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재해보상금 5,730명 437억 지급

 
 

50대 이상 암·순환계질환·당뇨병 발병률 높아, 내항은 직무상 재해사고가 ‘59%’

선박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선원들의 연령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선원사고와 재해보상, 질병현황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외항선에서는 순환기계질환, 암, 당뇨병 등 고령화에 따른 질병클레임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내항선은 재해자 부주의로 인한 직무상 재해가 58.4%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국선원 5,730명에게 지급된 총 재해보상금은 437억원으로 전년대비(383억원) 54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외항선의 재해보상금은 34억원 1,100만원이며 내항선은 106억 6,600만원으로 내항선에서 지급된 전체 보상금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16 한국선원통계연보’의 선원재해 및 재해보상 현황에 따르면, 선원사고는 2015년 3,132건으로 전년도(3,731건) 보다 599건이 감소했다. 2005년 1,290건에서 2010년에는 3,309건, 2013년은 3,455건이었다.

2015년 총 3,132건의 선원사고 가운데 업종별로는 외항선 303건, 내항선 654건, 원양어선 102건, 연근해어선 2,021건, 해외취업상선 28건, 해외취업어선 24건으로 연근해어선의 사고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항선의 경우 2005년 307건에서 2013년 355건, 2014년 303건, 2015년 303건으로 점차 선원사고가 줄고 있는 반면 내항선의 경우 2005년 148건에서 2013년 891건, 2014년 751건, 2015년 654건으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증감을 지속하고 있다. 2015년 선원사고 가운데 직무상 재해는 2,467건이고 직무외 재해는 418건으로 나타났다. 직무상 재해 중에는 상병이 2,247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으며 이어 장해 124명, 사망 89명, 실종 7명 순이었다. 직무외 재해는 상병 401명, 사망 13명, 장해 4명으로 집계됐다.

외항선 재해 감소 반면 내항선은 증가

선원 재해보상 인원과 금액은 2005년 2,018명(181억 4,900만원)에서 2015년 5,730명(437억 3,600만원)으로 전반적인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5,135명(454억 9,100만원), 2014년 6,893명(383억 5,600만원), 2015년 5,730명(437억 3,600만원)으로 최근 3년간 5,000-6,000명 내외로 300억-400억원대의 보상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2015기간 업종별로는 외항선과 해외취업상선의 경우 보상인원과 금액이 감소했으나 내항선과 연근해어선의 보상인원과 금액은 대폭 확대됐다.

2015년 상병보상금은 총 2,541명에 118억, 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요양보상은 2,807명(93억 5,200만원), 장해보상은 185명(100억 2,700만원), 유족보상은 98명(113억 4,300만원), 장제비는 99명(11억 4,7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보험 대상선원은 총 3만 5,574명이며 이중 외항선이 8,023명, 내항선 7,743명, 원양어선 1,492명, 연근해어선 1만 5,328명, 해외상선 2,637명, 해외어선 331명으로 집계됐다. 외항해운의 경우 주로 손해보험회사와 선주배상책임보험(P&I)에 가입하고 있으며, 내항해운은 주로 한국해운조합의 선박공제(Hull&Machinery)에 가입하고 있으나 중복가입을 하기도 한다.

2015년 외항선의 가입선원 8,023명 가운데 P&I 가입선원은 7,826명이며, 내항선 7,743명 가운데 해운조합 가입선원은 6,489명으로 집계됐다.

 

 
 

내항, 선원 보험사고 86.2%,재해자 부주의 54.7%

내항해운의 보험사고에서는 선원의 비중이 86.2%로 인명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선원의 고령화 현상과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운조합의 ‘내항상선 선원수급 및 고용안정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외항해운과 내항해운은 최근 3년간 해운업계의 안전관리 노력으로 피해보상 사고 건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감소율은 외항해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 보고서가 KP&I와 해운조합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항해운의 사고건수는 2013년 548건, 2014년 510건, 2015년 432건이며, 내항해운은 2013년 956건, 2014년 831건, 2015년 738건으로 나타났다. 외항해운은 건당 피해금액이 1건당 10만 2,952원에 비해 내항해운의 건당 피해금액은 1건당 2만 5,302원으로 피해금액은 1/4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총톤수 기준으로 산출시 외항해운은 2,340원/톤인데 비해 내항해운은 1만 2,635원/톤으로 5.4배나 높게 나타났다.

