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단독 입찰 참여, ‘RG 발급’ 이견으로 우선협상자 결정 미뤄져

SPP조선 매각 본 입찰에 SM(삼라마이더스) 그룹이 단독으로 입찰했으나 우선협상자 결정이 예상 시일을 넘기면서 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1월 14일 7년째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SPP조선 매각 본 입찰에 SM그룹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SPP조선의 새 주인은 SM그룹으로 쉽게 정해지는 듯 했으나, 우선협상자 선정일인 20일이 일주일이나 지난 27일(기사시점) 까지도 우선협상자가 결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이 SPP조선의 인수조건으로 내건 RG(선수금환급보증)에 대해 채권단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SM그룹은 채권단에 ‘3년간 RG발급 보장’을 인수조건으로 내걸었다. 조선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기 위해서는 RG발급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SM그룹이 SPP조선을 우선 인수한 후, 부동산이나 현금을 담보로 RG를 발급받아야지, RG발급을 인수조건에 넣어서 보장하라는 것은 채권단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낮은 인수금액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이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청산가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며 헐값 매각에 대한 소문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PP 사천조선소의 경우 감정 평가액이 2,000억원에 달하지만 이는 조선소가 100% 운영된다는 가정하에 책정된 금액으로 매각가는 약 1,5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SPP조선 근로자위원회 신인석 위원장은 “SPP조선의 매각 작업은 한 기업을 사고파는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중형 조선소 구조조정의 모범적 선례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매각 과정의 과도기적 상황과 국내 조선업의 특수성을 참작해 2년 치 일감인 40척 정도의 선박 수주에 대해서는 다른 조선소들과 마찬가지로 RG 발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SPP조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SM그룹은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매물로 내 놓은 사천조선소와 통영·고성조선소, 율촌·함안공장 등 중에서 사천조선소 입찰에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동 입찰건의 경우 완전공개매각 방식으로 진행돼 SM그룹의 단독 참여만으로도 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


한편 SM그룹은 대한해운·티케이케미칼·남선알미늄 등의 모기업으로 최근 들어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기업들을 연이어 인수하고 있다. 이번 SPP조선 본 입찰 단독 참여 역시, 2013년 인수한 대한해운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채권단 내에서도 해운·조선업간 시너지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SPP조선은 중소형급 탱커, 제품선을 주력 선종으로 하는 국내 대표 중소조선사로, 지난 7년간 자율협약을 겪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341억원, 당기순이익 158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회생 가능성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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