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관광객 사상 최대.. 국적 크루즈 선사 탄생 예고

 

 
 


2016년 우리나라의 크루즈 산업이 본격적인 부흥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루즈 관광산업은 크루즈 관광객이 15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이 예상되며, 해운분야에서도 올해 국적 크루즈 선사의 시범운항이 예정돼 있는 등 새로운 국적 선사의 탄생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우리 조선업계의 크루즈 사업 진출은 높은 진입장벽과 경영상황 등으로 아직 첫걸음도 못떼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우리나라의 크루즈 관광 산업은 2004년 크루즈가 우리 항만에 처음 입항한 이후 12년만에 아시아 최대 크루즈 기항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국내 주요항을 통해 입항이 예약돼있는 크루즈선은 914회로 사상 최고실적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약 기항수는 지난해 410회에서 올해 914회, 관광객은 지난해 88만 6,100명에서 173만 1,000명으로 기항횟수와 관광객수 모두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1의 크루즈 도시인 제주도는 올해 크루즈선이 557회 찾으면서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항 횟수 280회, 관광객 61만 2,478명에 비해 2배이상의 성장이 기대되며, 이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도 올해는 1조원 이상(2015년 5,37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 557회·100만명, 부산 226회·45만명 예상
부산항 크루즈 모항시대 열어, 인천도 2배이상 성장
부산항은 1월 2일 초대형 크루즈선인 ‘퀀텀 오브 더 시즈’호의 입항을 시작으로 올해 226회의 크루즈 입항이 예정돼 있다. 이는 작년 71회 입항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예상 관광객도 작년 16만명에 3배에 가까운 45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7일에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이후, 최초로 크루즈 모항을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몰타 국적선인 7만 2,000톤급 ‘스카이씨 골든 에라(Skysea Golden Era)’호가 7일 동해항에서 1,8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하선시킨 후 한국인 관광객 700여명을 태우고 출항해 일본 나가사키 등을 경유, 11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온 것이다.
 

크루즈 모항은 부산항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출발, 승객들이 부산시내에서 관광 및 쇼핑, 숙식을 함께함에 따라 단순 기항에 비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5월과 6월사이 ‘코스타 빅토리아(Coasta Victoria)’호가 4회의 모항을 추가로 예정했고, 준모항도 12회 예정되는 등 부산항의 크루즈 모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항도 2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53회에 그쳤던 크루즈 입항이 올해는 126회로 늘어날 예정이며 예상 관광객은 27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여수항은 올해 3회에 크루즈 입항이 예정됐고, 동해항도 지난 7일 중국인 관광객 2,690명이 크루즈를 이용해 입항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에 한차례 더 크루즈가 입항할 예정이다.
 

이처럼 크루즈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항만업계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해 상하이 등지에서 설명회를 열기로 했고, 제주 외항에 크루즈홍보사무소를 운영한다.
 

부산시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새로 제정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항 확대 및 모항 유치, 관광객 유치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크루즈산업 발전을 위해 크루즈산업발전협의회도 발족한다. 오는 3월과 하반기에 각각 미국과 중국에서 열리는 크루즈박람회에 참가하며, 5월에는 부산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박람회가 계획돼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글로벌 크루즈선사, 중국 국적 크루즈 선사와의 접촉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 7월에 크루즈 부두를 새로 완공하고 2025년까지 추가로 1선석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여수항 입항을 연간 10회로 늘리고 나주 등 인근지역에 외국관광객을 위한 쇼핑몰을 짓기로 했다. 강원도는 지난해 3월 크루즈 관광산업을 전담하는 강원도해양관광센터를 설립하고 크루즈 시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올해 동해항 3단계 개발사업에 착수에 2020년까지 10만t·7만t급 1선석, 5만t급 5선석의 크루즈 선석을 확충할 계획이다.