양쪽의 보험사고를 비교하면 외항해운은 화물의 비중이 42.2%, 선원의 비중이 40.1%를 차지하는 반면 내항해운은 선원이 86.2%라는 가장 많은 비율로 인명사고가 매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3년간 발생한 해운조합 보험사고 중 선체사고를 제외한 사고 중 과반수가 넘는 54.7%가 직무상 재해이며, 다음으로 직무외 질병이 24.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해자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58.4%(1,474건)를 차지하여 내항선 사고의 상당 부분이 내항선원의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동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연안해운 관계자는 “현재 내항해운의 선원구인난이 극심하다”면서 “내항선원들이 고령화되면서 선박에 최신기계를 갖추고도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내항선원 피로예방과 안전관리 대책 필요”

이처럼 재해자 부주의로 인해 직무상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내항선원의 평균연령이 56.6세이며, 60세 이상의 내항선원이 전체 내항선원의 45.2%를 차지하는 선원의 고령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내항선원의 피로예방과 안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내항선의 사고선종은 예인선이 가장 많으며, 화물선과 유조선과 부선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도 부선, 화물선, 유조선 순으로 내항화물선에 대한 사고예방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6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내항상선의 선원사고 654건 중 직무상 사고 470건이었으며 이중 상병 409건, 장해 35건, 사망 24건, 실종 2건 순으로 나타났다. 업무외 사고는 184건이었으며 이중 상병이 178건을 차지했다. 재해보상은 총 1,421명(106억 6,600만원)으로 2005년 239건(33억 7,100만원) 대비 급증했다. 이중 요양보상은 746명(26억 6,200만원), 상병보상 514명(24억 7,000만원), 장해보상 85명(17억원), 유족보상 38명(34억 8,500만원), 장제비 38명(3억 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외항, 상해 외 질병 클레임 꾸준히 증가

선원들의 고령화로 인한 성인질병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선원들의 질병은 순환기계질환 및 암 등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질환, 심혈관질환, 암, 고혈압, 당뇨병, 퇴행성질환 등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는 병이다 보니 50대 이상의 선원들의 질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령별 질병 건수도 20-40대 보다 50-60대에서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선원재해 가운데 본선 내 상해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선박안전교육 등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선원들의 고령화로 인한 질병 클레임이 부각되고 있다. KP&I의 외항선원의 클레임 건수와 보상금액 규모도 가입선대를 감안하더라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지표상 비교를 해보면 선원 클레임 건수는 2003년 30건에서 2008년 97건, 2012년 180건으로 증가했으며 총 클레임 금액은 2008년 256만달러에서 2012년 423만달러로 늘었다. KP&I 측은 이 같은 추세는 최근 3년(2013-2015)에도 비슷한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원질병 리스크 관리 현실적 방안 필요

선원 고령화 현상에 따른 선원들의 질병 클레임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50세 이상 선원의 경우 건강관리와 승선전 정밀검사 등을 통해 선원의 질병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몇 년 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실제 선원의 심각한 질병은 선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선원클레임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선사들의 이재율 악화가 결국 보험률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선사의 경우 선원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만큼 선원재해 발생이 드문 편이나 소형선사의 경우 젊은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70대 이상의 선원도 탈 수 있어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나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답이 없다’는 게 해운업계의 반응이다. 선원리스크 관리를 위한 승선전 정밀신체검사, 고령선원 승선억제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선사 비용문제와 인력수급 문제 등으로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이다.

선사 입장에서는 현재 고령 선원 승선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배를 탈 한국선원을 구하기 힘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질병이 있는 고령선원들도 어쩔 수 없이 승선시키는 상황”이라며 “승선 전 정밀검사를 하면 결국 나이든 사람은 태우지 말라는 식이 된다”고 말했다. KP&I 관계자는 “선원들의 건강관리비용을 일부 지원하여 정밀검사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선사들의 부담이 높아져서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항선, 아직 50대 미만이 더 많이 승선

아직까지 외항선은 50대 미만의 젊은 선원층(5,219명)이 50대 이상(4,089명) 보다 더 많이 승선함에 따라, 내항선 보다는 선원의 고령화 문제가 크게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선원들의 고령화 현상이 대세로 갈 수 밖에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외항선사들도 선박안전관리 뿐 아니라 선원관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항선의 선원사고와 재해보상 규모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 한국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항선 총 303건의 선원사고 가운데 직무상 사고는 148건으로, 상병 141건, 사망 4건, 장해 2건, 실종 1건 순이었으며, 직무외 건수는 155건이었다. 재해보상규모는 2005년 426명(51억 2,300만원)에서 2015년 412명(34억 1,100만원)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2015년 기준 요양보상 225명(8억 4,900만원), 상병보상 173명(9억 5,300만원), 장해보상 3명(7,400만원), 유족보상 5명(13억 7,800만원), 장제비 6명(1억 5,700만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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