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6,334만여teu 처리, 환적화물 증가 견인



운영사 난립, 항만효율, 부가가치 창출 과제 남아

올해로 부산신항이 개항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6년 1월 19일 부산신항 1-1단계 3개선석이 운영을 시작하며 공식 개장한 부산신항은 10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과 장비, 네트워크를 보유하며 부산항 전체 물동량 증가를 견인해 왔고, 추가 선석, 배후단지, 부대시설 개발 등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다. 그러나 10년간 고속성장에 가려진 과제와 문제점들도 산재해 있다. 올해 그간의 고속성장을 이뤘던 추진력과 더불어 이면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환적기지로 도약할 수 있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2006년 1월 19일 3개 선석 운영을 시작으로 공식 개장한 부산신항은 같은해 12월 3개선석, 2009년 3월에 4개 선석, 9월에 3개 선석, 12월에 4개 선석, 2011년 11월에 4개 선석이 차례로 개장돼 현재 총 21개 선석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부산신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총 6,333만 8,000teu에 달한다. 개장 첫해 처리된 컨테이너는 23만 7,000teu에 불과했으나 10개 선석이 추가로 개장된 2009년에는 269만teu, 선석이 21개로 늘어난 2011년에는 775만teu로 급등했으며, 2012년에는 944만teu를 처리해 북항 처리량인 760만teu를 추월했다. 2013년 1,096만teu를 처리하며 1,000만teu 시대를 열었던 부산신항은 이후 북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지난해(2015)에는 1,285만 6,000teu를 처리해 북항(657만 8,000teu)의 2배에 가까운 처리량을 보이고 있다.



2015년 환적화물 1천만teu 등 총 1,943만teu 전년비 4% 성장
신항 물량 06년 23.7만teu→15년 1,287만teu 급등

부산신항의 효과는 부산항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부산항은 사상 처음 환적화물 1,000만teu 시대를 열었으며, 이에 따른 부가가치는 1조 1,894억원에 달한다. 신항 개장 이전인 2003년 환적화물 425만teu, 부가가치 5,015억원에 비하면 2배이상의 성장을 보인 셈이다.


2015년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1,943만teu로 전년대비 4%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싱가포르항과 홍콩항 등의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성과이다.


여기에 넓은 신항 배후부지 개발은 부산항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특히 배후단지 공급의 경우 신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부산 북항의 경우 부산의 원도심에 인접한 관계로 충분한 부두면적과 배후부지를 확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신항은 도심과 떨어진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 진해구 매립지에 건설되어 충분한 배후단지를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와 함께 신항을 지원하기 위한 북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등 육상교통 인프라가 추가로 개발돼 부산과 우리나라 전체 물류흐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20년까지 8개 선석 520만teu 추가 개발, 항로 수심 17m 확보
배후부지 525만㎡, 80개 업체 추가 유치 계획

부산신항의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0년까지 서 컨테이너부두 2-5단계 3선석, 2-6단계 2선석, 남 컨테이너부두 2-4단계 3선석 등 총 8개 선석이 개발되며 연간 520만teu의 하역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춰 초대형선이 안전하게 입항할 수 있도록 2019년까지 총 4,600억원을 투입해 토도를 제거할 계획이고, 2017년까지 항로 수심을 최소 17m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부산신항 배후단지는 현재 419만㎡의 조성이 끝나 68개의 입주업체가 선정돼 이 중 55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140만teu에 물량을 창출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2020년까지 배후단지 525만㎡를 더 조성해 80개 업체를 추가로 유치, 고용규모를 1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이다. BPA에 따르면, 입주업체 대부분이 국내외 물류 및 제조기업들의 공동 투자를 통해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일본, 미국, 중국으로 부터 투자에 참여 중인 기업은 90개에 달하며 직접 투자규모는 약 1,184억원이다.
 

 
 


10년간 시행착오 겪으며 성장... 육로 시설정비로 물류흐름 개선
선원·항만종사자 근무여건 제고, 종합서비스항만 변화 준비

부산신항은 10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운영 초기 신항을 드나드는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량의 증가로 상습정체를 빚던 임항도로를 확장했고, 신항 내 정체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 터미널 게이트에 RFID를 설치하는 등 시설 정비를 실시해 부산항의 전체 물류 흐름을 개선했다.


