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한국 창간 43주년을 맞아-

한진해운이 지난 8월 31일 법정관리 신청을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그날을 한국해운의 국치일이라고 말합니다.
한진해운은 국책 해운회사 대한해운공사의 법통을 이은 우리나라 최대의
선사였기에 우리가 받은 충격은 경주의 5.8 지진 그 이상입니다.
무역이 살아야 해운이 살고, 해운이 살아야 조선이 사는데,
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5조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부은 정부가
7,000억 때문에 세계 7위의 해운회사를 포기하였습니다.
 

정책당국의 논리는 적자생존適者生存과 각자도생各自圖生입니다.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책임질 일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 다시 만나자는 지휘관의 지시는
선택할 방법이 전혀 없을 때 비로소 부하들에게 내리는 최후의 명령입니다.
과연 그만한 고뇌가 담긴 결단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금년 10월은 해양한국이 창간된 지 43년이 되는 달입니다.
해양한국의 창간 목적은 해양사상 고양, 해운전문지식 보급, 해사산업의 육성 발전으로
해운입국海運立國, 해양강국海洋强國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 길이 더욱 좁아지고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주저앉아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습니다.
해운은 우리경제를 지탱하는 필수불가결한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플랜A, 플랜B가 없다면 긴급대책 플랜C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도 한진해운에도 컨트롤타워가 없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또 빠른 시일에 회복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젖 먹던 힘, 죽을 힘을 다해야 합니다. 용기내어 다시 시작합시다!
 

이것만이 해운 선각자들과 해양대학에서 공부하는
우리후배들에게 최소한의 면목이 설 것입니다.
그분들이 그렸던 해운입국의 길과 우리의 후배들이 꿈꾸는
해양강국의 길을 우리가 끝내서는 결단코 안 됩니다.
그 길이 비록 멀고 험해도 함께 열어나갑시다.
이것이 또한 창간 43주년을 맞는 해양한국의 본분이요 사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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