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비즈니스 방식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경간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부터다. 머스크라인(Maersk Line)은 최근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와 협력을 맺고 ‘온라인 컨테이너 부킹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소량화물 화주들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온라인 물류플랫폼인 ‘원터치(OneTouch)’에서 포워더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선복 스페이스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상해, 닝보를 포함한 중국 8개 항만과 유럽 및 아시아 도착항만까지 특정항로와 항만에서 온라인 부킹이 제공되며, 기존 원터치 사용자들에게는 기지불된 디파짓(deposit)을 통해 고정운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들이 컨테이너 선박에 화물을 선적하려면 프레이트 포워더를 통해 선복을 예약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원터치’는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항공기 좌석을 선택하듯 선복 예약과 B/L, 결제, 통관 등의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화주들은 물류업체와 이메일과 전화를 포함한 ‘면대면’ 접촉이 줄게 됐다. 운임의 투명성과 서비스 스케줄, 선박 가시성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향후에는 빅데이터 솔루션과의 접목으로 서비스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더군다나 새로운 세대의 화주들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업무처리에 익숙하다. 머스크는 세계 최강의 선사답게 향후 더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맞춤형 온라인 서비스를 화주들에게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부킹에 대한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자 포워딩 업계의 경우 “영업의 폭이 줄어든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 영업담당자는 ‘획기적이나 포워더 영업이 먹고 살기 더 힘들어졌다’고 푸념했으며, 또 다른 업체 임원은 운임정보 오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한국에서는 쉽지 않을 것. 프레이트 포워더로서 전문성을 더 갖춰야 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운시장의 사업방식이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다. 온라인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융복합 시대에 살고 있다. 초국경적인 전자상거래 물류플랫폼의 구축은 앞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 물류업체들은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이미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기술의 진보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국내 해운·물류업체들에게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은 변화와 혁신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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