선원과 화물차 운전자 등 항만 이용자들의 근무 여건도 개선됐다. 그 동안 제대로 된 편의시설이 없어 신항을 이용하는 선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으나, 국내외 선원들을 위한 복지시설인 선원회관을 별도 건립했고, 올해 내로 신항 내 항만근로자 건립공사를 착수해 항만근로자들의 근무요건을 개선하고 항만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신항 북컨테이너 배후단지에 화물차 휴계소를 조성했으며, 올해 6월이면 남컨테이너 배후부지에도 화물차 휴계소가 조성된다. 이외에도 도심과 떨어져있는 부산 신항 지역내 인프라 문제와 그로인한 배후단지 입주업체 고용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항 배후단지 종사자 숙소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항만의 트렌드가 단순 하역기능에서 종합서비스 항만으로 바뀌어가면서, 부산신항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13년 글로벌 선용품 센터를 개장한 부산항은 올해 선박수리단지, 유류중계기지, LNG 벙커링 기지 사업을 추진해 명실상부한 종합 서비스 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ITT 인센티브, 공컨 장치장 추가 마련 등 부두 효율성 제고 계획
부산신항 이용 고객들의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꼽히는 부두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도 실행된다. 부산신항은 작은 규모로 나눠진 터미널 선석운영으로 ITT(Inter Terminal Transfer)가 과다 발생하고, 안벽과 장치장 효율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BPA는 부두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단기적 과제로 BPA와 운영사간 협의를 통해 선석통합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선석조정시 발생하는 ITT는 그 비용을 BPA가 흡수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선박대형화와 환적물량 증가로 터미널 장치장 내 공컨테이너 장치율이 97%에 달하는 등 장치 효율이 떨어져 물량유치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 신항 배후단지 내 공용 공컨테이너 장치장을 마련해 추가 물량유치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산신항 남측과 북측 연결구간에 위치한 다목적부두에 ITT 전용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동 도로가 개설되면 터미널 간 컨테이너 이동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BPA는 여기에 대해 ITT 발생비용을 낮추는 방안과 함께 연근해 물동량 처리를 위한 피더기능 부여로 환적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신항의 고속 성장은 부산항의 컨테이너 기능을 신항에 일원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동반했으며, 이는 ‘한국형 뉴딜 국책사업’으로 불리우는 ‘북항재개발’ 사업으로 이어졌다. 2008년부터 시작된 북항재개발 사업은 2019년까지 총 8조 5,000억원이 투입돼 153㎡에 상업업무지구, 복합해양지구, IT·영상지구, 친수공원 등을 개발할 계획으로 부산 원도심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항재개발 사업 중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지난해 개장해 올해 크루즈 모항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며, 2019년까지 자성대부두와 낙후한 주변지역을 묶어 콤팩트 복합도심인 ‘부산항 시티’로 재개발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북항 운영사 과당경쟁→하역료 덤핑...
‘신항 재현 우려’, 단순 창고역할 배후단지 벗어나 부가가치 창출 과제

이처럼 부산신항의 성장이 부산항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풀어야할 과제들도 여전히 많다. 가장 큰 과제는 10년동안 고속 성장한 부산신항에 가려 같은 속도로 쇠락한 부산 북항의 문제이다.


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로 부산항의 터줏대감이었던 부산 북항 운영사들은 이제 ‘떠나는 배들’을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2006년 북항과 신항의 물동량 처리 비중은 북항 88:신항 12 였으나, 지난해에는 북항 34:신항 66으로 신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재개발될 북항 부두의 운명이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나타난 신항-북항,  혹은 북항 운영사간 과당경쟁이었다. 신항 운영사들은 북항의 화물을 가져와야 했고, 반대로 북항 운영사들은 화물의 이탈을 막아야 했다. 줄어드는 북항 화물을 지키기 위해 북항 운영사간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항의 하역료는 3만원대까지 하락해 하역료 수준이 10년전에 비해 절반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신항 하역료도 경쟁국 항만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낮아졌다.


이는 단지 북항 운영사들, 하나의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부두 운영사의 경영악화는 신규시설 투자 등을 어렵게 해 결국 항만 전체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향후 10년 후, 부산 신항 운영사들이 지금 북항 운영사들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산신항에는 6개 운영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3개 부두가 추가로 건설되면 운영사의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과 같이 부두당 하나의 운영사가 추가로 생긴다고 가정하면 총 9개 운영사가 부산 신항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과당경쟁의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부문이다.


정부와 BPA는 최근 북항 부두운영사 통합작업을 실시하고 통합운영사에게 새로운 신항 운영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운영사간 이해관계가 커 통합이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항에도 운영사간 과당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늦기전에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항 배후단지의 경쟁력 확보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BPA에 따르면, 신항 배후단지에는 현재 55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140만teu의 화물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주업체가 단순 창고기능에 머무르고 있어, 배후단지를 통한 부가가치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고용과 화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선 수출입-가공-수출입의 과정을 거치며 ‘가공’에 따른 이익을 올려야 하지만 신항 배후단지에는 단순한 창고업체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창고업체 일색의 배후단지에서도 화물 유치를 위해 보관료를 덤핑하는 상황까지 오고 있다는 지억이다.


부산항 관계자는 “배후단지의 부가가치와 고용·경제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물류 과정에서 추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업체가 있어야 하고, 업체간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유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신항 10년, 정부는 올해 부산항이 홍콩항을 넘어선 제 2대 환적허브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BPA는 컨테이너 2,000만teu 돌파, 크루즈 관광객 45만명 시대를 바라고 있다. 정부와 BPA의 바람처럼 부산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신항의 순항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남은 과제와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한다.


BPA는 올해 슬로건을 ‘바다가 미래다. 부산항이 국력이다’로 정하고 부산항을 100여개 국가, 500여개 항만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로 그리고 BPA가 전세계 각국 항만운영에 도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부산항의 발전은 우리 항만산업 전체의 발전과 연결돼 있다. 정부와 BPA의 바람처럼 부산신항 10년을 맞은 올해 부산항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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