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세계은행IBRD 차관을 빌려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인 자성대 터미널이 개발된 이후 벌써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해외원조를 받아 성장한 부산항은 이제 세계적 항만으로 발돋움했고 원조를 받는 항만에서 원조를 제공할 수 있는 항만이 되었다.
부산항만공사 창립 이후 최초로 시행된 금번 항만협력국 초청연수사업은 이렇게 외부 도움을 받아 성장한 부산항이 원조를 필요로 하는 항만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부산항만공사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 보고자 하는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이란, 몽골,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5개국 10명이 2주간 참여한 초청연수에서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는 연수생들을 보면서 자국 항만을 발전시켜 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고, 투철한 애국심으로 무장해 선진 항만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금의 부산항을 일구어 낸 과거 선배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번 초청연수는 ‘기술 및 노하우 전수’를 목적으로 하는 통상적인 개도국 대상의 초청연수와는 달리 각 연수생별로 소속 기관 및 항만에 대해 발표ㆍ토론하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여 우리공사 직원들과 연수생들이 서로 배우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세부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연수 1주차에는 부산항 新국제여객터미널, 부산항종합상황실, 국제선용품센터, 신항 컨테이너터미널, 배후단지 물류센터, 부산세관, 한국항만연수원을 방문하는 현장일정과 더불어 한국의 항만 건설계획과 항만물류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특강이 진행되었다.

한국최초 '컨' 부두. 자성대 컨테이너터미널
한국최초 '컨' 부두. 자성대 컨테이너터미널

2주차에는 부산항의 특징과 차별화 전략, 항만안전보안 시스템, 지능형 컨테이너,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에 대한 특강이 진행되었고, 현장교육의 일환으로써 부산항 재개발 현장,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울산 액체터미널, 해양수산연수원 등을 방문하여 전반적인 한국의 해양인프라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연수에는 해당 기관의 추천을 받은 최소 10년 이상의 항만물류 경력을 가진 직원들 위주로 참가했다. 연수생 가운데 가장 젊은 몽골의 졸보 간바타(28세) 과장은 경력은 다소 모자라지만 선진 항만시스템을 익히겠다는 일념 하나로 참가했다.

그의 관심사항은 항만보안과 통관절차로 부산항종합상황실과 부산세관을 방문했을 때 연이어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부산항 종합상황실에서 CCTV를 통해 부산항 전역을 24시간 체크하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고, 세계은행 선진 사례로 손꼽힌 싱글윈도우 통관 절차도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부산항만공사의 역사는 불과 13년에 불과하지만 140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항은 그간의 현대화 역사와 시행착오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국가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란의 샤리아탈랍 과장은 “부산항만공사의 항만협력국 연수사업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항만에서 사용되고 있는 IT 프로그램 종류와 항만 관련 기관들의 정보 시스템 연결 유무 등 과거 부산항이 고민했을 법한 질문들을 쉴새없이 이어가면서 자국 항만의 운영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의 과거 경험을 공유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항만마스터플랜 수립부터배후단지 물류기업 및 터미널 운영사 선정ㆍ관리까지 종합적인 항만컨설팅을 제공하는 동시에, 부산항 중심으로 국제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부산항 화물집하 능력을 제고하여 세계 3대 환적항만인 부산항을 2대 환적허브 항만으로 육성코자 하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금년 1월 국제물류사업단을 발족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거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이며, 금번 초청연수는 우리의 꿈을 실현하는데 있어 작지만 의미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고 자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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