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해운을 중심으로-

6월 콤파스 강사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황진회 부연구위원이 나와 외항해운을 중심으로 한 ‘한국 해운산업의 위기 원인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황 위원은 서강대 무역학과를 마치고 KMI에 들어가 해운시장분석센터장, 해운정책연구실장 등을 맡았으며, 연구실적으로 '해운산업 장기 발전계획 수립연구’, ‘선박공급 과잉시대의 해운기업 경영전략 연구’, ‘선원인력 수급 기본계획 수립연구' 등이 있다. 이날 발표내용을 게재한다.
 

1. 해운산업의 현황과 실태
우리나라 해상운송업은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외항해운과 내항해운으로 나뉘며, 부대사업으로는 해운중개업, 선박대여업, 해운대리점업, 선박관리업 등이 있다. 전통 해운국 영국은 해운관련사업인 해상보험, 조선선박수리, 해사법률서비스, 선용품생산공급업, 해사중재, 선박검사(선급) 분야도 활발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외항해운의 규모는 업체 201개, 척수 1,059척, 선복량 4,299만총톤이며, 내항해운은 각각 791개, 2,217척, 189만총톤이다. 부대산업 업체수는 해운중개업 898개, 해운대리점 979개, 선박대여업 874개, 선박관리업 636개 등 모두 3,387개이다.

우리나라 외항 해운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35조 내지 52조에 달해 GDP의 약 3 내지 5% 규모이며, 외화가득액은 267억달러이다. 해운업은 전체 운수업의 75%를 차지하며, 국제수지 흑자의 원천이다.
외항 해운업의 경영상황은, 최근의 경기침체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는데, 해상운임 하락으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해운수입이 2008년에 52조였으나 2014년엔 36조로 30%나 감소되었다. 더구나 2011년 이후 계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외항해운업계의 적자규모는 매년 2조 내지 2.5조가 되는데, 이자손익만 해도 매년 1조에 달하고, 개별선사도 연간 4,000억 정도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일부 자구노력으로 인해 2013년의 562%에서 최근 378%로 호전되기도 하였으나, 원양 정기선사들은 부채비율이 최근 1,000% 수준에 달해 대규모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외항 해운업의 대외 위상은 원양 정기선 부문은 추락하고 있으나 근해선사는 상승하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원양 정기선사 한진해운이 최근 5년동안 4위에서 8위로 하락했고 현대상선도 15위에 머물렀으나 근해선사인 고려해운은 같은 기간 41위에서 21위로, 흥아해운은 42위에서 35위로 상승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원양 정기선사들의 얼라이언스에서의 영향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재 세계 정기선 얼라이언스는 3대 대형 얼라이언스 체제인 2M(머스크, MSC), 오션 얼라이언스(CMA CGM, COSCO, 에버그린, OOCL, APL, UASC), 디 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NYK, MOL, K라인, 양밍, 한진)로 개편되고 있다. 우리선사가 가입한 얼라이언스는 선대 비중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진해운이 가입한 디 얼라이언스가 17.5%, 2M 29%, 오션 얼라이언스 30.1%이며, 발주중인 선박을 반영하면, 각각 17.9%, 33.6%, 37%로 올라간다. 현대상선은 아직 미가입 상태다.
 

2. 외항 해운산업의 위기 원인
우리나라 외항 해운산업의 위기원인은 첫째가 높은 금리이다. 해운에서 금융이 중요한 이유는 자본집약산업 해운은 선박확보금융 조건이 해운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은 높은 선가로 인해 차입에 의해 선박을 확보하고 있는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9,900만달러이고 1만 3천TEU급은 1억 1,550만달러에 달한다. 탱커도 11만 5천톤급이 5,100만달러, 32만톤급 9,350만달러이고, 벌크선은 7만 6천톤급이 2,550만달러, 18만톤급 4,550만달러, LNG선은 16만톤급이 2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고액이다. 우리선사와 외국선사 간의 금융비용을 비교하면, 유럽항로 서비스망 1개를 구축할 때 조달금리가 한국 5%, 유럽과 일본은 1%로 20년 상환시 이자총액은 우리가 3,735억원, 외국선사 747억원으로 차액이 2,988억원으로, 연평균 149억 4천만원이나 된다.

