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진해운 파산 관련 화주업체 대상 설문조사…332개사 중 65.4% 응답

 
 

우리 수출기업들이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가격 및 납기 경쟁력 저하에 직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진해운 파산으로 외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수출화주가 크게 늘어 국적선사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의 한진해운 파산과 관련, 지난해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상인 화주업체 33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수출 물류환경 변화’에 따르면, 작년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217개사(65.4%)에 달했다.

먼저 해상운임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운임 상승폭이 아시아(24.4%), 북미(23.0%), 중국(18.9%) 순이었다. ‘운임 상승폭이 30% 미만’이라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이 74.2%에 달한 반면, ‘3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3%에 불과했다.

‘타 선사 이용 확대’(57.6%)가 해상운임 상승에 대한 주된 대응방안이지만, 수출가격을 인상하거나(12.3%) 특별한 대응책 없이(23.3%) 운임 상승을 감당하고 있는 수출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해상운임 상승이 수출가격 인상, 납기 지연 등으로 연결되면서 중소 수출업체들의 가격 및 서비스 경쟁력 저하 문제가 예상된다.

선복은 컨테이너 정기 선사의 선복 부족으로 납기 지연, 거래선 이탈 등의 피해가 우려됐다. ‘선복 부족에 따른 운송 차질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은 57.5%에 달하지만, 그 규모는 월간 10teu 미만(78%)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역별 선복 부족 문제는 아시아(26.2%), 북미(22.5%), 중국(17.8%)순이었다.
이는 선복 부족에 따른 초과 수요가 해상운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선복 부족에 따른 납기 지연’(44.5%) 및 ‘거래선 이탈’(26.2%)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피해이며, ‘타 선사 스페이스 확보’(78.9%)가 선복 부족에 대한 주된 대응방안으로 나타났다.

국적 선사 이용률을 살펴보면, 경쟁력이 낮은 국적 선사의 이용률은 감소하고, 외국적 선사의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국적 선사 이용률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51.8%에 달했고, ‘변동이 없다’고 한 업체의 비율은 40.4%였다. ‘변동이 없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은 한진해운 사태 이전부터 포워더를 통하거나 자체 입찰을 거쳐 선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외국적 선사를 꾸준히 이용해왔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국적 선사는 ‘선적 스페이스 부족’(38.0%)으로 인해 수출업체들의 해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선박 스케줄 축소’(25.1%), ‘비싼 운임’(21.2%)도 수출업체들로 하여금 국적 선사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상황이다. 국적 선사 이용률이 감소한 업체 중 40.7%는 ‘외국적 선사의 이용률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외국적 선사의 운임, 스케줄 횡포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진해운 사태 이후 수출기업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물류과제는 ‘선적 스페이스의 원활한 확보’(36.5%) 및 ‘해상운임 안정’(28.3%)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체들은 선적 스페이스의 확보 및 해상운임 안정을 통해 납기 지연에 따른 거래선 이탈 문제를 방지하는 한편, 가격 경쟁력 제고를 희망하고 있다.

무역협회 김병훈 신산업물류협력실장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우리 수출업계는 단기적으로 해상운임 상승 및 선복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국적 선사 이용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국적선사를 육성하고 운송루트를 다변화하는 등 수출화주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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