시 일어나 환한 모습으로 우리 동문들을 격려해 주실 것으로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입니까? 선배님의 지도와 사랑을 더 받아야 하는 저희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늘만 원망할 뿐입니다. 아직도 하실 일이 태산 같이 많으신데 어찌 그리 빨리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까? “배는 항구에 머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늘 말씀하시더니 뱃길이 그토록 바쁘셨나요? 남과 나에게 이롭지 않은 말씀은 평생 한마디 안하시고 남을 위해 좋은 일에는 아낌없이 쓰신 선배님이셨기에 먼저 보내드리는 아쉬움과 서러움이 가슴을 저려 옵니다.

 

선배님은 교사의 꿈을 가지고 1948년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제자들을 가르치시다가 바다를 향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한국해양대학을 입학하셨습니다. 그후 배를 타고 선원생활을 하시다가 1967년 창업동지 세분과 함께 삼부해운주식회사를 설립하셨습니다. 선배님은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묵묵히 협조하여 동업을 잘 해오실 뿐만 아니라 삼부해운을 지금의 회사로 크게 키우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선배님의 고매한 인격과 성품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래와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피땀흘려 모은 재산도 아낌없이 기부하셨습니다. 선배님은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 활동을 하시며 섬김과 베풂의 삶을 살아 오셨습니다. 로타리의 超我의 정신으로 한국로타리장학문화재단에 3억원, 국제로타리장학재단에 한국인 최초로 100만달러를 기부하셨는데, 지난 12월 3일 말기암의 지친 몸을 무릅쓰고 몸소 로타리클럽을 찾아가 25만달러를 더 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교의 발전기금에도 힘에 겨우리만큼 기부하시어 자랑스러운 해대인상을 수상하셨는데 선배님의 공로에 비하면 너무 작아 보입니다. 그 외에 고향인 천안 병천의 도로포장과 학교시설 지원, 불우학생들의 장학금 지원, 해양소년단 지원 등 알게 모르게 베푸신 선행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우리 동문들의 자랑이요 보람이셨습니다.

 

 

선배님은 우리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모범을 삶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자신과 가족에게는 엄격하게 검소와 절약을 실천하셨기에 이 모두가 가능하였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과 편한 자리를 마다하시고 이를 남을 위해 쓰셨습니다. 선배님은 국비생으로 공부를 했으니 이젠 갚을 차례라며 수많은 학생들의 학비를 대주셨기에 그들도 지금 은인을 보내드리는 슬픔에 목이 메고 있습니다.    
 
선배님은 1967년 삼부해운을 설립하시고 당시 우리나라가 무연탄을 쓸 때 기름을 수송하는 유조선 케미칼 탱크를 개발해 메탄올을 실어나를 수 있게 하여 대체연료와 산업개발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그 뒤 50평생을 해운업에 종사하시며 우리나라 해운을 세계 10위권으로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맡으셨습니다. 선대도 60년대초 단 한척의 배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11척으로 늘려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과 산업발전을 선도하셨습니다. 이러한 동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산업포장, 석탑산업훈장, 전경련 최고경영인상 등을 받으셨습니다. 평소 겸손하고 양보하시는 분이시나 주변의 추천과 권유로 마지못해 받으시곤 하셨습니다.

 

故 泰山 金泰麟 회장님은 제게는 모교의 선배님이시자 인생의 스승이십니다. 선배님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산적한데도 그처럼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나셨는지 참으로 안타까움과 허전함을 표현할 길 없습니다.

 

그러나 이젠 육신의 고통을 벗으시고 이 세상을 하직하시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선배님이 생전에 남기신 업적과 인자한 성품을 늘 기리며 우리들도 그 길을 걸어가리라 다짐하며 아쉬움을 달래고자 할 뿐입니다.

 

선배님! 안녕히 가십시오. 선배님이 미처 다 못하신 일은 저희 후배들이 최선을 다해 이루겠사오니 부디 이에 위안과 보람으로 삼으시고 평안히 永眠하시옵기를 삼가 비옵니다.

 

 

 

2008년 1월 21일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 회장 마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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