둘째로 비즈니스 모델이 취약하다. 해운비즈니스의 특성은 호불황이 반복되므로 불황시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 모델과 사업 다각화가 필요함에도 우리나라 선사들은 특정선종으로 해상운송에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운임 비중이 82%, 현대상선 70%에 달하고, 팬오션은 벌크가 81%에 달한다. 특히 최근의 컨테이너 터미널과 LNG선 매각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 반면에 일본선사 NYK는 전용선 40%, 정기선 27%, 물류사업 19%, 객선 8%이고, MOL은 전용선 53%, 정기선 35%, 내항페리 4%, 기타 8%로 분산되어 있으며,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도 해상운송과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해양개발, 유통, 자산운영(asset play) 등 다양하다.

셋째, 선박확보 타이밍이다. 선가변동 추이를 보면, 신조선 가격의 변동률이 매우 큰데, 2007년과 2013년을 비교해도 1만TEU급의 선가가 37.3%, 7만6천톤급 벌크선은 49.5%나 떨어졌다. 이렇듯 선박확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함에도 한국선사들은 선가 상승시 선박매입을 오히려 늘렸으며, 해운시황이 좋을 때 선박부족을 용선으로 대체하여 현재의 높은 용선료를 물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독일선사들은 선가 상승시 선박매입을 감소시켰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선가와 용선료가 높을 때인 2005~2007년 사이에 한국이 선박을 늘린 반면, 독일은 줄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선사의 선박확보 타이밍 실패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 우리 선사들은 선가가 낮은 해운불황기에는 재원조달이 어려워 선박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불황기에는 활용이 가능한 선박금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때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경우와 비슷하다. 참고로 글로벌 해운선사의 선박투자 유형을 보면, 머스크는 시장흐름과 무관하고, MSC, CMA CGM, 에버그린, APL은 시황상승기에 선박투자를 기피하며, 기타 선사들은 남들을 따라하는 과다발주 동참형이다.

넷째, 해운금융상품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해운금융은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으로 나뉘는데, 정책금융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캠코펀드로 2012년에 2조 1,300억원이었고, 민간금융은 시중은행과 민간펀드로 같은 해 1조 6,389억원이다. 그중에 산업은행이 1조 6,000억원, 민간펀드가 1조 5,803억원이다. 우리나라 선박금융은 조선소 위주의 선박수출을 위한 금융으로 자국 해운회사를 위한 금융이 부족하다. 2012년만 해도 선박금융이 해외선사용 19억 6,000만달러와 조선소의 선수금환급보증(RG) 36억 8,000만달러에 달했으나 국적선사는 2억 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수출보험도 해외선사를 위한 금융이 절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유효잔액 면에서도 해외선사 선주금융인 중장기수출보험이 260척 17조 159억원이나 국내선사 선주금융인 수출기반보험은 9척 5,837억원에 불과하다.

다섯째, 경영전략 부재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이 직관에 의한 결정이 많고, 과학적 분석적 결정은 부족하다. 즉, 시간과 정보가 부족하여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상황과 직관에 의해 속단하는 의사결정인 휴리스틱heuristic이 만연되어 있다. 경영문화도 배타적 경영을 하여 협력과 신뢰수준이 낮고 지원세력도 열악한 편이다. 자금조달 방식도 주식시장보다 차입에 의존한다. 상장회사는 극소수이며 외부차입은 하되 배당은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선사들이 소유와 운항을 겸업하고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고, 선박보유 리스크도 상승하고 있다.
 

3. 해운산업 위기대책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발전하려면, 3대 요소인 선원(운항기술), 선박(금융), 화물(마케팅)이 중요한데, 선원 부문에서는 해기사양성기관이 잘 운영되어 경험 많은 해기사가 풍부하고, 운항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선박 면에서 조선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나 선박금융은 선진국 가운데 낮은 편이다. 화물도 국내 수출입화물이 풍부하여 발전 가능성이 있고 제3국 수송물량도 풍부하여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여건은 좋은 편이다.