 

 
 


팬스타-현대상선 국적 크루즈 선사
‘코리아크루즈라인’ 출범, 올 5월 롯데관광과 시범운영 내년 본격 운항 목표

국내 항만에 크루즈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국적 크루즈 선사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운산업에서도 크루즈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정부의 크루즈법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팬스타라인과 현대상선이 크루즈 운영선사를 공동 설립하면서 국적 크루즈 선사 탄생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크루즈법)은 구랍 12일 임시국회를 통과했다. 크루즈법은 국적 크루즈선사 육성, 국내 항만을 모항으로 하는 해외 크루즈 선사에 대한 지원을 주 내용으로 하며, 2만톤급 이상 크루즈 선박에 선상 카지노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선상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으로 제한됐고 카지노 영업도 영해가 아닌 공해상에서만 가능하다.
 

동 법안 통과에 이어 구립 28일에는 팬스타라인과 현대상선이 공동 출자한 코리아크루즈라인(Korea Cruise Line)이 법인 등기를 완료하면서 한국 국적 크루즈 선사 사업 추진의 첫발을 뗐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자본금 3억원으로 법인 등기를 마친 후, 올해 선박 물색과 크루즈 사업 허가 과정에서 국내외 재무 투자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2017년 초 본격 운항을 개시할 계획이다. 팬스타와 현대상선의 출자비율은 5.3:4.7이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내년 정식운항을 목표로 올해 5월에는 롯데관광과 손을 잡고 ‘코스타 빅토리아(Coasta Victoria)’호를 시범 운항할 계획이다. 운항 형식은 롯데관광이 동 선박을 용선해 모객하고 코리아크루즈라인은 운항 및 기항지 점검, 운영 계획 경험 등을 쌓아 정식 운항을 위한 준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타 빅토리아’호는 7만 5,000t급으로 정원 2,394명에 승무원 790명이 탑승하는 대형 크루즈 선박이다. 이미 지난해 롯데관광이 동 선박을 한차례 용선해 운항한 바가 있고, 올해는 코리아크루즈라인과 손을 잡고 본격적인 국적 크루즈 운영의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번 시범운항은 5월 17일 동해항을 출항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일본 북해도-아오모리-니가타-가나자와를 들러 5월 24일 부산항에 입항하는 7박 8일 코스로 이미 롯데관광을 통해 크루즈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해수부 김상기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국적 크루즈선을 본격 운영하기 위해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면서, “5월 시범운항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가을경 추가 시범운항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중고선 매입 투자자 모집 관건.. “매입후보 선박 30여척 압축 중”
정부 “사업계획 나오면 원스탑 육성 계획으로 지원”

코리아크루즈라인를 공동 설립한 팬스타그룹은 부산-일본간 카페리와 부산항 원나잇 크루즈 등 해양관광산업의 다양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난해 크루즈 사업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동 사업을 준비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동 TF팀을 해체하고 코리아크루즈TF팀과 크루즈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부서와 인력을 확대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과거 크루즈 영업본부를 갖추고 ‘금강’호와 ‘봉래’호, ‘풍악’호 등 금강산 유랍선 3척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한 현대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현대아산에서도 금강산 관광사업을 진행해 관광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코리아크루즈라인이 본격적인 국적 크루즈 선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선박매입이 우선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사는 지금까지 약 30여척의 크루즈 중고선 후보군을 추린 상황으로 이 중에서 한척을 매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해수부 측은 “우선 선박 매입이후에 명확한 운항 및 사업계획이 나와야 정식 면허를 발급할 수 있다”면서, “정식면허가 발급되고 국적 크루즈 선사로 인정되면 정부의 육성계획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팬스타라인 측은 “현재 법인등기만 완료한 상황이며 크루즈 면허 취득과 중고선 매입 등 본격 운항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계획 상 올해 연말까지 시범운항을 마치고 내년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시장 상황상 투자자 모집이나 적당한 중고선 매입이 쉽지 않을 수 있어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에 소재한 드림크루즈해운도 작년 말까지 국적 크루즈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조건부 면허가 만료된 상태이다. 드림크루즈해운은 구랍 15일 ‘부산모항 국적 크루즈선 운항’ 사업설명회를 통해 올 상반기 4박 5일과 5박 6일짜리 한-중-일 노선을 운항할 것이며, 이후 러시아 노선과 국내 크루즈 노선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사는 2014년 12월 국내 및 한중일 등 동북아를 운항할 수 있는 국제 크루즈 면허를 취득했고, 세계 7대 크루즈선사와 연계할 수 있는 관광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는 조건부 면허가 만료된 상황으로 사업설명회 이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국적 크루즈 선사를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국적 크루즈선사 면허·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정부 합동 TF팀을 구성해 취항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계획에 따르면, TF팀 운영 계획은 총괄은 해양수산부가 맡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카지노 허가 및 기금지원을, 금융위원회가 선박금융을, 지방자치단체가 관광객이용시설 및 인센티브 제공을, 항만공사가 접안장소 제공 등을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국적선사가 취항시 모항이나 주요 기항항만으로 예상되고 있는 부산항의 경우, 국적 크루즈선을 위해 부산 북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선석을 우선배정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국적 크루즈선이 부산을 모항으로 운항하면 승무원과 선원, 육상지원팀, 납품업체, 여행사 등 약 3,600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과 연간 3조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가 기대된다”며,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협의를 거처 부산 모항 국적 크루즈선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팬스타허니’호, 2012년 ‘클럽하모니’호가 국적 크루즈선으로 취항한 적이 있으나 모객실패 등으로 현재는 단 한척의 국적 크루즈선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크루즈 건조 진입장벽 높아...
중국은 2017년 초대형 크루즈 본격 건조 계획