정책적 측면에선 해운을 위한 좋은 금융개발이 필요하다. 좋은 금융이란 대규모 자금을 낮은 금리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금융을 뜻한다. 즉, 막대한 자금을 적기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원양 컨테이너 서비스망을 1개 구축하는데도 1,000억원x8척 해서 최소한 8,000억원이 소요된다. 장기대출 상품은 대규모 자금을 장기에 걸쳐 상환해야 하는데, 장기대출은 위험이 높아 일반 금융권에서는 기피대상이다. 금리가 경쟁국, 경쟁선사 보다 낮아야 한다. 최근의 좋은 금융사례로 수출입은행의 순순위금융+후순위금융을 들 수 있다. 국내 유동성 자금을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원화결재를 확대해야 한다. 선박투자회사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선박은행(tonnage bank)을 설립해야 한다.

선박은행은 해운시장을 잘 아는 선박투자, 용대선, 선주관점의 전문은행이다. 정책금융기관과 국내외 상업은행을 결합한 신디케이션을 통해 선순위금융의 해운사 선박투자를 일으키는 것이다. 금융조건도 대출금리, 대출한도, 대출기간, 리파이낸싱(상환부담 경감), LTV 비율(125%→110%), 수수료 등 금융조건 우대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SPC가 금융, 조선, 해운사, 화주 사이에서 선순위금융, 건조, 지급보증, BBC-HP계약, 장기화물운송계약의 상호작용을 원활히 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선박확보 의사결정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해운기업의 선박투자 의사결정시 중요변수는 해운시황 진단 및 전망, 현재의 선가 수준 및 향후 전망, 물동량과 수익 전망 등이다. 해운시장 분석 및 예측역량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선종별과 항로별로 분석하고, 해운시장 분석을 위한 R&D를 지원해야 한다.
 

4. 기업경영 측면의 위기대책
기업경영 측면의 위기대책으로는 첫째, 선박소유와 운항을 분리하여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저팬 마리타임(Japan Maritime) 사례를 보면, 전략적 투자(소유)와 운항을 분리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종합상사가 선주 역할과 인도전 금융의 중요 기능을 담당하여 중소형 선주사를 육성하는 방법이다. 종합상사가 클러스터의 융합기능을 맡아 선박기자재, 조선업, 선주, 운항업자, 화주로 이어지는 해운시장 구조를 운용하고 선원, 선박관리업, 선급, 해상보험, 은행, 법률, 항만 등과 연계 협력하는 것이다.

둘째, 해운기업의 다각화다. 해운은 극심한 경기변동 산업이다. 해상운송에만 의존할 경우 해운침체기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므로 불황기에 생존할 수 있는 수입원천 사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해상운송사업의 다양화 즉, 선대 다각화와 선대 포트폴리오도 중요하다. 일본 해운3사의 신경영전략 핵심은 매출소스의 다양화를 위한 사업 다각화이다. NYK는 전용선과 물류사업에다가 선박연료유와 선박부품업 같은 기타사업을 취급하고, MOL은 정기선과 전용선 사업에다가 부동산과 예선업 크루즈까지 하며, K라인도 정기선과 전용선과 함께 해양자원 중량물 에너지 및 여행업까지 다양하게 운영한다.

셋째, 선박매매(S&P) 비즈니스 강화이다. 선박 S&P 비즈니스가 중요한 이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운항수입보다 선박매매 차익 수입이 더 많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해운의 4대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선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선박을 확보한 후 화물을 확보하여 운임수입을 올리는 한편, 선박매각으로 선박매매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화물운송 비즈니스인 운항과 함께 선박S&P 비즈니스인 에셋 플레이도 필요하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을 선박확보에 재투자하여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5. 당면 현안과 해결방향
현재 국적선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있다. 최근의 해운산업 위기는 외환위기 같은 과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과거에 개별기업의 위기였다면, 현재는 산업 자체의 위기이다.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업의 생존 문제가 달렸다. 그러므로 국민적 공감 위에 생존지원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오너십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 선사들의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 정기선사를 1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2개를 운영할 것인가가 핫이슈이다. 선진국은 대부분 독립된 브랜드를 유지하는 국적선사 2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입 물량은 국적선사 2개 이상을 유지할 만큼의 여력은 된다. 화주의 운송위험 분산과 경쟁체제 유지를 위해서도 2개 선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화물 선박, 금리, 채산성, 경영구조 개선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선화주 협력, 국적선 적취율 제고를 위한 해운시장 내수 활성화도 필요하다. 선박은행(tonnage bank)을 설립하고 국내조선소에서의 대량발주로 선박을 확보하고, 금리조정으로 원화결제를 확대하여 국내의 유동성 자본을 활용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 하고, 해운불황기를 대비한 수입원 확보로 수익성과 채산성을 올리는 것이 과제이다.
당면한 현안과 대책은 첫째, 해운기업에 대한 이자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둘째, 해운기업의 원금상환을 유예하고 출자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국내 해운기업의 원금상환이 가능해져야 한다. 넷째, 해운·조선 상생구조가 갖추어져야 한다. 우리 외항선사들이 매년 1조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경영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선사가 부담하고 있는 5~10%의 높은 금리가 외국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돼야 한다. 금리 수준을 4% 이하로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선사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패스트트랙, 영구채 발행 인정 등이 있었으나 문제해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정기간 원금상환 유예도 필요하다. 높은 금리를 개선하고 비경제선 대체시의 영업손실도 메워야 한다. 국적선사들은 서비스 경쟁력은 있지만, 선박확보 조달금리가 높아 손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또한 수출입 해상물동량 적취율이 제고되어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해운, 조선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국내 조선소에 20척 이상을 동시 발주하여 국내선사에게 용선해주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발표가 끝나고 콤파스 회원들의 코멘트가 있었다. 정기선해운liner은 부정기선tramper 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정기선업계의 글로벌 트렌드는 첫째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어야 하고, 둘째 코스트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셋째 서비스 질(service quality)이다. 이것이 없이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글로벌 정기선사들도 단독으로 운영하기 힘들어 얼라이언스에 가입한다. 정기선해운에 대한 장기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경영난에 처했던 하파그로이드가 회생한 것은 독일 함부르크 시와 홀스타인 주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지금은 세계시장에서 건실하게 활동하고 있다. 발전방안으로 제시한 소유와 운항을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는 것은 우리로선 쉽지 않을 것이다. 양대 선사 유지는 화주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항만 터미널도 고객확보라는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한진과 현대는 일본선사와 달리 3국간운송 비중이 높아, 양사가 일단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후 결국은 합쳐야 할 것이다. 양사를 합할 때 물량이 주는지 검토할 필요는 있다. 일본선사들은 사업다각화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나 우리선사들은 그렇지 못한 게 약점이다. 선박확보의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지만, 금융이나 지배구조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따른다. 금융은 어차피 영리위주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채권확보를 하려드는 것이 금융의 생리이다. 해운보증기구, 선박은행 등의 설립은 결국 해운기업의 경영실패를 정책금융으로 살리겠다는 뜻인데, 경영측면에서 해운기업들도 반성할 여지가 있다.

일본해운이 작금의 장기불황에서도 건재할 수 있던 것은 해운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 때문이다. 이자보급법을 제정하여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계획조선에 제공하는 것이 일본의 개발금융이다. 공항에서 출국하려던 당시의 후쿠다 수상이 운수상으로부터 계획조선 물량을 보고받자 “그 정도로 되겠는가. 3배로 올리라”고 즉석에서 지시할 정도로 일본 관리들의 해운관은 확고하다. 반면에 우리는 해운이 꼭 필요하냐는 공무원도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일본은 정책화물의 90%, 수출입화물의 60%를 자국선에 싣고 있으나 우리는 46%에 불과하다. 곱씹어 볼 대목이다. 해운입국海運立國의 길이 멀고도 험한 까닭은 해운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합의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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