우리나라의 크루즈 관광산업이 본격적인 부흥기를 예고하고 있고, 크루즈 운영산업도 이제 막 첫걸음을 뗄 계획이지만 크루즈 건조산업은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조선업계이지만 크루즈 건조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 선 한척당 가격은 약 7억달러 수준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여겨지는 드릴십이 평균 5억달러인 것에 비하면 그 부가가치는 더욱 크다. 여기에 늘어나고 있는 크루즈 관광 수요로 크루즈 건조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선사가 건조한 크루즈선은 아직 단 한척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 STX그룹은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제조사인 노르웨이의 ‘아커’Aker를 인수했고, 삼성중공업인 2009년 국내 최초로 크루즈선을 수주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크루즈선은 3년넘게 본계약이 미뤄지다가 결국 무산됐으며, STX가 아커를 인수해 설립한 STX프랑스는 사업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반면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은 크루즈선 건조사업에 나섰다.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지난해 8월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와 공동으로 크루즈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CSSC는 세계적인 크루즈 건조회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의 기술지원을 받아 상하이 와이가오카오Waigaqiao 조선소에서 2017년부터 크루즈선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동 크루즈선은 약 13만t 규모로 타이타닉의 3배 수준이며 약 4,00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설계는 핀칸티에리가 진행하며 CSSC는 건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크루즈 분야에서만 맥을 못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일반 상선과 달리 크루즈선의 경우 설계와 건조기술, 기자재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크루즈선은 일반 승객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달 이상 타기 때문에 일반 상선이나 여객선에 비해 저소음과 저진동 기술이 요구된다. 여기에 최고급 인테리어와 내장재가 투입된다. 전세계 크루즈선 수주량의 90% 이상을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와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프랑스의 알스톰 마린 아틀란틱(Alstom Marine Atlantic)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로 시장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최고급 인테리어와 내장재 등의 수입비용도 걸림돌이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세계 크루즈 시장의 주요 고객은 미국, 유럽의 선진국 고객이다. 또한 크루즈 관광객의 경우, 크루즈를 이용한 관광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에 따른 눈높이 또한 높을 수 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는 곧 떠다니는 특급 호텔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와 자재를 유럽에서 최고급으로 수입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는 크루즈선 자재 관련 인프라가 없어 해외 배송지연이나 자재 수리 및 교환 등의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크루즈 건조산업이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한 반면 국내 가전업체들은 해외 크루즈선에 제품 공급을 늘려나가며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MSC 크루즈에 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공급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의 크루즈 사업 진출은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우는 크루즈 건조시장 진출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 조선사들의 최근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크루즈 사업 진출은 당분간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미래를 생각한다면 조선산업의 블루오션인 크루즈 사업은 꼭 해야하는 사업임은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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